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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의의 배경

프랑스혁명은 토지에 기반을 둔 영주와 농민 사이의 수직적인 의 존관계를 파괴하였고, 산업화는 자본가를 중심으로 한 부르주아 계 급과 임금근로자 계급의 대립을 가져왔다. 19세기 프랑스 사회사상 가들은 프랑스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2중 혁명이 가져온 전통적인 유대관계의 약화, 자본과 노동의 대립에 따른 사회질서의 위기 속에

42) Andreas Wildt, “Solidarity: Its History and Contemporary Definition”, in Kurt Bayertz(ed.), Solidarity, Kluwer Academic Publishers, 1999, 213면

43) 다나카 다쿠지, 앞의 책, 72-74면

44) Michael Stolleis, Origins of the German Welfare State: Social Policy in Germany to 1945, Translated from the German by Thomas Dunlap, Springer, 2013b, 61면

서 사회통합과 새로운 사회질서의 수립을 논의하였다. 19세기 후반 연대에 관한 논의는 산업화로 인한 사회문제의 해결책, 새로운 사회 질서의 수립이라는 담론의 일부로서 ‘연대주의(solidarisme)’라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낳게 된다.

2. 사상적 특성

1) 사회유기체론과 준계약의 성립

연대주의는 사회구성원이 마치 인체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기 관과 같다는 사회유기체론에 근거하고 있다. 각 생체기관은 상호의 존을 통하여 유기체를 구성하고 각 생체기관과 조직들은 공동으로 진화하고 발전한다.45)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는 사고방식은 생물학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 1867년 파스퇴르는 전염병의 확산이 세균을 매개로 일어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질병의 발생도 개인적인 소인에만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생물학의 발 전에 힘입어 연대주의는 생체기관의 상호의존에 관한 과학이론을 어떻게 사회에 적용할 것인지, 사회적 연대관계에서 준계약이라는 개념적 도구로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를 규명 하고자 하였다. 연대주의의 대표적인 이론가인 레옹 부르주아는 생 체기관의 상호의존에 관한 과학이론을 사회에 적용하여 다음과 같 은 논리를 전개한다.

사회는 질병, 산업재해 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사람들은 사 회적인 분업과 직업적인 특화로 생겨난 상호의존에 의해 연결되기 때문에46)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위험의 영향에 대하여 집단적으로

45) Léon Bourgeois, 앞의 책, 44, 55면

대응하여야 할 필요성이 생겨난다. 그런데 유기체 내의 생체기관과 는 달리 인간은 사회 전체의 목적이자 수단이고, 그는 사회라는 단 일체이면서 전체의 부분이므로, 개인(부분)과 사회(전체)의 상호관계 속에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47) 또한 인간은 사회에 속하지 않고 서는 그의 삶을 유지·발전시킬 수 없다는 의미에서 사회에 대한 채무자이고, 이러한 관념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특징을 부여함과 아울러 보장과 그 한계를 설정한다.48) 여기서 개인은 사회의 유지와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만일 평등하고 자유롭게 교섭했다면 사전에 체결했을 합의49)를 해석하여 사회적 준계약(quasi-contrat social)을 소급하여 체결함으로써 그의 자유에 수반되는 이중의 채무, 즉 동시 대의 인간에 대한 협력의무와 다음 세대에 대한 채무를 승인한다.50) 사회적 준계약은 계약당사자인 개인에게 발생한 위험을 집단적 위 험이 발현한 것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 사회적 준계약에 의하여 위 험이 발생하지 아니한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개인적 위험에 대한 보상에 협력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 사회가 질병, 산업재해 등 에 대한 보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는 개인의 과실 여 부를 묻지 않고 질병, 산업재해 등의 사회적 위험에 대한 보호를 제 공하고, 사회에 속한 개인은 사회적 위험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생 존과 생활을 보장받는 권리(사회권)를 얻게 된다.51)

46) 뒤르켐은 이것을 전통사회의 기계적인(mechanical) 연대와 구별되는 유기적인 연대 (organic solidarity)로 설명하였다(에밀 뒤르켐, 앞의 책, 191-195면).

47) Léon Bourgeois, 앞의 책, 84, 85면 48) Léon Bourgeois, 앞의 책, 101, 102면

49) 각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조건이라는 가상상태에 있다고 했을 때 각자는 만인과 계약 을 맺고 인류라는 집합의 일원이 되며 그(사회적 준계약)로부터 은혜를 향유할 것을 선 택하고 이와 더불어 자신이 질 의무를 승인할 것이다(다나카 다쿠지, 앞의 책, 195, 196 면)

50) Léon Bourgeois, 앞의 책, 132, 133, 137, 138면 51) 다나카 다쿠지, 앞의 책, 196-198, 208, 209면

2) 연대와 국가의 역할

개인들이 사회적 준계약을 체결하여 상호 간에 협력할 의무를 승인하는 경우에 국가는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여야 하는가? 뒤르켐 은 콩트의 관점을 이어받아 “국가는 사회 전체에 대한 연대의식을 깨우쳐 주고, 사회적 기능의 다양성을 실현시키고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52) 이에 대하여 레옹 부르주아는 개인(부분)이 사회(전체)에 대하여 부담하는 의무와 사회가 개인에 대하여 부담하 는 의무를 양립시키면서 다음과 같이 국가가 가지는 의미를 상기시 킨다.

국가는 …… 보편성과 규제능력을 가지고 있다. …… 사적 영 역의 주도는 … 활동의 열정, 창의성, 유연성과 적용 방법의 무한한 다양성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국가는 전체가 각 자에 대해 지는 의무라는 사회적 성질을 긍정한다. 반대로 사 적 영역의 주도는 각자가 전체에 대해 지는 의무라는, 전자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적 성질을 긍정한다. 이 두 가지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내게 사회문제의 해결 그 자체다.53)

연대주의에 의하면 사회는 공제조합과 같은 중간집단을 중심으로 하여 위험에 집단적으로 대처하고, 국가는 이러한 집단을 통한 보편 적인 보장을 촉진, 장려한다. 여기서 국가의 역할은 중간집단에 직

52) 에밀 뒤르켐, 앞의 책, 338, 533, 534면

53) Léon Bourgeois, La mutualité et la lutte contre la tuberculose, conférence faite au Musée social, le 6 Novembre 1905, 44면(다나카 다쿠지, 앞의 책, 222면에서 재 인용)

접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집단 전체를 지도하고 감시하며, 개인 들이 중간집단에 가입하도록 장려하는 정도의 간접적 개입과 교육 등에 한정된다.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