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4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에 관한 구체적 사례 분석
第2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관리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직접적인 불법행위
8. 검토
인 콘텐츠 제공자에 해당하게 된다는 이유로 통신품위법에서 규정한 면책 범 위에서 제외된다고 판시하였다.271)272)
판단해야 할 것이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단독적인 직접 실행자에 해당하 지 않음에도 직접책임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우리나라 판결들 중 비교적 이른 시점에 선고된 하이텔 사건이나 청도군 사건의 경우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간접책임 법리가 확립되기 전 과 도기적 사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하이텔 사건에서는 전기통신사 업자의 의무에 관한 구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을 적시한 뒤 “전자게시판을 설 치, 운영하는 전기통신사업자는 그 이용자에 의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전자게시판에 올려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이를 삭제하 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는데, 명확하지 는 않으나 구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일종인 하이텔 등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곧바로 구속력있는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상 근거조 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 아닌가 한다. 뒤이어 선고된 청도군 사건 의 1심 및 항소심은 하이텔 사건과 마찬가지로 인식가능성만을 근거로 책임 을 진다고 판단하였으나, 청도군 사건의 상고심에서는 인식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면서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요소로서 제시하였다. 청도군 사건에서도 하이텔 사건과 마찬가지로 제3자의 행위에 대한 온라인서비스제 공자의 책임 여부라는 법리적인 구조를 명확히 설시한 것은 아니나, 인식가 능성 외에 추가적인 요건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는 하이텔 사건에 비해 한걸 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선고된 싸이월드 사건의 경우, 저작권 침 해와 관련하여 간접침해 법리를 명확히 설시한 소리바다 1 사건273) 이후에 선고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간접침해 법리 구조를 명시하지 않고 온라인서비 스제공자의 관리책임 위반을 이유로 한 직접책임을 인정한 듯한 태도를 취하 고 있다. 이러한 태도에 대하여는 싸이월드 사건의 원심판결은 작성자와 포
273) 1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18. 선고 2005가합64571 판결; 2심 : 서울고등법 원 2008. 7. 선고 2007나60990 판결; 3심 :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
털사이트의 공동불법행위성을 인정한 반면, 상고심 판결은 독자행위설의 입 장에서 포털사이트의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고,274) 포털 사업자가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삭제나 차단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 게시자의 게시행위와의 관계에 있어 결과발생을 향한 협력관계에 있다기보다 게시물에 대한 감독 및 조치의무를 불이행한 것인 점, 게시자의 게시행위에 의한 공표 가 완료된 후 삭제나 차단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그 피해를 확산시킨 것 으로서 시간적 괴리가 있다는 점, 주로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된 특정 사안에 관련한 게시물에 대한 포털사업자의 삭제 및 차단의무가 문제된다는 점, 공 동불법행위설에 의하는 경우 먼저 게시된 각 게시물의 명예훼손여부를 판단 한 후 포털사업자의 방조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게시물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위책임설이나 공동불법행 위설이 아닌, 작위의무위반으로 인한 독자적인 불법행위책임을 추궁하는 것 이라고 보는 독자책임설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다.275)
싸이월드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관련 기사 게재로 인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는 협의의 공동불법행위276), 게시물 등 방치로 인한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방 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상고심에서 는 기사 선별 및 게재행위에 대하여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설시하고 있는데 비하여, 기사를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에 대하
여는 “인터넷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1차적인 책임을
지는 자는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라 할 것”이라고 하여 제3자의 행위를
274) 하헌우,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포털(Portal)의 민사책임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재판과 판례 제21집(김수학 대구고등법
원장 퇴임기념), 대구판례연구회(2012), 281면 각주 13).
275) 박원근, 註 226)의 논문, 233, 234면; 이헌숙, “뉴스서비스와 제3자 게시물로 인한 포털의 책임 여부(대상판결 :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판결)”, 사법 9 호(2009), 312면.
276) 항소심은 “해당 언론사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고 표현하고 있는데, 전후의 문맥상 공동불법행위 유형 중 민법 제760조 제1항 협 의의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전제로 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도, 항소심과는 달리 “방조”에 의한 책임이라 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인터넷 공간에서는 익명이나 가명에 의한 정보유통이 일반화되어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내용의 표현물이 쉽게 게시 될 수 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검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게시된 표현물이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전파됨으로써 그 표현물로 인한 법익 침해의 결과가 중대해질 수 있으며,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 스를 종합하여 제공하는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 공간에 그 표현물이 게시된 경우에는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이용하는 무 수한 이용자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훨씬 더 커서 다른 어느 경우보다 타인의 법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종합 정 보제공 사업자는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통하여 위와 같은 위험성을 안고 있는 인터넷 게시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사업목적에 이용함으로써 정보의 유 통으로 인한 직ㆍ간접적인 경제적 이익도 얻고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는 인터넷 게시공간이라는 위험원을 창출ㆍ관리하면서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위 게시공간 안에서 발생된 위험에 효과 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어, 위와 같은 위험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 록 상황에 따라 적절한 관리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 적이고 공평 및 정의의 관념에 부합한다 할 것”이라고 하여, 인터넷 포털과 같은 종합 정보서비스가 내재하고 있는 위험성을 이유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에게 일종의 직접적 관리의무가 부과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시 내용을 종합하면, 대법원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구조 를 법익침해 영역에 따라 서로 달리 파악하여,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다소 직 접책임에 가까운 것으로, 반면 P2P 등을 이용한 저작권 침해나 오픈마켓에서 의 상표권 침해의 경우에는 완전한 간접책임으로 이론구성하고자 한 것은 아 닌가 생각된다. 대법원이 싸이월드 사건 설시에서 정보통신망법을 언급하지 는 않았으나, 참고조문으로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2항을 거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저작권 침해나 상표권 침해 사안과는 달리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직접적인 관리의
무가 부과된다고 해석하여 독자책임설을 취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독자책임설에서 말하는 작위의무 위반은 결국 제3자가 작성한 게시물 을 방치함으로써 성립하는 방조책임의 한 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굳이 이를 독자적인 불법행위책임으로 이론구성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고, 싸이월드 사건 항소심의 논리 구조가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2) 개별 사례에 대한 검토
(가) 하이텔 사건 및 청도군 홈페이지 사건에 대한 검토
위에서 살펴본 사안 중 하이텔 사건 및 청도군 홈페이지 사건의 각 판결 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공간에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게시된 점, 원고가 위 글의 삭제를 요구한 점,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위 글이 게시된 사정을 알았던 점에서는 그 사실관계가 동일하지만, 상반된 결 론이 내려졌다. 위 두 판례 중 시간적으로 먼저 선고된 하이텔 사건의 경우 그 이용자에 의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전자게시판에 올려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이를 삭제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였는데, 이 사안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중 비교적 좁은 범위를 관장하는 전자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전기통신사업자에 관한 것으로, 피해자가 침해 게시물을 정확히 특정하였고, 전기통신사업자인 하이 텔이 직접 해당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침해물에 대 한 인식만으로 곧바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해 삭제할 의무를 부과한 것 으로 이해된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시 정조치 요구까지 받아 삭제를 요청한 것이어서 게시글의 위법성까지 확인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위 청도군 홈페이지 사건의 피고는 지방자치단체 로서 비영리 목적으로 인터넷 공간을 관리ㆍ운영하였고, 게시글의 내용이 원 고의 공직생활 중 성추행 및 금품수수 사실과 관련된 공적 사안의 성격을 띠 고 있다는 점에서 위 하이텔 사건과 차이가 있고, 이러한 차이가 판결의 결 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하이텔 사건으로부터 약 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