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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기시장 : 5일시장의 구조와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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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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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의 정기시장 5일시장의 구조와 기능 金 成 勳.

(2) 재1쇄 原題 농업경제연구보고 88호 (1977. 1.). 「한국 농촌시장의 제도와 기능 연구: 그 사적 고찰과 구조기능의 분석」 연구 담당 金成勳 중앙대학교 농과대학 국립농업경제연구소 金完培 유통과 李孝馥 컴퓨터실 李泰永 유통과 金文憲 농촌진흥청. 부교수 계약연구원 연구원 연구사 과장 차장. 조사, 연구, 분석 보고서 작성 조사, 분석 분석, 보조 연구, 조사 센서스 조사.

(3) i. 발간사. 우리나라는 1977년에 수출 100억 달러, 쌀 수확 4,000만 석을 달 성하였다. 이 무렵에 쇠고기는 물론 마늘, 참깨, 땅콩까지 수입할 정 도로 농산물 자급률이 낮아졌음에도 농산물 시장 개방을 확대하라 는 압력을 받았다. 우리 농업은 도농 간의 소득 격차 증대, 농촌 인 구의 부녀화․노령화 문제에 부딪혔고 유통 체계 개선, 농업구조 전 환 등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978년에 개원된 이래 지금까지 농업․ 농촌 문제를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한 보고서 2,000여 권을 발간하였 다. 「국립농업경제연구소」 때(1973-78년)에는 139권을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들은 농업정책 수립뿐 아니라 학문 발전에도 기여하였 다. 특히, 몇몇 보고서는 해당 분야 연구를 개척하였다. 그럼에도 100 내지 200부만 발간되어, 지금은 몇 권만 남아 있거나 한국농촌 경제연구원 자료실에서만 열람할 수 있게 된 경우도 있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독자들이 지금보다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인용 빈도가 높은 보고서들을 재발간하여 보급하기로 하 였다. 「한국의 정기시장」은 ‘농수산물 유통’ 분야 연구를 개척한 선 구적인 보고서이다. 이러한 재발간 보고서들이 학문하는 분들께 그 리고 해당 분야의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2006. 11..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최정섭.

(4) iii. 머리말. 제2쇄 발행에 부쳐 태초에 인류가 집단(사회)을 이루어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면서부 터 가장 먼저 시작한 경제행위가 다름 아닌 시장교환(market exchange) 활동이다. 시장행위는 서로가 남고 모자라는 필요(needs) 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쟁과 침략을 통해 필요를 충족하는 예외적인 수단이 종종 이용되기도 하였다. 시장(市 場)과 전장(戰場)은 자원 조달의 필요충족이라는 관점에선 그 목적 이 일맥상통하나 앞의 방법은 자유의사와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른 교환 행위인 반면, 뒤의 방법은 강압에 의한 부등가(不等價)적인 약 탈행위라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경제활동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시장의 교환행위는 현대적인 통신과 상관계(商關係)가 제대로 발 달하지 않은 지역 또는 경제발전 초기에는 일정한 장소와 시간에 대 한 약속에 따라 진행되었다. 수요와 공급 규모가 크지 않고 교통 조 건이 불비했던 시기의 교환 행위는 일정한 계절 또는 일정한 기일과 기간을 정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정기시장(定期市場: periodic market)의 생성과 발전의 계기가 그렇게 해서 형성되었다. 중국에 비견할 만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기시장 활동이 세계 경제사 측면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그 중요성 과 역사적 가치 때문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반도를 침탈하자마자 맨 먼저 착수한 사업이 바로 시장조사사업(1913-17)이었다. 곧이어 토지조사사업(1918)이 완성되었다. ‘시장과 토지’는 침략자본의 가 장 먹음직한 ‘먹이’이었다. 그 종합적인 최초 보고서가 발간된 것은.

(5) iv.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 善生永助의 「조선의 시장(1924)」, 「조선의 상 업(1925)」, 그리고 「조선의 시장경제(1929)」이었다. 영원한 재야 사 학자 문정창(文定昌) 선생이 1941년 「조선의 시장」을 출간하여 우리 나라 시장 형성의 역사와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일제하 한 국인 최초의 한국시장에 대한 본격 연구서이다. 그러나 조국 광복 이후 30년, 문정창 선생의 저작 이후 35년이 흐 르도록 우리나라 정기시장에 관한 총체적인 실태 파악과 연구 분석 은 없었다. 그러다가 1975-77년 국립농업경제연구소(한국농촌경제 연구원의 전신) 김동희(金東熙)·김성호(金聖昊) 두 소장님의 각별한 관심과 후원으로 천학비재한 필자가 연구 책임을 맡아 완성한 센서 스 보고서 겸 종합 연구서가 바로 이 책, 「한국 농촌정기시장의 제 도와 기능 연구」이다. 당시 이 연구의 조사·분석에 주도적으로 참여 하였던 당시 서울대 농대 대학원생이며 임시 연구원이었던 김완배 (金完培) 현 서울대 교수는 이 연구와 동일선상에서 독자적인 “경 기도 안성 정기시장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서울대에서 농업경제학 석사학위를 수여받았다. 이 연구는 세계지리학회 정기시장분과에 보 고되어 한국의 정기시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같은 학문적 성과보다도 전국의 정기시장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배려를 이끌어 낸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이 책이 출간된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그동안 눈부신 경제발 전에 따라 전국의 정기시장 대부분이 상설시장으로 바뀌거나 사라 지기도 하였으나, 농촌지역의 상설 및 정기시장은 여전히 농촌농업 생산의 리듬에 부응하는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본 저서 이 후로는 아직 변화된 정기시장 구조기능에 관한 총체적 종합적 실증 연구가 부재하여 안타까웠다. 그러던 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정 섭 원장이 과거 국립농업경제연구소의 우수 연구 보고서 시리즈를.

(6) v. 복간하기로 결심하였다고 알려와 기쁜 마음 한량이 없다. 편집 담당 이성복 연구위원은 모든 한자(漢字)를 한글로 고치는 것 외에는 원래의 연구서 원문(原文)과 내용을 그대로 살리자고 하 여 필자는 “영어 요약”을 추가하는 외에 아무런 다른 첨삭을 가하지 안했다. 생각 같아서는 30년 전의 문체가 한문 투의 문장이라 좀 고 치고 싶었으나 원뜻을 살리자는 복간 정신을 존중한 것이다. 이제 연구서의 사료적(史料的) 가치와 이용(利用) 가치가 크게 남 기를 바랄 뿐이다. 원컨대, 우리나라의 정기시장(定期市場)에 관해 최소 30년 단위의 전국적인 센서스와 마케팅맵(marketing map)의 조 사연구가 학계의 누군가에 의해 재시도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경제 가 국제적으로 개방이 된 현 시점에서 농촌 시장의 역할은 더욱 중 요하고 막강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 정기시장의 구조와 기능 연구」의 재출판은 개인적으로 필자와 연구 참여자들의 영예이기도 하지만, 세계화된 국민경제사 측면에서 또 하나의 발전을 의미한다 고 믿어 이 재판 서문을 발하는 바이다.. 2006. 12.. 저자 金 成 勳.

