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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중심지, 신도시, 그리고 집적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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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연계 속에서 수행되었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기존의 경제력을 공고화함으 로써 이루어졌다. 영국의 신도시 건설 정책이 경제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고려되 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신도시가 입지한 지역 내에서 그리고 그 하위 지역에 걸쳐 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검토한다. 첫째 경제성장과 관련하여 신도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둘째, 이러한 신도시의 역할이 어떻 게 지역계획과 경제계획을 통해 실현되었는가? 다시 말해,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 운 중심지의 ‘자연스런’ 잠재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계획은 이 잠재성을 강화할 수 있는가를 검토 하고자 한다. 본 여구는 먼저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개발 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중심지가 일반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것이 다. 영국 신도시개발 사례 중 특히 스코틀랜드의 ‘제2기’ 신도시 사례를 보다 중 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스코틀랜드를 사례연구 대상으로 정한 것은 스코틀랜드 의 신도시들이 광역 지역개발 전략의 틀 안에서 개발되었거나, 1963년 이후에는 성장의 중심지 기능을 지닌 채 신도시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영국 의 신도시 개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다룬다.

다.

원래 성장극은 공간이 배제된 개념이었다. 이 개념을 처음 제시한 페루 (Perroux)는, 국가 경제에서 다른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주도적인 산업을 가리켜 성장극(growthpole)이라고 불렀다(Perroux, 1972). 부드빌(Boudeville)이 개념을 받아들여 공간경제에 적용하였고, 새롭게 성장거점(growth center)이라 는 개념을 만들었다. 부드빌은 전후방 효과를 통해 다른 산업과 경제활동에 영향 을 미치는 주도산업이 한 도시에 입지하게 되면 그 도시가 성장거점이 될 수 있 는 잠재성을 가지게 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선도 산업의 입지가 부품제조업 이나 여타 연관 산업의 입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주도산업’을 한 지역에 유치함으로서, 그 지역성장을 유도하는 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많은 지역 정책담당자나 계획가들이 오랫동안 이 이론의 신봉 자였다. 성장극과 성장거점은 종종 혼용되어 쓰인다(Darwent, 1969).

스코틀랜드 신도시정책은, 인구와 경제활동이 집중된 거점을 건설하는 성장거 점 정책과 기존의 신도시 개발 정책이 융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 신도시 개발의 주요 목적은 원래 교외화 현상에 따라 나타나는 주택 부족 문제에 대처하 기 위한 주택 공급이었다. 비록 신도시 건설계획의 주요 목적이 일반적으로 주택 공급이었다고는 하나, 몇몇 특별한 경우 특정 목표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이용하 기도 하였다. 예컨대, 주변 지역이나 국가의 경제성장보다 낙후지역 경제성장을 촉진하거나 경제성장의 방향을 재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도시 개발이 이용되 기도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국의 신도시 건설계획이 주택문제의 해결을 최우 선으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 정책수단이 저개발 지역의 도시문제의 해결이나, 경 제성장이나 투자 촉진 정책의 하나로 사용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물론 영국 신도시 정책이 주로 과잉도시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추진되었으나, 모든 신 도시 건설은 새로운 투자에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했고, 일부 신도시는 새로운 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 신도시 건설은 종종 경제성장 목표 달성 과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지원과 같은 정부 공약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한편 이러

한 공약은 투자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유인책이 되었다.

지역경제개발에서 신도시의 역할을 연구할 때, 종종 성장거점 개념이 활용된 다. 그러나 영국 신도시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성장거점 역할을 띤 신도시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영국 신도시 건설 목적이나 규모가 부드빌(1966) 이 사용했던 순수한 성장거점과는 다른 점이 있었고, 다른 국가들의 경험과도 달 랐기 때문이다.

성장거점 개발 정책은 보통 성장에 대한 요구가 큰 저개발 국가나 지역에서 주로 사용된다. 이 정책은 종종 성장의 재분배를 위해서, 혹은 경제적으로 뒤쳐 진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그리고 때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시행된다.

성장거점으로서 신도시 건설 정책은 경제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으며,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1970년 대 한국의 대규모 공업단지 개발에서도 성장거점이론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 다. 한국 정부가 국가발전이라는 화두를 풀어보려는 투자와 노력의 일환이었던 울산, 포항, 창원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기존 중심 도시에 집중되어 있던 주요 기반 시설의 구축과 개선은 새로운 공업도시의 개발로 이어졌고, 이 도시들은 예 상했던 대로 국가 경제발전의 중심축이 되었다. 한국의 경우는, 특정 산업을 유 치하기 위해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본래 의미의 성 장거점에 가까웠다. 울산의 석유화학산업, 포항의 제철산업, 창원의 중공업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Markusen and Park, 1993; Sonn, 2007). 주요 주도산업에 대한 투자는 새로운 네트워크의 형성, 새로운 전방/후방 연관 산업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한국 사례가 전형적인 성장거점 개발사례라면 스코틀랜드 사례는 이에 비해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신도시는 ‘선구적인’ 성장거점으로 계 획된 바가 없다. 경제적으로 침체된 지역을 개발하거나 배후 지역 혹은 주변부 지역 경제개발을 위해 신도시 건설 정책을 추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의 신도시는 과잉 도시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탄생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건설된 신도시는 성장거점 네트워크의 한 부분을 담당하면서 광역

