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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한 소득세 기능과 재분배기능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II. 한국 소득세제 변천과정과 문제점

2. 미약한 소득세 기능과 재분배기능

한국의 개인소득세가 갖는 특징 중의 하나는 전체 조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개 인소득세 비중은 2006년 기준 15.2%로, 36.5%인 미국의 1/3 수준이며, 28.6%인 영국의 1/2 수준, 그리고 가까운 일본(18.5%)보다도 3%포인트 이상 낮은 실정이다. 특히 1990년 대 후반까지 소득세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유지하다가 2000년대 초반에는 오히려 그 비중이 감소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꾸준한 2000년대 초반 GDP의 상승이 존재하였 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세의 비중이 감소했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소규모 자영업자로 전환되면서 대부분 이 과세미달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의 개인소득세의 비 중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은 면세점이 지나치게 높고 이로부터 과세자 비율이 지극히 낮 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단위 : 만원, %) 1975년 1980년 1985년 1990년 1995년 2000년 2005년 2006년 캐나다 32.8 34.1 35.2 40.8 37.5 36.8 35.7 36.3

한국의 소득세가 갖는 또 다른 문제점은 소득세가 갖는 재분배 기능이 약하는 것이 다. 조세정책이 소득재분배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 은 세전과 세후의 지니계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조세정책으로 인한 지니계수 의 차이는 수직적 형평성 효과와 고전적인 수평적 형평성, 그리고 순위변화 효과의 세 가지 요인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기존연구에서 한국의 소득세에 관한 누진도 분석결과는 일반적으로 분배개선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대우경제연구소의 『한국가구패 널조사』자료를 이용한 임병인(2003)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세전과 세후에 따른 지니계수 값의 차이인 소득분배개선 정도가 상당히 낮게 나타난다. 한편, 통계청의 『가구소비실태 조사』자료를 이용하여 이상적인 소득분배 수준과 현실의 세후 소득의 소득분배 수준에 대해 측정한 김준영․임병인(2002)에 의하면, 1996년이 1991년에 비해 평균소득은 1.6배 증가하고 과세표준에 근거한 조세부담을 측정하는 실효세율은 2.2% 증가했음에도 불구 하고 조세형평성 및 세후소득불평등도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1996년이 1991년에 비해 수직적 소득불평등도는 거의 변화가 없는 데 반해, 수평적 소득불평등도는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결과는 기존의 세전 및 세후지 니계수의 추계결과 세후지니계수가 감소되어 소득불평등도가 5년 동안 개선된 것으로 나 타난 결과와는 상이한 내용이다.

현진권․임병인(2003)의 연구에 의하면, OECD 가입국 중에서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프랑스가 가장 낮고 다음으로 스위스, 한국 순으로 나타나, 한국의 소득세제는 소 득재분배 효과 측면에서 OECD 국가들 중에서 하위권에 속한다. 평균세율의 경우 한국 이 6.5%이고 스위스는 12.1%, 프랑스가 6.2%로 수직적 형평성에 있어서도 한국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소득세제의 누진성 정도를 측정하는 Kakwani 지 수는 프랑스가 0.2717로 낮은 평균세율과 함께 수직적 형평성도 가장 낮게 나타났고, 스 위스는 평균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누진도 수준이 낮아 결과적으로 소득세제의 소득 재분배 효과가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스위스와는 다르게 소득세의 누진도는 비교적 높으나, 평균 소득세율이 낮아 결과적으로 수직적 형평성이 OECD에 가입된 여타의 국 가들에 비해 낮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OCED 국가들과 비교한 우리나라 소득세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비교 적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소득세제도 자체의 누진성은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지 만, 국민이 느끼는 절대적 부담수준인 평균세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한국의 낮은 소득재분배 효과는 수평 적 불공평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되어진다. 일반적인 분석에서 나타는 한국 소득 세제도의 높은 누진성은 전영준(2002), 성명재(2002; 2003; 2006), 유경준(2003), 현진권․

임병인(2003) 등의 연구에서도 지적되고 있지만, 지니계수 변화율을 이용한 소득세의 소 득재분배 효과를 살펴본 결과들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와 비슷할 뿐 나머지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 소득세의 면세비율이 매우 높은 반 면 세수 규모(비중)는 작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성명재, 2002; 2003; 2006; 현진권․임병 인, 2003).

[그림 1] 소득세의 재분배 효과 국제비교

자료 : 성명재(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