(7) vii. 차. 제1장. 례.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 연구 개요 ···················································································· 1 ▪연구 배경 1 ▪연구 목적과 범위 4 ▪연구 방법 5. 2. 시장의 사회경제적 보편성 ························································ 8 3. 시장의 정기성(periodicity) 해석 ············································· 15. 제2장. 우리나라 시장의 기원. 1. 시장 및 시장관계의 명칭과 어의 ·········································· 23 2. 상고시대 시장의 등장 ····························································· 31 3. 고려 시대의 시전과 시장 ························································ 34. 제3장. 조선 시대의 시장과 그 정책. 1. 시전과 육의전 ·········································································· 41 2. 조선 시대 장시의 전개 과정 ·················································· 48 3. 조선 시대의 특수시장 ····························································· 56 ▪약령시 56 ▪가축시장 60 ▪국제교역시장 61. 4. 조선의 상인: 객주와 보부상 ··················································· 66 ▪객주 67 ▪보부상 70.

(8) viii. 5. 시장행정, 시장세, 시장금융 ···················································· 73 6. 시장경제의 위축과 조선의 생산력 ········································ 79. 제4장. 일제하의 시장과 시장정책. 1. 시장 침탈과 ‘신식시장’ ··························································· 83 2. 장시의 역할과 변천 ································································· 95 3. 장시의 분포와 운행 ······························································· 102 4. 일제하의 특수시장 ································································· 110 ▪약령시 110 ▪가축시장 114 ▪신탄시장과 채소시장 118. 5. 정기시장의 상인과 출시자 ···················································· 120 ▪고정상인 120 ▪이동상인 122 ▪일반 출시인 125 ▪각종 알선기관 126 ▪각종 검사기관 126. 6. 시장세, 시장금융, 시장정책 ·················································· 127. 제5장. 현대 농촌(정기)시장의 구조와 기능. 1. 농산물시장의 발달 과정 ······················································· 131 2. 농촌 정기시장의 개황 ··························································· 139 3. 정기시장의 분포 상황 ··························································· 143 4. 정기시장의 주요 설비와 환경 ·············································· 150 5. 거래규모와 그 성쇠 요인 분석 ············································ 160 6. 시장상인과 이용자 ································································· 169 7. 정기시장의 시장권 및 마케팅 맵 ········································ 183 8. 시장행정 및 투자 ··································································· 208 ▪시장의 운영관리 208 ▪시장세와 사용료 211.

(9) ix. ▪시장시설 투자 상황 216. 9. 시장금융 및 상관습 ······························································· 219 10. 정기시장과 농촌지도활동 ······················································ 232. 제6장. 가축시장의 구조와 기능. 1. 가축시장의 분포 상황 ··························································· 237 2. 가축시장권과 마케팅맵 ························································· 248 3. 가축시장의 운영관리 ····························································· 251. 제7장. 농촌 정기시장의 운영 개선방향. 1. 일반 보통정기시장의 운영 개선 ·········································· 268 2. 가축시장의 운영 개선 ··························································· 271 부록 1. 전국 농촌 정기시장 및 가축시장 세, 1976년 초 ········· 275 2. 전국 농수산물 도매시장 및 농협공판장 명단 ·············· 317 3. 전국 군별 정기시장 세(勢) 현황 ···································· 323 국문 요약 ························································································· 329 Summary ·························································································· 349 제1쇄 머리말 ··················································································· 407 표․그림 차례 ················································································· 409 참고 문헌 ························································································· 413.

(10)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 제. 1. 연구 개요. 1.1. 연구 배경 농업유통조직의 개선이 없이는 농업생산의 근대화를 기대할 수 없으며, 농업유통의 개선은 실제 현행 유통구조와 시장조직에 대한 실증적이고 정확한 자료(first-hand data)와 정보가 없이는 기대 할 수 없다. 더욱이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GNP 및 인구 면에서 크 게 발전을 보여 농업유통의 범위가 점차 원거리 대량화되고 마케팅 서비스 등 그 역할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전통농업사 회 시대부터 이 나라 농촌경제에 혈맥의 기능을 담당해 온 5일 정기 시장에 대한 구조 기능 및 자본제화 과정의 분석은 농업근대화를 위 해 기본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농촌경제 발전의 단초적인 계기를 조성함에 있어서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전국에는 1,047개의 일반 정기시장과 가축시장이 1~2개 읍 면을 하나의 기초시장권으로 하여 농산물 유통과 농업자료 및 생활 필수품 유통의 수집 또는 분배 기능을 전통적으로 담당해 오고 있는. 장.

(11) 2.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바 이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연구는 1924년과 1929년 당시 조선총독 부의 善生永助와 1940년 한국인 경제사학자 문정창(文定昌) 씨가 전 국적이며 실증적인 정기시장조사를 행한 이후 이제까지 5일 정기시 장 자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사실상 없었다. 1972년 정부는 농협 조사부를 통해 정부가 당시 필요로 하는 정기 시장의 부분적인 기능과 영향에 대하여 표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5일시장의 운영 상태에 관한 정확한 통계 자료마저 갖춰지지 않은 실정이었다. 1960년대 마케팅의 연구가 농업부문에 도입된 이후 그 일반적인 경향은 대부분이 상품별 연구(commodity approach) 또는 기능별 접 근방법(functional approach)에 치우친 나머지, 농촌의 (정기)시장조 직과 운행망[市場圈]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적 연구와 역사적 구조적 접근은 그동안 방치되어온 감이 없지 않다. 1970년 초 본인이 연구위원의 한 사람으로 관여하고 있던 「한국 마케팅개발센터」가 전국 시장(일반시장 포함)에 대한 마케팅맵 (marketing map) 조사를 행했지만 주어진 연구 시한이 너무 촉박한 나머지 전국 주요 도시의 인구 및 산업에 대한 행정통계에 거의 의 존하다시피 하여 관청 자료의 집대성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이에 반하여 마케팅 연구의 효시적인 미국의 경우 농업유통에 관 한 연구는 이미 1950년대에 제도적인 연구가 일단락되다시피 하고 현재는 상품별 기능별 접근방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영면 (managerial)과 행동 양태별(behavioral) 연구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 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정기시장에 대한 연구는 지리학 연구와 쌍벽을 이루어 정기시장 연구 그룹이 캐 나다에 그 본부를 두고 있을 정도이다..

