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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거버넌스 : 중앙-지방-민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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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인 정책 담당조직의 구성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 정책에는 다양한 기관과 주 체가 참여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역조직이 있고, 자치단체 차원에서 자체적으 로 운영하는 조직이 있다. 한편 지역에서 거주 외국인의 지원을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들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다 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기관과 주체가 동일한 지역의 동일한 외국인을 대 상으로 정책을 제공하는 만큼 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담당 기관 사이의 연계와 협력이 긴요하다. 즉 중앙과 지방 그리고 민간단체가 어떠한 역할을 가지고 협력하는지에 따라 외국인 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달라진다.

현재 지역에서 이러한 기관들의 연계ㆍ협력 구조, 즉 정책 거버넌스가 어떻게 형 성되어 있는지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먼저 외국인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구성을 살펴보았다. <표 3-14>는 담당조직 의 구성을 보여준다. 먼저 외국인 집거도시에도 중앙정부의 하부조직들이 구성 되어 있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1지역 모두 설치되어 있었고, 안산과 천안, 김해에는 고용노동부의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한편 경기도 소재의 도시 중 수원, 안산, 시흥, 화성 4곳에는 경기도의 지원으로 외국인 복지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4곳 이외에도 남양주에서 외국인 복지센터 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정부 기관 및 도의 외국인 기관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 은 그만큼 외국인 집거도시가 외국인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 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의 적극적인 관심에 비하면 외국인 집거도시의 외국인 정 책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시의 담당조직은 대체로 3~4개 부서에 분산되어 있으며 총괄은 총무과 혹은 여성가족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시 담당조직의 형태 를 보면 중앙부처와 상응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중앙정부의

부처별 정책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치행정과, 지식산업과, 가족여성과 등으로 분산하여 담당하고 있었다. 여러 부서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이를 총괄하 는 총괄담당이 지정되어 있었는데, 독자적인 부서가 아니라 총무과나 여성정책 과에서 총괄을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정책/여성가족과의 비중이 큰 것은 그 만큼 외국인 정책의 중심이 결혼이주여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도시

중앙정부

외국인 복지센터

다문화가족 담당조직

지원센터 (여성부)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

(노동부)

수원 - 국제통상과(총괄) / 기업지원과 / 가족여성과

성남 - 자치행정과(총괄) / 지식산업과 / 가족여성과

부천 - 총무과(총괄) / 지역경제과 / 가정복지과

평택 - 기획예산과 / 복지정책과(총괄)

안산 - 외국인주민센터(전담조직)

시흥 - 가족여성과(총괄)

용인 - 대외협력관실(총괄) / 가족여성과 / 기업지원과 파주 - 총무과(총괄) / 사회복지과 / 기업지원과

화성 - 여성가족과(총괄)

천안 - 여성가족과(총괄)

김해 - 총무과(총괄) / 경제진흥과 / 여성가족과

<표 3-14> 외국인 집거도시의 외국인 정책 담당조직

자료 : 행전안전부 내부자료(2009) 및 담당공무원 인터뷰를 기초로 작성

(2) 안산시와 부천시의 거버넌스 사례18)

■안산시의 사례

안산시는 인근의 시화공단, 반월공단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약 34,000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외국인 밀집도시이다. 특히 교통이 좋고 집값이 저렴한 단원구 원곡동 일대에는 9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오늘날 ‘국경없는 거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역의 특성상 오래전부터 민간단체의 활동이 활발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지 역의 민간단체들이 임금체불, 구타 등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보호에 관심을 가지 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차츰 지역사회의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안산이주민센터는 그 중 대표적인 민간단체이다. 안산이 주민센터는 90년대 중반 이후 지역에서 ‘국경없는 마을’ 운동을 시작하여 외국인 과 지역주민이 통합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그 밖에도 안산외국 인노동자의 집, 안디옥국제선교회 등 20여개의 민간단체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리 고 활동하고 있다.

