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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2020년 4월 1일 0시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 리 의무화를 시행하였다61).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는 3월 31일 홈페이지 공지란에 한국에서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공표했 다고 게시하였고62), 4월 14일에는 격리 규정을 위반했을 시 강제 출국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주의를 주었다63). 코로나19 초기 중국인에 대 한 자가격리가 역시 법적으로 의무화되지는 않았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조치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 리를 ‘강하게’ 권유하였었고 유학생들은 학교에서 책임지고 ‘1일 1체크’

관리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서울대학교 관악생활관 도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전용동을 내줌으로써 ‘의무적’ 자가격 리를 실시하였다. 무조건적인 강제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자발적 인 결정도 아니었던 코로나19 초기, 중국인 유학생들의 14일간의 자가격 리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앞서 언급했던 리슈잉의 이야기부터 계속해보자. 리슈잉은 원래 기숙 사 거주자였지만 2019년 12월의 신청에서 그녀는 확정이 아닌 대기자로 밀려났다. 그녀가 신청한 글로벌동은 19년 9월에 개관한 이후 시설이 좋 다고 소문이 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었다. 3월 개강까지 시간이 있었고 겨울방학 내내 중국의 본가에 가있을 예정이었기에 리슈잉은 집 에 가기 전 살고 있던 호실을 완전 퇴거한 후 짐을 다 챙겨서 귀국했다.

그리하여 그녀가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을 앞당겨 한국에 입국했을 때 기 숙사 격리동에 들 수 없었던 것이다. 기숙사 격리동은 퇴거하지 않은 입 주자에 한해서 운영되었고, 비록 추가 입주자로 선정되었지만 그건 3월 부터 유효한 신규 입주자로서의 자격이었다. 결국 리슈잉은 에어비앤비

61) 행정안전부, <http://ncov.mohw.go.kr/shBoardView.do?brdId=3&brdGubun=32&ncvC ontSeq=1699>.

62) 中华人民共和国驻大韩民国大使馆, 2020.03.31., “提醒:4月1日起,所有入境韩国人员需 隔离14天,” <http://kr.china-embassy.org/chn/lsfw/lstzhtx/t1763942.htm>.

63) 中华人民共和国驻大韩民国大使馆, 2020.04.14., “温馨提示:请遵守韩国隔离规定,” <htt p://kr.china-embassy.org/chn/lsfw/lstzhtx/t1769537.htm>.

에서 격리 장소를 구한 후 함께 입국한 친구와 둘이서 대학동에 있는 고 시원 같은 원룸에서 ‘긴’ 격리를 시작하였다.

리슈잉: 우리 둘이 먼저 자가격리를 하자고. 그때는 지금처럼 엄중하지 않아서 무조건 격리하지 않아도 됐어요. 저희는 우리가 해야 한 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는 우리 자신에게 책임지는 거고 하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리고 저희 스스로 합리적 인 격리기간을 가졌어요. 2주 격리하면 마침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게 정했죠. 비행기 티켓도 사고 머물 곳도 정하고. 그런데 학 교 측에서 갑자기 입주를 일주일 연기한다고 통지했어요. 그때 저는 “세상에, 내 돈” (웃음). 밖에서 더 살아야 하잖아요. 밖에 서 격리 하면서 자주 나갈 수도 없고 뭐든지 다 인터넷으로 사 야 하는데 여기 인터넷이 싼 것도 아니고. 야채, 과일 등등… 그 래도 어쩔 수 없었죠. 그냥 그래야죠. 그리고 거기서 둘이서 진 짜, 야, 거기서 21일을 있었어요. 그 조그마한 공간에서(웃음). 너 무 답답했어요. 다행히 친구가 있으니까, 혼자가 아니니까, 둘이 어서 그나마 괜찮았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대학교는 개강을 2주일 연기했고 기숙사는 새 학 기 입주를 예정일로부터 일주일 뒤인 3월 7일(토)로 연장하였다. 그로 인 해 리슈잉의 원룸 격리 생활도 일주일 더 추가되었다. ‘자가격리’ 3주차 에는 한국에서 사태가 확산되어 조심해야 했기 때문에 생활이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비록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지만 앞 선 2주차에도 리슈잉은 신선하고 싼 과일과 채소를 사러 가끔 나가거나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자 편의점에 들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자 가격리 안전보호 앱’으로 인해 자가격리 중 방을 이탈하는 사람들은 즉 시 기록이 뜬다. 그러나 2월에는 위치 측정 관리까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 나간다고 해서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자가 만난 연구참여자들은 대부분 기숙사생이기 때문에 기숙사 격 리동에서 격리를 거쳤다. 그러나 리슈잉씨처럼 입국 당시 기숙사에 살지 않아 밖에서 따로 격리 장소를 알아봐야 했거나 아니면 자취방에서 스스

