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사업(project)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조인트벤처에서 는 그 사업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업무를 집행할 자가 필요하다. 프 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의 조합원으로 가입한 경우에는224) 회사형 조인트벤처의 특성상 프로젝트회사가 업무집행조합원이 되고, 내적 조합인 조인트벤처와 프로젝트회사 사이에는 민법 제707조에 따라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
나. 조인트벤처의 업무위탁과 업무집행자
그런데 프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 은 상태에서는 조인트벤처와 프로젝트회사 사이에 어떠한 법률관계 가 존재하는지가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회사형 조인트벤처의 특성에서 찾아야 한 다. 회사형 조인트벤처는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이 직접 그 공동의 사업실행 업무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업무를 집행할 자로 프
223) 民法注解(주 222), 78(金載亨 집필 부분). 이와 달리 金亨培, 債權各論(新訂版), 博英社 (2001), 752에서는 조합의 공동사무에 대한 업무집행은 조합원의 고유한 권리·의무에 속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모든 대외적 업무집행을 조합원이 아닌 제3자로 하여금 전행 하게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224) 프로젝트회사의 조인트벤처에 가입에 관한 상세 내용은 본 논문 제4장 제3절 Ⅰ. 3.
항 참조.
로젝트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적 요소이다. 조인트벤처의 당사자 들은 공동의 특정한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총체적 사업계획(또는 사 업구상)을 조인트벤처 계약에서 정하여 두고 있고, 그 사업계획의 범위 내에서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의사를 결정하고 그 의사를 집행하는 업무를 프로젝트회사로 하여금 담당 하게 하는 것이다.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이 총체적인 사업계획의 구체적인 집행 을 이미 설립된 제3의 회사에 전적으로 위탁하는 방식도 가상하여 볼 수 있다. 만약 제3의 회사에 전적으로 위탁한다면, 그 제3의 회 사가 조인트벤처의 업무집행자임은 명백해 보인다. 조인트벤처의 업 무를 위탁하기 위하여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제3의 회사에 위탁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프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의 업무집행 자라는 점에서 실질적 차이가 없다.
따라서 프로젝트회사가 내적 조합인 회사형 조인트벤처의 업무 집행자로서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조인트 벤처와 프로젝트회사 사이에는 위임관계가 성립한다. 프로젝트회사 는 회사형 조인트벤처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 조인트벤처 계 약상의 총체적 사업계획을 실행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하에서는 이 견해에 대하여 예상 가능한 반론을 살펴보겠다.
1) 업무위탁 행위의 존재
첫 번째 예상 반론은 프로젝트회사의 설립행위만 있었을 뿐, 조 인트벤처의 업무를 프로젝트회사에 위탁한다는 계약이나 실제 행위 가 없었으므로, 프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의 업무를 위탁받은 바가 없어 수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의 특정한 사업의 실현은 본래 조인트벤처의 업무 이다. 그 특정한 사업의 실현을 프로젝트회사의 고유한 사업목적으 로 하여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하는 행위 자체에 조인트벤처의 프로
젝트회사에 대한 업무위탁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회 사의 설립과 동시에 프로젝트회사와 내적 조합 사이에 위임관계가 성립하고, 별개의 업무위탁 행위는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사고는, 미국에서 1925년 Wabasch Ry Co. v. American Refrigerator Transit Co. 판결225)에서 복수의 철도회사들이 공동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실행하기 위하여 자회사인 냉동회사를 설립한 경우 조인트 벤처 관계와 냉동회사가 공존한다고 판단하면서, 그 이유로 “자회사 가 수탁자(trustee) 또는 수단(instrumentality)으로 사용된다”는 점 을 들었던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226) 만약 조인트벤처의 프로젝트 회사에 대한 업무위탁 행위가 별도로 필요하다면, 조인트벤처 계약 에서 회사설립 후 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의무를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프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 계약의 당사자로 가입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2) 위임 해지의 자유
두 번째 예상 반론은 조인트벤처나 프로젝트회사가 위임관계를 자유로이 해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위임의 본질적 행태에 반한다는 것이다. 위임계약의 당사자는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민법 제689조 제1항), 다만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 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689조 제2항). 위임계약의 당사자들은 해지권 포기에 관한 특약을 유효하게 할 수 있으나, 이러한 특약이 존재하는 경우 에도 당사자는 여전히 위임계약의 해지 자체를 자유로이 할 수 있 다.227)
225) 76 N.J.Eq. 592, 75 A. 568 (Ct. Err. & App. 1910).
