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4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에 관한 구체적 사례 분석
第2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관리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직접적인 불법행위
4. 명예훼손 사안에서 불법행위 규정을 근거로 책임을 인정한 일본의 사례
가. 프로바이더 책임제한법 이전의 판결례
(1) 니프티서브(ニフティサーブ) 사건
일본에서는 종래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 문제를 민법상의 불법행위 규정으로 해결해 왔다. 따라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불법행위책임 도 일반 민사법이론에 따라 판단되었으며,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졌다. 아직까지 이에 관한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례는 없고, 몇몇 하급심 판례만이 소개되고 있다.235)
일본에서 최초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명예훼손책임과 관련되어 판단된 것은 니프티서브 사건236)이었다. PC통신을 이용한 포럼의 전자회의실에 개인 에 대한 야유, 모멸적 표현이 게재되어 행위자에게 불법행위가 인정된 사안 에서, 해당 포럼을 운영ㆍ관리하는 시스템 오퍼레이터{System Operator, 이하
“시솝(sysop)”}가 그러한 명예훼손적 발언이 게재된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 하면서도 이를 방치하여 포럼의 운영자인 시솝과 그 사용자인 니프티서브의 책임이 문제되었다.
이에 대해 1심은 시솝이 포럼의 전자회의실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 언이 게재된 것을 알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작위의무 위반이 있 다고 하여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 니프티서브에 대하여도 PC통신의 주재자 로서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은 PC통신네트워크상 전자회의실에 게재된 발언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타인을 모욕하는 경우, 시솝은 전자 회의실을 원활히 운영ㆍ관리할 계약상 위탁된 권한을 행사할 필요가 있고,
235) 시진국, 註 22)의 논문, 343면.
236) 1심 : 도쿄지방재판소 1997(平成9). 5. 26. 선고 평6(ワ)24828ㆍ평6(ワ)7784 판결 (判例時報 1610号22頁); 2심 : 도쿄고등재판소 2001(平成13). 9. 5. 선고 평9(ネ)2633 ㆍ평9(ネ)2668ㆍ평9(ネ)2631ㆍ평9(ネ)5633 판결(判例時報 1786号80頁).
대상이 된 타인이 자기를 방어하는데 필요한 유효한 구제수단을 갖지 않으 며, 회원 등으로부터의 지적 등에 의해 대책을 강구하더라도 시솝이 명예훼 손 사실을 인식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조리상의 작위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피 해자에게 포럼에 대하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유효한 구제수단이 없고 회 원의 지적 등에 의해 대책을 강구하여도 효과적이지 않는 등 일정한 경우에 만 전자회의실의 운영계약에 기해 해당 발언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 시솝 및 니프티서브의 책임을 부정하였다.
(2) 도립대학관리 홈페이지 사건
위 니프티서브 사건 이후 선고된 ‘도립대학관리 홈페이지 사건’237)238)에서 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이 부정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대립하는 대 학생 그룹 중 한쪽이 다른 쪽의 학생들이 상해사건을 일으켰다는 인상을 주 기 위한 문서를 대학이 관리하는 컴퓨터시스템 내에 개설한 홈페이지에 게재 하였고, 원고는 문서의 게시자와 함께 대학 측에 대하여도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일본 재판소는 대학에 있어서 컴퓨터네트 워크와 같이,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자가 인터넷을 통해 외부로 게시되는 개 별 정보의 내용에 관해 일반적인 지휘명령권을 갖는다고 할 수 없는 경우라 고 하더라도 정보의 내용에 대해 네트워크 관리자는 정보의 삭제권을 갖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하였으나, 관리자가 삭제권한을 갖는 것은 사회통념상 허 용될 수 없는 내용의 정보가 해당 네트워크로부터 발신됨으로써 해당 네트워 크 전체의 신용을 훼손하여 그러한 신용훼손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때로, 피 해자보호를 위해 삭제권한이 인정된다고 하기 보다는 대학 구성원 전체의 이 익을 위해 삭제권한이 인정되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의무가 아닌 재량권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다만, 이러한 경우 피해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237) 도쿄지방재판소 1999(平成11). 9. 24. 선고 평10(ワ)231714 판결(判例時報 1707号 139頁).
238) 참고로 일본 재판소가 공식적으로 붙인 이 사건의 명칭은 “도립대학관리 하의
홈페이지 게재 명예훼손문서 삭제 등 청구사건”이다. 이 사건에서는 사죄광고청구 등도 문제되었다.
전혀 부담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문제가 된 형벌법규나 사법질서의 내용에 의해 달리 판단되어야 하고, 특히 명예훼손의 경우 당사자 이외 일반인의 이 익을 침해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당해 명예훼손 게시물이 심각하게 악질적 이고 피해의 정도가 심대한 것이 일견 명백한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한다고 판시하였다.
(3) 동물병원 사건 및 그 이후의 경과
이처럼 일본의 판례는 명예훼손과 관련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하면서, 피해자의 보호 측면보다는 발언자의 표현의 자유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른바 ‘동물병원 사건’239)240)을 기점으로 하며 그 이후의 판례에서는 다른 경향을 읽을 수 있다.241) 이 사건 은 피고가 운영하는 인터넷 전자게시판서비스인 2채널242)상 동물병원 관련 게시판에 게재된 문언과 관련하여, 원고 동물병원과 동 병원의 대표자인 수 의사가 명예훼손을 주장한 사안이다. 위 문언은 복수의 게시판서비스 이용자 가 작성한 것으로, 원고들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하 여 원고는 피고가 게시판의 운영관리자로서 게시판상 문언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피고가 위 문언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가 명
239) 1심 : 도쿄지방재판소 2002(平成 14). 6. 26. 선고 평13(ワ)15125 판결(判例時報 1810号78頁); 2심 : 도쿄고등재판소 2002(平成 14). 12. 25. 선고 평14(ネ)4083 판결 (判例時報 1816号52頁).
