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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제도의 양적 수준과 지방정부의 성과에 관한 가설

현대의 민주주의 정부는 법과 규범에 기반을 둔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고 이를 활용하여 정책을 수립한다. 정부의 정책 결정과 정부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지만 대개 개인적, 구조적, 환경적 요 소의 3가지 요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Kimberly & Evanisko, 1981). 그중 에서도 구조적 요인에 해당하는 제도는 정부성과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 이다. 제도는 행위자들이 상호작용을 할 때 서로에 대해 안정적이고 예 측 가능한 기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행위자들과의 협 력성 증진 및 거래비용 감소와 같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제도는 유인구조를 바꾸어 조직 구성원들이 새롭게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을 습 득하여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자극하고 이를 통해 사회를 바람 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더불어 제도는 자율성을 가진 실 제이며 개인의 행위를 형성함과 동시에 제약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약하면 신제도주의적 관점에서 제도는 동태적 개념이며, 제도의 틀 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정책 현상을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는 인과관계 분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주민참여제도는 주민참여를 담 는 수단적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제도라는 구조적 요인의 한 요소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주민참여제도는 주민참여를 위한 도구의 역할과 정부성 과의 제도적 영향요인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가진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선행연구를 종합해볼 때, 주민참여제도의 도입 또는 운영은 지방정부의 민주적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행연구 대부분에서 지방정부의 민주적 성과는 ‘주민 참여의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혹은 ‘정부의 대응성이 향상되었다’와 같이 주민의 주관적 인식에 대한 설문 조사의 결과가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주민참여제도가 지방정부의 청렴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주민참여제도가 정부의 대응성 또는 서비스의 질 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주민참여제도의 도입 및 운영이 지방정부의 예산 성과 또는 배분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연구 등 개별 주민참여제 도의 효과를 객관적 지표로 측정한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지금까지 주민참여제도와 정부성과와의 논의는 개별적 수준의 주민참 여제도와 특정 정부성과와의 관계에 대한 규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 히 개별 주민참여제도의 도입 또는 운영행태가 정부의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는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주민 참여제도를 집합적 수준에서 논의하는 연구는 대부분이 주민참여제도 도 입의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그치고 있다. 주민참여제도의 도입은 자 연스러운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필요 또는 특정 영향요인에 의한 의도적인 성격을 가진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을 통해 도입되어 운영 중인 주민참여제도의 전체적 수준의 증가는 지방정부의 민주적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역사적 신제도주의 관점에서 도입된 기존의 제도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경로 의존성 때문에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현 재의 정책 선택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 및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제도의 경로 의존성과 지속성 은 주민참여제도가 한번 도입되면 쉽게 폐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축적 된 제도의 수준이 정부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가정 하게 한다. 한편, 주민참여제도는 독립적으로 정부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도 하지만, 하나의 참여제도가 아닌 다양한 참여제도가 정부 정책과정에 서 상호 영향력을 주고받거나, 또는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 컨대,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개발정책이 추진되기 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시정소식지 등을 통해 홍보하는 과정을 거친다. 개발정책의 형성과정에서는 공청회가 이루어지며, 정책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주민설명회가 열린다.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으며, 개발이 진행됨에 따 라 사용한 예산의 내역 등이 공개된다. 개발과정에서 불공정하거나, 주민

생활에 불편한 사항이 발생할 때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되고, 사안 에 따라서는 옴부즈만 활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즉 하나의 정책에 다 수의 주민참여제도가 복합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즉 얼마나 다양한 방식의 주민참여제도가 운영되 고 있는지에 따라 정책의 성과, 즉 정부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제도적 요인은 정부성과에 상반된 영향을 미칠 수 있 다.

한편, 정부 정책과정에서 주민참여제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 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이 더 민주적이고 분절화됨을 의미한다. 이런 관 점에서 통합된 정부 형태와 분절된 정부 형태라는 정치 제도적 요인이 정부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기존연구들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 이 통합적이고 위계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다수의 위원회 결정을 거 쳐 분절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정부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통합된 구조의 지방정부가 시민에 대한 대응성을 향상하고 효율성 및 책임성을 개선할 것이라는 연구(Anderson, 1925), 분절된 정부 형태가 공공서비스에 더 효과적이며 효율적이며(Rodrigez, 1999) 같은 의미에서 시민이 참여할 때 정부성과가 향상되었다는 Neshkova & Guo(2011)의 연구는 정치·제도적 요인이 정부성과에 상반 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지방정부 차원에서 운영 중인 전체 주민참여제도에 따른 효 과를 종합적 측면에서도 검증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주민참여 제도의 도입은 정부 정책과정에서 주민참여의 통로가 다원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절적 의사결정과정의 물질적·비물질적 비용증가와 같은 측면에 서는 정부성과에 부정적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도출한 본 연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 1: 주민참여제도의 양적 수준은 지방정부의 민주적 성과에 유의 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1> 주민참여제도의 양적 수준은 지방정부의 투명성에 유의미한 영 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2> 주민참여제도의 양적 수준은 지방정부의 대응성에 유의미한 영 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1-3> 주민참여제도의 양적 수준은 지방정부의 효과성에 유의미한 영 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