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2-2] 인성과 시민성의 타당한 관계 (출처: 정창우, 2017b: 10)
인성 역시 바람직한 내면 및 도덕적 선과 옳음을 추구하는 성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한 도덕적 행동에 책임을 갖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시민성을 내포한다. 결국, 인성과 시민성은 ‘시민적 인성’ 또는 ‘윤리적 시민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중첩됨을 알 수 있다.13) 이는 인성과 시민성은 밀접한 상호 보완적 관계라는 의미이며 도덕과 시민교육 차원에서 윤리적 시민성을 재정립할 수 있는 근거이다.
의미한다. 즉 시민이라면,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무엇인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참여를 통해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시민성의 문제를 시민적 덕목의 주입이나 단순 전달보다는 도덕적 역량(moral competence)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린트(G. Lind)는 도덕적 역량이란, “폭력이나 속임수 대신 내적 도덕 원칙들을 기반으로 숙고와 토론을 통하여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그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도덕적 역량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Lind, 박균열・정창우 역, 2017:
18-19). 이처럼 숙고와 토론, 문제해결 능력은 민주주의 사회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시민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따라서 도덕적 역량 차원에서 시민성은 유연한 사고의 메타인지 역량과 정서적인 협력적 의사소통 역량, 인권 차원의 휴머니티 감성 역량,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하는 역량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은 시민적 권리보다는 시민적 덕성과 같은 윤리적 요소를 강화하는 두터운 시민성, 실제 삶과 경험의 과정에서 차이와 타자성에 주목하는 깊은 시민성14), 비판적 사고 및 성찰과 같은 고차적 사고력을 갖춘 시민성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윤리적 시민성(ethical citizenship)이란 “인간다움과 사회 정의를 위해 타인과의 의사소통 속에서 메타인지 사고, 비판적 사고 및 성찰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사회 전환기를 대비하는 14) 변종헌(2014)은 지금까지 시민성은 보편과 특수의 긴장 관계를 간과한 채 보편
성에만 주목했다고 본다. 이는 지역 간, 국가 간의 중요한 차이를 제대로 파악하 지 못해 얕은 수준의 시민성에 그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는 이에 대한 대 안으로 클라크(P. Clarke, 1996)의 ‘깊은 시민성(deep citizenship)’을 제시한다. 여 기서는 보편과 특수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이 둘 사이의 긴장 관계를 바람직하게 여긴다. 또한, 보편성은 인간의 삶에 부여되는 것이 아닌 실제 삶과 경험의 과정 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본다(변종헌, 2014: 109-110). 결국, 깊은 시민성은 차이와 타자성(alterity)에 주목하며 사회적 상상력 속에서 자신과 타인의 연결과 상호 의 존성을 깨닫고 행위 한다. 따라서 깊은 시민성은 정치 사회의 안정과 복지에 능 동적으로 기여하고 이웃과 타자 그리고 세계 속으로 관심과 배려를 확대한다(변 종헌, 2014: 110-111). 클라크가 제시한 깊은 시민성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존의 얕은 시민성과는 다른 새로운 시민성의 정립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시민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은 공공선을 위한 민주적 절차 및 방법을 강조하는 방법적 차원의 시민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성을 고민하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감을 의미한다. 여기서 공공선을 위한 시민적 덕성과 자질, 성향과 같은 윤리적 요소를 강조하되, 예전의 공민 교육 차원의 보수적이고 의식화 교육으로 퇴보하려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 시민성은 인권 감수성과 돌봄과 같은 관계성을 바탕으로 실제 삶과 경험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탐구하며,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이렇듯 새롭게 정립한 윤리적 시민성이야말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사회 전환기를 대비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표 2-2>와 같다.
<표 2-2> 윤리적 시민성의 의미와 특징
‘윤리적’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인간의 생활에 있어 바람직한 상태란 무엇이며, 옳고 그름의 기준은 무엇이고 행위의 법칙은 어떻게 정립되는가를 밝히는 과정이라고 볼 때,15) 윤리적 시민성은 클라크(P. B.
15) 철학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88444&cid=41978&categoryId=41985 윤리적 시민성
의미
인간다움과 사회 정의를 위해 타인과의 의사소통 속에서 메타인지 사고, 비판적 사고 및 성찰로 문제를 해결하여 새로운 사회 전환기를 대비하는 시민성
사고
유형 메타인지 사고, 공감적 사고, 비판적 사고, 성찰적 사고 기능 메타인지적 문제해결 기능, 공감적 의사소통 기능,
비판적 사고 및 성찰 기능 성향 인권존중, 돌봄, 사회참여, 정의, 성찰
Clarke)가 제시한 깊은 시민성(deep citizenship)과도 연결된다. 깊은 시민성이란 다양한 우리의 삶과 생활 속에서 스스로 행동하는 시민의 활동과 참여로 공적인 삶의 가능성을 되찾음을 의미한다. 이는 권한(empowerment)과 자유의 결합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와 다른 사람들을 자신만큼 동일시하고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타인과 공유되는 세상에서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이 서로 연관되고 함께 창조되는 것임을 안다(Clarke, 1996: 4-6). 이렇듯 윤리적 시민성은 변화를 위해 올바른 방향성을 자율적으로 고민하고 공동체에서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감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동안 도덕과의 시민교육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시민사회의 방향성을 탐색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단순히 시민적 가치와 덕성을 나열하거나 필요성만을 교화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민적 덕성과 자질을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문제를 가져온다. 도덕과 시민교육에서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윤리적 시민성은 도덕적 역량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선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해결과 협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직접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민성을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그 이유는 미래 사회에서 강조하는 시민성은 복잡한 상황을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메타인지, 의사소통을 통한 협력, 자신 및 타인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휴머니티 감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미래 사회의 핵심역량으로 강조한 기존의 4C에 캐나다는 인성(Character), 시민성(Citizenship)의 두 가지를 추가하였다.
