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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리스도교 영성 이해

Ⅱ. 이론적 배경

4) 현대 그리스도교 영성 이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현 시대의 긴급한 요구들과 필요성을 염두에 두면서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 그리스도교인의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논의하였다. 이

공의회를 통해 교회는 세상에 대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시대 의 표징’을 읽고 이를 과제로 삼으면서 교회의 개방을 추구하고 세상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하였다(방효익, 2001). 공의회 이후 교회 안에서는 영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대두됨에 따라 다양한 영성적 흐름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영성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심리학, 신학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삶 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상담․교육․의학․간호학․심리학․사회사업․중독 치료 등의 여러 전문직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내면의 치유와 관 련해서 영성에 관한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문헌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경열, 2006). 이러한 움직임을 볼 때 영성은 심리치료와는 다른 접근으로 떠오 르고 있고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건강과 안녕의 삶을 영위하는 목표에 ‘영성’은 빠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궁극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영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므로 현대의 그리스도교 영성 또한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전인적 차원의 영성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육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초월하는 영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가 아닌, 즉 영과 육을 분리시키는 이원론적인 차원이 아니라 이를 결합시키는 전체적인 차원으로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한다(이영준, 2004).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왜곡된 영성은 삶의 일부만을 강조하는 데서 나타난다.

신학자 Donal Dorr는 균형 이룬 영성은 세 가지 주요한 생활영역, 곧 개인적 영 역, 간(間)개인적 영역, 그리고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성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이러한 영역들을 종교․신앙적인 차원, 도덕적인 차 원, 정치적인 차원으로 설명하면서 이 중 어느 것이나 다른 두 가지와 연계될 때 라야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거 나 온전한 통합을 위한 작업에 실패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왜곡하는 것으로 보았다(Donal, 1990).

따라서 그리스도교 영성은 인간 존재와 행위의 모든 부분을 포함하는 ‘전인적 차원의 영성’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인간과 세상, 그리고

세상의 모든 피조물에게까지 미쳐야 한다는 말이다(윤창신, 2008). 더 나아가서 전인성은 인간의 구성요소인 육체․정신․영혼이 전체적으로 다루어진 개념이므 로 개인의 무질서함을 질서정연하게 바로 잡아주면서 심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영성이 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유진호, 2017).

(2) 공동체적 영성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백성의 일원,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성령 안에서 그 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이다. 또한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를 위해 서 소질과 능력, 과제를 인식하고 이웃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상적 공동체 안에서 의 삶으로 초대되었다(Weismayer, 1996).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공동체에 대 한 가치 부여는 도시의 고독이나 익명성을 피해 달아나려는 갈망에서 기인한 것 이 아니라 세속적 차원들 안에서 보다 긴밀한 상호 의존 관계의 강화에 의한 것 이라고 보았다(Fiores, 1996).

따라서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이자 삼위일체 사랑 안에 모인 하 느님 백성인 교회의 실재에 대해서 주의를 집중시킨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서로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 시고 오직 사람들이 백성을 이루어 진리 안에서 당신을 알고 당신을 거룩히 섬 기도록 백성을 이루어 진리 안에서 당신을 알고 당신을 거룩히 섬기도록 하셨다.

이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은 교회가 ‘일치’(communio)라는 점, 다시 말해서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교회의 실재를 심화시켰다. 그 리스도인은 그리스도 몸의 지체가 됨으로써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한 몫을 하게 되었고 그것으로 그리스도의 성령 안에서 새로운 삶에 참여한다. 그리스도인 각 자는 교회 안에서 교회의 성사를 통해 일치된 공동체로서 보다 나은 미래에 대 한 희망의 상징이므로 그리스도교 영성은 개인적인 차원의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윤창신, 2008; 이영준, 2004).

(3) 하느님체험으로서의 영성

오늘날 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경험의 영역 안에 머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신비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을 본능적으로 의심한다. 그들에게 이 세상은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어 그 신적 질서에 의해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선사된, 인 간적인 질서를 창조해야 하는 역사의 재료이며 건설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러한 현실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이해된 자신의 종교적 체 험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만남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지각과 종교적 체험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Fiores, 1996).

현실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에게서 인간이 삶 과 체험에서 비롯되는 길을 이용한다. 곧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충만함과 가치들, 또는 생명의 공허와 한계로부터 출발하여 하느님을 체험한다. 한편으로 고통이나 실패, 한계와 죽음 등의 체험은 종교적 의심과 무신론의 동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긍정적으로 겪은 모든 체험을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 음을 느끼고 하느님께로 향하는 하나의 길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전통에 지속적 으로 충실한 그리스도인들은 계시된 하느님 말씀을 묵상함으로써 성경과 문화적 생활에 참여함으로서 하느님 뜻에 일치하고 정의를 위하여 투신하면서 살아있는 하느님을 체험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영성은 하느님 체험 안에 그 시작과 목적 을 두고 있으며 이 체험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그것을 세상에 드러낸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영성에 있어서 하느님 체험은 필수적이다 (윤창신,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