로 자가격리를 마친 유학생들도 결코 적지 않았다. 사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학교 관리 밖에 있는 유학생들이 성실하게 자가격리를 하느냐”에 대한 의혹도 많이 불거졌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챕터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이제 기숙사 906동에서 14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친 중국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구자가 처음으로 기숙사 격리 소식을 접한 것은 서울대 중국 유학생들의 위챗(WeChat) 단톡방에서였다. 중국인 유학생 위챗 단톡방은 한국 생활 및 학교 소식, 학업, 일자리에 대한 각종 정보 를 교류하고 외국인등록증이나 비자 연장과 같은 각종 서류 절차에 대해 서 자문을 구하는 공간으로 실제로 유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 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학교에서 확진환자가 나올 때마다 학교 포 털사이트에 올라 온 정보를 단톡방에 공유하여 서로 조심하자는 이야기 가 오가기도 한다.

2020년 1월 말부터 2월까지 한국으로의 입국 정책 등이 불안정했던 시 기에도 유학생들은 단톡방에서 각종 최신 자료들을 공유하고 제공 받기 도 했는데, 기숙사에서 거주생들을 위해 ‘자가격리’ 시설을 따로 마련했 다는 소식도 발 빠르게 단톡방64)에 올라왔었다. 뿐만 아니라 남들보다 일찍 입국하여 격리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주의할 점이나 필요한 용품 들을 미리 단톡방에 올려 격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 었다. 그러고 나서 2월 3일 연구자는 “[관악학생생활관]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하여 양해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메일

64) 중국 위챗 단톡방의 최대 수용 인원수는 500명이다. 단톡방 관리자들은 인원이 차면 그 다음 단톡방을 개설해 신입생들을 들였다. 연구자는 (4)단톡방에 속해 있는데, 이 단톡방도 500명 인원이 찬 상태다. 졸업했다 해서 단톡방을 꼭 나가야 할 필요는 없 기 때문에 단톡방은 앞으로도 계속 개설될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대에는 중국인 유학 생들이 자체적으로 도모한 조직이 있는데 현재 단톡방은 이 조직의 적절한 관리를 받 는다. 관리라고 해서 큰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고, 주로 톡방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 에 대한 실명 인증, 다시 말해 실제 학교 학생인지 확인하는 절차와 그렇지 않은 사 람은 ‘추방’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단톡방에서는 실명을 비롯해 입학 연도와 소 속 대학을 명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하여 연구자는 단톡방 사람들의 신원 보호를 위해 단톡방에 올라왔었던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언급하기는 하지만 오고 간 대화 내 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지는 않을 것이다.

