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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20세기에 들면서 선발주자였 던 영국을 추월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전후의 잿더미 속에서 라인강 의 기적을 일궈내면서 독일 경제와 기업은 빠른 성장을 해왔다. 독일의 발전 은 196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면서 선진국을 향해 매진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독일 경제 성장의 주역을 맡았 던 독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윤리가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지를 살펴 보는 것은 우리의 기업문화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기업경영에 있어 노사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독일은 이제 기업윤리에 있어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돌입하였다고 볼 수 있 다. 과거 독일 기업은 과거 법과 규정에 대한 합법성을 우선시 해왔으나, 최 근 들어서는 기업이 법과 규정에 우선하여 이해 관계자 집단의 고객 만족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즉 기업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기업윤리를 실

천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기업윤리는 필요악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기업의 윤리성에 타격을 받는 상황에 처해서야 대처방 안을 강구하였으나, 이제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기업윤리가 발전하고 있다. 과거의 사후 반응적인 기업윤리 대책은 이제 사전 예방적이고 선행적인 기업윤리 경영이 중시되는 패러다임 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성장 지상주의적 경제 패러다임을 발전시켜 왔다. 그 결과 독일과는 달리 경제정책과 기업경영에서 노동이 배 제되는 효과를 낳게 되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걸림돌 이 된 적대적 노사관계의 사회적 조건이었다. 그러나 최근 노사정 위원회의 설치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사회는 이제 노동을 사회의 한 주체로 인정 하는 유럽식의 코포라티즘적 노사관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노조의 기업경영 참여를 인정하는 기업들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의 기업윤리관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는 필요악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예방적이고 선행적인 기업윤리 경영에 관심이 쏠리 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의 내부적인 반성과 함께 세계적인 차원에 서 진행되고 있는 윤리경영의 확산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 았듯이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은 윤리라운드 등을 통 하여 윤리경영의 세계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윤리가 기업의 선택사항이 아닌 21세기 기업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것이 분명하 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빨리 깨닫고 우리 기업의 윤리경영시스템을 세계 표준에 맞도록 하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외국의 윤리경영 경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Ⅴ. 기업윤리 관련 교육훈련기관의 사례

Ⅱ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윤리경영이란 기업경영 및 활동에 있어서 윤 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기업내의 모든 활동의 기준을 구체적인 윤리 규범에 근거하는 경영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윤리경영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부각된 개념이나, 폭넓은 의미에서 기업 및 직업교육훈련기관 에서 산업체가 요구하는 다양한 윤리 및 가치를 교육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1960년대부터 농민을 위시한 공무원・군인 및 기업체 교육에 기여해온 가나안 농군학교, 시민, 공무원 및 지역공동체 지도자 양성을 위한 새마을 연수원, 리더쉽과 연관된 교육을 제공해온 한국 리더쉽 센터, 한국인 간개발연구원의 순으로 한국의 교육훈련기관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2절 에서는 벤틀리 칼리지의 기업윤리연구소와 미국 윤리임원협의회와 같은 외 국의 기업윤리교육 관련 기관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해 본다.

1. 국내 사례 가. 가나안 농군학교

가나안 농군학교는 김용기 장로에 의하여 설립된 학교로서 설립초기인 60 년대에는 농군의 정신을 배우는 정신교육의 학교로 출발하였으나 60년대 후 반부터 정신교육에 중점을 두게 되어 국민의 정신적 자세 확립, 의식구조의 변화 및 리더십의 개발 등의 교육과정을 만들게 되었다. 김용기 장로는 봉안 이상촌 건설을 시작으로해서 농민교육, 집단협업농장, 가나안 농장개척을 중 심으로 1962년 가나안 농장 내 농군학교를 설립하였다. 농군학교의 설립목적 은 책임 있는 농민지도자 교육을 위한 인격도야, 주인의식, 목적의식, 사명의 식을 불어넣어 영적, 육적 빈곤을 추방할 모범적인 인재를 양성하자는 의도 였다. 그리고 1973년 강원도 원성군 신림농장 내 신림 가나안농군학교를 설

립하여 산지시범농장을 보여주며 가르치고 강원도와 충청북도 지역의 개발 에 앞장서고자 하였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윤리교육은 효와 윤리, 검소 절약 및 이타정신으로 요 약된다. 이러한 핵심가치에 대한 실천과 가르침의 결과 기업체의 종업원, 공 무원, 군인, 학생 등을 비롯 무려 60여 만 명에 이르는 수료자들이 교육을 통하여 변화가 이뤄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 기본 정신 및 철학

가나안 농군학교, 즉 김용기 장로의 기본 철학은 가나안 복민 생활 헌장에 잘 나타나 있으며, 우리 겨레에 대한 삶의 방향, 온 인류가 요구하는 인물상, 깨달음, 7대 강령 및 우리의 생활신조로 표현되어 있다.