(12)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3.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는 일본과 대만에 있어서도 농촌시장의 정 비 확충에 관한 연구는 이미 완성을 보아 정책화한 단계에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은 형태의 농촌 정기시장(5~10일 시장)을 포용하고 있는 인도와 모로코 및 중국에 있어서는 1960년대부터 여러 학자에 의해 그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한국 농업의 특수성과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급진성에 비 추어 볼 때 상기 해외 연구 동향은 본 과제에 있어서 적잖은 자극 제로서의 의미는 다대하다. 그러나 한국 농촌 정기시장의 연구는 어디까지나 한국적인 독자성과 특징을 견지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하여 이 연구는 1930년대 이후의 한국 농촌시장의 구조와 기 능을 일목요연하게 조사, 정리, 실증함으로써, 농업생산 및 지역경제 의 특질과 시장 형성의 관계를 구명하고 농업개발계획 및 지역개발 계획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서 이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 농촌시장정책의 계획 또는 농 촌시장정책 수립의 기본 자료로 이용되고, 농산물, 농업생산자재, 생 필품유통의 각종 계획화에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되며, 농협을 비롯한 여러 농민단체의 농산물 공동출하 내지는 공동구입 등 농업유통활 동의 기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현재 전국 각 대학의 「농산물유 통론」 또는 「농촌시장론」 과목의 교재가 전무한 실정에 비추어볼 때 직접 교재 또는 교육 참고 자료에 적잖이 기여하며, 끝으로 학계 에 대하여는 마케팅 연구 방법 및 역사적 자료로서 앞으로 계속적인 연구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13) 4.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2. 연구 목적과 범위 이 연구는 먼저 시장 형성의 사회경제사적 발달과정과 그 기능분 화에 대하여 고찰하고, 나아가 유통경제 및 시장정책의 변천에 따라 한국경제발전의 여러 과정을 이론적으로 재음미하고자 한다. 그 다음 현 단계 정기시장(가축시장 포함)의 구조와 기능을 실증적 으로 파악함으로써 시장망(市場網: market circle)=시장권(市場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초 자료를 도출하고 농업유통조직 및 경제권 (생산 및 시장권) 운행의 종합적이고 실천적인 구획 및 그 개선에 대 한 기초 자료를 축적하며, 농업생산 및 지역경제 발전에 조응(照應) 한 경제발전의 기본조건을 구명하고자 한다. 되풀이하여 이 연구는 우리나라 농촌(정기)시장의 사회경제사적 생성 발달과정과 운행양태에 관한 현 단계의 그 구조 및 기능을 정 밀히 조사 구명할 것을 그 첫째 목적으로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전국 농촌시장의 현황과 시장망 운행 패턴을 조 사하고 시장망을 제도(製圖: mapping)한다. 그리고 시장 성쇠(盛衰) 의 여러 조건을 지역경제 및 외부경제와의 발달성과 결부하여 그 인 과관계를 구명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정기시장의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행정자료마 저도 불비한 점을 감안하여 1) 전국 농촌 정기시장의 위치, 역사, 규모, 상인, 조직, 점포 수, 주요취급상품 및 그 운행망을 파악한 후에 2) 정기시장 경제권(시장권)의 농업특성 및 사회경제구조를 조사 하고, 3) 객주(客主), 보부상(褓負商: 장돌뱅이), 승수(升手: 되쟁이[=말 감고(-監考)]), 중간상인의 상업 및 금융 면의 역할과 변천 관계.

(14)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5. 를 연구하며, 4) 주요 농산품 및 가축의 유통경로(channel)를 시장권에 따라 추 적하고, 5) 지방시장과 중앙도매시장의 기능 면의 연계성을 구명하며, 6) 농촌 정기시장의 구조적 특질과 운행관계의 변천 상황을 조사 하며, 7) 정기시장의 개시가 농촌경제와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구 명하며, 8) 시장세와 시장행정 및 시장금융 상태를 파악하며, 끝으로 9) 특수시장(가축, 인삼, 약초, 조석시장 등)의 특질을 구명하고자 한다.. 1.3. 연구 방법. 1.3.1. 조사 방법 문헌 조사 농촌 정기시장의 전반적인 생성․변천 과정에 대한 사적고찰은 조선 시대의 상공업 발달사를 중심으로 고대 우리나라 시장의 개시 내력과 변천 과정을 기존 문헌으로부터 직접 고증 또는 인용하였다. 고문 해독 및 자료 해석에 있어 전 중소기업은행 조사부장이었던 吳 喆均 씨의 협조가 지대하였다..

(15) 6.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전수조사(全數調査) 전국 농촌 정기시장의 현황과 마케팅맵(marketing map) 작성 및 시장권 일반에 관한 자료 수집은 이 연구 책임자(金成勳)가 초청연 구원으로 겸직하고 있던(1975-76) 국립농업경제연구소―金東熙 전 소장(현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金聖昊 소장, 李泰永 유통과장―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전국 읍면 소재지까지 그 산하 조직을 가지고 있는 농촌진흥청(청장 金寅煥 박사) 당시 기술보급국장 金文憲(현 차장) 씨의 협조하에 농촌지도원을 통해 조사표에 의한 센서스조사 를 1975년도 중에 실시하였다. 센서스 조사 중 국립농업경제연구소 金寅琇, 吳泰鉉 연구관과 농진청 李華容 지도관의 노고가 많았다. 표본 사례 조사 경기도(변동이 심한 지역)와 전라남도(변동이 미소한 지역)에 소 재하는 정기시장 중 약 150개 시장을 대상으로 필자 본인과 金完培 연구원이 직접 순회 방문하여 이들 정기시장의 구조, 특질, 기능에 관하여 직접 심층 사례조사를 실시하였다. 상인, 농민, 이용자 조사 위 두 지역의 장시에서 임의로 상인 35명과 이용자 50명을 선정하 여 시장의 이용 행태와 그 조직에 관해 조사표에 의한 청취조사를 직접 시행하였다..

(16)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7. 1.3.2. 집계․분석 방법. 자료 처리 1) 문헌조사의 자료는 주로 총독부 자료와 조선시의 고문헌을 인용 하였다. 2) 청취조사 결과는 각 항목을 컴퓨터 카드에 대부분 일단 등재한 다음, 농업경제연구소 컴퓨터 터미널과 KIST 전산실을 이용하여 농업경제연구소 李孝馥 연구사의 기술담당하에 SPSS 패키지를 사용하였다.. 1.3.3. 기타 일부 컴퓨터 카드화에서 누락된 자료와 상인 및 이용자 조사 결과 는 연구소 집계원의 도움을 받아 일일이 집계 분석하였다. 마케팅맵 작성은 金完培 연구원이 조력하였다. 끝으로 천학비재(淺學卑材)한 필자에게 이 연구의 학문적 동기를 유발하여 주었고 여러 가지 의문점에 대하여 친히 지도해 주신 은사 金俊輔 교수(고려대 정경대)와 사학(斯學)의 불후의 효시인 文定昌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며, 일선에서 영농지도의 바쁜 일손을 쪼개어 이 조사 자료의 수집에 협조해 주신 농업지도사 여러분께 감 사를 표시하는 바이다. 이 연구는 농수산부 국립농업경제연구소의 재정적 지원이 없었으 면 불가능했을 것이며, 연구계획 단계로부터 집필에 이르기까지 金.

