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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과 공감의 강화

(1) 의사소통과 공감의 중요성

시민사회의 문제로 특정 사안을 놓고 벌어지는 시민사회의 첨예한

갈등은 시민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져온다.

사회적 갈등 지수에 대한 국가 간 비교를 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지수는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꽤 높은 편이다(문화일보, 2015. 1.

28.). 또한, ‘한국행정연구원’의 2018년 사회 통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7%가 우리 사회의 사회 통합 저해 요인으로‘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 갈등’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빈부갈등 82%, 노사갈등 76%, 세대갈등 64%, 종교갈등 59%, 남녀갈등 52%이다(임채광, 2020:

403).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 양상을 고려했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환경 마련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윤리적 시민교육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의사소통과 상호 존중이 이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김누리(2020)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대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얼마 전 현대 민주주의 연구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민주주의 변화 추이와 수준을 비교 연구 조사한 결과, 한국은 178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이상,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30-50클럽’국가로 불리는 일곱 국가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한국 중에서는 놀랍게도 1위를 기록했다.

캐나다는 인구가 부족하고, 중국은 소득에 못 미친다(김누리, 2020:

24-25). 그러나 이러한 결과와 사뭇 다르게 일상 속 민주주의는 아직도 요원하다. 광화문에서 모여 광장 민주주의에 참여한 사람이 집에서는 가부장적 아버지요, 학교에서는 권위주의적 교사이며, 회사에서는 갑질을 일삼는 상사일 수 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광장 민주주의’와 ‘일상 민주주의’의 괴리에서 온다고 판단한다(김누리, 2020: 31-32). 이러한 측면은 윤리적 시민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측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 사회 전반이나 일상의 삶과 문화 속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윤리적 시민교육에서 시급한 것은

일상과 우리 삶의 전반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관계성의 회복과 존엄 의식의 고양이다. 즉 구성원 사이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대화를 통한 수평적 관계를 회복하고 상호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가까운 사이에서는 물론 점차 공동체 구성원, 사회 속 시민, 전 세계로 확장이 가능하다.

플러머(K. Plummer, 1999)는 시민성의 고양을 위해 ‘친밀성의 시민성(initimate citizenship)’을 강조한다. 친밀성의 시민성이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시민성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Faulks, 이병천 외, 2009: 141에서 재인용). 친밀성의 시민성에서 핵심적인 구성 요소는 사적인 영역의 민주화이다. 이를 위해 기든스(A. Giddens)는 의사소통을 강조한다. 그는 시민성의 개념을 개인 간의 관계에 적용해 사회적 삶 속에서 타협과 양보를 장려하도록 조정해야함을 주장한다.

또한, “자신의 감정적 특징을 잘 이해하고 개인적 기초 위에서 타인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개인들은 시민성의 더 넓은 과제에 대해 매우 잘 준비된 사람”이라고 보고, “개인적인 삶의 장소에서 발전한 의사소통 기술은 더 넓은 문맥 속에서도 매우 잘 일반화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Faulks, 이병천 외, 2009: 143-144에서 재인용).

이는 시민성의 필수적 요소로써 일상적 민주주의를 위한 의사소통의 중요함을 보여준다.

하버마스(J. Habermas)에 따르면, 사회적 갈등의 단초는 지식과 정보라는 권력 관계가 사람과 사람을 통제하고 장악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는 억압과 불통의 요인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발점은 ‘원활한 소통 환경’이라고 본다(임채광, 2020:

419). 여기서 소통의 도구로 언어는 열린 공간에서 타인과 관계 맺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매개물이다(하상복, 2011: 153). 의사소통을 진행할 때 자신의 발언이 타당하다는 의미는 다른 행위자들에게 반박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둔다는 뜻이다. ‘상호 이해’는 각자가 상호 주관성을 유지하며 최소한 하나의 세계24)와 관련을 맺는다. 행위자들은

그들 사이의 해석을 수정하여 서로 차이나는 상황해석을 충분히 합치하도록 한다. 이처럼 의사소통적 행위는 잠정적 공동성을 모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를 도모한다(Habermas, 장춘익 역, 2019: 175-178). 여기서 이해란 강요되지 않은 가운데 타당한 동의를 지향하는 의사소통을 말한다(임채광, 2020:

420). 이렇듯 실제적 대화를 통해 타당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담론(discourse)을 이끈다.