지역경제 개발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 네트워크 기능은 광역 전략 이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지역의 성장을 이끌어 내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성 장 중심(growth point)은 대규모 경제재구조화 하에 더 넓은 단일경제(single economy), 다핵전략(poly-centric strategy)으로 통합되는 소규모 중심지들을 의 미한다. 신도시/성장의 중심지는 다핵 도시-지역 출현을 촉진하는 개발과 투자 의 기반을 형성하였다. 기반 시설 구축과 개선을 통해 다핵 도시-지역으로의 부 와 투자의 이전은 점점 늘어났다. 최근 경제지리학과 지역계획학 이론들은 새로 운 ‘도시-지역’(Scott, 1998)개념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네트워크도시(network city)’(Albrechts and Lievois, 2004; Bantten, 1995; Camagni and Salone, 1993),

‘다중심 도시지역(poly-centric urban regions)’(Bailey and Turok, 2001;

Kloosterman and Lambregts, 2001; Meijers, 2005), ‘다핵화된 대도시 지역 (poly-nucleated metropolitan regions)’(Dieleman and Faludi, 1998a; 1998b), ‘다 핵도시(poly-centric cities)’(Musterd and Zelm, 2001; Hall and Pain, 2006) and

‘초대형 클러스터(super clusters)’(Scott, 1996; 1998) 등이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개념들은 모두 1960년대에 탄생한 지역계획론이나 지역경제분석론에 뿌리를 두 고 있다. 이름은 다르나 모든 개념들이 본질적으로 같은 공간경제의 현상을 묘사 하고 있다. 이 개념들은 버제스(Burgess)의 단핵도시론을 부정하면서, 여러 네트 워크들과 교환관계가 적절히 배열됨으로써 여러 개의 중심이 함께 엮어진 ‘지역 (cores)’를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찍이 해리스와 울만(Harrisand Ullman)은 한 도시 내에 여러 부심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 부심 간에 기능적인 노동 분업이 존재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주로 한 도시 내의 부심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한 지역 내에서 여러 도시들 간에 노동 분업이 기능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다루지 않았다. 점 차 지리적으로 원거리의 중심지들이 어떻게 하나의 단일 체제 내에서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로써 주요 도시의 중요성만을 강조해온 시카고학파 이론을 넘어서는 담론이 진행되었 으며 ‘도시-지역’의 기능과 형태에 관한 토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배일리(Bailey)와 터록(Turok)은 도시-지역을 ‘지배적인 단일 중심 없이, 두 개 이상의 분리된 도시를 가진 지역으로서, 적절한 접근성이 보장되어 있고 연계성 이 뛰어난 곳’으로 정의하였고(Bailey and Turok, 2001: 698), 알브레히츠 (Albrechts)와 리에보이스(Lievois)는 보다 상세하게 ‘도시 지역의 공간구조는 ’느 슨한 부품(loose parts) ‘(건조 환경, 기반 시설, 자연환경, 공개공지 등)들이 기능 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Albrechts and Lievois, 2002: 353). 기능적 연계는 도시-지역 개념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서, 하나의 경 제 공간 혹은 공유된 경제 공간을 점유한 중심지들간 통합의 예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네덜란드의 란스타드(Randstad)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암스테르담(Amsterdam), 로테르담(Rotterdam), 헤이그(Hague), 위트레흐트(Utrecht) 등 네 개의 주요 도시를 포함하는 이 지역에는 주요 대도시 사이에, 많은 소규모 중심지가 입지하고 있어서 다핵 ‘도시 지역(Urabn Region)’

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Camagni and Salone, 1993; Meijers, 2005). 중심 지간에 강한 연계성을 보이는 또 다른 ‘도시 지역’의 예로는 로우컨트리(Low Countries)8)의 ‘플래미쉬 다이아몬드(Flamish Diamond)’가 있고(Albrechts and Lievois, 2004),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Glasgow)와 에딘버러(Edinburgh)를 포 함하고 있는 ‘센트럴 벨트(Central Belt)’9) 등이 있다(Bailey and Turok, 2001). 위 의 세 지역은 중심 경제활동이 있는 지역과, 주변 지역으로 간주되는 여타의 지 역을 포괄하는 다핵 도시 지역에 해당한다. 중심 도시간의 상호 작용은 다핵도시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공유된 경제공간(A shared economic space)'는

8) 보통 Rhine 강, Scheldt 강, and Meuse 강으로 형성된 삼각주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서, 중세 한 때 한 국가였던 역사적 전통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베네룩스 삼국 (Belgium , Netherlands, Luxembourg)을 이른다.

