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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가계부채의 용도와 상환방법

제3절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보유 형태

3. 저소득층 가계부채의 용도와 상환방법

부채의 규모뿐 아니라 상환방법도 차입자의 부채 부담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 이후 이자만을 상환하다 만기가 도달하면 원금을 상환하거나 차환을 통하여 만기를 연 장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가계대출 상품이 운영되어 왔는데 이는 차입 자인 가계의 입장에서 상당히 위험한 계약 구조이다. 특히 자금 규모가 커서 장기간에 걸쳐서 차입을 할 수밖에 없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와 같은 만기 일시상환 방식 대출은 채권자인 금융회사가 차환을 거부하는 경우 보유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서는 상환 요구에 응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외국에서는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은 찾아보 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17) 한편 일시상환은 만기가 도달할 때까지 이자만

17) 만기 일시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박창균(2010)을 참고.

을 상환하므로 원금 상환 부담이 없어 만기 도래 시점까지 부채 상환 부 담이라는 측면에서 분할상환에 비하여 유리하다. 경제성장과 함께 주택 가격이 꾸준하게 상승하여 왔고 채무자가 만기 시점까지 담보 주택을 보 유하기보다 주택가격 상승을 통한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 만기 일시상환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연유로 인하 여 심각한 위험 요인이 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이 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잠재적 위험에 주목한 정책 당국은 2000년대 후반부 터 만기 일시상환 방식에서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 형태를 전환 하기 위하여 강력한 정책 조치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가 <표 4-10>에 나타나 있다. 2012년 42.6%를 기록하였던 만기 일시상환 대출의 비중이 2016년 32.2%로 하락한 반면 분할상환 방식 대출의 비중은 28.5%에서 61.7%로 크게 상승하였다. 다만 소득 1분위의 분할상환 방식 담보대출의 비중 증가는 다른 소득 계층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 는데 이는 분할상환 방식이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에는 매우 큰 부담이 된 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판단된다.

담보대출과는 달리 신용대출의 경우 만기 일시상환 방식 대출의 비중 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는데 이는 분할상환 방식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 책적 노력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 으로 보인다. 한편 소득 1분위의 경우 분할상환 방식의 신용대출 비중이 2012년 28.7%에서 2016년 18.9%로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앞 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분할상환 방식이 특히 저소득층에는 부담스러운 상환 방식임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표 4-10> 소득분위별 담보대출 상환 방법 비중

(단위: %)

상환방법 전체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2012년

만기일시 42.6 37.3 42.3 44.8 41.0 42.9

분할상환 48.5 44.4 49.3 44.5 51.5 48.5

기타방식 8.9 18.3 8.4 10.7 7.6 8.6

2016년

만기일시 32.2 31.8 27.2 30.2 26.4 36.7

분할상환 61.7 55.4 67.9 63.3 69.0 56.8

기타방식 6.1 12.7 4.9 6.5 4.6 6.5

자료: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저자 계산.

<표 4-11> 소득분위별 신용대출 상환 방법 비중

(단위: %)

상환방법 전체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2012년

만기일시 29.6 23.6 24.3 24.3 29.1 34.9

분할상환 19.9 28.7 28.1 17.2 21.0 16.4

기타방식 50.5 47.7 47.6 58.5 49.9 48.8

2016년

만기일시 29.3 21.3 26.4 31.5 27.8 31.0

분할상환 25.7 18.9 29.3 29.5 28.5 22.6

기타방식 45.0 59.7 44.3 39.0 43.7 46.4

자료: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각 연도 원자료.

<표 4-12>와 <표 4-13>에는 각각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소득분위별 대출 용도 분포가 나타나 있다. 담보대출의 용도로는 거주주택 취득이 압 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거주주택 이외의 부동산 취득이 그 다음을 잇고 있다. 부동산의 담보 가치가 금융회사에 의하여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진 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표 4-12> 소득분위별 담보대출의 용도 비중

다음으로 담보대출의 용도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사업자금 조달인데 이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보유 주택을 담보 로 제공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관행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음 을 반영하는 것이다.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생활비 조달을 위하여 담보 대출을 활용한 비율이 다른 소득분위에 비하여 특히 높게 나타나는데 낮 은 소득으로 인하여 상환능력을 증명하기 힘든 저소득층 중 담보 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보유한 일부가 생활비 조달을 위하여 담보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사업자금과 생활비가 가장 중요한 용도를 차지하는데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2012년에 비하여 2016년 부동산 취득과 관련된 담보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며 이러한 현상이 소득이 높을수록 더욱 뚜렷 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누차 지적한 바와 같이 2014년 이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담보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