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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지와 도시체계의 형성

문서에서 요 약 (페이지 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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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일반화된 도시화 단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일 부 선진국에서는 도시화가 종착단계를 넘어 도시화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이른바

‘역도시화'(counterurbanization)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즉, 도시화의 퇴행단계는 도시거주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나 효용이 크게 감소하는 동시에 정보통신 및 교 통수단이 발달하여 환경이 쾌적한 도시근교 지역으로 사람들이 분산되고 이에 따라 도시화율이 오히려 감소하는 단계이다.

정주공간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면, 도시화 진행단계별로 집중 적 도시화, 교외화, 탈도시화, 재도시화 등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관찰할 수가 있 다(권용우 1998: 145-146). 집중적 도시화(urbanization)는 산업시설이 입지하는 지역으로 주변 농어촌지역의 인구가 급격히 집중되어 도시가 형성되고 급성장하 는 단계에 일어나는 정주공간의 구조적 변화현상이다. 이는 도시화 곡선에서 도 시화의 초기단계에서 가속단계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교외화 (suburbanization)는 도시화과정에서 다른 도시들에 비해 급성장하여 대도시로 성장한 지역의 인구와 기능이 주변의 중소도시와 농어촌지역으로 나가는 분산적 도시화가 진행되는 단계에 발생하는 정주공간의 구조적 변화현상이다. 이는 도 시화의 가속단계 후반과 종착단계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탈도 시화(exurbanization)는 대도시권의 중심도시로부터 고용분산이 가속화되어 중 심도시가 쇠퇴하고 중·고소득층의 인구유출이 심화되어 퇴락지역(blight zone, gray zone)으로 변하여 대도시권 전체적으로 인구와 기능이 감소하는 단계에 나 타나는 정주공간의 구조적 변화현상이다. 이는 도시화의 종착단계 후반부터 퇴 행단계에 걸쳐 발생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재도시화(reurbanization)는 주로 일부 선진국의 대도시에서 발견되는 현상으로, 쇠퇴하는 대도시 도심부의 일부 지역이 고급주택지나 첨단정보업종의 기업입지로 재개발됨으로써 고소득층이나 벤쳐기업가 등이 재집중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제 2 장∙정주공간의 정의와 이론적 검토 17

① 중심지이론과 도시체계론

정주공간 상에서 도시는 배후지에 대하여 영향을 행사하는 세력권을 형성하며 도시간에서는 상위도시에 대해서는 종속‧의존적이고 하위도시에 대해서는 지배 적인 다단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위계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먼저 도시 및 도시세력권의 형성과 관련하여 대표적인 이론이 중심지이론인 데, 중심지이론(central place theory)에 의할 경우, 중심지 성립을 위한 중심기능 수요의 최소요구치(threshold size)를 충족하는 곳에 도시(중심지)가 형성되며, 중심기능 이용의 한계점인 도달범위(range of goods and services)를 배후지 (hinterland)로 하는 도시세력권이 형성된다. 중심지간 경쟁에 의해서 초과이윤 이 영(零)이 되는 지점을 경계로 하여, 서로 중복되거나 소외되는 지역이 없이 전체 정주공간이 포함되는 중심지 세력권이 형성된다. 그리고 재화와 용역간의 최소요구치 및 도달범위가 서로 달라 중심지(도시)간에서는 중심성의 차이가 발 생하고, 고차 중심지가 저차 중심지를 포섭(nesting)하는 중심지 계층(hierarchy) 이 형성된다. 중심지이론에서는 K-value 체계를 이용하여 포섭원리를 설명하고 있 는데, K값은 최고차 중심지의 영향권(배후지) 내에 차수가 낮은 중심지가 몇 개씩 분포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K=3인 경우에는 하나의 고차 중심지의 영향권(배후지) 내에 차하위 중심지 3개가 포섭됨을 나타내는데, 이와 같은 경우에 차수가 낮아짐에 따라 중심지의 수는 1, 3, 6, 9, … 등 3배수로 증가하게 된다.