가) 우리 겨레는 이렇게 살자

・음식 한 끼에 반드시 4시간씩 일하고 먹자

・버는 재주 없거든 쓰는 재주도 없도록 하자

・억지로 못 살지 말고 억지로 잘 살도록 하자

・물질과 권력과 지식과 기술을 바르게 쓸 줄 아는 국민이 되자

・물질의 빚이나 마음의 빚을 지지 말자

・우리 국민의 뛰어남을 말과 마음과 일과 행동으로 드러내자

・외모만을 아름답게 단장하지 말고 마음을 더 아름답게 단장하자

・시대적인 외세의 유행을 따르지 말고 우리 국민의 시대적인 감각을 바 로 살리자

・국토 통일보다 먼저 가정과 단체 통일을 빨리 하자

・반공, 승공의 길은 빈궁을 먼저 막는 길이다

・하라고 하는 국민이 되지 말고, 하는 국민이 되자

・육체의 잠이 깊이 들면 영혼이 멸망하게 되니 늘 깨어 살자

・창조주 하느님을 외국사람에게 빼앗기지 말고 우리 온 국민의 아버지로 삼자.

나) 온 인류가 요구하는 인물

・한마디 말이 약속어음으로 대용되는 인물이 되자.

・의지가 돌같이 굳고 무거워서 작은 일에나 큰 일에나 마음이 동요치 않 는 인물이 되자

・무슨 일이든지 일정한 연구와 의견을 가지고 앞으로 발전하여 나아가는 인물이 되자

・작은 일에도 큰 일과 같이 충성스럽게 실행하는 인물이 되자

・자기 개인을 위한 야심이 아니고 인류와 사회와 남을 위하여 큰 포부로 써 봉사하려는 마음이 불타오르는 인물이 되자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기회를 민첩하게 붙들어 자기가 한 일을 유감 없이 행하는 인물이 되자

・많은 사람 가운데라도 자기가 지닌 의지와 자기의 올바른 특성을 잃지 않고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이 되자.

・아무리 천대받는 직업이나 노동이라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저열감을 갖 지 말며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인물이 되자.

다) 자존의 깨달음

・참 배움이란 배워야 할 것을 배우며 알아야 할 것을 알아서 진정하고 영원한 행복을 찾아 누리는 것이다

・전 세계와 온 국가를 알고 싶거든 먼저 가정을 알아야 한다.

・온 국민, 나아가 전 인류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원하거든 먼저 자기자신 이 잘 될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인간됨이란 자신이 인간임을 깨닫고 인간된 그 위치와 지위를 바로 지 킬 줄 아는 그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행과 고통을 싫어하지만 그 속에 빠진 것은 자신의 책 임이다.

・참 크고 행복한 사람은 행복이 우주 안에 가득 차 있음을 깨닫고 그것 을 찾아 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 몫의 일을 완전히 실행하는 자는 인류와 민족, 부모와 자기를 사랑 하는 자요, 나아가 조물주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비결을 가진 사람이 다.

・인생 최대의 지식과 학문은 인간이 어디로부터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

디로 가게 되고 드디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구세주 그리스도를 바로 배우고 믿음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이것은 준 자와 받은 자만이 아는 참 행복이다.

라) 7대 강령

첫째, 우리는 역사의 동상이 되자.

둘째, 우리는 시대의 등불이 되자.

셋째, 우리는 판단의 저울이 되자.

넷째, 우리는 문화의 발판이 되자.

다섯째, 우리는 선악의 거울이 되자.

여섯째, 우리는 지식의 채찍을 가하자.

일곱째, 우리는 신앙의 불길을 일으키자.

마) 우리의 생활 신조

・윤리를 되찾아 부모님께 효하며 살자.

・씨족 관념을 버리고 다 하나가 되어 살자.

・지방적인 파벌의식을 버리고 살자.

・남을 멸시하는 계급의식을 버리고 살자.

・빈부귀천의 거리를 없애고 살자.

・빼앗지도 말고 빼앗기지도 말며 서로 먼저 주면서 살자.

・사람을 누구나 다 연쇄적 책임을 가지고 살자.

・목적은 하나가 되고 소질과 기능에 따라 힘써 일하며 살자.

・만유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 삼아 살자.

2) 수료자 현황

1962년 이후 2001년까지 가나안 농군학교를 통하여 교육을 받은 총 교육 인원은 무려 594,347명으로 이중 농업 종사자들이 4만 3천여 명인데 비해 기 업체 임직원/ 언론인 및 공무원이 무려 35만 명이 넘어 사실상 농군학교라기 보다는 윤리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겠다.

수료자들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다음 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