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자율성 역량 모델의 연속 전략
2. 의사결정능력 판정의 일반 원칙과 기준
사결정능력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근거도 중요하게 작용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율성 역량 모델은 다양한 수준의 의사결정능력을 어떻게 판정하는가.
능력 평가와 관련하여 20년간 연구동향을 분석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 과 같다. 의사결정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들에는 “지능, 기억, 정신상태 및 신경 심리적 상태 등의 인지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이 포함되며, 나아가 합 리적 추론의 제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가능성, 축적된 삶의 선호, 보조(혹은 지원)을 통해 규명될 수 있는 능력 등의 복합적 요소들”이 포함된다.219) 이러 한 포괄적 요소들을 최근 미국의 의사결정능력 평가에 대한 연구220)를 반영하 여 정리하면, ①의학적 상태, ②인지기능, ③일상생활기능, ④개인적 가치와 선 호, ⑤예상되는 위험과 지도감독의 필요도, ⑥치료·훈련·지원 등 총 6개 영 역의 항목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평가 항목은 종래의 의학적 관점에서 사용하 고 있는 항목보다 더 넓은 범위로서 의사결정능력 판정을 위한 종합적 사정 영역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221)
그러나 이러한 종합적 사정 영역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인별 상 충된 가치와 원칙들을 고려할 것인지, 어떻게 신뢰할만한 측정 도구 및 절차 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하여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연구가 더 개 발되어야 하겠지만, 분명히 할 것은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은 개인의 의학적 상 태나 인지 기능만으로 한정되지 않고 개인 삶의 총제적 측면을 다각도로 고려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인식이다. 특히 일상생활기능이나 개인의 가치와 선호, 지도감독의 필요도, 의사결정능력의 향상요인들은 주로 삶의 복지적 측면, 즉 자율성 역량의 다양한 요소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의 사결정능력의 판정에서도 기준으로서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219) Kathleen Cranley Glass, “Refining Definitions and Devising Instruments: Two Decades of Assessing Mental Competence”, International Journal of Law and Psychiatry 20(1), 5-33 면.
220) Jennifer Moye, Steven W. Buts, Daniel C. Marson, Erica Wood and ABA-APA Capacity Assessment of Older Adults Working Group, “A Conceptual Model and Assessment Template for Capacity Evaluation in Adult Guardianship”, The Gerontologist 47(5), 2007, 591-603면.
221) 이러한 종합적 사정 영역을 총 6가지의 항목으로 정리하면 ① 의학적 상태, ②인지능력,
③ 일상생활기능수행, ④ 가치와 선호, ⑤ 위험과 지도감독필요도, ⑥의사결정능력 향상 요인이다. 김문근, “성년후견법률에 나타난 의사결정능력의 개념에 관한 연구 –영국 정신 능력법(Mental Capacity Act, 2005)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연구」제41권 제3호, 2010, 252 면에서 재인용.
(2) 의사결정능력 판정을 위한 일반 원칙
필자는 의사결정능력의 판정과 관련한 연구들이 향 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 개되어야 할지에 대한 지침으로 이하에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개별성의 원리이다.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은 사람의 모든 영역에서 해 당하는 의사결정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구체적인 사안에서 필 요성이 요구될 때 개별적으로 의사결정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왜냐하면 의사 결정능력은 사안별로 다르게 판정될 수 있고, 한 사람의 의사결정능력도 시간 의 흐름에 따라 향상되거나 악화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222) 다시 말해서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느 시점에는 전혀 없지 만 다른 시점에는 있다고 판정될 수도 있다.223) 가령 의료영역에서 환자의 의 사결정능력은 환자의 질병과 건강 상태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러 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의사결정능력 변화는 매우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특성과 관련하여 의사결정능력의 존부나 잔존 정도를 판단하는 데 있 어서 단편적·일시적인 행위나 상태를 기준으로 삼기 보다는 사안별, 시간대 별로 개별적·입체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 된다.224) 물론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에 따라 법률상 책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판정 상 어느 정도의 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실용성의 원리이다. 영국의 정신능력법(Mental Capacity Act, 2005)에 의하면 시간의 흐름이나 어떤 조건에 따라 의사결정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면 의사결정능력이 최대한 향상된 시점에서 의사결정능력을 판정하도록 하고 있 다.225) 긴급하게 의사결정능력을 판정해야 할 사정이 없는 한, 의사결정능력을
222) 가령 개정된 민법상 성년후견제도에 의하면 재산관리에서는 의사결정능력이 없지만 신
상보호의 영역에서는 의사결정능력이 있다고 판정될 수 있으며, 재산관리 중 어떤 사안에 서는 의사결정능력이 없지만 다른 사안에서는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
223) 이지민·제철웅, “신상영역에서의 의사결정능력”, 「비교사법」제20권 제1호, 2013, 97 면. 시간에 따라 의사결정능력 판정이 달라 질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의료영역에서 치료 과정에 따라 거듭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224) 최현태, “피성년후견인의 신상 보호와 자기결정능력 존중”, 「인하대학교 법학연구」
제16권 제2호, 2013, 505면.