(17) 8.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東熙(당시의 소장) 박사와 金聖昊 소장의 격려가 지대했음을 감사드 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에 어떤 하자가 있다면 그것은 필자의 책임이며 연구소의 견해가 아님을 밝혀 둔다.. 2. 시장의 사회경제적 보편성. 시장은 인간사회의 생성발전 과정과 더불어 전개되어 왔다. 자연경제하이건 화폐경제하이건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는 생산과 소비가 있기 마련이고 이는 시장이라는 교환분배과정을 통해 촉진 되고 분화된다. 어떤 형태, 어떤 방식이건 시장이 있음으로써 비로소 생산(자)과 소비(자)가 연계되고, 사회적 분업과 생산력, 나아가서 생산관계가 변증법적 발전을 기약하게 된다. 그러하기 때문에 시장이라는 분배과정은 시공을 초월하여, 기후풍 토와 체제 이즘의 이전에, 인류문화사에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며, 국민경제의 발달과 동일한 순서로 계기하 는 것이다. 즉 인간(Homo Sapiens)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산다는 것 은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그 교환의 중심 은 저자[市]를 이룬다. 인간생활에 “필요한 것”은 인지의 계발과 더 불어 원시적 본능적인 것으로부터 차츰 근대적 문화적인 것으로 전 이하여 왔다. 그것은 비단 의식주의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서와 정신의 효용까지도 포용한다. 말하자면, 시장은 사회, 경제, 문화 생성의 요람이며 그 발전의 도.

(18)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9. 약대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인간은 그에 필요한 물자와 정보와 지식 과 희로애락을 주고받으며, 차츰 동화되고 하나가 되어 동질적 경제 권, 동질의 문화권, 동질의 사회를 이루게 된다. 이렇듯 시장권은 단순히 경제적인 울타리에 그치지 않고 그가 배 태(胚胎)한 사회문화권과 울타리를 함께한다.1 그뿐 아니라 시장 기 능의 발달은 끊임없이 그 사회의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발전을 촉구 하며 경제력의 발전 단계에 상응하는 교환조직과 시장권을 형성해 나간다. 시장은 인간사회의 발전 과정과 더불어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있어서 시장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고유한 ‘장 (場)’―5일장 등 정기시장―을 예로 들어보자.2 우리의 언어생활에 너무나 익숙한 “장보러 간다”, “장 구경 간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 등 ‘장’에는 볼 만한 것, 보아야 할 일이 너무 나 많은 것이다. 장은 주지하듯 물자 유통의 중심지(central place)요, 상품 생산의 매개처이다. 자가소비하고 남은 잉여농산물이라든지 또는 자가소비. 1. 2. 이 점 요즘의 사회학, 인류문화학 나아가서 농업경제학이 동질적 사회 단위로서 흔히 촌락(부락)만을 연구 대상(범위)으로 삼는 것은 너무 미 시적인 접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시장은 사회적․경제적․문화 적 제 요인의 결합장소”라는 벨쇼우(Belshaw 1965)의 시장 및 시장권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정기시장은 대부분 10일(순)마다 2번, 즉 1개월에 6회 개시되 는 5일장이다. 예컨대 일륙장, 이칠장, 삼팔장, 사구장, 오십장의 다섯 종류인데 일륙장이라 하면 매월 1일-6일, 11일-16일, 21일-26일의 6회 에 개시된다. 이 밖에도 10일장(매 10일째에 한 번 매월 3회), 15일장 (15일마다 한 번, 매월 2회)이 있고, 한 장소에서 10일(每旬)에 큰 규모 의 5일장(大市)과 작은 5일장(小市)이 각각 두 번씩 열리는 두 개의 5일 장이 합쳐진 형태도 있다. 예컨대 이, 칠, 사, 구장을 말한다..

(19) 10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를 유보한 생산물을 가지고 가서 대부분 자가에 필요한 물건 및 서 비스와 교환해 가는 곳이다. 다른 한편 고립된 곳에서 고단한 생업 에 종사하고 있는 초근인생(草根人生)에게 장은 이와 같은 경제적 의미 이상의 사회적 문화적 의의도 지니고 있다. 며칠 걸려 규칙적 으로 열리는 시장은 이들의 사교장이며 오락의 장이며 정보의 원천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매매할 것의 유무에 관계없이 장에 나오는 풍습은 장날이 바로 농경문화의 안식일(holiday)이기 때문이다. 신이 6일간 천지창조의 역사를 마치고 쉬는 안식일이 아니라, 할 일이 바쁜 초근 인생들이 잠시나마 고된 일을 밀쳐 두고 보다 나은 효용과 위안을 찾아나서는 인간끼리의 약속의 날인 것이다. 장에는 온갖 새 곡식이 있고, 얼간 고등어와 갈치가 있으며, 곱게 마른 명태와 대구가 있고, 은장도며 옥비녀도 있다. 10여 리를 걸어 보리쌀을 머리에 이고 나온 시골 어머니의 주름살이 활짝 펴지기도 더욱 오므라들기도 하는 곳이 바로 시장이며, 소문만 들어 알던 처 녀 총각이 서로 눈이 마주쳤다는 곳인가 하면, 장에 따라온 배불뚝 이 어린애들이 깨엿을 사달라고 조르는 곳이기도 하다. 뭐니 뭐니 해도, 어른들에게 ‘장’은 오랜만에 근방의 정다운 얼굴 들이 마주 앉아서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정담을 나누는 사교의 장 이며, 씨름 시합 힘겨루기와 윷놀이를 하거나 농악과 창극을 즐기는 오락의 장이기도 하다. 이 ‘장’을 통해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부 터 그 지방의 새로운 소식을 알게 됐으며, 이 장터에서 일제의 총칼 에 맞서 독립만세를 부르기도 하였다. 세상 돌아가는 인심과 도시의 문화, 유행, 예술, 지식은 이 장을 통해 다시 벽지 산촌과 어촌의 구 석구석에까지 전파되어 왔다. 이렇듯 장과 장터는 한국인에게 있어 경제 문화 문명의 유원한 발상지요, 영원한 산실이었던 것이다..

(20)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1.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릇 시장의 발달과정을 보면 한결같이 원시 적 물물교환(시장)에서 비롯하여 정기시장(periodic market)으로 진 화되고 다시 상설시장화한다. 그 과정은 인구, 산업, 도시화, 교통조 건, 정치제도 및 사회문화관습 등의 제 요인에 대한 함수관계로 풀 이될 성질이다. 알고 보면 정기시장이라 해서 한국에 특유한 시장제도는 아니다. 서구 유럽과 세계 각국의 시장발달사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것이 이 정기시장의 존재이다. 예컨대 중세 유럽의 주시 (週市: weekly market)와 연시(年市: yearly market)를 들 수 있다. 지금도 중국 대륙과 인도, 인도네시아, 타일랜드, 아프리카, 중남 미 등지에서는 우리네와 같은 정기시장이 3일 내지 7일 간격으로 개 시되고 있으며, 구미 선진국은 이제 그 형태와 내용을 약간 달리하 여 일요시장(日曜市場: sunday market, holiday market) 또는 농민시 장(farmers' market)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예컨대 스위스의 수 도 베른(Bern)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2회에 걸쳐 인근 농민들 이 정부청사 광장에 신선한 농산품을 싣고 와 간이(簡易) 장을 개시 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질, 캐나다, 미국의 남서부에서는 일요시 또는 주시 가 열리고 있는데 이는 농민의 장이라기보다는 도시 서민을 위한 여 가 선용(leisure)의 시장 성격이 농후하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은 아직도 농민들에 의한 정기시장이 대부분이다. 즉, 40~50리 를 시장권으로 하여 3일 간격, 4일 간격 또는 7일 간격으로 정기시 장이 개시되고 있다.3. 3. 미국 코넬대학의 베리(B. Berry 1967)는 각국의 정기시장에 관한 사례를 여러 각도에서 소개하고 있다..

