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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2. 선행연구 검토

2.2.6. 기타 연구

소비자의 건강하지 않은 식생활과 그로 인한 영양 불균형은 만성질환과 더불어 노동생산성 저하, 빈부격차 등을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저해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UN은 국민 건강 및 영양 관련 내용을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주요 목표 로 제시하고 있다(Grosso et al., 2020).11)

또한 적정한 수준의 영양 공급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신체 능력 저하 와 더불어 노동생산성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개인의 소득 또한 감소할 수 있다 (Popkin, 1978). 특히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기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있어서(이 계임 외, 2017), 영양 공급과 노동생산성, 그리고 개인 소득 간의 관계는 해당 계층 의 소득을 감소시키는 데에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영양 공급과 건강한 식생활 장려는 식품 산업의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 도모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식품 소비자의 건강/영양이 추구하는 목표와 식품산업의 지속가능성이 내포하는 다른 가치가 추구하는 목표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 특히 식 품산업이 자연환경 및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할 때, 환경의 지속가능성과 소비자 건강은 서로 상충할 여지가 존재한다(Health Council of the Netherlands, 2011). 예를 들어, 육류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비타민 A, B, 철분 및 아연 등 전 연령대에 걸쳐 필요한 여러 영양소의 중요한 공급원이나 (Wyness, 2016), 한편으로는 육류 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심화시키는 주범이라 는 지적도 있다(Hyland et al., 2017).

11) 보다 구체적으로, 2번과 3번 목표(2. Zero hunger, 3. Good health and well-being)가 여기에 해당함.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논의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시작된 유럽에서는, 영국 (DEFRA, 2012), 이탈리아(BCFN, 2016), 네덜란드(Health Council of the Netherlands, 2011), 스웨덴(Norden, 2014) 등 여러 국가에서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과의 관계 설정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Garnett et al.(2013)은 지속가능한 식생활 지침 수립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을 아래와 같이 정 리하였으며, 이 중 일부는 분야별 지속가능성이 추구하는 목적이 일치하나, 그렇 지 않은 경우 각 목표의 우선순위와 여건을 고려하여 적절한 타협이 필요함을 지 적하였다. 그는 이러한 지속가능성 내 각 가치 간 관계를 ‘서로 간의 사랑이 바탕 이 된 결혼(love match)’이 아닌 ‘정략결혼(arranged marriage)’에 비유하였다.

식생활 지침

설정 분야 환경 관련 고려 필요 사항 소비자 건강(영양) 관련 고려 필요 사항

이외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고려 필요 사항

곡류 및 곡류 가공품

섭취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저감, 특히 가공 과정과 조리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온 실가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의 가공단계 고려

온실가스 이외에 발생할 수 있는 다른 환경 문제 최소화(예. 살충 제, 생태계 훼손, 수자원 사용)

가공 수준이 높은 곡 물가공품 소비 지양 섭취 종류(쌀, 밀, 감 자 등)

곁들여 먹는 음식의 영양소

선진국 내 특정 제품에 대한 선호 증가로 인한 개발도상국 내 소비자 의 영향 (예. 선진국 내 퀴노아 수요 증가로 인한 개발도상국 내 퀴노아 가격 폭등)

육류 섭취

환경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온실 가스, 수질오염, 토지 이용, 생물 다양성 등) 및 감축 목표 우선순위 설정

사육 방식별 환경에 대한 영향 고 려(방목, 밀집 사육)

소비되지 않는 부위(우족, 곱창, 간 등) 최소화

소비량

소비 종류(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섭취하는 육류의 특 성(생육, 가공육 / 지방의 포함 정도) 사육 및 생산 방식

동물복지

육류 산업 내 고용 및 수익 사료용 곡물 수요가 국제 곡물시장 에 미치는 영향

농가 경제 및 자연 경관

공장식 사육으로 인한 수인성 질병 발생 가능성

육류 소비의 문화적 중요성

유제품 섭취

환경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온실 가스, 수질오염, 토지 이용, 생물 다양성 등) 및 감축 목표 우선순위 설정

소비되지 않는 부위(우족, 곱창, 간 등) 최소화

곡물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 활용

소비량

소비 종류(우유, 치 즈, 지방 함량 정도) 생산 방식(기존, 유 기농 / 곡물 사료 제 공, 방목) 첨가물(설탕, 소금 등)

동물복지

사료용 곡물 수요가 식량안보에 미 치는 영향

농가 경제 및 자연 경관 유제품 산업 내 고용 및 수익 공장식 사육으로 인한 수인성 질병 발생 가능성

유제품 소비의 문화적 중요성

<표 1-6> 지속가능한 식생활 지침 수립 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

(계속)