225) 영국의 정신능력법 시행령 4.26, 5.28에서는 개인의 의사결정능력의 유동성을 발생시키
는 원인으로서는 급성 스트레스 상황, 약물의 영향, 정신질환의 영향 등을 들고 있으며 이
향상시키는 유리한 방법을 최대한 지원한 후 의사결정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실용성의 원리는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의사결 정능력을 미래적 관점에서 조율하는 것인데 (i)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이 단선적 으로 한 번에 내려지지 않는다는 전제에 서며, (ii) 외부적 지원에 의해 의사결 정능력이 향상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나아가 (iii) 의사결정능력이 최대한 향상 된 시점을 기준으로 의사결정능력을 판정하는 것은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현재 시점에서 판단하기 보다는 미래의 변화가능성을 연속적으로 고려하면서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고려하는 것이다.
셋째, 균형성이 원리이다. 균형성의 원리란 의사결정능력의 판정에서 고려 되는 개인의 자율적 결정과 그러한 결정이 미칠 수 있는 결과를 비교 형량하 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결정이 미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고려에는 결 정자의 주관적 의사 뿐 아니라 제3자의 의견이 개입될 수 있다. 종래의 자율 성 능력 모델은 의사결정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3자의 개입을 일관되 게 배제하지만, 자율성 역량 모델은 의사결정이 미치는 결과에 대한 판단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과정에 제3자의 가치 평가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이러한 가치판단의 문제는 언제나 어느 한 측면만이 우선된다고 일 관되게 주장할 수 없으며, 각 사안에서 양 측의 비중을 재어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의사결정에서 동반되는 결과의 위험성이 증가할수록 의사결정능력 의 평가는 좀 더 엄밀하고 공정하게 내려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위험을 고려 한다는 것은 ‘개인 내면의 의사로 표상된 자율성 능력’보다 ‘복지적 측면 을 포함한 자율성 역량’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때 개인의 의사와 결 과적 고려를 형량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준이 필요한데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최선의 이익 기준을 통해 후술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검토한 바에 의하면 의사결정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은 종합적 사 정 영역으로서 자율성 역량의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하며, 아직 구체적인 절차
들 원인들에 대해서 의사결정능력이 호전될 가능성도 가정한다. 사람의 정신질환은 시간 에 따라 의사결정능력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할 수 있으며, 치료를 통해 조증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 증상이 개선되면 의사결정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학습, 훈련, 경험을 통해서도 의사결정능력이 향상될 수 있으며, 새로운 방식의 의사소통방법을 학습 할 경우에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본인에게 필요한 환경적 편의가 지원이 제공되어도 의 사결정능력의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김문근, 위의 논문, 257-258면.
나 기준의 개발은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의사결정능력을 판 정하는 절차나 기준 개발을 위해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일반 원칙에 해당하 는 지침들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i) 개별적인 사안에서 각각 의사결정능 력을 판정할 것, (ii) 의사결정능력이 최대로 향상될 수 있는 지점에서 의사결 정능력을 판정할 것, (iii) 의사결정의 결과에 가치 평가를 고려하여 의사결정능 력을 판정할 것.
이하에서는 마지막으로 의사결정능력의 판정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3) 의사결정능력 판정의 기준
우선 비첨과 췰드리스가 제시한 바 있는 두 가지 의사결정능력 판정의 기 준을 소개하고 비교해 본다. 하나는 의사결정능력 유무를 판단하는 고정 기준 (standards)을 정하는 전략이며 다른 하나는 의사결정능력의 연속성을 반영하 는 연동전략(sliding-scale strategy)이다.226) 이 두 접근법은 공통적으로 실제 의 사결정능력이 정도차를 가지며 연속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천적이 고 정책적인 근거에서 의사결정능력을 판정하는 방식을 다르게 구성한다. 이 두 판정 기준의 정의와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 <표 6>과 같다.
<표 6> 의사결정능력의 판정 기준
구분 ① 고정기준 접근법
(Standard approach)
② 유동기준 접근법 (flexible-standard approach) 정
의
의사무능력(incompetence)을 정하 는 임계선(threshold)을 정함
의사결정능력을 포함하여 그 외 의 실용적 기준들을 고려하여 유 동적 기준 제시
특 징
개인의 의사결정능력(주로 정신 적 능력)에 한정
의사결정능력 외에 결과 요소들 (치료 선택으로 예견되는 위험이 나 이익 등)을 포함
고정기준 접근법227)은 일정 수준의 의사결정능력을 임계점(threshold)으로 226) Tom L. Beauchamp·James F. Childress, 위의 책(주3), 205-210면.
227) 고정기준 접근법은 비첨과 췰드리스가 옹호하는 방식이며 의사결정능력을 측정하기 위 해 개발된 검사나 수단들에 대한 검토안들을 소개하고 있다. Tom L. Beauchamp·James F. Childress, 위의 책(주3), 206면, 특히 각주32; Loetta M. Kopelman, “On the Evaluative Nature of Competency and Capacity Judgments”, International Journal of Law and Psychiatry 13, 1990, 309-329면; E. Haavi Morreim, “Competence: At the Intersection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