(21) 12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우리나라에서의 장(시장)은 일찍이 상고시대에서 비롯하여, 현재 전국 각지에서 보는 정기시장 형태는 조선 중엽에 이르러 정립되었 다(이 점 다음 장에 상론). 상고시대의 시장은 인류공통의 생활요구에 의하여 산록, 평야, 하원, 해변, 노방(路傍), 광장 등 교통요충지 또는 촌락과 촌락의 경계지 등에서 일정한 날을 기하여 극히 원시적으로 물물교환이 이루어졌 으나 인구가 늘고 물산이 많아져 새로이 시장이 생기고, 기존 시장 은 커지고 커지다가 그 중 큰 장은 장날을 추가하여 더욱 자주 열리 게 되고, 그것이 마침내 매일 시장으로 전신됐다.4 그러하여 장돌뱅 이[行商] 대신에 고정상인의 점포가 들어서고 시가지가 형성되며 도 시화가 촉진되고, 그 시장을 중심으로 이용하는 시장권이 더욱 확대 됐다. 다만 어느 정기시장의 소재 지역이 인구, 산업, 교통요지 등의 이 점을 지속적으로 확대 보지(保持)하지 못했을 경우에 그가 누리던 상권(시장권)을 타 지방 시장에 빼앗기게 되고 그는 소규모 시장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거나(예; 安城場), 심지어는 점차 쇠퇴하여 정 기시장의 기능마저도 타 시장에 헌납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예; 용인군 왕산장). 4. 시장의 입지는 원칙적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사람과 화물이 많이 그리고 용이하게 모일 수 있는 곳에 생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때로는 관 청, 병영(兵營), 세가(勢家)의 자의적 필요에 의해 개시(開市) 장소가 결 정되고 변경되거나 또는 미신을 좇아 묘지 부근에 개시되는 수가 많았 다. 예부터 사자(死者) 근처에 사람이 많이 모여 떠들썩하면 사자의 명복 이 된다 하여 자손들은 다투어 선조의 묘지 부근에 부지를 제공하며 시 장 개설을 유치하였다. 또 주례(周禮)에 의하면 “전조후시”라 하여 조선 시대의 처음 시장은 조정(경복궁) 뒤편 지금의 효자동 청와대 근방에 장 이 섰다고 한다..

(22)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3. 이렇듯 시장의 발달은 그 지역 및 도시의 발달과 긴밀한 상호 의 존성(mutual interdependence)을 가진다. 시장이 발달한 곳에 반드시 지역의 발달이 따르고, 도시가 발달한 곳에 시장은 커지기 마련이 다.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그가 커버하는 시장권이 확대된다는 것을 뜻하며 그 시장의 유통기능상 지위가 격상됨을 의미한다. 즉, 좁은 지역에서 그 주민만을 상대하던 소매(小賣) 기능(기초시장 수요)으 로부터 더 넓은 지역과 더 많은 주민 그리고 다른 소시장까지를 포 용하는 도소매 기능으로 발전한다. 이때 시장권의 확대가 언제나 행 정구획 단위(면, 군(읍), 시 형태의 행정 계제)의 진전과 반드시 일치 한다고는 볼 수 없다(예; 봉화군의 경우 봉화읍장보다도 춘양장이 훨씬 더 크다). 시장권의 확대는 인구 규모 및 행정력에 의해서만 결 정되는 것이 아니라 교통조건 및 산업입지 조건에 따라 더 크게 좌 우되기 때문이다.5 스키너(Skinner 1964, 6-9)는 중국의 정기시장을 분석하는 과정에 서 시장(권)을 3단계 규모로 구분하여 기초시장(권)(standard market), 중급시장(권)(intermediate market), 중심대시장(권)(central market)을 제시한 바 있다. 대(중심)시장(central market)이란 시장계제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도매 및 수출입시장으로서 산업 및 교통상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하여 독자적인 기초시장은 물론 그보다도 규모가 더 큰 상설상가를 포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다른 기초시장 및 중급시장 을 통해 수집된 상품을 도매하거나 수출하고, 다른 한편 수입상품과 기타 주요물품을 하위시장들에 분배한다. 기초시장(standard market). 5 ‘. 시장권의 경제법칙’에 의하면 두 경쟁 시장 간의 가격 차이가 두 시장권 의 경계를 결정한다. 즉 한 시장의 가격 조건(수송비 포함)이 낮으면 낮 을수록 시장권은 더욱 커진다(Fetter 1924, 520-532)..

(23) 14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은 농촌주민의 시장 수요를 일차로 충족시켜 주는 수개 또는 수십 개 부락을 대상으로 하는 촌락 간의 정기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인근 지역의 여러 개의 기초시장은 중급시장(intermediate market)에 수렴 하여 더 큰 시장권을 이루고 상호 그 기능을 보완 연계한다. 그리고 다시 이들 중급시장권의 여러 개가 모여 대단위의 대(중심) 시장권 을 형성한다. 그 가운데 기초시장은 그들끼리, 중급시장은 또 같은 중급시장끼리 각각 시장권의 중복과 경쟁을 보기에 이르고 그 결과 시장 경계는 전술한 바와 같이 가격 및 수송비 조건 등에 의해 결정 되어 각 시장권의 모형은 원형 내지 육각형을 방불케 한다.6 그런데 어떤 이들은 농촌 주민(수요자)이 무차별하게 아무 장이나 나가는 것처럼 운위하나 이는 단지 피상적인 관찰에 불과하며 실제 에 있어선 가격, 수송비, 소속의식, 사회관습 등의 이유에 의해 어느 한 곳의 기초시장을 애고하는 경향이 공통적인 현상이다. 다만 그가 자주 출입하는 그 기초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물건을 살 수 없거나 그 시장이 별로 많이 취급하지 않는 고급품(희소품)이 필요하다든지. 6. 고전적인 ‘중심장소 입지론(Classical central-place theory)’에 의하면 시 장권끼리의 경쟁에 의하여 중복지역이 각 시장권 경계에 발생하고(그림 에서 검은 부분) 소비자는 가격, 수송비, 소속의식, 애고 관습(愛顧慣習) 에 의해 경쟁시장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게 되므로 각 시장권은 육각형 을 형성한다(Berry 1967, 59-64)..