식생활 지침

설정 분야 환경 관련 고려 필요 사항 소비자 건강(영양) 관련 고려 필요 사항

이외 지속가능성 부문에 대한 고려 필요 사항

수산물 소비

생물자원 고갈 및 그로 인한 생태 계 파괴

생태계 파괴로 인한 환경 영향

수산물 내 오메가3 함량

양식 방식에 따른 오 메가3 함량 차이

개발도상국 내 수산물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

유럽 선박의 수산물 남획으로 인한 개발도상국(특히 아프리카) 내 수산 업자의 피해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한 미래세대 수산물 소비 가능성의 저하

채소 및 과일 소비

저장 및 온실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 스 발생 최소화; 저장성이 좋은 채 소 및 과일과 제철과일 소비 장려 재배 작물별로 온실가스, 수자원, 토지 이용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 오렌지의 경우, 온실가스 배 출은 낮으나 관개시설을 통한 수자 원 이용을 많이 필요로 하는 반면, 바나나의 경우 반대로 수자원 대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

소비량 섭취 다양성

일부 작물의 경우 개발도상국 내 농 가들의 주요 수입원임.

노동착취, 저임금 문제

당류 소비

사탕수수 등 당류 생산에 사용되 는 작물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은 적으나, 수자원 및 토지를 많이 필 요로 함.

살충제 사용 과다

영양적으로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과다 생산

비만, 당뇨, 치아 부 식 등의 주원인

전세계 수백만 농가의 주요 수입원 공정무역

문화적 중요성

자료: Garnett et al.(2013).

네덜란드(Health Council of the Netherlands, 2011)에서는 그간 여러 논의와 연 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내 각국이 설정한 식생활 지침들이 전반적으로 소비자의 건강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토지 사용 등 환경에 대한 영향 또한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러한 영향은 주로 육류 섭취를 줄이고, 당류 및 과자류 등 영양학적으로 과다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절감과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자원 사용량의 절감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한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수산 물의 경우 고갈 문제가 심각함에도 아직까지 이를 대체할 식품이 제한적이라는 점

이다. 수산물의 경우 남획으로 인한 고갈 문제에 직면해있으나,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다른 식품을 통해 대체하기 힘든 영양소의 중요한 급원이며, 이에 대해 Garnett et al.(2013)은 수산물의 경우, 영양학적으로 ‘최적’ 수준의 수산물 섭취를 장려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섭취를 장려할 것을 제안하였다.

국내의 경우, 이계임 외(2014, p.122)에서 환경·농식품 산업을 동시에 고려하는 식생활 지침의 개발과 확산이 필요함을 지적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지속가능성 과 국민 건강/영양 간의 관계 설정 및 이에 적합한 식생활 지침 마련 관련 이슈가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환경·건강·배려’라는 3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제3차(’20~’24) 식생활 교육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0). 국민 건강과 환경, 국민 건강과 사회 등 지속가능성 내 다 양한 목표를 포괄하는 식품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우리나라 식문화에 적절한 식생활 지침 마련을 위해서는 부처 간 협력 강화, 식품 영양, 환경, 경제, 사회를 아 우르는 다양한 학제 간 토론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선행연구들에서 제시된 건강/영양/안전 관련 정책 수단들은 허만용(2018)이 제 시한 정책 구분 기준을 참고하여, 개입 정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개입 정도의 단계가 높을수록 정책 도입 과정에서 더 큰 소비자의 반발 이 예상된다.12) 개입 정도가 가장 약한 단계인 ‘약’ 단계와 그 다음 단계인 ‘중’은 각각 허만용(2018)이 제시한 소프트 개입주의의 ‘약한 개입’ 단계와 ‘강한 개입’

단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해당하는 정책들은 그 정책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약’ 단계로 구분될 수도 있고, ‘중’ 단계로 구분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식품표시 는 단순히 식품 내 영양성분 함량만을 표시할 수도 있으나, 나트륨을 많이 섭취할 경우 발생하는 질병 혹은 건강하지 않은 이미지(예. 비만 사진)를 제시하여 소비자 들의 행동 변화를 보다 강하게 유도할 수도 있다. 마지막 ‘강’ 단계는 소프트 개입

12) 단, 생산자의 경우 소비자와는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의 개입 정도에 따른 생산자 의 반응은 소비자와 다를 수 있음.

주의의 ‘차단 조치’에 해당하는 단계로, 세금 부과, 식품 재구성 등과 같이 소비자 의 선택을 일부 제한하는 조치들이 해당한다.

<그림 1-3> 개입 정도에 따른 소비자 건강/영양 관련 정책 구분

자료: 저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