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를 규율하는 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하 ‘독점규제법’이라 함｣의 저작물에 대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출 판문화산업진흥법｣의 도서정가제이다.
독점규제법은 제29조에서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 판매가격유지행위는 거래당사자의 가격결정권을 구속하는 것이기 때 문에 당연위법으로 금지된다. 그러나 독점규제법은 제29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저작물은 예외적으로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64) 지급 최소금액을 2천원으로 산정한 것은 지급에 소요되는 은행 송금수수료, 전화비, 기타 행정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65) 오마이뉴스, 2005. 10. 19.
66) 서계원, “저작물 이용 및 보상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지식재산콘텐츠의 보호를 위한 법적과제｣, 한국법제연구원, 2007, 43쪽.
제3 절 도서정가제의 유지
따라서 2003년 2월 27일부터 시행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은 제22 조에서 도서정가제를 규정하여 시행하여왔으며, 이 제도와 관련하여 서는 전자출판업계와 오프라인 출판업계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많은 분쟁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관계자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이 제도는 독점 규제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허용하고 가격경쟁 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허용의 근거와 타당성에 관해서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2. 도서정가제의 개념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제22조 제1항에서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 으로 간행물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하 ‘정 가’라 한다)를 정하고 이를 해당 간행물에 표시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출판사가 도서 등의 소비자가격(정가)을 정하여 표시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그리고 제2항에서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는 간행물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2항에 따른 저작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가대로 판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도서의 재판매가격 유지, 즉 출판사에 의한 도서정가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결국 도서정가제는 법률적으로 ‘재판매(再販賣) 가격 유지제도’(Resale Price Maintenance : RPM)를 일컫는다. 즉 생산자인 출판사가 정한 가격 대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도이며, 소매 단계에서 책정하는 경쟁가격 이나 정찰제와 달리, 생산 단계에서 책정한 경쟁가격을 그대로 소비 자 판매가로 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도서정가제의 장점으로는 전국 균일가를 통한 문화복지 구현, 다품 종 소량생산이 특성인 도서상품의 시장실패 방지 기능, 출판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 사업자를 가격경쟁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문 화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반면, 단점으로는 자본주의 시장경쟁의 일반 원칙인 소비자 가격 선 택권의 부정, 불완전 경쟁으로 인한 시장 발전 지체 가능성 등이 지 적된다.
3. 외국의 도서정가제 현황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모든 상품의 재판매가격 유지(정가제 적용) 행위를 원칙적으로 규제한다. 하지만 출판물이라는 지적 재화를 일반 상품과 동일한 시장경쟁 원리의 범주에 둘 것인지, 아니면 공공재라는 관점에서 예외적으로 생산자가 정한 수직적 가격 결정을 허용할지의 정책 선택은 국가마다 판이하다. OECD 30개 회원 국 중 16개국이 도서정가제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세계적 시장권을 가진 영어권 중심의 14개국은 정가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국의 정가제 대상 품목은 일본처럼 저작물 6개 품 목(도서, 잡지, 신문, 음악용 음반․테이프․CD), 독일․오스트리아․
포르투갈․덴마크처럼 도서․잡지․신문을 포함한 경우 등이 있는데, 대체로 도서와 잡지가 주요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교과서를 정가제 대상으로 포함한 경우와 이를 배제한 경우, 도서정가제 적용 기한을 출판 후 2년 등으로 설정한 경우(유럽)와 특별히 정하지 않은 경우(일본)가 있다. 단, 정가제 기한이 출판 후 2년 등으로 정해진 경 우라 하더라도, 출판사의 의사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여 대부분의 출 판물은 정가제 상품으로 취급된다.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를 예외적 할 인판매 대상으로 정한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이와 같이 정가제 적용 여부 및 그 범위는 나라마다 다르다. 공정거 래정책, 출판의 역사와 특질, 교육 및 문화정책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용됨을 알 수 있다. 경제력이나 시장자유화 정도에 비례해 획일적으로 출판물의 가격제도나 도서정가제의 유무 및 형태가 구분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사회의 출판시장 질서에 대한 문화정책 차원
제3 절 도서정가제의 유지
의 고려와 관련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중대한 제도 존립의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