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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킨스는 안에서-보기를 닮음에 대한 경험으로서 간주한다.그는 볼하임을 따라 회화적 재현을 안에서-보기로써 정의하지만,그림 안에서 무엇인가를 보는 것은 그림의 자국들을 그 대상을 닮은 것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주장 한다는 점에서 볼하임과 다르다.회화적 재현을 그림과 대상 사이의 공통된 속성에 의해서보다는 그들 사이의 닮음에 대한 경험에 의해 정의할 수 있다 고 보는 것은 홉킨스뿐만 아니라 피콕,버드 등의 이른바 “경험된 닮음 (experienced resemblance)”이론가들이 공유하는 믿음이다.167)이들 사이의

RobertHopkins,“ReasonsforLooking:LopesontheValueofPictures”,p.559. 연주의적 보기에 대한 또 다른 옹호를 보기 위해서는 오종환,「월하임의 ‘~에서 보 기’이론 재고」,『미학』제 67집(2011),p.111을 참고하라.자연주의적 보기의 지지 자들에게는 모든 그림 경험이 이중적이라는 선택지가 수용될 수 없을 것이다.

166)RobertHopkins,“ReasonsforLooking:LopesontheValueofPictures”,p.564.

167)RobertHopkins,Picture,Imageand Experience(Cambridge:Cambridge University Press,1998);ChristopherPeacocke,“Depiction”,ThePhilosophicalReview96(1987) pp.383-410;Malcolm Budd,“How PicturesLook”,in Knowles,D.and Skorupski, J.(eds),VirtueandTaste(Oxford:Blackwell,1993),pp.154-175.홉킨스는 피콕이나 버 드와 달리 안에서-보기 경험의 독특한 현상학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경험주의적 이론 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입체각이란 공간에서 O를 한 끝점으 로 하는 사선(射線:ray)O의 둘레를 회전하여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올 때 그려진 도형을 말한다.가까이 있는 작 은 대상은 멀리 있는 큰 대상과 같은 입체각을 대(對)한다.

의견이 갈라지는 지점은,과연 그림이 대상과 어떤 측면에서 닮았는가 하는 것이다.홉킨스는 그것이 “윤곽선 형태 (outline shape)”라고 본다.168)이 윤곽 선 형태는 홉킨스에 의해 기하학적으로 정의되는데,그에 따르면 어떤 지점에서 의 윤곽선 형태란 한 대상이 그 지점에 대(對)하는 입체각(solid angle)이다.두 대상은 어떤 지점에서 유사한 입체각을 대할 때 윤곽선 형태에서 닮았다고 말 할 수 있다.즉 홉킨스에 의하면 그림은 그 대상의 윤곽선 형태를 닮은 것으로

경험된다.그러나 이 윤곽선 형태에서의 닮음에 대한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 는 회화적 재현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우리가 어떤 그림이 한 대상과 윤곽선 형태에서 닮았다고 경험하고 그 결과로 그 그림 안에서 그 대상을 본다고 해도,그 경험이 과연 제대로 된 경험인지가 확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배트맨 로고 안에서 누군가가 박쥐 대신 벌린 입을 본 다고 해서 그것이 벌린 입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옳음의 기준”

이 필요하다.그림은 인간이 고안해 낸 인공물로서,그 그림을 만들어낸 화 가의 의도가 바로 그 옳음을 결정하는 기준의 역할을 한다.169)피카소의

<게르니카>의 어느 부분에서 비명을 지르는 말을 보는 것은,피카소가 우리 가 그 안에서 말을 보기를 의도하면서 그 부분을 그렸기 때문에 옳은 경험 이다.

이제,이러한 홉킨스의 이론이 설득력을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의 정의가 모든 그림들에 적용되는지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홉킨스의 이론

168)RobertHopkins,Picture,ImageandExperience,p.53.

169)RobertHopkins,Picture,ImageandExperience,p.72.홉킨스는 인간이 그린 그림이 아닌 사진에 대한 옳음의 기준은 “인과”임을 밝힌다.“옳음의 기준”이라는 개념은 볼 하임에게서 빌려온 것이다.Richard Wollheim,PaintingasanArt,p.48.

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잘못된 재현(misrepresentation)과 비결정적 인 재현(indeterminacy)이다.잘못된 재현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과장된 캐 리커처이다.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이마를 실제 비율보다 훨씬 넓게 묘사한 캐리커처의 경우,그 캐리커처의 윤곽선 형태는 이명박 대통령의 윤 곽선 형태와 닮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 안에서 이명박 대통 령을 본다.홉킨스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 다.그림에서 경험되는 닮음은 그 대상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그 대로 닮을 필요는 없다.문제가 되는 것은 “묘사된 대로의 그 대상”과의 닮 음이다.170)즉 위의 예에서 캐리커처 안에서 거대한 이마를 가진 이명박 대 통령을 보는 것은 캐리커처 표면 위의 자국들이 “거대한 이마를 가진 이명 박 대통령”을 윤곽선 형태에서 닮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그 캐리커처에서 왜 하필이면 다른 사람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을 보 는가를 설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여기서 그 캐리커처를 그린 사람의 의도 를 가지고 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예술가의 의도는 그 그림이 어떤 것의 회화적 재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회화적 재현의 또 다른 필요조 건인 안에서-보기의 필요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171)즉 예술가의 의도는 위 의 캐리커처가 왜 이명박 대통령의 재현이 되는지를 설명해줄 수는 있지만 우리가 왜 그 캐리커처 안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보는지 설명해줄 수는 없 다.홉킨스는 경험된 닮음 이론 안에서는 이 문제에 명확한 답을 줄 수 없 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안에서-보기의 이론이 설 명해야 할 것은 그림 안에서 왜 어떤 특정 대상을 보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림 안에서 어떤 한 대상을 보는 것과 다른 한 대상을 보는 것의 차이란 무엇인가이며,그것은 그 그림이 윤곽선 형태에서 어떤 한 대상을 닮은 것 으로 경험되는 것과 다른 한 대상을 닮은 것으로 경험되는 것의 차이로 설 명될 수 있다.172)홉킨스는 우리가 그림 표면에서 왜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것을 보는가를 밝혀내는 일,즉 안에서-보기 경험이 나타나게 되는 인과적

