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4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에 관한 구체적 사례 분석
第2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관리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직접적인 불법행위
7. 통신품위법의 해석을 통해 책임을 전적으로 면제하는 경향의 미국 사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프랑스와 유럽의 사례에서는 온라인서비스제공 자가 어느 정도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 공자가 제3의 행위자에게 가담한 부분에 대하여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 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행위 자체가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표현의 자유 측면을 훨씬 중요시하면서, 통신품위법의 해석을 통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의 발행인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제3의 행위 자에게 가담하였는지 여부를 따로 살펴보지 않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을 사실상 전적으로 면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품위법 제정 전 미국에서 명예훼손과 관련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이 처음 문제된 사례는 Cubby, Inc. v. CompuServe, Inc. 사건257)이다. 이 사건에서 CompuServe는 전자게시판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의 한 유형이었는데, CompuServe는 전자게시판의 운영을 외부업체에 위탁하 였고, 게시판에 게재되는 게시물을 검열하거나 삭제할 권한을 갖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CompuServe는 편집권을 갖지 않기 때문에 발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CompuServe의 책임을 부정하였다. 반면, 위 사건 이후 선고된 Stratton Oakmont, Inc v. Prodigy Services, Co. 사건258)에서는 전자게시판 운영 자인 Prodigy가 게시판장(board leaders)을 고용하였고 게시글을 모니터하기 위 한 심사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였으며, 때때로 검열권을 행사하였다는 이유 로, 설령 Prodigy가 명예훼손적 게시물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아 무런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단순한 배포자에 해당하지 않고 발행인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57) 776 F. Supp, 135 (S.D.N.Y. 1991).
258) 1995 WL 323710(N. Y. Sup. Ct. 1995).
그런데 위 Stratton 판결에 대하여는, 편집권을 통해 유해게시물에 대한 자 발적 관리를 행하는 양심적인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자신의 과실과 무관하게 보다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모순을 초래한다는 강력한 비판이 있었고, 이러한 비판에 힘입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편집권이 있음을 전 제로 책임을 인정한 위 판결을 뒤집는 내용의 1996년 통신품위법 개정이 이 루어졌다.259)260) 즉 통신품위법 제203조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자율규제를 촉진하기 위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의 생성 등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히 정보 이동을 매개하는데 그친 경우 에는 제3의 다른 정보 콘텐츠 제공자로부터 제공된 정보의 발행인 내지 발언 자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여 면책하였다.
다만, 통신품위법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정보의 중개자 유형 중 배포자 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있어, 배포자로서의 책임 여부
259) 통신품위법의 입법배경에 대하여는, Nicholas Conlon, op. cit.(104), pp. 114~115;
Peter Adamo, “CRAIGSLIST, THE CDA, AND INCONSISTENT INTERNATIONAL STANDARDS REGARDING LIABILITY FOR THIRD-PARTY POSTINGS ON THE INTERNET”, Pace International Law Review Online Companion(February, 2011), p. 2 참조.
260) 우지숙, 註 232)의 논문 60면은, 위 Stratton 판결에 대한 비판이 통신품위법의 개 정을 낳게 하였다는 설명은 옳지만, Stratton 판결의 문제점 때문에 통신품위법상 면책조항이 생겼다는 설명은 반드시 옳지 않다고 한다. Stratton 판결에 대한 비판 은 불법행위의 예방적 차원, 즉 다른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에게 어떠한 행위기준 을 제시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근거로 하고 있고, 당사자의 손해회복의 차원에 대 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문제는 이렇게 예방적 차원의 논의에 의해 판 결을 무효화하는 입법이 이루어졌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입법을 통해 불 법행위의 예방효과가 과연 생겨나는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검토한 결과로 통신품 위법이 채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지숙, 註 232)의 논문 62면 은, 통신품위법 제230조가 결과적으로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의 모니터링을 통한 자율규제 인센티브를 사라지게 만들었고, 불법행위의 예방적 목적 차원의 논의를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법 조항이 실제로 그 예방적 목적을 달성하기 보다는 오히 려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한다.
에 관하여는 여전히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는 Zeran v. America Online,
Inc. 사건261)에서 판단되었는데, 법원은 통신품위법의 적용을 배포자인 경우까
지 확대하여 결과적으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전적으로 면제하였다.
