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하나의 시민상을 설정하고 그것을 강조하기 위한 개인적 차원의 가치・태도를 시민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미래 시민은 고정된 정체성을 강조하기보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사회에 필요한 실질적 역량 차원에서 가치・태도 설정이 요구된다. 이는 고정된 정체성 교육으로서 교화방식의 시민교육에서 탈피하기 위함이다. 윤리적 시민의 가치・태도는 지식을 구성하고 기능을 발휘하는 과정과 결과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함양되어야 한다. 결국, 가치・태도는 교과 지식이 아니라 정의로운 공동체를 위한 시민으로서 ‘삶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윤리적 시민을 위한 가치・태도는 핵심역량의 실제적인 수행과정 및 결과 측면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각기 제시되는 가치・태도는 그 역량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역량의 기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청되고 결과적으로 달성되는 것이다.
첫째, 메타인지적 문제해결은‘협력’이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시민은 공동선을 위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태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사회의 인간 존엄과 사회 정의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의 메타인지적 접근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협력은 주어진 문제 상황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공해 새로운 관찰과 발견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논쟁과 합의 과정에서 협력은 자기 조절과
자기 수정과 같은 정신적 통제를 강화한다. 다른 사람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검증하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의 메타인지 사고를 강화하고 주어진 상황과 맥락에 맞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협력은 메타인지적 문제해결 과정에서 필수적이며, 이러한 성공적인 해결 경험이 앞으로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둘째, 공감적 의사소통은 ‘공감’, ‘경청’, ‘존중’을 이끈다. 그 이유는 의사소통의 시작은 공감에서 비롯되며, 경청이라는 의사소통의 과정을 거쳐, 존중이라는 의사소통의 궁극적 목적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적 요소의 강조는 공감이라는 가치・태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경청문화를 이끌고 상호 존중을 삶 속에서 실현할 수 있다. 시민사회는 협력 강화와 갈등 해소를 위해 원만한 의사소통을 요구한다. 특히 상대방의 감정에 집중하는 공감적 경청은 의사소통의 시작이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견된 입장 차이는 관점 채택과 같은 인지적 차원의 공감을 요청한다. 공감적 의사소통은 구성원 사이의 정서적 친밀함을 가져오고 공동체의 안정적이고 배려적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같은 정서적 안정은 개인의 주체성과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듯 시민의 주도성과 다원성의 견지는 기계에 대체되지 않은 휴머니티를 강화하고 돌봄 및 상생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비판적 사고 및 성찰은 ‘개방성’,‘겸허’,‘자기조절’과 같은 태도를 요청한다. 시민으로 성장하려면 비판적 판단력을 갖추는 한편, 더 나은 가치와 방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성찰을 보여줘야 한다.
비판적 사고에 있어서 자기 자신의 판단과 해석이 지니는 한계를 인정하는 ‘겸허’와 상대방의 좋은 의견과 근거를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성’과 같은 열린 태도는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겸허와 개방성이 배제된 비판적 사고는 편협한 시각에 사로잡혀 남을 공격하거나 자기 우월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 및
성찰을 통한 문제해결 과정에서 자각할 수 있는 자신의 감정을 통해 자기 이해뿐만 아니라 자기 조절력을 높인다.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제3자의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자기 이해에 이르고 자기 조절도 가능하게 한다. 스스로 발견한 내용에 편향된 점은 없는지, 검증되지 않은 추론이 있는지 살피며 자기평가를 수행한 후 수정한다. 이와 같은 과정은 ‘자기 조절’의 가치・태도로 시민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비판적 사고 및 성찰 역량을 강화한다.
이와 같이 윤리적 시민을 위한 가치・태도는 협력, 공감, 경청, 존중, 개방성, 겸허, 자기 조절 등이 있다. 이는 윤리적 시민을 위한 핵심역량과의 관계를 통해 도출한 것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이는 각 역량에만 국한된 특성이거나 엄격하게 분리되는 고유성이기보다 각 역량의 지식과 기능을 수행하는 가운데 형성되는 대표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윤리적 시민교육에서 가치・태도는 선언적으로 제시되기보다 맥락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 형성을 위한 전제 조건이자 동시에 메타인지 기능, 문제해결 기능, 의사소통 기능, 비판적 사고, 성찰적 사고기능을 발휘하는 가운데 과정과 결과 차원에서 형성될 수 있다. 윤리적 시민으로서 요구되는 가치・태도들은 주입식 방식의 전수가 아닌 구성원 사이의 관계 맺음과 각 기능을 삶의 방식으로 주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재구성된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수업 환경 속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어떤 내용을 배우며 과제를 수행하는지 교수・학습 방법을 설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다음 5장에서 논의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