안산시의 중앙정부 조직은 안산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 터 두 곳이 있다.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는 2006년부터 (재)대한예수교장로회 총 회유지재단이 노동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해당센터에서는 통역서비 스, 상담활동, 교육사업, 나라별 공동체 지원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안산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는 2008년 이후 YWCA가 위탁법인으로 운영하 고 있다. 결혼이민자 방문교육사업, 한국어학교 프로그램, 일자리 사업과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 결혼이민자 한마당, 아동 및 청소년 맨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안산시의 특징은 시정부가 거주외국인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포 괄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안산시는 도시에 외국인의 비중이 증

18) 이하의 논의에 필요한 정보는 주로 부천시와 안산시의 관계자에 대한 면접조사를 통하여 취득하였 음을 밝힌다.

가하고 외국인 대상 인프라가 증가하자, 이를 하나의 도시브랜드로 활용하는 정 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안산시는 「다문화가 공존하는 열린 국제도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데, 이는 다문화를 안산시의 핵심자원으로 활용하겠 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산시는 2005년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개 소하였으며, 이를 확대하여 2008년에는 외국인주민센터를 건립하였다. 타도시의 외국인 지원기관이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에 안산시는 독립된 건물을 가 지고 시의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주민센터는 외국인 주민 지원기 반 구축, 지역사회 정착지원, 인권증진 기반조성, 다문화가족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안산시의 거주 외국인 관련 기관은 크게 시정부의 외국인주민센터와 중앙정부의 두 개 기관, 그리고 20여개의 민간단체로 구분할 수 있다. 시정부와 중앙정부가 외국인 지원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인 2005 년까지는 지역의 거주 외국인 지원은 거의 민간단체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 이주 민들이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의 활동 은 지역사회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주체화하는 유일한 세력이었다. 그 러다가 2006년 이후 중앙정부와 시정부가 대규모의 예산으로 민간단체와 유사한 사업을 시행하면서 민간단체와의 경쟁구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존에 민간단 체들이 담당하던 많은 외국인 지원사업들이 시의 정책으로 수용되면서 민간단체 의 활동영역이 줄어들거나 혹은 시의 위탁을 받아 수행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상담실 운영, 의료지원, 통역지원 등에 있어서 많은 부분 기존의 민간단체의 활 동영역과 시의 외국인 정책이 중복되면서 기존의 시민단체의 활동영역을 시에서 흡수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정부의 기관인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 터는 중앙정부의 규정에 따라 중앙정부 예산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지 역사회의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는 안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막대한 예산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지역사회에서 지도력을 행사하거나 거버넌스의 중심이 되는 일은 드물

다. 안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이들 단체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 지역사회 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단체와 시정부는 협력과 조화보다는 경쟁과 갈등을 모습 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 민간단체에서는 시에서 민간단체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 다고 보고 있으며, 시에서는 공공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가 ‘민관협의체’ 제도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 시 실질적인 협의기구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관련 기관과 민간단 체의 의견을 수렵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한 민간단체 인사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시사적이다.

시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데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시에서는 여러 민간 단체를 조정하고 협력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데 문제는 시가 또 하나의 민간 단체처럼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L씨, 민간단체).

정리하자면 안산시의 거주 외국인 지원단체의 거버넌스는 중앙정부는 지역사 회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단체와 시정부의 경쟁관계로 특징지을 수 있다. 시 정부가 최근 급속히 업무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민간의 사업이 위축 되고 시 정부 중심으로 거주 외국인 지원기능이 재편되고 있다. 안산시의 사례는 민간단체와의 관계 속에서 시정부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 기하는 사례이다.

■ 부천시의 사례

부천시는 소규모의 제조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일찍이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유입된 지역이다. 2009년 현재 10,0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2,300여명의 결혼 이주자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노동자 밀집지역이라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지 역이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이다(이하 외노집)이다. 외노 집은 부천시의 가장 대표적인 민간단체로 노동부와 부천시로부터 재정지원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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