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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구 확대와 농산어촌 마을 변화 사례

제5장

3. 관계인구 증가와 농산어촌 마을 변화

3.2. 관계인구 확대와 농산어촌 마을 변화 사례

높았다. 관계인구 활동 마을의 경우 전통적인 마을 모습과 비교해서 공동체 활동 성격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에 정착한 경우도 있으며, 그중에는 펜션사업을 하러 이주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마을에 인구가 유입되고 이들이 마을 활성화의 인적 자원으로 여 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료: 저자 촬영 및 농촌유학 홈페이지(http://www.sigol-i.org/, 검색일: 2021. 11. 8.).

<그림 5-8> 농촌유학과 연계한 한드미마을 주요 시설 현황

강원도 화천군의 경우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전역 군인들이 복무했던 지 역에 정착하는 사례들이 있다. 군대에서 배운 건축, 용접, 미장 등의 일을 주로 하 면서 생활하며, 군인 가족 중에 체험마을 사무장 등, 지원사업 관리자로 오는 경우 가 많다. 화천군 전체로 봤을 때 지자체 담당자 및 현지 주민들은 원주민과 외지인 비율을 6:4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주민등록을 완전히 옮기지 않는 두 지역 거주자까지 포함할 경우 관계인구 증 가는 농산어촌 마을의 잠재적 주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그림 5-9>와 같이 2000년대 초반까지 과소화가 심화되다가 인구 유입으로 마 을이 변화하기 시작한 보은군 구병리의 경우가 이를 보여준다. 구병리는 마을 가 구 50호 중 10호가량은 주로 주말 동안 마을에 머무르는 두 지역 거주자로 파악 되고 있다.30)

30) 구병리 마을 이장 인터뷰 결과이다(2021년 6월 17일 조사). 현 마을 이장 역시 2000년대 초 마을 에 처음 이주한 후 5년가량 원래 거주하던 대전시를 오가는 두 지역 거주 생활을 하다가 마을로 완

자료: 저자 촬영.

<그림 5-9> 인구 유입에 따른 보은군 구병리 마을 변화

3.2.2. (관계인구 역할 2) 마을 사업 운영을 위한 인적 자원

관계인구는 농촌체험, 도농교류 등의 마을 사업을 관리·운영하는 인적 자원이 라 할 수 있다. 사례 마을들의 주요 사업 운영은 대체로 기존 주민이 아닌 귀농·귀 촌인들 또는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다른 마을 주민들(이들 중에도 귀농·귀촌인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음)이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천 새둥지마을, 양평 수미 마을, 단양 한드미마을 등이 그에 해당하는데, 마을 외부에 거주하거나 귀농·귀촌 한 사무장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관계인구로 분류 할 수 있다.

마을에 거주하지 않는 상태에서 사무장 역할로 마을 일에 참여하기 시작하다가 이장, 사업 추진위원장 등 마을 리더 역할까지 담당하는 등 관계인구가 마을 사업 의 핵심 주체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양평군 수미마을에서 주요 체험마을 사업을 총괄하는 영농조합법인 수미마을의 현 위원장은 당초 마을 사무장에서 시작하여

현재 마을 사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성장하였다. 젊은 수미마을 위원장은 부친 소유의 임야가 마을에 있어서 수미마을을 오가던 인연으로 사무장을 맡았고 사업 운영 역량을 인정받아 위원장까지 역임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도 마을 주민이 아니라 인근 용문면에 거주하는 관계인구라 할 수 있다.31)

보은군 구병리의 현 이장도 2000년대 초반 아름마을사업 추진 당시에는 대전에 서 귀촌하여 출퇴근하면서 사무장을 맡으면서 마을 일에 참여하기 시작한 경우이 다. 이후 이장을 맡으면서 마을 내 갈등으로 한동안 진행되지 않던 마을 일을 수습 하고 공동체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패널 마을들의 이장 특성을 보여주는 <표 5-11>의 집계 결과에서도 이와 관련 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관계인구 방문 및 교류가 이루어지는 마을은 마을 이장 이 외지 출신이거나(22.6%), 고향이지만 타지에 살다가 귀향(29.0%)하는 등 타 지역 거주경험을 지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출향민이거나 마을 방문·교류 관계에 있던 사람들이 농산어촌 마을을 이끄는 리더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얻게 된다.

구 분 일반 마을

(N = 71)

관계인구 방문 마을 (N = 31)

고향마을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음 60.6 41.9

현재 마을로 시집 또는 장가를 옴 5.6 6.5

고향마을이지만 타지에서 살다가 돌아옴 29.6 29.0

아무 연고 없이 현재 마을에 들어옴 4.2 22.6

합 계 100.0 100.0

자료: 패널 마을 이장 설문조사 결과 집계.

<표 5-11> 마을 유형별 이장 특성

단위: %

31) 수미마을 사례는 마을 위원장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였으며, 다음 책자의 자료를 함께 참고 하였다.

개별 주체 차원의 사업 참여 수준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운영 방식에 변화가 나 타나기도 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관계인구의 공동체 사업 참여가 확대되면서 전 통적 마을 단위로 구성되던 공동체 조직 운영에도 새로운 모델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미마을에서는 일반 주민들을 포괄하는 마을 조직인 ‘사회적공동체 수 미마을’ 내에 ‘영농조합법인 수미마을’을 별도로 설립하여 농업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하여 기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리 범위를 넘어서는 곳에 거주하는 사 람도 회원으로 영농조합법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주민 중심의 조직 과 경제활동 조직을 구분하여 운영한다. 또한 수미마을 영농조합을 중심으로 연 계 활동하는 독립적인 소(小)사장 제도를 도입, 다양한 마을 내외 주체들이 체험마 을사업 프로그램 운영 주체로 공동 참여하는 방식도 채택하였다.