9) Central Belt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고 산업이 집중된 지역을 지칭하는 말로써, Greenock, Glasgow, Edinburgh 등 대도시가 입지하고 있다. 1975년부터 1996년까지는 독립된 지방 정 부가 존재하였고, 현재 스코틀랜드 의회의 단일 선거구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p.34에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Central Belt를 가리키는 다른 용어로는 Central Scotland, Central Scottish Belt, Central Belt of Scotland, Scottish Central Belt 등이 있다. Central Belt는 고유명사로 보아 센트럴 벨트로 썼고, 이외 Central Scotland 등은 스코틀랜드 중부 (비록 이 지역이 지리적으로 스코틀 랜드의 중부에서 남쪽으로 치우쳐 있지만)로 번역하였다.

물리적 접근성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니고, 자본・상품・노동의 이동과 같은 경 제적 연계성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본 연구는 스코틀랜드의 센트럴 벨트를 하나의 경제 공간으로 간주한다. 물론 이 공간이 동질적(homogenous) 공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지역의 경제는 다양하다. 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이곳의 지역 정책은 궁극적으로 지난 60여 년 동안 경제를 강화하고 재구조화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도시-지역은 경제적 연계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 상호 종속성을 띠고 있는데, 스코틀랜드 센트럴 벨트가 바로 그 예에 해당한다. 중심 도시들이 각각 다른 산업분야에서 경제적 강점을 가지고 이 지역경제에 공헌을 하고 있다. 이 지역은 상이한 기능 을 지닌 중심지들이 기능적으로는 상호 종속성을 가지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스콧(Scott)이 그의 연구에서 ‘super-cluster’ 라고 명명한 도시-지역의 특 성이기도 하다(Scott, 1996). 또한 그는 현대의 도시-지역은 거래비용의 이질성에 근거한 유사 경제활동이 집중된, 수많은 산업 클러스터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 다고 주장한다. 거래비용이 지역적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 생산자는, “집적을 하 게 되는데, 그 이유는 외부효과와 그 효과의 다양성에 대한 접근성을 최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외부효과의 다양성은 비정형적이고 소규모이며 극히 개인적인 형식 의 상호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많은 생산자들을 전 세계로 연결하는 보다 표준화된 거래관계는 국가 전체로, 그리고 전 세계로 효율적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생산자들이 미치는 확장된 시장은 집적의 경제 안에서 사회적 노동 분업을 심화시키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순환과정을 거쳐 성 장을 촉진하게 된다(Scott, 1996: 400).”

표면적으로 이 논문은 영국의 정책 구조 속에서 탄생한 스코틀랜드의 신도시 건설의 경험을 다루고 있으나, 우리는 이것이 보다 넓은 이론 틀 속에서 이해되 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일부 신도시는 단순히 과잉도시화에 따른 교외화 인구를 받아들이는 역할만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 정책이 광역 지역 정책과 통합될 때, 신도시들은 보다 광범위한 목표를 지니게 된다. 예를 들어 지 역계획과의 연계성 확보라든가, 공유된 경제 공간과의 관련성, 그리고 그 공간을

영국 신도시 건설의 법적 근거는 1946년 제정된 신도시법에 있다. 이 법은 1959년 개정되 었는데, 이 개정안은 신도시 위원회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이 위원회는 잉글랜드지역 에 대해서만 설치되었다).

신도시법은 1965년 다시 한 번 개정되었고(New Towns Act 1965), 스코틀랜드 신도시법 이 1968년 제정(New Towns (Scotland) Act 1968) 됨으로써 보다 구체화 되었다. 이러한 법들은 신도시 지정에 따른 몇 가지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장관은 신도시계획을 준비할 자문위원을 위촉한다. 이어 지방 정부와의 협의과정을 거치며, 이 협의가 끝나면

<표 1-1> 신도시 지정, 개발, 지정해제 과정

‘재건설’하려는 광대한 목표의 일부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 10여 년 간 유럽에서 뚜렷이 볼 수 있는 산업 재구조화 경향 - 중공업으로부터의 탈피 – 을 감안할 때 신도시 정책 목표는 이러한 지역 경제의 변화 속에서 찾아야 한다 고 본다. 영국에서의 신도시 정책의 변화는 지역 정책의 진보와 관련이 있다.

오늘날 영국 지역 정책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집적의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경제적으로 자립적이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중심도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하는 것이 경제성장의 동인이 된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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