이는 불확실하고 급변하며 모호한 세계에서 자신과 세상에 대한 적극적 변화를 이끌고 강한 인성을 가진 윤리적 시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리적 시민이란, 개인적 차원과 지역, 국가 및 생태 공동체 차원을 모두 포괄하여 변화를 만들어내고 행복과 번영을 가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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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존재이다(정창우, 2020b: 98-100).
찰스 파델과 그의 동료들은 고대부터 교육의 목적은 “공동체에 기여하며 윤리적 시민으로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자신 있고 인정 넘치는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Fadel et al., 이미소 역, 2016: 173). 도덕과는 인간으로서 인간다워지고 시민으로서 좀 더 시민다워지는 법을 배우고 이를 체화해가는 윤리적 시민성을 함양해야 한다. 즉 시민교육을 통해 윤리적 시민을 실질적으로 길러내야 한다(정창우, 2020b: 102). 우리 교과에서 추구하는 21세기형 도덕적 인간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성숙한 인격체이며 사회, 국가 및 인류 공동체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훌륭한 윤리적 시민”이어야 한다. 즉 진정한 인간다움과 이상적인 삶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영향을 고려하고 세계 안에서 사려 깊게 행동하며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조망하고 윤리적으로 성찰하는 방법을 익힌다(정창우, 2020b: 137).
우리는 시민성 논의에서 민주적 시민성(democratic citizenship)을 일반적으로 더 자주 언급한다. 듀이(J. Dewey)의 경우 “민주주의는 단순히 정치의 형태만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동생활의 형식이요,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라고 본다(Dewey, 이홍우 역, 2018: 155). 이처럼 ‘민주적’이라는 말은 정치체제라는 말과 더불어 민주적 가치관 및 태도를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로
‘민주적’이라는 말은 권위주의적 지향과 반대 개념으로 어떠한 외부의 권위를 빌려 결정하기보다 평등한 사회 구성원이 절차적인 요건을 갖추고 모든 결정의 중심에 있다는 말이다.16) 따라서 민주적 시민성이라 할 때 듀이의 민주적 가치관으로서 ‘민주성’과 평등한 사회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율성’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16) 표준국어대사전,https://ko.dict.naver.com/#/entry/koko/de2f1d42a22642bbaf482ecac0b6fbe1, 21세기 정치학대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727238&cid=42140&categoryId=42140 [검색일자: 2020. 11. 29.]
민주적 시민성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과거 권위주의적 정치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한다. 또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등장에 따라 주도적 시민을 양성하고자 기존 권리보다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순종적 시민교육의 잔재를 지우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국민(國民)이라는 피동적 어감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능동적 어감으로 시민(市民)을 강조한다. 덧붙여 시민의 수동적, 순응적 의미를 제거하기 위해
‘민주시민’이란 대안적 개념이 등장한다. 결국, 시민교육은 기존 권위주의 체제를 배제한 민주 체제를 지키며 운영하는 시민들을 양성하는 의미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속에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에 등치 되는 개념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의미도 포괄하기도 한다(심성보, 2011: 182-183).
2017년 촛불 정권 이후 정부는 민주 시민교육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교육 정책을 살펴보면, 보수 정권인지 진보정권인지에 따라 변화함을 알 수 있다. 보수 정권에서는 민주 시민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진보정권에서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각 시도 교육청에 민주 시민교육과가 만들어지고, 민주 시민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으로 정책화한다. 각 시도 교육청은 일상의 민주주의로서 학교 민주 시민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조례를 마련하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17) 민주 시민교육이 부흥하는 가운데 한편으로 인성교육 진흥법이 보수 정권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도덕과 교육을 다시 프레임 논쟁으로 가두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하였다(중앙일보, 2018. 2. 6.). 그러나 시민교육과 인성교육 사이의 중첩된 부분이 존재함이 강조되고, 시민교육과 인성교육의 밀접한 연계성을 부각하면서(정창우, 2017b, 2019), 시민교육은 좌익 진영, 인성교육은 우익 진영이라는 구태의연한 프레임 논쟁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은 사회과와 도덕과 뿐만 아니라 범교과 주제로 17)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2016. 7.19.), 서울특별시 교육청 역
시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2018.1.4.)를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