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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집행과정을 독점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 시민조직 그 자체 관료화 또는 이익집단화 될 가능성도 있다.128) 범죄방지와 피해회복 정책의 경 우 가장 취약한 피해자 집단이 오히려 소외될 수 있다.

그리고 시민참여는 비참여적 상태에서 형식적 참여로, 그리고 시민권력 단계로 진전된다. 비참여적 상태에서 시민은 정부행정의 대상일 뿐이다.

정부기관 중심 위원회를 만들고 시민대표를 위원에 포함시키고 정부의 설명을 듣는 역할에 머물게 한다. 정부가 여론을 만들거나 시민참여 형 식을 취해 불만을 달래거나 정부가 노력했다는 명분을 만드는 행태다.

형식적 참여단계에서는 정보제공, 자문수렴, 회유가 내용이다. 시민참여 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지만 일방통행이어서 정보공유보다는 홍보다. 자 문수렴은 공청회, 시민제안, 만족도조사, 주민의견조사 등을 통해 이루어 지는데, 참여도는 조사응답자수, 홍보물배포 규모, 교육 횟수로 측정된다.

시민사회 영향력이 커질수록 각종 위원회, 심의절차에 전문가와 시민위 원을 포함시킨다. 시민 의견을 청취하지만 정부가 사전 준비한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질적 의미에서 시민참여로 평가하기 어 려운 단계다.129) 그런 점에서 한국사회에서 공공정책 분야 시민참여는 형식적 참여에서 더 진전이 필요한 상태다.

도 당사자다.130)

협치와 유사한 논의로 ‘공유정부’ (sharing government)가 있다. 현대사회 에서 정부의 역할이 한계가 있고 관료주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 부와 민간 기능이 겹치는 영역이나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교육, 문화 등 영역은 민간에 넘겨 국가운영을 국민과 분업한다는 구상이다.131) 정 부역할의 한계라는 문제인식은 같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 영역을 나누고 더 나은 기능을 각각 분업하여 맡는다는 평면적인 이해는 협업 단계와는 분별된다.

협업당사자로서 시민이 정책평가지표나 성과목표를 설정하는 경우 단순 한 권한부여(empowerment)를 넘어선다. 정책 시행여부와 지속여부에 대 한 판단권한이 시민에게로 이양되기 때문이다. 시민 자주관리 단계에서 는 성과목표나 평가지표에 따른 평가까지 시민이 실시한다. 시민참여의 최고 수준이다.132) 공공정책에서 적극적 시민참여 제도보장은 개별 정책 내지 제도 입안과 시행과정에서 개별적 판단을 직접 민주주의 형태에 맡 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책목표와 평가지표를 구성하고 평가하는 형태 로 정책결정에 참여한다. 또한 정책프로그램 시행과정에 직접 참여함으 로써 정보가 공유되고 합리적 평가와 개선방안 모색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협치적 공공정책에서 시민참여는 궁극적으로 시민권력 단계를 지 향한다. 그렇다면 협업하는 시민은 누구를 뜻하는가?

협치 모형에서 시민참여 또는 시민사회와 협력이라 할 때 현실적으로는 개별 시민이나 무작위 주민집단보다는 일정한 시민단체, 비정부기구와의 협력을 가리킨다. 협치 이론에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 협력을 다리 놓을 수 있는 중간조직 활성화를 고려한다. 서유럽에서는 자원참여, 자선 단체가 복지정책 집행에서 중간조직 역할을 맡아 기여했다. 이는 미국의 시민단체가 정부와 긴장관계에 있는데 비해 정부와 협력적 지위에 있다 는 점에서 대비된다.133) 다만 협업단계에서는 기존의 시민단체나 비정부 130) 윤정길·강황선, 거버넌스이론의 이데올로기성 비판, 130-131.

131) 김광웅, “공유정부 시론,” 서울행정학회 연례 학술발표논문 (2016년 1월 29 일)

132) 稻継裕昭, 일본 지방자치단체 거버넌스, 210-211.