240) 참고로 일본 재판소가 공식적으로 붙인 이 사건의 명칭은 “동물병원 대 2채널
사건”이다.
241) 시진국, 註 22)의 논문, 345면.
242) 2채널(www.2ch.net, 2ちゃんねる, 니챤네루)이란 익명으로 운영되는 일본 최대의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로,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명사라고 한다. 2채널의 운영 방식과 성격에 대한 설명은, 町村泰貴, “判例批評 : 動物病院対2ちゃんねる事件第1 審判決 インターネットの公開掲示板上で批判ㆍ非難を受けた動物病院が、掲示板を 運営している個人に対して名誉毀損に基ずく損害賠償および当該発言の削除を求め、
これが認められた事例(東京地裁平成14年6月26日判決)”, ネットワークと法の中心 課題 判例タイムズ No.1104(2002. 12.), 84(2), 83(3)면 참조.
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고, 1심 재판부는 피고가 위 문언의 내용 자체 로부터 명예훼손 내지 모욕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삭제하 지 않은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하여 위자료지급 및 삭제의무가 있다고 판단하 였다. 항소심 역시 익명성을 표방하는 인터넷 전자게시판에 익명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 게재된 경우, 피해자가 발언자를 특정하여 그 책임 을 추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피해자로부터의 삭제요청도 해당 전자 게시판 관리운영자가 일방적으로 정한 애매한 기준이나 규칙에 따르지 않으 면 안 되는 등 피해자에 대한 구제수단으로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추가로 적시하면서, 피고에게는 삭제의무가 인정되며, 그러한 삭제의무를 해태한 이 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참고로 이 사건에서 피고는 프로바이 더 책임제한법의 적용도 주장하였으나, 1심 재판부는 프로바이더 책임제한법 시행일 이전의 사례라고 하여 이러한 주장을 배척하였고, 항소심 재판부는 방론으로 동법의 취지에 따라서 판단하였으나 그 적용을 배제하는 결론을 내 렸다.
이 사건 이후로 일본의 하급심 재판례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부담하는 작위의무에 대하여 약간씩 그 표현을 달리하고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명예훼 손 게시물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명예훼손책임을 인정 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고, 명예훼손의 인식이나 예견가능성은 대체로 피해자 의 통지나 삭제 요청을 토대로 인정하고 있다.243)
나. 프로바이더 책임제한법 이후의 판결례
(1) 쇼가쿠칸(小学館) 사건244)
243) 시진국, 註 22)의 논문, 345면; 이 논문은 그러한 하급심 재판례로 도쿄지방재판
소 2003(平成 15). 6. 25. 선고 평14(ワ)13983 판결(判例時報 1869号46頁), 도쿄지방 재판소 2003(平成 15). 7. 17. 선고 평13(ワ)15125 판결(判例時報 1869号46頁) 등을 예로 들고 있다.
244) 1심 : 도쿄지방재판소 2004(平成16). 3. 11. 선고 평15(ワ)15526 판결(判例タイム ズ 1181号163頁); 2심 : 도쿄고등재판소 2005(平成17). 3. 3. 선고 평16(ネ)2067 판결
피고가 운영하는 인터넷전자게시판에 피고 서비스 이용자에 의해 저작물 이 무단으로 게재되자, 원고가 피고에 대해 저작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 재판소는 저작권침해금지의 상대방은 당해 발 신자이고, 피고가 침해해위를 한 주체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한 이상 피고 를 상대로 금지청구를 구할 수는 없으며, 전자게시판을 개설 운영하는 자나 웹호스팅을 하는 자는 기본적으로 타인이 송신한 정보에 대해 매개하는 한도 에서 정보의 전달에 관여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러한 자 자신이 해당 정보의 송신주체가 된다고 인정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침해를 방 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작위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 다.
그러나 2심에서는 입장을 변경하여, 그러한 방치행위 자체가 저작권침해행 위로 평가될 경우도 있다고 전제하면서245), 저작권침해가 되는 게시글이 게재 되지 않도록 적절한 주의사항을 적절한 방업으로 안내하는 등 사전적 대책을 취하는 것뿐 아니라, 저작권침해가 되는 게시글이 있는 때에는 적절한 시정 조치를 신속히 취할 태세를 갖출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저작권자 등으로부 터 저작권침해 사실을 지적받은 때에는 가능하면 발신자에 대하여 그러한 점 에 관해 조회하고, 또한 저작권침해가 극히 명백한 때에는 해당 발언을 즉시 삭제하는 등 신속히 이에 대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2심의 입장 에 대하여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조리상 작위의무 발생근거에 대하 여 아무런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강하게 비판하는 견 해가 있다.246)
(2) 예비교(予備校)247) 사건248)
(判例タイムズ 1181号158頁).
245) 이러한 판시내용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직접 행위자로서 불법행위의 주체가
된다고 보는 가라오케 법리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246) 長瀬貴志, “プロバイダ等の作為義務”, 別冊NBL No.141(2012. 7.), 9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