에서 관계자는 중국에서 귀국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학생들을 906동 에 임시 이동시켜 공간적으로 분리함과 동시에 기존 906동에 거주 중인 학생들은 부득이하게 대학원 생활관(900-905동) 2인실의 공실로 배정받 게 될 것이라며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전달했다. 그리하여 연구자는 한 국에 입국하기 전에 학교에서 ‘자가격리’를 하게 될 것에 대해 미리 마음 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2월 14일 늦은 오후에 학교에 도착한 후 연구자는 우선 906동으로 향 했다. 모든 기숙사는 카드키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는데 연구자는 격리 동이니까 관련자가 항시 대기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906동으로 직진했 다. 그러나 906동의 조교실에는 누구도 없어 적잖이 당황했었는데, 놓친 소식이 있나 싶어 위챗 단톡방에 올라 온 정보들을 이리 저리 훑다가 격 리자는 우선 통합관제실에 가서 등록한 후 배정받을 호실의 카드키를 가 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0년 2월 14일(금) 연구자 일기

공항버스를 타고 6시가 다 되어서 학교에 도착하였다. 짐을 질질 끌고 906동에 들어갔는데 조교실에 사람이 없어서 결국 통제관리실로 향했다.

다행히 통제관리실에서 키를 받는 것이 맞았고 수속을 하고 906동 317호 A 카드와 마스크를 받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방에 짐을 풀었다. 터덜터 덜 큰 트렁크를 끌고 짐 가지러 904동[연구자 원래 입주동]으로 향했다.

이불을 비롯한 필요한 짐을 이것저것 챙기고, 906동에 돌아와서 짐 정리 를 했다.

이 날 통합관제실에 갔을 때 관리자께서는 연구자한테 몇 호방에 배정 받았는지 물었었다. 그러나 연구자는 방 배정에 대해 사전에 연락을 받 은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연구자가 예정일보다 일찍 들어오게 돼서 아 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것이었다. 장민은 연구자에게 당시 생활관 카 카오톡 내용을 제공해주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배정 받은 호실을 알려주고, 2) 기숙사에 도착하면 우선 906동 지하

1층에 위치한 통합관제실에 들러 신분을 확인한 후 임시 카드키와 마스 크(1인 1매)를 수령하고, 3) 이동한 방에 도착한 후 즉시 샤워하고 깨끗 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4) 마스크를 쓰고 원래 거주 방에 돌아가 격리시 기에 사용할 옷과 이불을 챙겨 906동으로 돌아오고, 5) 코로나19 전용 카 카오 플러스 친구 아이디 (XXX)를 추가한 후 다음과 같은 정보 - "입주 한 방번호_이름_02.XX(한국 입국 날짜)를 전송한다. 6) 격리기간(적어도 14일)에는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카카오 플러스 친구에 전송하여 기록하고, 7) 한국에 도착한 14일 후 기타 증상이 없을 시 원래 거주 방 에 돌아갈 수 있는데, 가기 전 906동의 조교에게 연락해 청소와 시설 점 검을 받아 이상이 없어야 한다. * 위 절차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서울대 학교 생환관의 상벌규정에 따라 벌점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14일간의 격리 생활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원래 2인실이었던 방 을 혼자 사용하니 방이 좁지도 않았고 햇볕이 드는 방이라 쾌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사실 ‘격리’라고 하지만 출입이 자 유로웠기 때문이다.

장민 : 2월 7일에 돌아온 후, 그때는 그렇게 엄하지 않았어요. 그냥 앱 설치하고 매일 체온 같은 거 보고하면 됐으니까요. 그리고 학교 에서 우리에게 906동에서 격리하도록 조치했는데, 근데 말은 격 리지만 완전히 상관하지 않았어요. 스스로 입주하고 스스로 퇴거 하고. 그래서 “이게 격리인가?”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사실 제가 거기에 살지 않아도 몰랐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별로 나가지 않 았어요. 스스로 해먹었어요. [중략] 사실 그때 우릴 지켜보는 사 람들이 없어서 나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일종의, 제가 그래도 격리를 했으니까 말 잘 듣고 있어야죠. 그래서 2번 장본 것 외에 는 진짜 나가지 않았어요. 옷도 다 손빨래 했어요. 세탁실에도 안 갔어요.

류걸도 장민과 마찬가지로 비록 격리였지만 전의 기숙사 생활과 크게 다를 바 없이, 그냥 장소를 바꿔 생활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