(24)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5. 특정 상품(예; 혼숫감)을 대량으로 조달해야 할 경우가 발생할 때 또 는 농산품을 대량으로 판매할 때에 한해 상위 시장(중급시장 및 大 市場)에 간다. 이러한 현상을 아무 장에나 가는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따라서 기초시장보다는 중급시장과 대시장이 취급하는 상품의 종 류가 보다 다양하고 많으며 시장의 상설화와 도시화가 더 되어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시장의 정기성 해석. 그런데 도시화가 이루어졌더라도 전래의 장(장날)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은 발전하여 마침내 어엿한 상설시장 으로 전신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제까지 영향을 미쳤던 주변의 주 민에 대해 제반 생산 관계가 근대화되기까지에는 상설화된 시장이 라 할지라도 정기시장으로서의 기능은 당분간 포기되지 않는다. 예 컨대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전과 더불어 정기시장이 분명 상설시장 으로 바뀐 곳이라 할지라도 구 관습에 젖어 있는 근방의 주민과 농 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왕년의 옛 장날에 맞추어 예전에 장이 섰 던 상가 주변에 어김없이 몰려나와 그날은 상설시장이 더욱 혼잡해 지는 것을 여러 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예; 광주 양동시장, 순천 북 문시장). 이와 같이 정기시장의 경제적 필요성이 삭감되고 난 다음 에도 한동안 그 정기성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시장소재지는 도시화 됐을지라도 그 시장을 이용하던 상당수 근방의 주민이 아직도 영세 (零細)한 생산 및 소비 규모와 옛 문화, 사회관습에서 크게 벗어나.

(25) 16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개시의 정기성(periodicity)은 여러 각도에서 그 필요타당성과 합리성이 증명된다.7 첫째, 상인 및 공장(수공업적 가내공업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의 정기성은 이들 영업의 이동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장과 장을 찾아다니는 이동상인(보부상(褓負商))의 원형(archetype) 은 이 부락 저 부락을 찾아다니던 행상이다. 이동상인 말고도 풍각 쟁이, 악극단, 서커스단, 신발․냄비 또는 농기구 수선공, 이발사, 점 쟁이, 대서사(代書士) 등도 장을 따라 이동한다. 그러면 왜 이들은 한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동하는가? 그것은 물을 것도 없이 한 개의 시장권으로부터의 총수요가 상설점포를 지 탱하기에 충분한 이윤을 확보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 러 개의 시장을 대상으로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휴대하고 소비자를 찾아 순회 방문함으로써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절실해진 다. 그 길만이 적정 판매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리 하여 시장 (開市))의 정기성(定期性)은 이동 상인으로 하여금 정해진 날[市日]에 정해진 장들을 순회함으로써 수요를 무난히 충족시키게 한다. 따라서 연관이 깊은 몇 개 시장들의 장날[市日]이 조화롭게 잘 짜여 있으면 이동상인은 그에 맞춰 골고루 소비자를 찾아 순회 이동 할 수 있게 된다. 가내공업자이든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이건 또는 달걀이나 기타 농산물을 장에 내다 파는 농부의 아내이건 장날이 며칠 걸려 서기 때문에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고 그것을 판매일에 맞출 수. 7. 중국의 전통사회에서의 정기시일의 성립에 대하여는 스키너(Skinner 1964)를, 한국에 대한 토론은 스타인(Stine 1962, 68-78)을 참조할 것..

(26)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7. 있어서 시장의 정기성은 소생산자들에게는 아주 알맞은 제도이다. 바꿔 말해 생산규모의 영세성과 전근대성은 매일 시장에 내다 팔 만 큼 상품생산의 대량화가 요원하기 때문에 며칠 걸쳐 시장에 나간다. 그 다음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보자. 특히 근검절약과 자급자족이 그 사회의 미덕이고 일반적으로 빈곤하며 전통적인 소비관습에 젖 어 있는 생계농가에 있어서는 도대체 매일 장을 볼(shopping) 만한 수요가 없기 때문에 상설장이 섰을 경우 그 시장을 상설로 지탱해야 할 시장인구는 확대한 지역의 수많은 농가를 포함해야 한다. 그런 경우 그 시장권 변두리의 소비자는 대부분 하루 안에 시장을 왕복할 거리 밖에 놓이게 된다.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은 한 곳에 상설시장을 설치하는 대신 그 지역의 전략적인 교통중심지 여러 곳 에, 예컨대 5일 간격의 정기시장을 4~5개소 개설하면 여러 부락 소 비자들을 각각 1일 왕복거리에 포함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전체적으 로 소비자에게 교통상의 불편을 초래함이 없이 그 지역 전체의 수요 를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구밀도가 낮거나 개별수요가 크지 않은 지역에 있어서는 매일 시장 대신 여러 곳에 정기시장이 개설되어 그 지역 모든 소비자를 포용할 수 있게 된다. 설사 인구가 조밀해 정기시장이 상설시장화될 만큼 전체 수요가 크더라도 생계적 수준의 소비자들에게 있어서는 상설시장이 정기시장보다도 반드시 더 매력적일 수는 없다. 그들은 어차피 며칠 걸려야 겨우 한두 번 장을 보러 갈 정도밖에 시장 수요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앞에서 살펴본 바 와 같이 정기시장이 상설화되더라도 예전의 장날에는 그 상설시장 에 사람이 더욱 붐비어 왕시의 정기시장을 방불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정기성은 뭐니 뭐니 해도 교통조건에 의해서 그 존 재성이 더욱 자세히 설명될 것 같다. 아무리 생산자 및 소비자의 수.

(27) 18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요공급 규모가 긴급하고 많아서 매일 장을 볼 만큼 크다 하더라도 교통 조건이 불량하고 수송 및 왕복시설이 불비하면 시장권은 협소 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 대신 곳곳에 정기시장이 개설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상품의 수요지역과 시장 간에 거리상 빚어지는 마찰은 소비자(및 이동상인)가 1일에 왕복할 수 있는 노정을 반경으로 하여 하나의 원형 내지는 육각형의 시장권을 형성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1개 정기시장은 경제외적 반강제에 의해 개시된 시장을 제외 하고는 대개 20~30리(8~12km)를 기준으로 하여 존립하고, 인구와 산업이 비교적 저조한 지역(예; 강원도)에서는 30~40리에 개시되는 것을 본다. 이와 같은 노정은 인간의 생리적 기능(걷는 능력)에서 비 롯하기 때문에 현재 정기시장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아프리카 국가 들에 공통되는 현상이다(예; 중국과 모로코의 경우 40~50리 평균). 이상에서 우리는 이동상인의 영업규모의 경제성(economy of scale), 생산구조의 영세성, 총수요 규모의 왜소와 인구 분포의 확대 성, 전통적 소비관습과 가치관, 소비가계의 빈약성, 나아가서 교통조 건의 불비(不備)가 정기시장의 운행을 어떻게 필요로 하고 합리화하 는가를 살펴보았다. 아무튼 이동상인과 농촌 주민이 정기시장에 수렴하는 경제활동의 맥박은 전통적인 농촌사회에 있어서 규칙적인 하나의 생활 리듬을 형성하고 있다.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5일장은 농촌에 있어 생활 리듬의 근원을 이루며 초근 인생(草根人生)에 대하여 경제․문화․ 사회생활의 구심점을 형성한다. 농촌생활에 있어 맥박과 리듬을 형성하는 장날(시일)은 천체의 원 리에 따라 정해진 것과 인위적으로 편리를 좇아 정해진 것, 둘로 나 눠볼 수 있다. 전자에 속하는 것이 이른바 ‘10간 12지(十干十二支)’, 보름(음력 15일), 24절기법(二十四節氣)이다. 후자의 경우가 7일 간.

