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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개인의 곤경과 빈곤은 곧 공동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리고 개인의 곤경과 빈곤은 사회에 의하여 구조적으로 야기되었다는 점에서 사회의 집단적인 책임에 의하여 해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느 사회구성원의 곤경과 빈곤에 따른 필요는 다른 구성원의 소득 중 일정한 부분을 연대적 관점에서 사회보험을 운영 하는 연대공동체에 귀속시킬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사회보험 에 의한 필요의 충족은 능력에 따른 기여로 유지되는 사회보험의 재정적 지속성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듯 필요를 충족 하는 사람과 능력에 따라 기여하는 사람은 연대공동체 내에서 함께 생존할 수 있고, 이 때 개인의 능력에 따른 부담에 근거한 필요 충 족을 사회연대 원리에 근거하여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연대공동체에 대한 연대의무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권리 개념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395) 이와 같이 능력에 따른 부담에 근거한 필요 충족의

394) Otto Depenheuer, 앞의 책, 136-142면

395) 사회연대가 실질적 평등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때 실질적 평등은 개인의 주관적 권리 로 전환시키기에 쉽지 아니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실질적 평등을 추구하는 국 가작용은 재정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하거나 오히려 형식적 평등을 실현하는 기회의 평등 을 부분적으로 제약하는 적극적 조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김종철, 앞의 논문, 10, 11 면). 그러나 실질적 평등의 이러한 한계는 적극적인 사회연대의 실현조치와 사회연대에 의한 실질적인 평등을 요구할 개인의 주관적 권리에 관한 이론 구성이 절실하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청구권을 ‘연대공존권’이라 한다. 이 권리는 사회연대에 근거하여 필요를 충족하는 사람과 능력에 따라 기여하는 사람이 함께 생존·

생활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대공존권은 사회연대 원리에 직접적으로 근거하고 있고, 사회국가 원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 리(헌법 제34조 제1항), 평등의 원칙(헌법 제11조 제1항), 사회적 시 장경제질서조항(헌법 제119조 제2항),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구속성 (헌법 제23조 제2항)에서 그 헌법적 근거를 찾을 수 있다.

2. 주체와 대상

사회연대는 보편적인 속성을 가지며 사회통합을 지향하는 원리이 고, 연대공존권은 사회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권리이다. 연대공존권 의 주체를 논의할 때에는 연대공동체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 하다. 연대공동체 내에서만 사회연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보험에서 연대공존권의 주체는 보험가입자이고, 행사대상은 연 대공동체가 될 것이다. 연대공동체 내에 들어오지 않은 이상 연대공 존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3. 내용

연대공존권은 연대공동체에서 상의상생(相依相生)을 추구하면서 기여와 급여, 자유와 강제의 조화 속에서 현재 세대 내 그리고 세대 간의 형평성을 추구하는 권리이다. 연대공존권은 다음과 같은 내용 을 가진다.

첫째, 연대공존권은 보편적인 사회보장을 목적으로 국가에 대하여 사회보장의 연대적 실현에 관한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사회보장의 제도적 실현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에 따라 연대공존권은 국 가에 대하여 사회보험의 형성과 운영에서 능력에 따른 부담과 필요 에 의한 급여의 실현을 요구하고, 국가는 시민권자들 사이의 연대공 존을 실현할 의무를 부담한다. 국가의 연대공존에 관한 제도적 실천 에 따라 연대공동체의 구성원(보험가입자)은 다른 구성원과의 공존 을 실현하는 범위 내에서 능력에 따라 연대의무를 부담한다. 이로써 부담능력이 있는 보험가입자의 연대의무 이행을 토대로 생활상 필 요가 충족되어야 할 보험가입자의 사회적 위험이 해소된다. 즉, 집 단적인 차원에서 권리와 의무의 균형이 이루어짐으로써 경제적 능 력이 있는 계층과 생활보장이 필요한 계층의 공존이 실현될 수 있 다.

둘째, 사회보험법상 부담과 수급 구조가 소득역진적이거나 수급자 의 생활상 필요의 충족에 배치되는 방향으로 개정되는 경우에 연대 공존권은 재판규범으로 필요적 정의를 실현한다. 입법자가 보편적인 적용, 집단적인 책임, 필요에 의한 급여, 능력에 따른 부담 등과 같 은 사회연대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사회보험에 관한 입법을 한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이때 구체적인 규범통제로서 능력에 비례하 지 않는 보험료의 부과, 퇴직 후의 생활상 필요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하는 연금 지급 등이 연대공존권에 위반된다는 공법적 구제방식 을 상정할 수 있다.

