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인터랙션 퍼포먼스(Interaction Performance)
5.2 인터랙션 퍼포먼스
5.2.2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구성
광의-협의 혹은 매크로-마이크로의 구분을 통해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특 성을 개념적으로 이해하려 했다면, 이제는 인터랙션 퍼포먼스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해체적으로 조망해 보고자 한다.
인터랙션 퍼포먼스를 형성하는 행위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 다. 퍼포먼스의 본질적 ‘육체성’은 움직이는 개체의 존재와 그 역동성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인터랙션의 퍼포먼스는 인터랙션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
들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됨으로서 역동적으로 미감을 표현한다. 인터랙션 은 구성하는 주체들이 교환하는 행위이고 행위는 움직임을 동반한다.
Reeves 등(2005)은 이 교환의 움직임 각각을 ‘조작(manipulation)’과 ‘효 과(effect)’로 구분하였다. ‘조작’은 인터랙션에서 사용자의 행위를 지시한 다. 물리적 컨트롤(버튼, 마우스, 조이스틱 등)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행위 와 제스처, 음성을 포함한 직접적인 조작 행위뿐만 아니라 직접 조작하지 않더라도 행위 이전/이후에 만들어지는 주변적인 움직임과 마무리 동작 (follow-through)까지를 포함한 움직임을 말한다. 반면 ‘효과’는 ‘조작’의 결과로 매체가 보이는 이미지, 그래픽, 사운드, 물리적 작동 등을 통해 만 드는 움직임을 말한다. Reeves 등이 개념을 나누어 설정하면서 강조하였 듯 이 움직임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인터랙션 퍼포먼스가 심미적 경 험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이 움직임에 표현적인 가치가 더해진다. ‘키네틱 아트’에서 사용되듯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움직임을 ‘키네틱스(kinetics)’라 지칭하는 데에는 이 움직임이 포함하는 표현적 심미성 때문이다.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행위의 움직임은 공간 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 터랙션 퍼포먼스의 공간은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물리적 장소로서의 공 간일 뿐 아니라, 퍼포먼스가 만들어 내는 창조적 공간이다. Dalsgaard와 Hansen(2008)는 공공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터랙션에 있어서 공간은 퍼 포머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되고 경험되는 공 간이라고 생각하였고, Benford 등(2012) 또한 혼합 현실(Mixed-Reality) 인터랙션이 펼쳐지는 도시의 공간 자체가 허구적 공간으로 재탄생한다고 하였다. Jacucci(2015)는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공간은 물리적인 위치, 세 팅, 장소가 그 자체로만 해석되는 공간을 넘어서 그것들을 원천으로 만들 어지는 ‘가공의(fictional)’ 공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인터랙션의 퍼포먼 스를 프레이밍(framing)하기 위해 공간 내에 어떻게 배치하는가를 고려해 야 하고, 결과적으로 인터랙션 퍼포먼스가 어떤 상상의 공간을 생성해 낼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공간적 미감은 이러한
‘가상성’을 기반으로 창출된다. ‘가상성’이 공간적 상상력을 인식적인 한계 의 차원에서 지시하는 성질이라면, 인터랙션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위치, 세팅, 장소의 공간적 ‘맥락성’은 인식적인 의미와 상징의 차원에서 공간적 미감을 보족하는 것이다. 어떤 행위를 통해 하나의 인터랙션을 표현할 때, 그 행위 자체로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큰 의미를 지니지 않더라도 어떤
맥락에 그 행위를 접목하는지에 따라 의미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공간적 맥락은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공간이 가지는 중요한 성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터랙션 퍼포먼스는 행위를 교환하는 과정을 동반하기 때문에 시간적일 수밖에 없다. Jacucci(2004, 2015), Jacucci 등(2005)은 인터랙션 퍼포먼 스에서의 시간성(temporality)을 강조하였다. 이 시간성은 두 갈래로 조망 할 수 있다. 인터랙션이 단계적으로 행위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과정적 특성으로서의 시간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인터랙션 퍼포먼 스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인터랙션의 심미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적 시간성은 디자인 연구자들이 인터랙션 퍼포먼스를 인식하면서 강조했던 인터랙션의 드라마적 성격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랙션 주체들의 행위를 어떻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인터랙션 퍼포먼스 의 전개와 결과적 미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랙션의 내러 티브적 심미성과도 교차되는 지점이다. 다른 한 갈래로 인터랙션 행위가 가지는 외형적 시간성들이 인터랙션 퍼포먼스에 발현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속도감같이 개별 행위가 표현적으로 가지는 특성을 시간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Fischer-Lichte (2017)가 말했듯,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시간적 미감은 그 순간의 창발에서 발현된다. 연속적인 이벤트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면서 시간의 장단 에 따라 얻어지는 움직임의 시간성과 동시에, 어떤 시간의 단면에 존재하 고 사라지는 퍼포먼스의 순간성이 인터랙션의 미적 경험이 창발적 경험이 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시간의 요소도 인터랙션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요 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역동적 심미성은 또한 감각적 특성과 깊이 관련된다.
키네틱스가 만들어내는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육체성이 관조적인 현상으로 서의 미감을 창출한다면 인터랙션 객체의 감각적 속성들은 존재하는 인터 랙션으로서의 육체성 자체이다. 인터랙션 미디어의 다감각적 특성이 인터 랙션 퍼포먼스의 육체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퍼포머인 사용자의 측면에 서 보면 행위의 교환으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의 특성상 운동감각적 (kinesthetic)인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행위의 동적인 특성에 기인 한 것인데, 인터랙션 퍼포먼스에서는 시각, 청각, 촉각, 드물게는 후각, 미 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적 통로를 통해 상호적인 행위 교환이 이루어
진다. 다감각적(multi-sensory) 특성은 인터랙션의 ‘감각적인 실제에 대한 경험(Spence 등, 2013)’을 강화하는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심미적 특성이 다. 이는 사용자의 측면에서 인간의 감각적 능력과 경험에 관련된 것이다.
인터랙션 퍼포먼스의 주체로서 매체의 측면에서 보면 그러한 감각을 공여 하는 매체적 특성들을 상정할 수 있다. 매체의 어떤 특성이 목표로 하는 감각적 발현에 어떻게 종사함으로써 감각적 경험을 만들어 내는가의 문제 인 것이다. Jacucci(2004)의 주장과 같이 인터랙션 퍼포먼스에 활용되는 매체의 재료성(materiality)은 매체의 감각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센서빌리아(sensibilia)’는 대상으로서 인터랙션 매체 의 감각적 특성, 즉 인간을 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매체적 특성을 가 리킨다.
위와 같이 인터랙션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요소로 키네틱스, 공간-시간, 센 서빌리아를 도출하였다. 각각의 요소의 개념과 특성을 규명하여 제시하고 관련 사례들을 통해 이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