중심지 계층간의 체계는 도시체계와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도시 체계와 관련된 이론에 의하면, 전체 정주공간 상에는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지닌 도시들이 존재하고 도시간에는 반드시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이러한 도시들은 기능적‧계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간적으로 주변지역을 영향권으로 두는 도 시권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도시체계는 그 공간적 규모에 따라 국가적 도시체 계, 지역적 도시체계, 일상적 도시체계 등 3개의 차원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권용 우 1998: 162-164). 국가적 도시체계는 거대도시들에 의해 지배되는 계층구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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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하고 도시간 연결은 경제적 동기나 정보의 전달, 아이디어의 교환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지역적 도시체계는 대개 하나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직되 어 있고, 국가적 체계보다 덜 분화된 계층배열을 나타내며, 도시간 상호작용은 사람이나 화물 등의 도로교통이나 통신‧통화, 의료 등의 사회적 서비스의 흐름이 주류를 형성한다. 일상적 도시체계는 주민들의 일상적 생활권을 말하고, 각 중심 지의 영향 및 세력권을 나타내기도 하며, 통근‧통학‧쇼핑‧여가활동 등에 의해 지 역간 상호작용이 이뤄진다. 여기서 국가적 도시체계는 지역적 도시체계를 포섭 하며 지역적 도시체계는 다시 일상적 도시체계를 포섭한다. 여기서 도시체계의 계층성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지프(Zipf) 등식의 q값과 깁스(Gibbs) 지수가 가장

<그림 2-2> 도시체계의 계층구조

자료: Bourne(문석남 역)(1987: 35)에서 재인용.

제 2 장∙정주공간의 정의와 이론적 검토 19

많이 사용된다2). 도시체계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지프 대수식의 q값이 1에 가까 워 순위규모분포(rank size distribution)를 나타내며, 깁스지수는 2에 가까운 값 을 나타내게 된다. 도시계층에서 인구규모가 가장 큰 도시를 종주도시 또는 수위 도시라 한다. 지프대수식의 q값이 1보다 큰 경우의 도시계층을 종주도시체계라 하는데 이는 도시체계 상 수위도시에 인구가 고도로 집중된 경우에 나타나는 현 상이다. 도시계층은 한 나라의 국토정주공간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 폐쇄적인 체 계가 아니라 대외적으로 세계의 도시들과 상호 연계되어 있는 개방적인 체계이 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서는 세계도시체계 속으로 국가적 도시체 계가 편입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② 세계화와 새로운 도시체계의 형성

세계화(globalization)는 “국가간의 경계를 넘어 사람, 물자, 정보의 교류가 활 발해지면서 국제경쟁이 치열해지는 동시에 국제협력과 분업이 정착하는 과정”

이라 정의되고 있다(김형국 1997: 308). 이러한 세계화의 추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다차원적으로 구성되며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단위 의 폐쇄적 도시체계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기능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세계도시체 계의 출현과 형성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교통·통신기술의 발달과 다국적 기업의 활발한 활동 및 국제간 자본이동의 활성화 등에 의해 세계적 규모에서의 도시간 상호 의존도가 강화되면서 국가적 도시체계를 포섭하는 세계적 도시체계 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도시체계란 국가라는 울타리를 초월하여 세계 또는 지구라는 정주공간 상 에서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긴밀한 연계성을 갖는 도시들이 계층성을 가지면서 상호간에 기능과 역할을 분담하는 정주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도시체 계의 형성과정은 <그림 2-3>에서 보는 바와 같이 5단계로 모식화될 수 있다(권용

2)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제3장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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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1998: 197-199). 세계도시체계 형성과정의 1단계에서 3단계까지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국가적 단위에서 일상적 도시체계, 지역적 도시체계, 국가적 도시체계 가 형성되는 단계이다. 즉, 국가단위에서 인구와 기능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중 이 강화되고 고차의 도시들이 저차의 도시들을 포섭함으로써 국가차원의 대도시 체계가 형성된다. 4단계에서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 국경이라는 진‧출입 장벽이 크게 약화되고 정보통신 및 교통수단의 발달에 편승하여 초국적자본의 국가간

<그림 2-3> 세계도시체계의 형성과정

자료: 권용우(1998: 198).