170)RobertHopkins,Picture,ImageandExperience,p.104.

171)Ibid.,p.106n.

172)Ibid.,p.107.

선사 시대의 막대 그림

체계를 밝혀내는 일은 철학의 할 일이 아니라 예술사,심리학,그리고 생리 학 등의 경험과학의 임무라고 본다.회화적 재현을 객관적 닮음이 아닌 경 험된 닮음의 문제로 간주하는 이상,회화적 재현은 그림에 대한 우리의 경 험에 의존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철학의 임무는 그러한 경험의 성격 을 밝혀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173)

그러나 홉킨스의 이론에 보다 큰 문제를 제 기하는 것은 비결정적인 재현이다.예를 들어 흔히 막대 그림(stick figure)이라고 하는 그림 을 경험할 때,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그 그림 을 막대 모양으로 생긴 사람을 윤곽선 형태에 서 닮은 것으로 경험한다.그러나 그것은 그 그림이 재현하는 바가 아니다.그 그림은 막대 모양의 사람을 재현한다기보다는 재현된 정상 적인 사람의 세부적 형태에 관해 비결정적인 재현이다.한 윤곽선을 여러 개의 겹치지 않는 선으로 표현한 스케치나 재현된 사람의 얼굴

표정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그림 또한 이러한 비결정적인 재현에 속한 다.이처럼 그림의 내용이 비결정적일 때,안에서-보기 경험은 항상 비결정 적인가,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일 수 있는가?홉킨스는 그림 내 용의 비결정성과 안에서-보기의 비결정성을 연결시키는 접근법을 “결합 (Marriage)”이라 부르고,그림 내용과 안에서-보기의 내용이 각자의 길을 가 도록 하는 설명을 “분리(Separation)”라고 이름 붙인다.174)그림의 내용과 안 에서-보기의 내용이 결합될 때,우리는 비결정적인 재현 안에서 비결정적인 것을 본다.그러나 그림의 내용과 안에서-보기의 내용이 분리될 때,그림의 내용이 비결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안에서 보는 것은 결정적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앞선 설명에서 보았듯이,경험된 닮음 이론은 그 림의 내용을 특별한 경험,즉 안에서-보기 경험의 내용으로써 정의한다.그

173)Ibid.,p.113.

174)Ibid.,p.128.

러나 그림의 내용이 안에서 보이는 것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이는 경험된 닮음 이론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안에서 보이는 것이 그림의 내용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그림의 내용 을 결정하는가?물론 그림의 내용과 안에서-보기의 내용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예를 들어 초록색 물감으로 그려진 개의 그림 안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초록색의 개이지만,그 그림은 특정한 색을 가지지 않은 개를 묘 사하는 그림이라고 할 때,그림이 묘사하는 바는 안에서 보는 것과 적어도 속(genus)-연관적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그러나 그림의 내용이 안에서 -보기의 내용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안에서-보기의 내용 중 어떤 것이 그림의 내용에 포함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홉킨스는 여기서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앞서 지적한 옳음의 기준 으로서의 예술가의 의도라고 말한다.175)즉 우리는 안에서-보기의 내용 중에 서 옳음의 기준을 선택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그림이 묘사하는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이제,문제는 안에서-보기의 내용 중에서 무엇을 바탕으로 옳음의 기준을 적용할 부분을 선택하는가이다.홉킨스는 우리가 가진 일반적이고도 광범위한 지식에 기대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그가 말하는 지식은 세 가지이다.첫째,세계에 어떤 종류의 대상들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지식은,개는 일반적으로 초록색이 아니고 사람은 막대기처럼 생기지 않았 다는 것을 전제로 할 수 있게 해 준다.둘째,그림에 어떤 종류의 대상들이 재현되는가에 대한 지식이다.일반적으로 그림에는 실제 사물들이 가지는 속성들과 같은 것을 드러내는 것들이 묘사된다.셋째,회화적 재현을 만들어 내는 다양한 수단들에 대한 지식이 있다.이는 그림의 표면 속성이 얼마나 묘사되는 대상의 특징들을 나타내는 데 민감할 수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예를 들어 에칭 판화의 경우,그 에칭 판 화에서 어떤 색이 보이는가는 판화의 내용에 전혀 관련이 없다.176)

175)Ibid.,p.129.그러나 분리를 받아들인다면,그렇게 할 의도만 가진다면 그림이 무 엇이든지 묘사할 수 있게 되어버리지는 않겠는가?홉킨스는 이러한 반론을 의식하고, 후에 여기서의 의도란 “그 그림이 관찰자에게 그러그러하게 보이도록 그리겠다는 의 도”여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Ibid.,p.143.

176)Ibid.,pp.137-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