셋째, 연대공존권은 시장적 질서에 따른 경쟁적 요소의 무제한적 인 확장에 대항하는 권리이다. 예컨대, 사인이 다른 사람과의 공존 을 저해하면서 경제적 자유에 기초한 권리를 행사할 경우에 위와

같은 권리의 행사로 생존과 생활보장의 위협을 받게 되는 상대방은 연대공존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 국가도 연대공존권의 실현의무를 근거로 사인의 위와 같은 권리행사에 행정적, 사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가진 연대공존권은 구체적 청구권이다. 연대공 존권은 생활상 필요를 보장하므로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부 족한 급여를 받는 보험가입자는 추가적인 급여 청구를 할 수 있다.

예컨대, 연금에서는 연금수급자의 필요가 일정한 소득대체율로 표시 되기 때문에 법령상 규정된 소득대체율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가 지 급되는 경우에는 퇴직 전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대공 존권에 위반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연금 재정이 없거나 부족한 경 우에도 연대공존권은 능력에 따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법 권과 행정권을 구속하기 때문에 입법부는 소득능력에 비례하여 보 험료를 부과하는 입법을 하고, 행정부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금재 정을 확보하여 연대공존권을 실현시킬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연 대공존권의 실현을 위해서는 충족되어야 할 생활상 필요를 구체화 하여 입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는 개인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제6장 결론

사회연대란 위기 인식의 산물이자 사회적 위험에 대한 집단적인 대응이다. 연대의 개념 자체가 존재하기 이전에 사회적 상태의 인간 이 가족이나 친족과 같이 밀접한 유대를 가진 공동체 내에서 서로 돕고 부양하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연대의 어원인 로마법 상 ‘solidum’은 전체를 위한 의무, 공동의 책임을 의미하였다. 연 대의 의무(obligatio in solidum) 속에서 모든 사람은 그 빚을 갚지 못 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함께 부담한다.

이후 연대는 연대주의, 노동운동, 가톨릭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 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연대주의에서는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와 같 고, 유기체에 속한 인간은 사회에 대한 채무자로서 사회적 준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상호간 협력의무와 다음 세대에 대한 채무를 승인한 다. 노동운동에서 연대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할 수 있도록 촉진하였다. 가톨릭에서 연대란 계급적인 차별의식을 부 정하면서 신 앞에서 평등한 인간 모두를 포함하였다. 사회연대는 19 세기 후반에 사회보험에서 제도화되었고, 세계인권선언과 유럽 헌장 등에서 근본적인 원칙으로 규정되었으며,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자유, 평등과 함께 사회민주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이끄는 핵심적인 강령 이 되었다.

사보험과 대비되는 사회보험의 구조적 특성은 사회연대 원리가 작용한 결과이다. 먼저 사회연대는 시민권을 통하여 한 국가 내에서 일정 기간 거주할 의사로 생활하는 모든 정주자에게 부여되는 보편

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강제가입은 사회보험의 형성에서 사회연대 의 집단적 성격을 나타낸다. 즉, 사회연대는 가입강제에 의하여 사 회보험을 형성한다. 그리고 사회보험은 가입자에게 질병, 노령 등의 사회적 위험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급여를 제공한다. 사회보험의 이 러한 작용은 생활상 필요의 충족을 지향하는 사회연대에 의하여 설 명할 수 있다. 필요에 의한 급여가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영역 인 건강보험에서는 보험가입자가 질병에 대하여 현물급부의 형태로 필요를 충족하나, 연금보험법에서는 전체로서 측정된 필요에 따라 소득대체율로 환산되는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런데 필요에 의한 급여 는 능력에 따른 기여의무의 이행을 전제로 한다. 필요와 능력의 비 대칭적, 상호적인 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참여에 의한 자치는 사 회보험에서 절차적 정의와 관련된다. 참여에 의한 자치는 사회보험 의 운영에 대한 보험가입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보험자의 권한을 통제하여 보험가입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다음으로 이 논문은 보편적인 적용, 집단적인 책임, 필요에 의한 급여, 능력에 따른 기여, 참여에 의한 자치라는 사회연대적 관점에 서 한국의 사회보험을 평가하였다. 먼저 한국의 사회보험은 실질적 인 법적 보편성의 관점에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중 고용형 태에 따른 법적, 사실상 차이는 심각하다. 한국의 사회보험은 비정 규근로자에게도 가입 자격을 부여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에서 비정규근로자 등은 지역가입자로 분류됨으로써 사실상 배제되 고 있다. 또한 외국인에 대한 사회보험의 적용에서는 상호주의가 중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의 사회보험을 집단적인 책임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 았다. 강제가입에 기초한 집단적인 책임은 보험가입자를 사회적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