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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1.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1.1.1. 포용성장 관점에서 식품소비/식생활 관련 정책 검토 필요성

‘포용성장(inclusive growth)1)’에 대해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포용성장은) 많 은 사람에게 성장의 결과가 배분되고 (많은 사람이) 두루 혜택을 누리는 성장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있 다”라고 설명하고 있다.2) 즉, 공정한 배분(공정경제)과 소득분배 개선(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성장의 잠재력을 회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형태의 경 제성장을 지향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포용성장의 개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세계은행(World Bank: WB),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 등 국제기구에서 먼저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며, 우

1) 포용성장과 관련한 자세한 논의는 김상효 외(2020a)의 1년차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람.

2) 국민경제자문회의(www.neac.go.kr). 검색일: 2022. 1. 18.

리나라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분배 개선을 통한 성 장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포용성장의 주요한 요소이지만, 광의의 포용성장은 국민의 삶의 질 개선, 불평등 문제 완화, 분배 형평성 개선, 공정한 기회의 제공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포용적인(inclusive)’ 방향으로의 전환 또는 변화를 지향하는 가치이다.

포용성장이라는 가치로 푸드시스템의 다양한 영역을 평가한다면, ① 영세한 생 산자 및 판매자의 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을 보이며,3) ② 이들의 생산·경영활동에 서의 수익성 및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매우 열악하고, ③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계 층의 경우 ‘먹거리 기본권’ 보장 수준이 여전히 낮고, ④ 높은 농식품 가격 변동성 은 식품보장성(food security)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⑤ 국내 및 지역 먹거리 생산자들의 생계보장4) 역시 미흡한 상태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로부터 푸드시스템 전반을 광의의 ‘포용성장’ 또는 ‘포용성 강화’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취 약계층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이 강화되면, 이들의 영양/건강상태가 개선될 수 있 으며, 이 경우 노동공급량(labor supply)이나 노동생산성 또한 향상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5) 이는 포용성장의 관점에서 선호되는 사회적 변화임이 분명하다.

플랫폼 경제의 시대, 디지털/데이터 경제의 시대, AI와 비대면 무인/자동화의 시대에 산업 간, 산업 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으며, 노동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 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요소의 초기부존량(initial endowment)에 따 른 소득 등의 각종 격차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푸드시

3) 푸드시스템에 영세한 생산자 및 판매자 비율이 높다는 점, 그리고 이들 간에 불공정이 있거나, 불평등 및 격차가 클 수 있다는 점은 포용성장의 저해요인으로 평가됨.

4) 전통시장 등 소상인 및 지역(로컬)의 영세 생산자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포용성장의 관 점에서 중요한데, 분배의 개선을 통해 사회 전체의 소비동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임.

5) 먹거리 기본권 보장 여부는 ‘건강자본(health capital)’에 영향을 미치는데, 건강자본은 경제활동의 양과 질 및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임. Arrow et al.(2012)은 소득 격차는 건강자본 격차를, 건강자본 격차는 순차적으로 건강 격차를, 건강 격차는 결국 소득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설명하였음.

일종의 악순환인 셈이다. 경제적 취약계층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 건강자본, 건강, 소득에서의 격차를 완화시켜 포용성장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됨.

스템 및 식품정책 분야, 특히 우리 국민의 식생활 또는 식품소비 분야도 우리 사회 전반의 포용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여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광 범위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대응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1.1.2.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식품소비/식생활 관련 정책 검토 필요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서 주목하 는 이슈로,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도 각국이, 그리고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사 회적, 기후·환경적 문제를 완화해 나가는 것을 지향하는 개념이다. 기후·환경적인 문제가 지속가능성의 주요한 요소이지만, 불평등, 빈곤/기아, 에너지, 교육, 생물 다양성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방향으로의 전환 또는 변화를 지향하는 특징을 보인다.

