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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파악 방식과 능력에 따른 기여

II. 능력에 따른 기여의 법적 실현에 관한 평가

1. 소득파악 방식과 능력에 따른 기여

1)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대한 소득추정방식

능력에 따른 기여가 사회보험에서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정확한 소득 파악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자영 업자 등 일정한 집단의 소득을 직장가입자와 마찬가지로 투명하기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0년 소득파악율과 소득형 태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하나의 건 강보험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산정하는 방식은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사 이에는 소득파악율, 소득신고의 방법,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의 발생 시점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직장가입자의 소득은 100% 파악되었으나, 지역가입자의 소 득파악율은 도시자영업자와 농어민의 경우에 각 약 23% 및 약 55%

에 불과하였다. 이에 입법자는 1999년 12월 31일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면서 보험료의 산정에서 직장근로자의 경우에는 소득이 100%

파악되므로 표준보수월액이라는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지만, 소득 파 악이 어려운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 생활수 준, 직업, 경제활동참가율 등 다양한 변수를 참작하여 결정된 부과

표준소득이라는 일종의 추정소득을 기준으로 하도록 정하였다. 이러 한 법적 규율은 헌법재판소의 판시대로 ‘법상의 보험료부과체계는 형식적으로는 소득을 단일기준으로 하는 부과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는 파악된 실소득에 대하여, 지역가 입자의 경우에는 추정소득에 대하여 보험료를 부과하는 이원적인 부과체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직장가입자와 지역 가입자의 소득파악율 등 본질적인 차이를 고려하여 위와 같은 이원 적인 부과체계가 경제적 능력에 따른 부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298)

10년이 지난 후 재산 등을 기준으로 한 보험료 산정으로 인하여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보다 많은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할 수 있으므로,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산정조항299)은 평등권을 침해 한다는 위헌소원이 재차 제기되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신용카드의 사용 확대, 현금영수증제도의 도입 등으로 직장가입자 와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율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점, 지역 가입자의 보험료 산정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계 속되고 있는 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하여 가입자 간 보험 료 부담의 집단적 형평이 확보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추정소득에 기초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산정조항은 각자의 경제적 능력에 상응하게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평등권을 침 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위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하였다.300)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율의

298) 헌법재판소 2000. 6. 29. 선고 99헌마289 결정

299) 구 국민건강보험법(2006. 12. 30. 법률 제8153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제5항, 제64조 제1항

300) 위 2010헌바51 결정

현저한 차이로 인하여 파악된 소득을 중심으로 한 단일부과체계가 오히려 구조적인 불평등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법자의 형성재량 을 존중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즉 추정소득에 의한 보험료 부과방식은 소득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소득을 숨기는 지 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의 감면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목적의 정 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가입자에 대한 소득추정이 지역 가입자의 실제 소득에 접근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기준 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면 추정소득에 의한 보험료 부과방식은 헌법 적으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현재의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료 부과방식은 다 음과 같은 점에서 능력에 따른 기여에 부합하지 아니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소득과의 연관성이 부족한 요소에 기초하거나 소득이 없는 세대원에 대하여도 보험료부과점수를 산정하고 있다. 우선 소득과 연관성이 높지 않은 재산, 자동차의 보유 여부에 따라 보험료가 결 정되고 있다. 재산을 소득요소로 파악하여 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 서는 재산으로 소득창출이 되고 있다는 근거 또는 재산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소득에서 기인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 야 한다.301) 그런데 재산이 소득이 창출되지 않는 주거용 부동산인 지 그렇지 않은 부동산인지, 그 부동산이 부담하고 있는 부채가 있 는지 등에 관한 고려가 전혀 없으므로 재산이 소득 창출의 원천이 라는 근거가 없이도 보험료의 부과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의 통합 이전인 지역의료보험 초기에는 자동차를 보유한

301) 이용갑, 공경열, 김진수, 최인덕, 최기춘, 고민창,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 형평부과체 계 연구”(연구보고서 2006-19), 국민건강보험공단, 2006, 135면

세대가 드물었기 때문에 자동차는 소득수준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 이었으나 자동차는 현재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어 소득수준과 의 연관성이 희박하다. 더욱이 지역가입자에게는 세대원의 성·연령 을 기준으로도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담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와 65세 이상의 고령자까지도 소득과 무관하게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참가율에 따른 부과점수가 산정되어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둘째, 소득금액에 기초한 보험료의 부과가 역진적인 구조를 보이 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별표 4]에 의하면, 과세소득이 연 500만 원을 초과하는 세대는 소득금액을 75개의 등 급으로 구분하여 산정한 소득에 부과하는 점수에 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인 179.6원(2016년 기준)을 곱하여 소득금액과 관련한 월별 보험 료액을 산정한다. 소득등급별 점수를 단순 비교해 보면, 연간 1,000 만 원의 과세소득자의 소득등급별 점수는 494점이고, 연간 1억 원의 과세소득자의 소득등급별 점수는 1,687점이어서 소득은 10배가 증가 하였으나 점수는 불과 3.4배가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한 소득 구간에 따라 산정한 월별 보험료(보험료부과점수 × 179.6원, 원 미 만 버림)를 월 소득에 대비한 보험료율302)로 환산해보면, <표 4>와 같이 소득 27등급(소득구간 3,860만 원 초과 4,100만 원 이하)에 못 미치는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인 6.12%(2016년 기준) 보다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따라 서 소득이 낮은 계층의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이 높은 계층의 지역 가입자뿐만 아니라 직장가입자보다도 더 높은 보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303)