제 2 장∙정주공간의 정의와 이론적 검토 21

이동과 입지가 활발하게 전개되어 세계의 경제질서가 급속하게 재편된다. 이러 한 과정에서 국가의 중심대도시권으로 포드주의적 제조업 기능이 과대 집중되면 서 불균등 성장이 더욱 강화되는 동시에 점차 세계적 차원에서 도시들간 통합성 이 심화된다. 5단계에서는 제조업 생산의 세계화와 대도시의 탈공업화가 진행되 어 국제적인 기능분화와 분업체제가 형성되고 금융, 정보 등 고차의 서비스 경제 부문이 급성장함으로써 도시들간에 기능과 역할의 계층적 분담구조가 명확해진 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세계도시가 등장하고 세계도시를 최상위계층으로 하는 세계도시체계가 그 틀을 갖추게 된다.

세계도시(global or world city)는 고도의 국제적 중추기능이 집적됨으로써 세 계경제의 의사결정지이며 세계 자본이 집중되고 축적되는 장소로서, 세계도시체 계의 중추적인 결절지 역할을 하며, 범세계적인 기업, 금융, 무역, 정치력이 상호 조화롭게 결합되는 장소이다. 동시에 세계도시는 세계경제와 국가간의 연결점으 로 초국적 자본의 본사가 입지하고 범세계적인 경제의 조정과 통제, 세계 교통·

통신·정보·문화의 생산 및 전달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권용우 1998:

201-210). 그리고 금융, 법률, 컨설팅, 번역 및 통역, 광고, 정보제공 및 처리서비 스업 등 고차서비스 기능이 세계도시에 집중되고, 일상적인 저차의 기능들과 제 조업 기능은 주변지역으로 분산되거나 쇠퇴하게 된다. 세계도시 내부에서는 기 존 중산층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해체되고 새로운 성장산업에 종사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는 고소득 전문관리계층이 성장함에 따라 사회계층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며, 이러한 사회계층의 양극화는 공간적‧문화적‧정치적 양극화로 연결되 면서 도시가 전체적으로 이중구조적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③ 네트워크 도시체계론의 대두

급속하게 진행되는 세계화 속에서 세계적 차원의 도시간 연계성과 통합성이 강화되어 세계도시를 정점으로 하는 계층적 세계도시체계가 형성되는 한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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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를 기반으로 한 비위계적인 네트워크 도시체계론이 대두되고 있다.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직적 계층구조를 축으로 형성되었던 조직자본주의가 참여와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유연적 사회, 탈조직 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으 며, 교통·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지역과 국가들 사이의 거래비용은 급속하게 감 소되고, 재화와 정보의 순환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통합화에 따 라 지역의 사회·정치·문화적 환경을 활용하기 위한 자본주의 체계의 변화는 전 지구적 공간을 묶기 위한 지구적 공간네트워크의 형성과 발전을 촉진시키고 있 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로 근접한 도시들 사이에서 기능적 보완성에 기반을 둔 지역화된 도시네트워크들이 형성되고 있다.

네트워크 도시체계는 도시 결절간 비위계적 관계의 네트워크 속성을 가지는 도시체계를 일컫는데, 이러한 네트워크 도시체계는 전문화된 중심지들 사이의 수평적인 비계층적 관계로 구성되고 상호작용을 통해 네트워크 이점이 창출된 다. 즉,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도시들은 결절로서 기능하며, 이들 사이에 전문화‧

보완관계‧공간분업이 형성되고, 시너지적인 외부경제가 형성되는데, 각 중심지 간에 존재하는 자본, 정보, 지식, 기술, 인력, 제품 등의 흐름이 상호관계를 형성 하고 탈수직적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적 네트워크 및 시너지 네트워크로 전환되 는 것이다. 여기서 특정 도시의 성쇠(盛衰)는 도시 내 공간구조에 의해서가 아니 라 범세계적 수준의 네트워크 관계에 의존한다. 세계의 도시네트워크 체계에서 갖는 결절성이 입지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입지의 시장잠재력도 인접 배후지의 구매력 수준이 아니라 네트워크 체계에서의 수요에 의해 결정되며, 전 문 서비스가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구매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전문 서비 스 산업의 발달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네트워크 도시체계론이 모든 도시규모가 균등한 가운데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완전)분산형 도시체계를 상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네트워크 이론에서는 네트워크 형성원리 중의 하나로서 ‘선호적 연결 (preferential attachment)'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무작위 네트워크의 노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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