(28)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19. 격의 주시(유럽), 3~7일시(아프리카), 육제시[六齊市: 일본 추고황(推古 皇) 시대],. 5일시(한국과 일부 중국) 등이다. 중국에서는 예부터 10일. (10干)마다 한 번 또는 매 12일(支)에 한 번씩 개시해 온 것 같다.8 그러다가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旬’(순: 10 일)마다 또는 12支마다 2~4회의 장이 서게 된 것 중 하나가 5日市 (순마다 2회)가 되고 大市(旬마다 2, 4, 7, 9일 같이 4회)가 된 것 같 다. 우리나라는 조선 중엽에 이르러 전국 장시망이 확립되었기 때문 에 당시 중국의 중북부에 발달된 시장제도인 ‘旬’ 단위의 개시일(開 市日)을 도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하여 당시 우리나라의 장은 대개 5일 간격, 10일 간격, 보름 간격의 개시일이 보편화 됐으 며 그 중에서도 5일시가 가장 많았다(다음 章의 통계 참조). 즉 旬마 다 1회 開市가 2회 開市로 변천한 것이다. 인근 정기시장 간의 순환적인 장날(시일)의 결정은 대개 기초시장 들이 속하는 1개의 중급시장 또는 대시장의 장날을 기본으로 먼저 그와 상충되지 않도록 각 기초시장의 장날을 정하고, 그 연후에 되 도록 한 시장권 안에 있는 기초시장끼리의 순서적인 연계성을 도모 했던 것 같다.9. 8. 9. 니드햄(Needham 1958, 396)에 의하면 간지법(干支法)은 상(商) 시대부 터 사용되었으며 前漢 말기에 와서 음력에 의한 월력 및 연력이 보편화 되었다는바, 場의 개시일은 일찍이 간지법을 따른 것 같다. 흔히 한 시장권(중급시장권)의 순환적인 장날의 순위에 대해 이웃 기초 시장끼리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 일차 목적인 것처럼 운운하는 사람 이 있으나, 이동(移動) 상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영업 활동의 기지 (base)로 삼고 있는 중급 또는 대시장(大市場)에 5일 중 최소 하루는 돌 아갈 수 있어야 그 밖의 일에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속론이 피상적인 관찰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29) 20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그리하여 시장을 찾아 이동하는 이동상인들로 하여금 순차로 대 시장 또는 중급시장의 한 곳과 여러 개의 기초시장을 순환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농촌 주민은 크고 작은 수요의 발생에 맞 추어 자유로이 대소시장을 선택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듯 정기시장의 성립과 그 기능은 전통적 소농사회의 제반 생 산력과 생산관계에 비추어볼 때, 지극히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논 리 위에 기초하고 있음을 본다. 그리하여 경제제력과 사회관계의 변 증법적 발전에 부응해 상설시장화에로의 합리적인 자기 개편을 스 스로 조정해(built-in adjustment) 왔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다시 말해 정기시장의 진화발전은 시장권의 인구의 크기, 부(wealth)의 상태, 산업 및 교통조건과의 밀접한 관련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단순 한 행정명령 하나로 상설화(근대화)되거나 폐쇄될 성질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가 괄목할 근대화가 이루어진 이 시점에 있 어서도 정기시장의 상설화가 획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따 지고 보면 각 시장권의 상기 시장 여건이 서로 상이한 성숙 단계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조선 시대로부터 일제를 거쳐 최근에 이 르기까지 일부 몰지각한 사이비 정책 수립자들은 마치 일거에 모든 정기시장을 폐지해 상설시장으로 대치하는 것이 유통 근대화와 심지 어 새마을운동의 첩경인 양, 툭하면 정기시장의 폐지론을 들고 나오 고 있다. 그 주장의 요지는 근대적인 시장이란 장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되어야 하고, 장이 있음으로써 농촌의 미풍양속이 깨 어지고 농민이 나태해질 뿐 아니라, 장의 시설이 빈약하고 비위생적 이며 거래방법이 원시적이기 때문이라는 따위 등이다.10 10. 조선 및 일제 때의 장시 폐지에 관한 논쟁은 다음 장에 기록하였다..

(30) 시장의 생성과 그 전개 과정 21. 그런데 앞에서 말했지만 ‘장’이란 어느 누구의 강제에 의해 없어 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장을 성립시키는 그 시장권의 생산력과 생 산 관계가 변동되지 않는 한, ‘장’은 혹한 속의 보리싹[麥芽]처럼 죽 지 않고 계속 자라 왔다는 사실이 일찍이 조선과 일제의 시장 탄압 사(彈壓史)가 증명한 바 있다. 각 정기시장별로 그 여건에 따라 원활 히 자기개편을 촉진하도록 시장시설을 정비확충하며 공정한 거래질 서를 확립해 농민의 공동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시장 정책의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인 것이다. 끝으로 한국의 경제발전 상황과 그 발달사를 시장활동의 전개 과 정을 거쳐서 점검하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발전이란 W.W. 로스토가 일찍이 정의 내린 바와 같이 시장 규 모의 확대이며 물량 흐름의 증대 현상이다. 우리나라 시장발달사가 어떠했으며 시장정책의 변동 상황이 어떠했는가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사회 문화의 흥망성쇠 과정을 조감할 수 있으며 민중의 애환과 민생의 안정 여부를 살펴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연구는 문화사적측 면(이른바 생산력의 상층구조)을 지나치게 강조했는가 하면, 경제사 적 연구라 할지라도 물적 생산력에만 지나치게 파고든 나머지 교 환관계와 시장활동의 변화 과정에 대하여는 소홀히 한 느낌을 지 울 수 없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자본주의적 근대사회가 아닌 어 떤 사회체제하에서건 생산물은 흐르고 교환되게 마련이며 그 과정 에서 빈자와 부한 자의 차등이 더욱 확대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발달사를 고구(考究)함이 없이 한 나라의 경제 문화사를 운운하는 것은 파행적인 해답밖에 얻을 수 없다고 보는 바 이다..

(31) 우리나라 시장의 기원. 1. 시장 및 시장관계의 명칭과 어의.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사람이 모여서 화물의 교환 매매를 행하는 일정한 장소를 ‘저자, 場市, 場問, 市上, 시장’ 등으로 불러왔으며, 이를 줄여서 ‘장(場)’ 또는 ‘시(市)’라고 한다.1 ‘市’의 원래 뜻은 “매매를 흥정하는 행위나 장소”에서 비롯한 것 같 고, ‘場’은 “常(상: 땅 이름)” 또는 “時(시: 때)”의 뜻으로서 두 자가 합 해 “사람이 모여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곳) 또는 時(때)”를 지칭해 왔 다. 특히 전래의 시장 개념은 건물보다는 장소를 중시하고 있다. 한편 고려 시대 이후의 문헌을 보면 시장이라는 말 외에 ‘시전(市 廛), 시사(市肆), 전포(廛舖)’ 또는 약하여 ‘전(廛)’이라는 단어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는 일반시장의 장소의 의미보다는 “시가지에 있는 상 점” 또는 복수로 쓰일 때는 요즈음의 상가[장옥(場屋)]와 동의어라 할. 1. 2. 제. 이 장에서 다루는 시장 관계 어의와 어원은 李勳求(1934. 朝鮮農業論), 白南雲(1933. 朝鮮社會經濟史), 조선총독부 자료 제8, 11, 27집, 文定昌 (1941. 朝鮮의 市場), 朴元善(1965. 褓負商), 朴元善(1968 客主), 기타 자료에 근거하였다.. 장.