302) 월보험료(원) ÷ 월 소득(구간중앙값 ÷ 12)

등급 소득구간(만 원) 구간

중앙값 점수 월별 보험료

(원)

월소득 대비 보험료율(%)

1 500 ∼ 600 550 380 68,248 14.89

2 600 ∼ 700 650 409 73,456 13.56

11 1,500 ∼ 1,600 1,550 666 119,613 9.26 12 1,600 ∼ 1,700 1,650 695 124,822 9.07 26 3,640 ∼ 3,860 3,750 1,095 196,662 6.29 27 3,860 ∼ 4,100 3,980 1,124 201,870 6.08 41 8,820 ∼ 9,360 9,090 1,601 287,539 3.79 57 21,100 ∼ 22,100 21,600 3,777 678,349 3.76 75 49,900 초과 49,900 11,625 2,087,850 5.02

<표 4> 소득금액에 기초한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 현황

셋째, 재산에 따른 보험료 산정에서도 역진성을 발견할 수 있 다.304) 재산을 가지고 있는 지역가입자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 령 제42조 제1항 [별표 4]에 규정된 재산에 부과하는 점수에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인 179.6원(2016년 기준)을 곱한 금액이 월별 보험료 로 산정된다. 재산에 부과하는 점수는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100만 원부터 30억 원 이상까지 50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표 5>에 규정된 재산등급별 점수에 기초하여 재산에 따른 월별 보 험료(2016년 기준)를 산출하면, 1,000만 원의 재산(3등급)에는 11,853 원의 월별 보험료를, 1억 원의 재산(18등급)에는 78,844원의 월별 보 험료를, 3억 원의 재산(28등급)에는 122,307원의 월별 보험료를, 5억 원의 재산(33등급)에는 145,835원의 월별 보험료를, 30억 원의 재산 (49등급)에는 256,648원의 월별 보험료를, 50억 원의 재산(50등급)에 는 264,910원의 월별 보험료를 부과한다. 1,000만 원의 재산과 1억

303) 정순방,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법리적 검토: 지역가입자를 중심으 로, 법학논총 제23권 제2호, 2016. 8, 476, 477면

304) 같은 취지의 논문으로 정순방, 앞의 논문, 477, 478면 참조

등급 재산금액(만 원) 점수 등급 재산금액(만 원) 점수 1 100 ∼ 450 22 26 22,700 ∼ 25,300 637 2 450 ∼ 900 44 27 25,300 ∼ 28,100 659 3 900 ∼ 1,350 66 28 28,100 ∼ 31,300 681 4 1,350 ∼ 1,800 97 29 31,300 ∼ 34,900 706 5 1,800 ∼ 2,250 122 30 34,900 ∼ 38,800 731 8 3,150 ∼ 3,600 122 33 48,100 ∼ 53,600 812 14 6,220 ∼ 6,930 344 39 91,800 ∼ 103,000 1,012 18 9,570 ∼ 10,700 439 43 142,000 ∼ 158,000 1,168 19 10,700 ∼ 11,900 465 44 158,000 ∼ 176,000 1,207 원의 재산에 부과되는 월별 보험료를 비교하면 재산가액의 차이인 10배에 근접하는 6.65배의 차이(11,853원과 78,844원)가 나지만, 3억 원의 재산과 30억 원의 재산 그리고 5억 원의 재산과 50억 원의 재 산에 부과되는 월별 보험료를 비교하면 재산가액의 차이는 모두 10 배이지만 월별 보험료의 차이는 각각 2.09배(122,307원과 256,648원) 와 1.81배(145,835원과 264,910원)에 불과하다.305) 이러한 결과는 거 주 목적으로 보유하는 저가의 부동산 소유자에 대하여는 상대적으 로 높은 월별 보험료가 부과되는 반면, 임대소득 등을 창출할 수 있 는 고가의 부동산 소유자에 대하여는 부동산 가액이 높아질수록 상 대적으로 낮은 월별 보험료가 부과된다는 역진성을 보여주고 있다.

<표 5> 재산등급별 점수306)

305) 30억 원을 초과하는 재산에 관하여는 재산등급이 하나의 등급으로만 설정되어 있어서 30억 원 이상의 고액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가입자 사이에서는 월별 보험료의 차 이가 나지 않게 된다.

306)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별표 4]에서 일부만 발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