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 범죄방지는 범죄유발 환경개선(1차예방), 일반예방(2차예방) 과 개별예방(3차예방)을 뜻한다. 범죄방지를 위한 협치적 형사정책은 형 사사법기관과 시민-지역사회 연결망과 협업이 기본 내용이며, 형사정책 의 정당성, 효과성, 공적 책임성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거버넌스(협치)와 공화주의 법이론에 관하여는 제2장에서 상술한다.
본 연구 대상은 협치적 형사정책의 이론과 정책모형을 구성하고 논증하 는데 관련된 한국과 주요 국가의 형사사법제도와 정책이다. 시간적으로 는 주로 최근45) 변화와 전개상황을 다룬다. 이론적 토대 구축을 위해서 45) 이하 본 연구에서 ‘최근’이라 할 때는 주로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기
거버넌스(협치) 이론, 공화주의 법이론 문헌을 연구한다. 정책모형 구성 을 위해서 현대 형사정책과 안전기획 및 안전거버넌스의 전개현황을 분 석한다. 협치적 형사정책 모형에 따라 지역사회기반 범죄방지 정책과 범 죄자관리정책을 재구성하고, 그 개선방안과 협치적 형사정책의 기본원칙 을 반영한 범죄방지 기본법제안을 검토한다. 이러한 분석과 검토를 토대 로 협치적 형사정책 모형의 이론적ㆍ정책적 의미를 정리해 보고, 형사정 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간을 뜻한다.
제 2 장 협치적 형사정책의 이론적 기초
1964년 3월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 피살사
건46)이 가져온 사회적 충격은 대단했다. 당시 사건현장 주변 38명이나 되는 주민 중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피해자를 돕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 때문이다. 이후 심리학과 사회학 연구에서 이른바 방관자효과
(bystander effect)의 전형적 사례로 다수 인용된다.47) 미국에서는 이 사건
을 계기로 응급신고 전화 911이 창설되었고, 지역주민이 자율적으로 범 죄방지에 참여하는 주민감시모임(Neighborhood Watch)도 결성되었다.48) 형사정책에서도 범죄방지와 지역사회(community) 연관을 중시하는 연구 주요사례로도 인정받고 있다.49) 실제로 1964년 사건은 시민이 범죄방지 를 특정 국가기관 책임이라 여기고 방관하거나, 적극 신고하거나 예방활 동에 힘을 보태려 해도 마땅한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효과적인 범죄방지가 어렵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46) Martin Gansberg, “Thirty-eight who saw murder didn’t call the police” New York Times (1964. 3.27).
47) Abraham M. Rosenthal, Thirty-eight witnesses: The Kitty Genovese case (Open Road Media, 2015) ; Kevin Cook, Kitty Genovese: The murder, the bystanders, the crime that changed America (WW Norton &
Company, 2014) ; Harold Takooshian, "Fifty years later: What have we learnt from the 1964 Kitty Genovese tragedy?." The General Psychologist 49.1-2 (2014): 34.; Carrie A. Rentschler,. "An urban physiognomy of the 1964 Kitty Genovese murder." Space and Culture 14(3)(2011): 310-329.; Gilbert Geis/Ted L. Huston. "Bystander intervention into crime: Public policy considerations."
Policy Studies Journal 11.3 (1983): 398-408.
48) Neighborhood Watch (http://www.ourwatch.org.uk/about-us/#history-section.
2016년 10월 1일 검색)
49) Timothy A. Akers/Roberto H.Potter/Carl V. Hill, Epidemiological Criminology-A Public Health Approach to Crime and Violence (San Francisco:Jossey-Bass, 2013): 32.; Willem De Hann., “Running risks and managing dangers: Street robbery as a matter of trust”, Vincenzo Ruggiero/
Nigel South/Ian Taylor 편, The New European Criminology: Crime and Social Order in Europe (London: Routledge, 1988): 401.
그런데 50년이 지나 밝혀진 진상에 따르면 당시 새벽 3시 현장 주변에 사건을 목격할 만한 주민은 실제 몇 명 되지 않았지만, 최소 두 명 이상 의 주민이 경찰에 신고전화를 했으며, 여성주민이 혼자 뛰어 나와 응급 차가 도착할 때까지 죽어가는 피해자를 돌봤다. 당시 기사를 만든 기자 는 의도적 오보였다고 고백했다. 대도시의 무관심과 폭력을 고발하기 위 해 목격자 수를 임의로 부풀리면서, 신고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용감 히 나섰던 주민들의 이야기는 누락했다는 것이다.50) 키티 제노비스 사건 진상은 시민이 범죄를 신고하고 피해자를 도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 며, 오히려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유사한 사건과 상황이 일어났다면 다양한 진단이 나 오리라 예상된다. 방범시설 미비나 경찰 순찰활동 부실을 비판할 수도 있고, 국가 치안역량에 대한 불신이나 범죄두려움으로 인한 지역공동체 해체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도 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이 주는 교훈 중 하나는 우리 사회 범죄문제에 대해 시민은 ‘방관자’가 아니거니와, 방 관자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시민은 국가정책의 수동적 수혜자 가 아닐뿐더러, 대중정서영합주의(populism)에 동원되는 감정적 집단도 아니다. 그렇다고 안전서비스의 소비자로 규정하고 개인이 자율적으로 책임져야 하므로 형사사법기관은 방관자로서 물러나도 될 영역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형사정책은 범죄를 막기 위해서 국가기관에 협력하고 범죄피해자를 도우려는 시민 의지를 확인하고, 범죄방지를 위한 활동에 시민참여를 조직화하며 실효적일 수 있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지 역사회 자치와 시민 참여의 차원과 결합되어야 한다.
제2장에서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형사정책이 범죄방지에 정당하면서도 효 과적인 역할을 하려면 어떤 이론적 관점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제1절 협치의 개념과 이론
50) “Her shocking murder became the stuff of legend. But everyone got the story wrong,” Washington Post (2016. 6.29.); “Reclaiming Kitty Genovese from urban legend” The Economist (2016.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