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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자율성 역량 모델의 연속 전략

1. 자율성 역량 모델의 좌표

필자는 아래 <그림 4> 자율성 역량 모델의 좌표를 통해 종래의 자율성 능 력 모델과 자율성 역량 모델의 전략을 대조적으로 시각화하였다. 좌표에서 Y 축은 의사결정능력을 의미하는데, 의사결정능력의 다양한 정도차이를 감안하 여 대략 세 가지로 그 범위를 구분하였다. 가장 상위의 그룹부터 순차적으로 충분한 의사결정능력 보유군, 중등도의 의사결정능력 보유군, 의사결정능력의 부재군으로 세분하였다. 한편 X축은 의사결정과정의 방해요소들에 해당한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방해요소들이 많을수록 의사결정능력은 낮아지며 방해요소들이 적을수록 의사결정능력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능력의 평균선(C)은 좌표에서 반비례 곡선으로 나타난다.

<그림 4> 자율성 역량 모델의 좌표

자율성 역량 모델의 좌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사항은 자율성 능력 모델의 임계선(A)과 자율성 역량 모델의 임계선(B)선의 차이를 보여주고, 이러 한 차이로 인하여 공적 개입의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다.

종래의 자율성 능력 모델은 자율성 능력 모델의 임계선(A)을 중심으로 그

이하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후견적인 대리판단에 의존하도록 하고, 그 이상의 경우에는 개인의 결정과 책임에 맡기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고 있 다. 반면에 자율성 역량 모델은 자율성 능력 모델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가지 는데, 우선 유사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율성 역량 모델도 자율성 능력 모델의 임계선(A) 이하의 경우, 즉 결정주체에게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자율성 능력 모델과 마찬 가지로 후견적 대리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을 택한다.

둘째, 자율성 역량 모델도 자율성 능력 모델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독립적 인 결정과 책임 영역을 인정한다. 다만 두 모델이 근거하는 기준과 정당화 사 유는 구별된다. 우선 개인의 독립적인 결정이 가능한 그룹을 정할 때 자율성 역량 모델은 임계선 B를 기준으로, 자율성 능력 모델은 임계선 A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림 4>의 좌표에서 비교해 보면 임계선 B가 A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능력을 요한다. 따라서 자율성 역량 모델에서 인정하는 개인의 독립 적 결정 영역은 자율성 능력 모델 보다 더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 준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은 자율성에 대한 인식과 정당화 논거와 연결된다.

두 모델은 동일하게 (i)충분한 의사결정능력을 보유한 주체는 독립적으로 결정 하고 나아가 책임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맥락-독립적인 자율성 개념에만 의존하는 자율성 능력 모델과 달리 자율성 역량 모델에서는 의사결정의 방해요소들이 중요한 변수로 고려되기 때 문에, 충분한 의사결정능력을 보유하였다는 정당화 사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주 체가 아무리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판단능력을 겸비하고 있더라도, 의사결정의 방해요소들이 의사결정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는 경우 가령, 결정이 매우 위험 한 결과를 낳는다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때 혹은 딜레마적인 사안이라 어떠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때의 상황에서는 냉정하 게 의사결정을 적절히 내리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개인의 독립적 결정 영역 을 인정하는 것에는 (ii)당해 사안이 의사결정과정의 방해요소들에 의해 상대적 으로 적게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는 또 다른 이유가 전제되는 것이다.

자율성 역량 모델의 이러한 인식은 중등도의 의사결정능력을 보유한 사람 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 자율성 능력 모델과 현격하게 차

별화 된다. 자율성 역량 모델과 자율성 능력 모델 전략의 차이점은 바로 이러 한 중등도의 의사결정능력 보유군에서 나타난다.

자율성 능력 모델은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모델을 표방하기 때문에 일단 의 사결정능력이 있다고 판단된 사람들에 대하여는 일체의 공적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율성 역량 모델은 자율성 역량 모델의 임계선(B)을 기준으로 그 이하이면서 자율성 능력 모델의 임계선(A) 이상의 범위, 즉 중등도의 의사 결정능력 보유군에 대하여 적극적인 공적 개입을 허용한다. 이때 공적 개입이 정당화되는 것은 이러한 개입의 대상이 본래 의사결정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를 도와주어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중등도의 의사결정능 력 그룹은 본질적으로 의사결정의 방해요소들로 인한 영향으로 의사결정능력 이 손상된 것이기 때문에 공동체는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의 방해요소들을 적극 적으로 제거하거나 복잡한 상황에서 보다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 원해야할 의무를 진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한편 개입의 범위 및 방식은 위 그림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것과 같이, 중 등도의 의사결정능력이 적어도 자율성 역량 모델의 임계선(B) 수준까지 향상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공적 지원책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것이다. 이때의 공적 지원을 위한 개입은 단순히 의사결정능력 부재군에 대한 후견적 대리판 단과는 그 성격이 구별되어야 한다. 즉 의사결정과정의 방해요소들로 인하여 손상된 의사결정능력을 공적 지원을 통해 보충하거나 회복하는 것으로 이해되 어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필자는 자율성 역량 모델의 좌표를 통해 자율성 능력 모델과 자율성 역량 모델의 접근 방식을 대조하였으며, 보다 적절한 의 사결정을 위한 공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율성 역량 모델을 제안하 고자 한다. 이러한 자율성 역량 모델을 실천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공적 지원의 방식이 무엇이며, 자율성 역량 모델의 임계선을 어떻게 정할 수 있는가 등의 여러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이하에서는 의사결정능력의 판정 문제를 검토하도록 한다.

종래의 자율성 능력 모델이 법적 의사결정능력을 기준으로 의사결정능력 유무를 기준으로 이원화 전략을 펼치는 것은 규범적 근거 이외에도 다양한 의

사결정능력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근거도 중요하게 작용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율성 역량 모델은 다양한 수준의 의사결정능력을 어떻게 판정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