133) 김정렬, 정부의 미래와 거버넌스, 31.

기구가 정부 또는 공공기관과 시민 중간에 형식적으로 위치하기 보다는 협업체를 주도할 수도 있고, 새롭게 구성된 협업기구에 속하게 되면서 조직 자체 공공성 내지 전문성이 진화할 수도 있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의 경우라면 협업기구를 구성하고, 나아가 일정한 정책을 수 행하는 연결망을 조직·운영하는데 있어서 더 효과적으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특정 정부조직이나 이해당사기관이 협의체 구성이나 연결망 운영 을 주도하기 어려운 경우 특히 그렇다.

특히 위험관리 체계에서 협업이 실현되는 대표적 사례가 5개 지역 원전 및 방폐장 민간환경감시위원회134)다. 국가와 전문가가 독점했던 위험평 가 및 관리체계에 시민참여를 통해 위험관리의 민주화를 실현한 사례다.

원자력발전과 같은 전문적 영역에서도 전문가 지식과 일반시민 상식의 협업으로 효과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자력발전소가 위 치한 지역주민은 위험과 관련된 복잡한 현실문제에 대한 이해가 전문가 의 일반적 지식과 다른 차원에서 구체적이고 경험적이다. 그래서 위험관 리의 국가정책과 전문지식은 일반시민의 감독과 비판 앞에 공개되어야 한다.135)

예컨대 경주시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위원회의 경우 법적 근 거136)를 기반으로 설립된 민간감시기구다. 그 배경은 한국전력이 영광원

전 5·6호기 인허가를 중앙정부로부터 취득하였으나 영광군청이 방사능

누출 등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건설허가를 불허하면서, 한국전력과 군 청은 민간환경감시기구 설치를 허가조건으로 합의하고, 지역사회 스스로 원전 안전성을 감시하도록 한 결과다. 감시위원회137)는 조사참여요구권,

134) 영광군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1998년 12월 설립. www.ygn.or.kr); 기장군 고리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1998년 12월 설립. www.kori-gamsi.or.kr); 울진군 울진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2000년 5월 설립. www.ujnpes.or.kr); 울주 신고리원 전민간환경감시기구 (2005년 3월 설립. www.usnepo.or.kr); 경주시 월성원전·방폐 장민간환경감시기구 (2006년 5월 설립. www.wsnesc.or.kr)

135) 김한균, 현대과학기술사회 위험관리 형법 및 형사정책의 체계와 원리, 176.

136)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법률 제13151호) 제10조[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원 전·방사능폐기물 민간환경감시기구 운영지침, 경주시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설치 및 운영조례(경주시 조례 제917호)

137) 감시위원회는 시장을 위원장으로, 시의회 의원, 관계공무원, 원전직원, 각 주변 지역 읍·면장 및 주민단체가 추천하는 주민대표,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자, 시

정보 및 자료 수령 및 열람권, 시정 및 개선 요구권한을 갖는다.138) 살펴본 협업 사례에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중요정책이지만, 중앙과 지방정부, 기업과 지역주민간 이해갈등 정도가 높은 현안을 협업 체를 구성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둘째, 민간기구에 시설감독과 안전성 확 인 권한을 부여한다. 셋째, 지방정부, 지방의회, 공무원, 기업, 전문가 뿐 만 아니라 지역주민으로 협업체를 구성한다. 넷째, 자료요구권한과 자료 제공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여 부여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협업체에 조사입회와 시정개선요구, 평가 공표 권 한을 부여함으로써 감시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정책결정에 실질적 영향력 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위험관리의 협업 사례는 형사사법기관 정책영역 역시 국가의 형사제재 독점뿐만 아니라 전문적 영역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전문가나 일반시 민 참여나 협업이 제한적이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기존 인식을 재검 토할 가능성과 필요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