226) 이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본 논문 제4장 제1절 Ⅰ. 3. 항 참조
227)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47108 판결(공2000상, 1254). 이 판결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사무처리를 유상으로 위임하는 계약 을 체결하면서 피고 회사의 수임인으로서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2년간 위임계약을 해지하지 않는다’는 특별 약정을 하였음에도 2년이 지나기 전에 일방적으로 위임계약
그러나 조인트벤처와 프로젝트회사 사이의 위임은 단순한 일반 적인 위임이 아니라, 회사형 조인트벤처의 핵심적 구성요소로 포함 된 것이어서, 회사형 조인트벤처의 전체 계약관계와 운명을 함께해 야 하므로, 위임의 해지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228)
또, 프로젝트회사의 해산에 관한 결의와 조인트벤처의 해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이 프로젝트회사 와 위임관계만 해지하는 것은 회사형 조인트벤처 계약의 핵심 내용 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 또한, 프로젝트회사가 조인트벤처와의 위임관계를 해지하고 조인트벤처를 위한 특정한 사업을 실현하기를 중단하는 것은 프로젝트회사의 설립목적이자 존재 이유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결국,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이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한다는 것 에는 조인트벤처와 프로젝트회사 모두 위임관계만을 따로 떼어내서 해지하지 않기로 한다는 합의가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가 공서양속에 반하거나 탈법행위에 해 당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또한, 위임의 해지가 항상 자유롭게 허용 되어야 한다는 것은 위임의 구성요건적 요소가 아니다.
3) 책임 범위의 확대
세 번째 예상 반론은 조인트벤처 당사자의 법적 책임이 자신의 출자금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어 당사자의 당초 의도에 반하게 된
을 해지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기본급, 자녀 학비, 퇴직금 등에 해당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대법원은 “위임인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의 이익도 목적 으로 하는 위임의 경우에는 위임인의 해지 자유가 제한되어 위임인으로서는 해지 자 체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관계없이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한 경우에는 상대방인 수임인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는 조성민, “위임계약의 해지와 손해배상의 범위”, 판례월보 제360호(2000. 4. 25.), 8 이하; 박인환, “委任人에 의한 任意解止의 制限: 민법 제 689조 제1항의 축소해석”, 民事法學 43-1號, 韓國司法行政學會(2008), 211.
228) 編輯代表 郭潤直, 주석 民法注解[ⅩⅤ], 博英社(1997), 595(李在洪 집필 부분); 金亨 培, 債權各論(新訂版), 博英社(2001), 688.
다는 것이다. 즉 프로젝트회사가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대외적으로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는 경우에, 프로젝트회사에 대한 채권자가, 수 임인인 프로젝트회사를 대위하여, 민법 제688조(수임인의 비용상환 청구권)를 주장하며, 위임인인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을 상대로, 프 로젝트회사의 필요비 상환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당사자의 책임이 출자금 이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법 제688조는 임의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당사자들은 사전에 이와 달리 정할 수 있다. 조인트벤처 당사자들이 상호 출자 하여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출자금 이상으로 책임지지 않 겠다는 의사를 프로젝트회사에도 명백하게 한 것으로,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과 프로젝트회사 사이에 민법 제688조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원칙적으 로 프로젝트회사는 자신의 사업목적을 실행하는 데 지출된 비용을 조인트벤처 당사자들의 출자금인 자본금의 범위 내에서 처리해야 하고, 그것 이상으로 조인트벤처의 당사자들을 상대로 필요비상환청 구를 하지 못한다. 다만 조인트벤처 계약 등으로 주주의 추가출자 의무를 규정한 경우에는 그것을 따라야 한다.
4) 법인격 남용론
법인격 남용론229)에 근거한 예상 반대견해이다. 프로젝트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법인의 형태 를 빌리는 것에 지나지 않고, 법인의 배후에 있는 조인트벤처 당사 자들의 도구에 불과하거나, 그 당사자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 단에 불과하여, 법인격이 남용되고 있을 뿐이라는 예상 반론이다.
229) 법인격 남용론에 관한 문헌으로는 金載亨, “법인격, 그 인정과 부정: 법인격 부인 또는 남용에 관한 판례의 전개를 중심으로”, 民事法學 44號, 韓國司法行政學會(2009), 31;
李性哲, “判例를 中心으로 본 法人格否認論”, 法曹 通卷639號, 法曹協會(2009), 51;
김재범, “법인격 형해화 또는 법인격 남용의 인정요건”, 상법판례백선, 法文社(2012), 152; 정영철, “판례를 통하여 본 법인격부인론”, 商事判例硏究 22輯 2卷, 韓國商事判 例學會(2009), 3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