담론(談論)은 이상적 언어 소통 상황에서 유의미한 심문과정이 가능하기 위해 대칭성의 조건(symmetry requirement)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참여자들의 발언 기회가 공정해야 하며, 어떤 토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또한, 부담 없이 어떠한 문제 제기도 가능해야 하며 상호 요구와 상호 도움 또한 자유롭고 평등한 기회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박효종, 2001: 313). 이렇듯 이상적인 담화 상황은 도덕적 판단력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도덕적 담화 상황에서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동의할 보편적 규범이 될 만한 일반적인 법칙을 찾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주어진 규칙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도덕적 상대주의를 피할 수 있다. 하버마스는 실제적인 담화 참여자가 논쟁 가능한 주제를 토의하고 집단 이성을 발휘해 도출한 판단이 곧 도덕적 동의이며 이상적 담화라고 본다(Fisher, 노희정 역, 2011: 92-93). 종합하자면, 하버마스가 바라보는 의사소통은 원활한 소통 환경에서 행위자들 간의 열린 의사소통이다. 이는 상호 이해를 토대로 구성원들이 동의할 만한 일반적인 법칙을 창출하는 이상적 담화라 할 수 있다.

듀이가 문제해결의 방식으로 강조한 것은 과학적인 방법, 24) 하버마스는 합의를 추구하며 진리, 정당성, 진실성에 비추어 평가하는 자는 객관

세계, 사회세계, 주관세계의 세 가지 세계 사이의 정합 혹은 부정합에 비추어 평 가해야 한다고 본다. 객관세계는 참인 진술이 가능한 모든 존재자들의 총체이며, 사회세계는 정당한 질서에 따라 규제되는 상호 관계들의 총체이고, 주관세계는 화자가 특별한 접근권을 갖는 체험들의 총체이다(Habermas, 장춘익 역, 2019:

177).

민주주의적인 방식, 지성적인 방식이다. 이 세 가지를 거의 동의어처럼 활용할 정도로 문제해결에서 수단이나 절차로서 과학적인 방법과 민주적이고 지성적인 방식을 강조한다. 특히 수단과 절차가 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적용되기 위해서 민주주의적인 방식이 중요하다고 본다(김동식, 2001: 24-25). 그는 민주주의를 하나의 정치체제가 아닌 생활양식으로 보고 자유로운 소통과 경험의 성장을 통한 사회 개혁을 강조한다. 여기서 사회에서 추구하는 목적과 이익의 공유는 의사소통을 전제로 하므로 교육에서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김동식, 2001: 40-41).

이와 같이 언어를 활용한 의사소통은 활발한 상호교섭을 가져오고 감정과 정서 그리고 생각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김동식, 2001: 274).

정리하자면, 기든스가 지적한 자신의 감정적 기초에 기반한 의사소통과 하버마스가 강조한 이해에 바탕을 둔 의사소통, 듀이가 주장한 문제해결을 위한 민주적 의사소통은 시민성 형성에 중요한 핵심 요소가 ‘의사소통’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윤리적 시민성으로서 의사소통을 발휘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구성 요소는 무엇이며, 이것이 시민적 성향의 어떤 측면과 연계될 수 있는가?

의사소통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경청하고 상대방과 합리적으로 소통하며, 균형 잡힌 관점과 이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정창우 외, 2016: 45). 의사소통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의사소통은 여러 가지 요소와 범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진미석 외, 2011; 이진희 외, 2014; 김종규 외, 2015; 손영화, 2016).

의사소통은 글의 내용과 상호 작용을 하는 ‘읽기’, 언어의 수신과 해석을 총괄하는 인지적 과정으로서 ‘듣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쓰기’,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인간의 상호 작용과 대인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말하기’, 논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이성적으로 관철하는 ‘토론’,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끄는 ‘조정’으로 여섯 가지 범주로 구성되어 있다(진미석 외, 2011: 467). 의사소통을 행위의 목적에 초점을 두고

상대방의 주장, 글, 기타 정보를 해석하는 ‘수용과 이해’ 역량,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전달과 표현’ 역량, 학문적 사고 역량이라 할 수 있는 맥락, 근거, 논리적 정합성에 근거한 ‘비판과 문제해결’ 역량으로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하기도 한다(이진희 외, 2014: 315). 의사소통 상황에서 입장에 따라 구성 역량을 분류하기도 한다. ‘청자나 독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말이나 글을 받아들이는

‘수용력’, ‘화자나 필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뜻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전달력’, ‘다수’가 참여하는 의사소통 상황에서 타인들과 의견을 제대로 나누고, 필요한 경우 합의를 이끌어 내는 ‘조정력’으로 분류한다(김종규 외, 2015: 401). 위의 내용을 종합하여 의사소통 세 요소로 분류하고 시민적 성향과 연관해 구조화하면 <표 3-4>과 같다.

<표 3-4> 의사소통의 세 가지 요소 및 시민적 성향

<표 3-4>과 같이 의사소통의 세 가지 요소는 경청과 이해의 수용력, 전달과 표현인 전달력, 갈등 해결을 위한 조정력이라 할 수 있다. 각

1요소 2요소 3요소

범주 읽기와 듣기 쓰기와 말하기 토론과 조정 행위의

목적 수용과 이해 전달과 표현 비판과 문제해결 행위자 청자의 수용력 화자의 전달력 양자의 조정력

⇩ ⇩ ⇩

시민적

성향 존중 배려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