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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제에 관한 유형론적 접근

5.1 기존 연구 검토

5.1.2 미래시제에 관한 유형론적 접근

일반적으로 시제는 문장이 지시하는 사건의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문법적 인 범주로 정의되고 있다. 시제의 분류에 대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가

Reichenbach(1947:288)의 분석이다. 그 연구에서는 사건을 시간축에서 위치를

확정하기 위해 세 개의 시간점을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화자가 문장을 말 하는 시간, 즉 발화시(point of speech, S), 사건의 발생시간인 사건시(point of

event, E), 참조하는 시간인 참조시(point of reference, R)가 있다. 참조시가

발화시보다 이르면 과거(R<S)이고 양자가 겹치게 되면 현재(R=S)이며, 발화시보 다 늦으면 미래(S<R)가 된다. 따라서 문장에서 참조시가 발화시보다 늦는 것을 나타내는 문법적 범주가 바로 미래시제이다. 도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S R5)

<도식 5-1> Reichenbach(1947:288)의 미래시제 모형

미래시제를 연구할 때 학자들은 자주 미래는 과거, 현재와 다른 특성을 지니 고 있다고 언급한다. 과거와 현재는 모두 화자가 경험했거나 발화하는 동시에

5) Reichenbach(1947:288)의 시제 체계에서 사건시는 발화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다

만 문장에서 명시된 참조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면, 참조시와 사건시는 겹치게 된다.

겪고 있는 현실적인 존재이지만 미래는 그렇지 못하다. 미래에 발생할 사건에 대해 화자는 일반적으로 100%의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설령 이미 계획된 사건이라도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Comrie(1985:44)는 현재와 과거의 차이는 시제의 내부 문제이지만 미래는 현재, 과거와의 차이가 시제와 양태의 차이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심지어 Bybee et al.(1994:280)은 미래를 나타내는 수단의 주요 기능은 의도(intention)와 예측 (predicition)으로 요약하고 미래시제는 단순한 시간적 범주보다 행위자-지향

(agent-oriented) 양태6), 인식양태와 더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래시제가 불확정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이유만으로 양태에 무조 건 귀속시켜 처리하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화자가 미래에 발생할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사건에 대해서도 주관적인 태도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양태는 원래 과거, 현재, 미래시제와 모두 조합을 이룰 수 있다.

Declerck(2006:340)에 따르면 미래시제는 양태화(modalized)되어 있지만 그것 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성질은 양태가 아니라 시제이다. 그 이유는 시제 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사건이 시간축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확인해 주는 역할이고 이러한 역할을 실현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어떤 일이 현재까지 현실 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not yet factuality at t₀) 함축되어 있을 뿐이기 때문 이다. 다시 말해, 미래시제를 연구할 때 먼저 시제의 범주 안에서 고찰해야 하 며 미래시제의 불확정성, 즉 양태성은 그것의 부차적인 특징일 뿐이다.

또한 유형론적 각도에서 관찰해 보면 사건이 미래의 시간에 발생할 것을 지 시하는 역할만 하는 문법수단은 일부 언어에서 분명히 과거, 현재시제와 대칭 적으로 존재한다. 다음 Bhat(1999:15)와 刘丹青(2008:449)에서 제시된 드라비다 인어족(Dravidian)의 Kurukh어와 고대 티베트어(Tibetan)의 시제 표현 방식의 예를 보자.

(1) a. e:n ij-d-an

I stand-PRES-1SG

‘I stand.’

나는 서 있다.

6) 해당 연구에서 동적양태와 의무양태를 하나로 묶어 행위자 지향한 양태로 칭한다.

b. e:n ij-k-an

I stand-PAST-1SG

‘I stood.’

나는 서 있었다.

c. e:n ij?-on I stand-FUT-1SG

‘I will stand.’

나는 서 있겠다.

(2) 현재 과거 미래 의미 lta b-lta b-lta-s 보다 za b-zav b-za-s 먹다 rku b-rku b-rku-s 훔치다

고대 티베트어의 현재시제는 무표상태이고 과거시제는 그 앞에 접두사 ‘b-’

를 붙여 표현하며, 미래시제는 과거시제의 형식에 다시 접미사 ‘-s’를 추가한다.

이러한 양상을 통해 이 언어에서는 미래시제를 과거시제와 대응되는 개념으로 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 WALS의 세계 각 언어들에 대한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굴절형태를 통해 미래시제를 표현하는 언어는 110개가 있고 굴절형태를 통해 표현하지 않 는 언어는 112개가 있다. 문법화의 정도가 매우 높은 굴절형태를 통해 표현되 는 것은 이러한 문법범주를 단독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따라서 단지 불확정성 하나로 인류의 언어들에서 미래시제를 특수화시켜 시제 범주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시제의 표현 방식은 사태가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의 강도 에 따라 서로 다른 문법표지를 사용하는 언어도 존재한다. Bybee et al.(1994:248)은 남부 Agaw에 속하는 쿠시어군(Cushitic)의 한 언어에서의 예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3) a. táq-áGá.

know-2SG-FUT.CERT

‘You will (certainly) know (it).’

너는 분명히 그것을 알게 될 것이다.

b. dɘngéta ca des-é.

perhaps tomorrow study-FUT.POSS

‘Perhaps tomorrow I shall study.’

아마도 내일 나는 공부를 할 것이다.

예문(3a)는 ‘-áGá’를 이용하여 미래에 확실히 발생할 사태를 묘사하며, 예문

(3b)는 ‘-é’를 통해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태를 묘사한다. 이러한 구

분은 미래시제의 범주 안에서 가능성을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미래와 양태를 별개의 개념으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형론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미래시제는 양태와 겹치는 부 분이 있지만, 사태의 발생시간에 관한 시간적 정보를 지시하는 독립된 범주로 서 따로 검토할 증거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2 ‘’의 절대미래시제 표지 기능의 재확인

이 부분에서는 기타 양태동사와의 비교, 기타 성분과의 공기 현상, 기타 언어 와의 대조를 통해 ‘会’의 미래시간 지시기능이 가능성의 의미와 어떤 관계가 있 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