(32) 24 우리나라 시장의 기원. 수 있다. 특히 조선에 들어와 서울에 관설의 장옥[공랑(公廊)]을 짓고 각 間(座)마다 상인을 수용해 시전(市廛)을 경영토록 했는데 이와 같 이 공인된 시전이 아닌 그 밖의 군소 무허가전(無許可廛)을 가리켜 난전(亂廛: 유사 상인 또는 무허가 상점)이라 일컬었다. 시전 중에 어용(御用)과 육조관어(六曹官御)의 용달을 맡아 국역(國役: 일종의 세금)의 의무와 난전금압(亂廛禁壓)의 특권을 가진 대규모 어용시전 (御用市廛)을 육의전(六矣廛) 또는 육주비전(六注比廛)이라 일렀다. 이에 대하여는 본론에서 자세히 다루려고 한다. 조선 말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상점을 나타내는 말에 ‘점(店)’ 자 대 신에 ‘전(廛)’ 자를 사용해 왔다. 즉 ‘전’은 구미에서 통용되는 스토 어(store)의 개념으로서 예컨대 ‘전포, 전방’ 혹은 ‘어물전, 청포전, 미전, 마전’ 등이 모두 그 물건을 팔고 사는 상점을 뜻하였다. 한편 우리나라 고유 의미의 ‘점’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 제조소 또 는 광산을 나타내는 말이었다(河合弘民 1909). 예를 들어 ‘사기점’은 도자기 제조소를 이르며, ‘금점, 은점, 동점’ 등은 각 광산을 나타낸 다. 「속대전(續大典)」도 “諸道産銀處, 設店收稅”라 하였다. 미국의 ‘숍(shop)’의 개념에 해당하는, 제조 판매하는 곳을 ‘방 (房)’이라 하였다. ‘입방(笠房)’은 갓을 만드는 상점을, ‘옥방(玉房)’ 은 옥세공을 하여 판매하는 상점이다. 그 밖에 ‘가가(仮家: 속칭 가 게)’는 小(賣)店의 뜻으로 쓰이는 작은 廛으로서 임시로 길[公道]가 에 집 몸채를 내 물리거나 덧붙여서 꾸민 작은 점포 또는 ‘노점’을 의미한다. ‘재가(在家)’는 “본전의 분가가 여기 있다”라는 어원이 말하듯,2 오늘날의 ‘분점’ 혹은 ‘지점’에 해당한다. 역시 일제 침략 이전에는 2. 四方博(1933, 143)과 朴元善(1965, 17)을 이차 인용..

(33) 우리나라 시장의 기원 25. 시장을 그 소재지에 따라 수도의 시장인 경시(京市=京師市)와 지방 시장인 향시(鄕市) 및 국경지의 개시(開市: 柵門後開市 또는 互市)로 구분된다. 경시에는 상점 성격의 시전과 난전 그리고 조석시(朝夕 市)가 있었고, 향시는 재래의 정기시(보통시장), 약령시(藥令市), 가 축시장, 조석시 등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시전이 나 난전은 시장의 뜻보다는 도시의 상점 또는 상가의 뜻에 더 가깝 다. 조석시란 도읍 또는 성읍의 주민에게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선이 나 채소 그리고 기타 신선식품과 신탄[연료] 등을 공급하기 위해 매 일 아침저녁으로 2회 개시하는 요즈음의 ‘찬거리’ 시장과 같다. 보통시장(재래시장)은 일제에 의해 확정된 명칭으로 지방의 읍 또 는 촌락 경계에 서는 현재의 일반 정기시장(보통 5일 간격으로 개시 됨)을 일컬으며, 한 지방 한 장소에서 열리는 장이라 할지라도 장날 에 따라 그 크기가 규칙적으로 크고 작은 경우 큰 장날을 大市(예; 2, 7일), 작은 장날을 小市(예; 4, 9일)라 한다. 약령시란 대구, 원주, 전주, 공주, 진주, 청주 등 한약재의 집산지 에 춘추(春秋)로 개시되던 특수시장을 지칭한다. 가축시장은 보통시 장과 같은 장소 또는 인접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같은 날에 열리되 다만 소, 말, 돼지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시장을 말한다. 원래는 ‘牛市(소 시장)’, ‘馬市(말 시장)’ 등 구체적인 명칭을 가졌다. ‘互市’ 는 국경의 관문(또는 기존 京市)에 외국 사신 또는 외국 민간 무역상 을 위해 정부의 주도 아래 개시한 일종의 국가 간 交易場이다. 연중 일정 기간만 개시하거나 혹은 사신의 방문을 맞아 특별한 날에만 개 시한 데서 호시를 개시(開市)라고도 한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한 이후 제정 공포한 시장규칙에 의하면3 3. 1914년 總領 136호로 처음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되었다..

(34) 26 우리나라 시장의 기원. 우리나라 시장을 재래의 보통시장(정기시장)은 “1호시장”이라 하고, 시가지의 공설소매시장은 “2호시장”이라 규정했으며, 오늘날의 청 과․수산물 도매시장은 “3호시장”, 곡물유가증권, 현물시장 즉 양곡 거래소는 “4호시장”이라 명명했다. 다른 한편 설립․경영의 공사 여 부를 가려 위 시장들을 공설시장과 사설시장으로 구분하기도 하였 다. 위에서 보듯 시장을 기능 면에서 구분했다. 5․16 군사혁명 이후 제정 공포된 시장법(법률 제704호, 1961. 8. 31)에서는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시장이라고 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을 장소라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시장건물 의 유무에 따라 각호를 구분한다. 1) 일정한 시설을 구비하고 구획된 지역에서 매일 다수의 수요자 와 공급자가 내집(來集)하여 물품의 매매교환을 행하는 장소: 1호시장 2) 앞의 시설을 구비하지 않았더라도 구획된 지역에서 정기 또는 계절적으로 다수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내집하여 물품의 매매 교환을 행하는 장소: 2호시장 3) 20인 이상의 영업자가 일정한 시설을 구비한 동일 건물 내에서 물품의 매매교환을 행하는 장소를 시장이라 말한다: 3호시장 우리가 흔히 보는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나 동대문, 남대문의 일반 시장 등은 1호의 범주에 속하고, 지방의 정기시장, 가축시장 또는 도 시의 김장시장은 2호의 범주에, 공설소매시장이나 백화점 상가 등은 3호의 정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예전부터 시장과 관계되어 온 명칭으로는 장옥(場屋), 주막, 장변 (場辺), 장감고(場監考), 장군(場軍) 등이 있다. 장옥은 장랑(長廊) 또 는 공랑(公廊)이라고도 불리며 그 건물 양식은 고려조를 전후하여.

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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