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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과 3장을 통해 보여준 이야기들은 모두 중국인 연구참여자들이 코 로나19 시국에서 느꼈던 낙인과 차별로 인한 중국인 혐오 현상들이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은 이 같은 사례들 외에는 딱히 한국에서 코로나19 로 인한 중국인 혐오를 강력하게 체감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다 시 말해,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인 혐오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경험 과 인식은 연구자가 연구계획 단계에서 ‘예상했던’ 만큼은 아니었던 것이 다. 이처럼 ‘중국인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담론이 어느 때보다도 코로나 19 시국에서 제일 강하게 언급되었지만, 중국인 유학생들의 실제 체감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코로나19 시국에서 중국인 연구참여자들이 직접적인 혐오를 경험한 적이 그다지 없었기 때문이다. 2장과 3장에서 주로 논의했던 구조적인 낙인과 차별을 제외한, 일상생활은 큰 충돌과 대립이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림미인: 학교는 전체적으로 관용적인 분위기라고 느꼈어요. 아주 급진적 인 반중(反华) 감정은 못 느꼈어요. 학교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 하는 것 같아요. 다들 학생이기도 하고. 제가 느낀 배척 감정은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모멘트(朋友圈)를 통해서 본, [사람들이] 올리는 내용들도 많이는, 예를 들어 서울대 총장선생

님도 우호적인 표현을 해주시고, “함께 곤란을 이겨내자.”라든가

“중국인 학생들을 차별대우 하지 말고 서로 협조해야 한다.” [라 고 말하기도 했고요]. 서울시 시장도 [그랬고], 제가 접촉한 거는 보다 긍정적인 거였어요.

2월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 여부가 큰 논쟁거리가 됐을 때 한국의 교 육부 장관은 “중국 유학생도 모두 우리의 학생”이라고 표현하며 중국 유 학생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 보다는 신뢰를 보여줄 것을 피력하였다100). 서울대학교에서는 “우한 자요우(武汉加油, 우한 힘내세요)”라고 적힌 플 랜카드를 기숙사 측에 걸어두어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에 응원과 지지를 보냈고, 중국인 유학생들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도 첨가하여 혼란스러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 였다. 아래는 당시 연구자의 지인이 찍은 “우한 자요우” 현수막 사진이 다.

[그림 12] 대학원 기숙사 식당 위 “우한 자요우” 현수막

뿐만 아니라 기숙사 측에서는 사태 초기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련의 조

100) 중앙일보, 2020.02.13., “대학 기숙사 찾은 유은혜 ‘중국 유학생도 모두 우리의 학생

’,” <https://news.joins.com/article/23705545>.

치들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들의 구체적인 불만을 인지한 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개선의 의지가 강했던 점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 이 는 여름방학에 906동이 또 다시 기숙사 격리 시설로 재가동 되었을 때 식사 제공과 같은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학내 유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 해줬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101). 현장에 방역 일원으로 있었던 한국인 연구참여자 박정호는 무더운 여름날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격리시설 업 무를 본 것은 보람찼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해주었다.

또한 사태 초기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보다 빨리 정확한 소식을 전하고 자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에서는 중국의 위쳇으로 “서울대학교 중국 유학 생 코로나19 속보 단톡방(首尔大学中国留学生疫情速报群)”을 개설한 후 단톡방 가입 안내 메일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연구자 역시 2020년 3월 1 0일에 해당 메일을 받아보았었다.

이처럼 한국 정부 및 서울대학교의 각 조치들은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따듯한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은 감사 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이 중국인 유학생들이 코로나19에 의한 중국인 혐오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로는, 코로나19는 워낙 유례없는 전염병이기 때문 에 공포와 불안으로 점철되던 시기 한국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에 서는 중국인을 향한 직접적인 폭행 사건은 거의 없었다.

왕웨이: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는 건 정상이 에요. 그들의 가진 그만한 식견의 상한선으로 본다면, “아, 중국 에서 이 병이 터졌으니까 중국에서 오는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 겠구나. 다 이 병균을 가지고 있겠구나.” 근데 그건 그들이 진짜 로 중국에서 나와 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들이 중국에서 나 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니까요. [중략] 상당히 힘든 거 죠. 일반 사람들은 못 나와요.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상당히 안

101)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총동창신문, 510호 2020년 9월, “관악사 지키는 코로나 어벤 저스,” <https://www.snua.or.kr/magazine?md=v&seqidx=9654>.

전하고. 근데 그들은 이걸 모르죠, 그러니까 정상적이에요.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럴 거예요. 그런 우려를 하게 되겠 죠. 이해해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한국사회에서의 중국인 혐오는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현상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그다지 결정적 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리슈잉: 그때 저는 코로나가 처음부터 미국에서 폭발했으면 그들이 절대 미국사람들이 어떻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 론 욕하는 사람도 있었겠죠. 그런데 절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거 예요. 그리고 또 코로나 때문에 중국을 혐오하는 게 아니라 원래 도 계속 혐오했던 것 같아요. 단지 코로나가 더 좋은 핑계를 제 공했을 뿐이지. 그래서 네… (웃음)

지금까지 연구자는 Ⅲ장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한국에서의 중 국인 차별과 낙인을 살펴보았다. 먼저 큰 배경으로 언론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인 혐오’ 담론을 생산하고 전파하는 맥락과 이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는 유례없는 재난 상황으로 머 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불편함을 느꼈던 중국인 유학생들의 경험 을 알아보았다. 이어서 머리로도 이해할 수 없고 마음속으로는 낙인과 혐오를 확신했던 중국인 유학생들의 경험에 대해 서술한 후, 끝으로 한 국사회에서의 중국인 혐오에 있어 중국인 유학생들이 코로나19의 영향력 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중요한 지점은, 리슈잉이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중국 인 혐오는 기존의 혐오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데 있 다. 연구참여자들은 대체로 코로나19 이전에도 중국인 혐오가 이미 성행 하고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인식의 반작용으로 오히려 코 로나19 사태를 큰 작용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다음 Ⅳ장에서는, 코로나19 전후 흐름 속에서 중국인 연구참여

자들이 한국 사회의 ‘중국인 혐오’를 어떻게 전반적으로 경험하고 인지하 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인 연구참여자들의 입장, 경험과 인식을 결부하여 한국의 ‘중국인 혐오’ 특징과 특성을 분석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