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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과 시민성의 관계

교육의 본질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인성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시민성 함양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할 때 인성과 시민성의 논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좋은 인간의 모습 중 하나로 시민을 설정하기도 하지만, 인간과 시민을 분리해서 생각할 때도 있다.

인간성은 갖췄지만 시민성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시민의 자격은 갖췄지만 인간적 성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성품이 온순하고 성실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 한편 사회의 제도와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시민 참여도 활발한 사람이지만,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거나 평소 행동거지가 바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인간됨’과 ‘시민됨’은 균형적 통합이 필요하고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의 상호보완성을 모색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도덕과 교육은 교육과정의 성격에서 “학교 인성교육의 핵심 교과(교육부, 2015b: 3)”라는 사실만을 강조해 왔다.11) 그러나 도덕과의 내용과 방법 측면에서 볼 때, 공적 영역에서의 책임 있는 참여와 행동, 가치・태도 및 성품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덕과는 시민교육의 중심 교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장에서는 인성과 시민성의 관계 설정을 통해 도덕과에서 시민교육의 새로운 접근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인성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정의되고 철학과 심리학, 교육학 분야에

11) 정창우(2020b)는 도덕과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과 관련해 도덕과의 위상 및 역할이 갖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첫째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도덕과의 현실적이 고 실제적인 위상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 둘째는 인성교육과 더불어 시민교 육을 또 다른 중심축으로 설정해온 도덕과가 인성교육의 주관 교과이자 핵심 교 과라는 점만을 지나치게 부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2020b: 97-98). 따라서 인성교육과 시민교육을 적절하게 포함하는 도덕과의 성격을 재규명이 필요하다.

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인성(character)을 성격(personality)과 비교 하기도 하는데, 보통 성격은 기술적이고 가치 중립적인 의미이지만 인성 은 규범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정창우, 2017a: 79).

2015년에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 제2조에서 인성은 “바람직한 행동 으로 나아가고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데 필요한 성품과 역량”으로 정의 한다(정창우, 2019: 91). 쉴즈(D. L. Shields)는 인성을 4가지 차원으로 나눠 서 설명한다. 그는 지적 인성(intellectual character), 도덕적 인성(moral character), 시민적 인성(civic character), 수행적 인성(performance character)을 제시한다(Shields, 2011: 49)12). 이중 도덕적 인성은 바람직한 내면 및 인간관계의 형성과 관련된 것으로 도덕적 선과 옳음을 추구하는 성품과 역량을 말한다. 시민적 인성은 바람직한 시민성과 관련된 것으로 공동선을 위한 도덕적 행동에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즉 자기 초월적 능 력을 통해 공동선을 고려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 속에서 수행한다 (Shields, 2011: 51-52). 보스톤(B. O. Boston)은 시민적 인성이란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고 책임감 있는 도덕적 행동으로 본다. 이는 포괄적 용어(the umbrella term)로 시민교육, 인성교육, 봉사활동, 사회정서학습의 목표이 자 지향점이다(Boston, 2005: 5). 버코위츠(M. Berkowitz)는 시민적 인성은 성향과 기능의 한 세트로 개인이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해 공론장에 참여 하는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개인이 될 수 있게 한다(Berkowitz, 2008:

402). 종합해보면, 인성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 공동선을 위한 공적 영역 에서 인간이 지녀야 할 인격적 특성을 부각할 때, 자연스럽게 시민성과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인성에 대한 논의는 사회의 공동체

12) 쉴즈에 따르면, 지적 인성은 특정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습관이자 사고의 성향으로 여섯 가지 성향을 갖는다. 다시 말해 지적 인성을 갖춘 사람은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이며 성찰적이고 전략적이고 회의적(skeptical)이어서 진실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있다(Shields, 2011: 49). 수행적 인성(performance character) 은 개인이 의도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성품, 미덕, 개인적 자질을 의미 한다. 수행적 인성은 인내, 근면, 용기, 회복 탄력성, 긍정, 주도성, 세부 사항에 관한 관심, 충실함과 같은 특성이 포함된다. 수행적 인성은 높은 수준의 노력과 작업을 촉진한다(Shields, 2011: 52).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적 덕성 함양을 포함하고 있다.