푸드시스템(food system)에서도 지속가능성이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 기구(OECD)에서 추진한 최근 연구에서는 식품사슬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 하는 푸드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중요한 논의주제로 제시하였다. 또한, 국제연합 (United Nations: UN)에서 2021년도에 개최한 푸드시스템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5 대 실천분야(action track)도 각각 광의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하게 관련되는데, 5대 실천분야는 ① 안전/영양 관점에서의 식품 접근성 보장, ② 지속가능한 소비행태로 의 전환, ③ 친환경적인 생산 활동 확산, ④ 생계 및 가치의 관점에서 평등한 분배 촉 진, ⑤ 취약성, 충격 및 스트레스에 대한 복원력 구축을 포함한다.6) OECD 최근 연 구와 UN 정상회의 모두 지속가능성 개념을 환경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식생활·영양, 평등한 분배 등 다양한 관점으로도 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을 광의로 해석할 때, ‘식품정책(food policy)’이라는 수단을 통해 지속가능성 개선이 필요하다. 나아가 식품정책은 지속가능성 개선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는데, 적용 가능한 영역이 사회 분야(취약계층 식생활 보

6) UN Food Systems Summit 2021(https://www.food-systems-summit.krei.re.kr/Food SystemsSummit). 검색일: 2022. 1. 18.

장, 농식품 물가, 식품 관련 피해구제 등), 환경 분야(친환경 농식품 소비, 탄소배 출, 음식물쓰레기, 플라스틱 포장재 등), 영양/건강 분야(건강한 식품선택, 식생 활·영양교육 등) 등으로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식품정 책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거나, 혹은 평가·설계되는 단계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식품소비 및 식생활 이슈와 관련한 식품정책에서는 더욱 그러한 실정이다.

지속가능성은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각국의 산업, 농식품 소비자의 안정적인 미 래를 위하여 반드시 지향해야 할 가치이며, 이때 푸드시스템 및 식품정책의 역할 은 매우 중요하다. 푸드시스템 부문은 정책을 통한 개선 또는 실천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사회 전반, 환경, 농식품 제조·유통산업 및 외식산업, 소비자 식생활·영양 및 건강 등의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변화가 도모되어야 할 것이다. 식품정책은 푸드시스템의 건강한 발전을 유지하면 서도 전술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일으키는 수단으로써 효과적이면서도 미래지향 적으로 설계되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1.1.3.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목적함수’에 집중하는 연구의 필요성

식품정책은 매우 다양한 영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각 정책마다 추진 배경과 목 표를 갖고 있다. 정책을 설계, 도입 및 실행할 때는 △문제 제기와 정책 개입의 필 요성,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 △기대되는 효과와 부작용 등이 신중하게 고려 되며, 무엇보다도 제기된 문제를 정책의 개입으로 풀어야 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정책이 어떤 형태인지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이다.

이때 지속가능성이나 포용성장과 같은 ‘포괄적인’ ‘가치’ 자체가 개별 정책의 목적함수에서 최우선적으로 추구되기는 어려우며, 부차적인 목표로서 달성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정도의 가치로 여겨질 때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껏 추진되지 못했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추구될 필요가 있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가치 실현을 위한 영역과 방안에 대해 탐구하는 포괄적 연 구가 추진될 필요가 있다.

1.2. 연구의 목적

이 연구는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면서 출발한다. 3개년 연구의 마지막 해인 2022년 3년차 연구는 식품소비 및 식생활과 관련된 식품정책 을 전반적으로 검토·평가하여, 우리 사회 전반의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개선하 기 위한 미래지향적 과제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하였다.

3개년 과제를 통해 제시된 식품정책의 미래지향적 과제들이 ‘제3차 외식산업 진흥기본계획(2022~2026년)’과 ‘제4차 식품산업진흥기본계획(2023~2027년)’

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는 취약계층 대상 식품 지원사업의 설계 및 실행에 활용되고, 2021년에 개최된 UN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에서 요구되는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으로의 전환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함에 있어 일부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