3.2.3. (관계인구 역할 3) 마을 활성화를 위한 외부 지원 주체

각종 마을사업 과정을 지원하는 외부의 전문가 그룹이나 조직들도 농산어촌의 관계인구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체험마을사업 등을 추진하는 농산어촌 마을들이 역량 및 전문지식, 노하우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개별 마 을 구성원들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개별 마을들이 사업 추 진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외부 주체들도 농산어촌 관계인구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다.

양평군 수미마을에서는 체험마을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2007년경 양평 군에서 설치한 외부 지원조직인 (사)양평나드리와 협약을 맺고 마을 홍보, 체험객 모집 등 마케팅에 대한 일련의 지원을 제공받았다. 이후 수미마을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역량을 확보할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초창기 마을 도농교류사업이 자리를 잡는 데 중간지원조직인 양평나드리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부 지원 주체와의 효과적인 연계는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체험마을 사업 위기 돌파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연천 새둥지마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단체 체험 방문객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다양한 외 부 지원 주체(여행공방/식생활 네트워크/푸마시 등)와 연계한 활동으로 마을 사업 의 활로를 모색한 바 있다. 첫째, ‘여행공방’이라는 민간 여행사와 연계하여 여행 객을 모집해서 연천을 투어하면서 중간에 마을을 들러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 영하였다. 둘째, 체험객들의 마을 방문이 어려워짐에 따라 찾아가는 체험 프로그 램을 운영하게 되었는데, ‘식생활 네트워크’가 그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였다. 사 무장과 체험지도사(마을 주민)가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직접 찾아가서 음식 체험 을 진행하는 것으로, 인근 지역은 15명, 멀리는 40명 정도 인원이 신청하면 직접 찾아가고 있다. 셋째, 단체 방문객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유휴화된 마을 체험관 시 설을 연천군 지원 사업인 농촌인력중개센터로 활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농촌지역 농업인력 알선, 교육, 관리 역할을 담당하는 업체인 ‘푸마시’와 연계하여 도움을 받았다. 푸마시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어 연천군 내 농가에 인력을 공급하는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의 체험관 1층은 사무실, 식당, 실습장 등이 있고 2층을 숙 소로 활용하고 있다.

체험관 전경 체험학습장

자료: 저자 촬영.

<그림 5-10> 인력중개센터로 활용 중인 연천군 새둥지마을의 체험관

중간지원조직이나 전문가 집단 등 외부 지원 주체 외에 농산어촌 자원 보전과 가치 제고에 관심을 가진 도시민들이 관계인구로 마을 활성화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을 일대에 다랑논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밀양시 용소마을에서는 경관적 가치 가 높은 다랑논 보전을 위해 청년 농업인이 중심이 되어 다랑협동조합(조합원 5명) 을 설립하고 경상남도에서 지원하는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방치된 다랑논 보전, 토종벼 복원과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한 도시민들과의 교류 프로그램 을 추진하였다. 조합원들은 각각 생산, 미디어, 디자인, 목공 분야 활동들을 각각 담당하며, 마을의 농지를 임대해서 도시민과 공유하는 활동을 추진하였다. 공유 하는 논은 평당 1만 원의 참가비를 받고 체험활동(모판 만들기, 손 모내기, 김매기, 추수 등)을 연간 추진하며, 도시민이 직접 수확 후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2021년 6, 7월경에는 목공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하였다. 2021년의 경우 다랑논 공유 프로 그램에 참가한 도시민은 총 26팀, 150여 명이었다(이문호 2021).

<그림 5-11> 밀양시 감물리(용소마을) 일대 다랑논과 전원주택

자료: 이문호(2021).

<그림 5-12> 밀양시 감물리(용소마을) 다랑협동조합 활동 사례

함안군 여항면 대촌마을에서도 이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는 다랑논을 자원으로 하여 경남도 지원 다랑논 공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대촌마을에 서는 경상남도의 공동체지원농업(CSA) 활성화 지원사업에도 2019년부터 2020년 까지 참여하였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여 중소농·친환 경농업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취지의 사업이다. 마을에서 이런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여성농민회연합의 생산자 협동조합인 언니 네텃밭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32)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마을의 여성 농업인 5~6명이 직접 생산한 다품종의 친환경 농산물을 매주 화요일마다 소비자 에게 택배로 전달하는 꾸러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33) 이처럼 소규모 다품목 친 환경 농산물을 매개로 도시민(회원)과의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여 일회성 방문객 이 아닌 관계인구층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이문호 2021).

32) 언니네텃밭 활동을 하고 있는 마을 여성 리더의 경우, 도시에서 비영리 단체 활동을 하면서 마을과 인연을 맺게 되어 처음에 마을에서 주말농장을 먼저 시작하였다. 이후 빈집과 농지를 구해 마을로 이주하였다. 관계인구로서 출발하여 현재 사업을 주도하는 위치까지 이른 것이다(이문호 2021).

33) 매주 20~30명가량의 도시민이 언니네텃밭의 꾸러미 사업 고객으로 지속 접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