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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배경

1) 죽음의 성경적 이해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죽음의 기원은 아담(Adam)의 범죄로부터 연유된 것으로 나타나며(창세 2, 17; 3, 19) 죽음 그 자체에 대한 함축된 의미를 지니고는 있으 나 죽음에 대한 통일된 견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구약성경에서 생명과 죽음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는 확신이 있다(창세 2, 16-17). 곧 생명이란 하느님과 관 계를 맺고 있는 것이며 하느님과 교제하는 것이 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하느님과 맺고 있던 관계가 끊어진 것을 뜻하였다(정인상, 2007).

(1) 구약성경에서 나타난 죽음

구약성경에서 인간 죽음의 문제를 많은 구절에서 언급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 타나는 죽음의 기원은 아담의 범죄로써 연유된 것으로(창세 2, 17; 3, 19) 구약성 경 전체에 걸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죽음 그 자체에 대한 함 축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김정우, 1982).

초기 구약시대에는 죽음과 죄악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확실하였다(창세 2,

16-17). 생명과 죽음이 하느님의 손에 달렸고 어떤 경우에라도 불평하지 않고 모 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순종적인 삶(조규만, 1997)이라고 했다. 구약성경에서는 죽음의 보편성과 아울러 죽음과 연관된 인생의 허무함을 말하고 있다. 죽음은 각 사람에게 닥칠 어떤 것으로 모든 사람이 부딪히는 문제가 되는 것으로 인류의 공통된 숙명인 동시에 온 세상이 가야 할 길이다(1열왕 2, 2; 2사무 14, 14; 창세 3, 19-20; 욥 14, 1-12). 그리고 어릴 때의 죽음은 큰 악의 세력에 의해서 생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보았고 노년기의 죽음을 하느님의 축복으로 바라보는 이상적인 죽음도 제시하고 있다(창세 21, 16; 2사무 18, 32; 욥 5, 26). 이와 같이 초기 구약 시대에는 죽음 그 자체를 여러 형태로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나 인간의 지상 생활 이 끝난 후에 개인의 사후 생활이나 개인적인 생명이 계속된다는 단계의 인식에 까지는 못 미치고 있었다(김정우, 1982; 정인상, 2007).

구약성경의 후기 저서들은 초기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조기 사망한 것이 아니 라 천수를 누린 후 죽은 것으로 첨가하여 말하고 있다. 고대 히브리 사람들은 죽 은 자들은 완전 무화(無化)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생명을 상실한 상태에로 전위 되는 것으로 믿었다. 이러한 이해는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쉐올’(sheol, 음부(陰 府)) 사상 속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쉐올은 ‘지하의 세계’, ‘무덤 같은 곳’, ‘황량 한 광야 같은 곳’, ‘침묵’(시편 115, 17) 등으로 상징되었으며 한 마디로 생명의 상실이 죽음이었다. 일반적으로 후기 구약시기 초기에는 쉐올이 영원한 형벌의 장소를 의미하며 심판일 전의 악인들의 영혼들이 거처하는 곳으로 생각하였다.

지혜문학에 와서야 쉐올에서의 죽은 자의 존재와 하느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표상이 극복된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극복하는 희망은 묵시문학(다니 12, 1-13; 조규만, 1997)에 이르러서야 죽은 자들의 부활을 기대하는 모습을 취하게 된다(우재명, 2007; 정인상, 2007).

구약성경에서의 죽음의 특징은 인간이 자신의 명대로 살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때가 차지 못한 채 맞이하는 죽음은 언제나 생명의 원 수인 죄의 대가(김정우, 1982; Vorgrimler, 1998)로 나타났다(2사무 12, 16). 그리 고 죽음은 일반적으로 생명의 자연적인 경계선이고 생명의 유한성은 하느님으로 부터 오는 것으로 하느님은 죽음과 생명의 모든 권세를 가지고 계시는 분이며 인간이 자기의 명대로 살기 위해서는 야훼께 향해야 하는데 이는 야훼가 생명의

원천(시편 36, 8-10)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인간이 죽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율법과 지혜의 교훈을 통해서 죽음을 피하고 생명을 얻도록 노력해야 했다(김정우, 1982; 정인상, 2007).

더 나아가서 구약성경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 은 인간 스스로의 힘이 아닌 그 본성상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의 은총의 개입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죽음의 권세가 인간에게 미칠 때 인간은 단지 하느님께 호소할 수 있을 뿐이다(시편 6, 5; 13, 4; 116, 3).

(2) 신약성경에서 나타난 죽음

신약성경에서의 죽음 이해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연결하지 않고는 불가능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이전까지는 아직도 죽음은 구약성경의 사상을 그대 로 반영하여 죄의 결과로써의 죽음 이해가 지배적이었다(로마 5, 12; 1코린 15, 21; 김정우, 1982; 정인상 2007; 조규만, 1997).

신약성경시대의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하에 있으면서 헬라문화권의 영향을 받게 된다. 헬라사고 안에서는 히브리적사고와 달리 존재(being) 개념을 소유하 면서 육체와 영혼을 상호독립적인 실체로 본다. 이러한 헬라적사고 안에서 영혼 은 정신적 실체로서 비공간적(non-spatial) 비분해적(indissoluble) 불멸적 (immortal)인데 반해, 육체는 물질적(material) 공간적(spatial) 분해적(dissoluble) 사멸적인(mortal) 특성을 지닌다. 영혼은 자신의 불멸성을 누리면서 죽음 후에 자신의 행위에 따라 심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하느님과 함께 영복을 누리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우재명, 2007).

구약성경과의 연관성 안에서 신약성경 역시 죽음의 원인을 ‘죄’에서 찾는다. 사 람의 잘못으로 인해 죄가 세상에 들어왔으며 그 죄를 통해 죽음이 왔다(로마 5, 12).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이 자신의 죄로 인해 죽을 몸이 되었다(로마 7, 24).

하지만 신약시대의 유대인들에게 죄가 극복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었듯이 죽음도 극복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 신약성경에서의 중요한 관심은 인간이 죽음의 공포에 머무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죽음의 신비와 부활의 체험을 통해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오시기 전까지 세상은

단지 죽음의 왕국이었지만 그리스도께서 오시고 당신의 죽음으로 죽음자체를 이 기심으로써 인류에게 있어서 죽음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새로운 의미로 전환 되었다.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신 그리스도는(1코린 15, 3) 당신 죽음으로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셨으며(로마 5, 10) 우리가 약속된 상속을 받게 해 주셨다(히 브 9, 15-16; 우재명, 2007).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지니신 분이시기에’(묵시 1, 18) 저승에까지 내려가셔서 당신께서 세상에 오시기 전에 먼저 죽은 사람들을 구원하셨다.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과 후세의 모든 사람들을 위 해서 죽으셨기 때문에 그분의 죽음은 구원의 효력, 즉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따라서 죽음을 물리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사람들은 절망 속에서 죽음에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희망하며 새 로운 삶을 살아간다(주영일,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