시민성(citizenship)은 좁게는 법적 지위로 보장된 권리에서 넓게는 정치와 사회에 대한 참여와 공동선을 촉진하기 위해 시민으로서 바람직한 성향 및 의무를 말한다. 권리와 의무 중에서 어느 것을 우선하느냐에 따라 시민성의 성격이 달라진다. 킴리카(W. Kymlicka)는 시민성 이론에서 개인주의적 권리와 자격은 자유주의적 개념과 연결되고, 특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복속은 공동체주의적 개념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점차 현대 민주주의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위해 자유주의자들 역시 정의(justice)라는 제도에 속한 시민의 자질과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각자의 이익들의 균형을 부여할 절차적이고 제도적 기제로는 충분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민적 덕성과 공적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Kymlicka, 2016, 장동진 외 역:

397-398). 정리하자면,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권리’를 강조하지만, 시민적 공화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입장은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시민으로서 권리적 요소와 시민적 덕성과 의식을 모두 포괄하는 행위적 요소로 구성되는 시민성은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심성보, 2011: 218-219). 아래 <표 2-1>은 부벡(D.

Bubeck, 1995)이 제시한 시민성의 엷은 개념과 두터운 개념의 비교이다(Faulks, 이병천 외 역, 2000: 20에서 재인용).

<표 2-1> 시민성의 엷은 개념과 두터운 개념

(출처: Bubeck, 1995; Faulks, 이병천 외 역, 2000: 20에서 재인용)

이처럼 시민성은 ‘권리라는 측면’과 ‘시민적 덕성과 의식, 행동의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두텁고 넓은 의미의 시민성은 시민적 예의와 품위 등 윤리적 요소가 강하다. 이와 유사하게 쿠퍼(Cooper, 1991; 정창우, 2019: 95에서 재인용)는 시민성을 법적 시민성(legal citizenship)과 윤리적 시민성(ethical citizenship)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공식적인 규칙 및 법률에 의해 규정된 지위와 역할로 정의하고, 후자는 전자보다 높은 수준으로 공적 문제에 대한 시민 참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종합해보자면,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 시민성은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적 요소와 시민으로서의 덕성과 성향, 행동으로 윤리적 요소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후자는 인성과 가장 중첩되는 지점으로 인성과 시민성은 상호 보완적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정창우(2017b: 10)는 인성과 시민성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 특징을 [그림 2-2]로 도식화한다. 벤다이어그램에서 점선 표시는 각 차원이 엄격하게 분리되기보다 중첩적이고 연속적이며 동태적인 관계적 특성임을 내포한다.

엷은 시민성 두터운 시민성

권리의 특권적 우선성 상호 보완적 권리와 책임

수동적 능동적

필요악으로서의 국가 좋은 삶의 토대로서 정치공동체 순수하게 공적인 지위 공적인 지위와 사적인 지위 모두에 해당

독립성 상호 의존성

선택을 통한 자유 시민적 덕성을 통한 자유

법적 도덕적

[그림 2-2] 인성과 시민성의 타당한 관계 (출처: 정창우, 2017b: 10)

인성 역시 바람직한 내면 및 도덕적 선과 옳음을 추구하는 성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한 도덕적 행동에 책임을 갖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시민성을 내포한다. 결국, 인성과 시민성은 ‘시민적 인성’ 또는 ‘윤리적 시민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중첩됨을 알 수 있다.13) 이는 인성과 시민성은 밀접한 상호 보완적 관계라는 의미이며 도덕과 시민교육 차원에서 윤리적 시민성을 재정립할 수 있는 근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