법원은 설령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명예훼손 등 유해 게시글에 대해 통지를 받아 그 존재를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그러 한 게시글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 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배포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책임이 면제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미국 법 원의 경향은 그 이후로도 이어졌다. 예를 들어 Blumenthal v. Drudge 사건262) 에서 공동피고인 American Online, Inc.(이하 “AOL”)는 공동피고인 Drudge 사 이에 AOL의 회원들에 대해 Drudge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
하고 Drudge에게 보수를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AOL이 Drudge의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생성과 관련하여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통 신품위법에 따른 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Carafano v.
Metrosplash.com, Inc. 사건263)에서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인 Matchmaker.com이 질문표(questionnaire)를 작성하여 그 이용자들로 하여금 해당 질문표에 답변을 채워넣도록 한 경우 콘텐츠의 선택은 전적으로 제3의 이용자에 의하게 되므 로, 설령 Matchmaker.com 측에서 질문표에 관해 미리 준비된 답변(pre-prepared responses)을 마련해 두었다고 하더라도 통신품위법에 따른 면책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미국 판례의 경향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의 한 유형인 소셜 네트워크 사업자와 관련된 Doe v. Myspace, Inc. 사건264)이 나 소비자들이 상품후기를 게재하는 사이트와 관련한 Nemet Chevrolet, Ltd. v.
Consumeraffairs.com, Inc. 사건265) 등에서도 유지되었다.
261) 129 F. 3d 327 (4th Cir. 1997).
262) 992 F. Supp. 44 (D.D.C. 1998).
263) 339 F.3d 1119 (9th Cir. 2003).
264) 474 F. Supp. 2d 843 (W. D. Tex. 2007).
265) 591 F3d 250 (4th Cir. 2009).
이러한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는 경향은 미국 헌법체계 내에서 표현의 자 유가 차지하는 특별한 비중을 감안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266) Myspace 판결 이후 통신품위법의 과도한 확대 적용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되었다. 즉, 통신품위법에 의할 때 제3의 사용자에 의하여 생성된 게시글이기만 하면 무 조건적으로 면책을 향유할 수 있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서는 자율규제를 포기하게 되며, 더욱이 통신품위법 제정 당시와 현재의 인터넷 환경이 변화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것이었다.267) 이러한 반성적 고려에 따라 통신품위 법 제230조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판례도 등장하였다. 우선 Grace v. eBay,
Inc. 사건268)에서, 제3자가 올린 명예훼손적 게시글에 대하여 그 사용자 동의
규정상 면제 조항(release provision)에 근거해 eBay 측의 책임이 부정되기는 하였으나, Zeran 법원의 입장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하며 온라인서비스제공 자에게 배포자로서의 책임은 여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Chicago Lawyers' Committee for Civil Rights Under Law, Inc. v. Craigslist, Inc.
사건269)에서도 항목별 광고 사이트인 Craigslist.org가 그 고객의 인종차별적인 주택 광고에 대하여는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지만, Zeran 사건 법원의 광범 위한 면책 조항 해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다. 한편, Fair Housing Council of San Fernando Valley v. Roommates.com 사건270)에서는 룸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Roommates.com 측에서 회원가입을 위한 프로필 작성시 이름, 주소 등의 기본 정보 외에 성별, 성적 취향, 자녀의 유무 등을 입력하도록 요구하였다면 이는 더 이상 정보의 매개자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
266) 권영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와 명예의 보호”, 저스티스 통권 제91호(2006. 6.),
19면.
267) Ryan Gerdes, “SCALING BACK § 230 IMMUNITY: WHY THE COMMUNICATIONS DECENCY ACT SHOULD TAKE A PAGE FROM THE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S SERVICE PROVIDER IMMUNITY PLAYBOOK”, Drake Law Review(Winter 2012), pp. 667~668. 이에 따라 이 견해는 통신품위법의 면책 범위를 축소하여 DMCA와 같이 규정하자고 주장한다.
268) 120 Cal. App. 4th 984 (Cal. App. 2d 2004).
269) 519 F.3d 666 (7th Cir. 2008).
270) 521 F.3d 1157 (9th Cir. 2008).
인 콘텐츠 제공자에 해당하게 된다는 이유로 통신품위법에서 규정한 면책 범 위에서 제외된다고 판시하였다.271)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