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관리계획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용도지역․용도지구․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용도지역제),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 (도시계획시설), 도시개발사업 또는 정비사업에 관한 계획,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이상 네 가지 계획을 총칭하는 말이 다. 이중 토지이용을 관리하는 핵심적 수단은 용도지역제와 지구단위계획이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용도지역제와 지구단위계획에 대하여 ‘모든 개인이 다 같이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는 자유를 위한 토지이용자유의 제한’으로 서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진단한다.
적할 시기(timing)를 놓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1) 용도지역제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용도지역제는 일본이 제정한 조선시가지계획령(1934 년)을 통해 들어왔다. 그러나 일본 스스로도 도시계획제도에 대한 관심이 도시확 장을 도모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토지구획정리나 건축선제도 등은 관심있게 검 토하였으나, 용도지역제에 대해서는 오래 동안 개념조차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 했던 것으로 보인다(石田, 1986: 125-143). 우리나라에서도 건축물 용도간의 상충 (相衝)이나 고층아파트 재건축사업 등으로 용적률이 사회문제가 제기되기 이전 의 1980년대 전반까지는 주거-상업-공업지역의 지정은 사실상 시가지로 계획할 토지의 범위를 정하는 정도로만 여겨왔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를 논함에 있어서는 용도지역제 운용의 전 범(典範)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용도지역제(zoning system)를 통해 그 개념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용되고 있는 용도지역제 의 토지이용관리 기능의 문제점을 검토한다.
우선 미국의 경우 용도지역제는 해당 지자체가 행정구역 전역을 도시계획적 (urban planning) 관점에서 각종 지역으로 구분하여 같은 용도지역에 대해서는 토 지‧건축물 등의 위치‧규모‧형태‧용도 등에 관하여 같은 규제를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渡辺俊一, 1985: 184,186). 처음에는 그 목적이 커뮤니티의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위해용도를 배제하기 위한 정도로만 인정되었으나, 표준수권법이 제정되면서부터는 토지이용규제 제도로 공식화되었고, 1960년대 이후 그 활용 범위가 지자체의 세수증대 목적 등으로도 넓혀왔다. 이러한 용도지역제는 공익 (public interest)을 전제로 지자체가 행사하는 경찰권(police power)의 한 종류에 해 당하기 때문에, 농지보전이나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규제의 경우 그것이 경찰권 의 범위를 넘어 사실상 수용(taking)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여러 논쟁이 이어 져왔다.
그러나 명분으로 내세운 공익 뒤에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들의 재산가 치 보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소득층 위주의 거주환경 유지를 위해 저밀도 규제를 하여 중산층 이하의 신규 개발이 교외에 확산됨으로
써 직주 원격화를 초래하거나, 인근 지자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 도시 권 전체 차원에서는 토지이용의 부조화를 일으키기도 한다(박재길, 2000:32-33).
이와 같이 용도지역제는 주로 해당 용도지역으로 지정된 토지소유자들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도시전체로 볼 때 ‘모든 개인이 다 같이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 는 자유를 위한 토지이용자유의 제한’에 반드시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 들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수행되고 있는 용도지역제의 토지이용관리 기능에 대 하여 논의한다.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는 조선시가지계획령 이후 초기에는 주로 보건․위 생․안전 등의 소극적 목적을 위해 도입되었다가 점차 토지이용의 효율화, 계획 적인 개발 유도, 환경․생태의 보호 등으로 그 목적이 확대되어 오고 있다. 그러 나 기본적으로 미국의 초기 용도지역제 유형인 유클리드 용도지역제(Euclidean zoning)로 운용되어 온 점에는 변화가 없다.
유클리드 용도지역제는 앞으로 있을 행위를 예상하고 사전에 행위규제를 확정 해 두는 사전 확정적(事前確定的)인 것이며, 규제가 강한 종류에서부터 조금씩 행위규제를 완화하는 누적식(累積式 )으로 되어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기존 환 경을 유지하면서 개발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고, 허용 건축물 등에 대해 형태규제 를 중심으로 한다. 아울러 필지 단위로 적용하되 용도순화(用途純化) 기능을 지 니고 있어, 토지소유자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계속 들어왔다(渡辺俊一, 1985:
189,190). 이와 같은 유클리드 용도지역제의 문제점은 우리나라 용도지역제가 그 대로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유클리드 용도지역제의 일반적 문제점에 덧붙여 지적될 수 있는 우리나라 용도 지역제의 문제점은 용도지역의 종류가 적고 또한 규제가 정밀하지 못하여 토지관 리수단으로서 효과가 미약한 점이다. 용도지역에 의한 상한용적률이 실제 실현되 는 것에 비교하여 지나치게 허용 폭이 넓게 되어 있다. 예로서 경기도 안양시의 경우 상업지역의 법정용적률은 800~1000%(중심상업지역 1000%, 일반상업지역 800%)이나 실제 건축물 건축으로 실현된 용적률은 1/3~1/4 수준인 250%에 불과하
다. 이를 통해서도 용도지역에 의한 토지이용관리 기능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정구역 필지수 평균용적률
안양시전역 497 251%
안양동(중심 및 일반상업) 320 291%
관양동(일반상업) 144 276%
평촌동(중심상업, 최저고도지구) 10 602%
호계동(일반상업) 23 513%
자료: 안양시 과세자료 및 건축물대장(2004년)
주: 1.안양동의 경우 간선도로변 필지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나머지 지역은 전수조사 결과 임,단, 자료가 불충분한 일부 필지는 제외함
2. 안양시 중심상업지역의 기준용적률은 1,000%, 일반상업지역의 용적률은 800%임
<표 3-3> 상업지역 지정 필지의 평균 용적률 현황(안양시)
(2) 지구단위계획
용도지역제가 해당 용도지역으로 지정된 범위 내에서는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 과는 달리 지구단위계획은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의 가구(街區)나 획지(劃地) 단위별로 토지이용제한을 차별화하여 규제한다. 지구단위계획은 기본적으로 해 당 지구단위계획 구역 내 ‘당해 지역 전체를 체계적‧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 여 수립’52)하는 계획이므로 당해 지역 범위에서의 ‘모든 개인이 다 같이 상실하 게 될 우려가 있는 자유를 위한 토지이용자유의 제한’으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2002년 말 현재 전국의 시가화용도지역(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면적의 17.9%에 해당하는 527.9㎢53)의 토지가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음을 볼 때 토지이용관리 수단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것으 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용도지역 변경이 있는 경우나 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대 부분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어 그 비중은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2)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 2조 제 5호 53) 건설교통부. 2003. 도시계획통계 2002.
지구단위계획은 계획이 수립되어 결정된 후에는 해당 구역 내 토지이용을 비 교적 정교하게 잘 관리하는 수단이 되나, 재건축사업 등의 도시개발사업을 예상 하여 새로이 구역을 지정하여 계획을 수립하는 때는 용적률 등 개발밀도를 기존 상태보다 크게 높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당 지역 내 개인들의 재산가치 증대 를 위한 일종의 담합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시내 ‘모든 개인이 다 같이 상실 하게 될 우려가 있는 자유를 위한 토지이용자유의 제한’과는 거리가 먼 행위이 다.
이러한 예는 1980년대 초 신도시로 건설된 G시의 공동주택단지 일원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10여 개 공동주택단지를 대상으 로 2000년 3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후 2003년 6월에 종전보다 용적률 을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높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였다. 기존 주택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약 98%에 불과하나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기준용적률을 약 165%로 함 으로써 인센티브를 고려할 경우 허용용적률이 190%까지 개발되도록 하였다. 이 는 결국 재건축사업 시행이전에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고밀도 아파트단지로의 사 업시행 가능성을 부여한 것이고 이에 따라 토지가격이 올라 우발이득이 발생하 는 사례에 해당한다.
한편 개발제한구역 집단취락 해제를 위한 지구단위계획수립에서도 구역해제 로 우발이득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다. 계획과정에서 앞으 로 취락을 적용할 취락정비수법이나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용지부담 등을 사전에 협의하거나 전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에 의 한 계획선이 안으로 제시됨으로써 취락 내 토지소유자간에 불공평성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구경계 밖에 개발제한구역으로 남는 토지, 대지 등을 포함해 도시계획시설로 묶이는 토지, 주거지 등으로 해제되는 토지간의 형평성 결여로 토지소유자 간에 갈등이 유발될 소지가 있다(<그림3-3>). 개발제한구역 집단취락 해제 추진 사례를 통해서도 큰 자유를 위해서는 취락정비사업 및 도시계획시설 설치에 대한 부담과 지구단위계획 수락 등을 ‘모든 개인이 다 같이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는 자유를 위한 토지이용자유의 제한’으로 받아들이면서 정부, 지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