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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의 시민적 핵심역량

이를 위해 많은 학자들은 생태적 전환과 자본주의의 무분별한 탐욕에 대해 경계하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욕망에 대한 질서 부여,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민주주의의 구축 등을 강조한다(최재천 외, 2020).

이와 같은 반성과 통찰은 학습 및 교육의 형태에 반영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아는 것’,

‘하는 것’ 이외에 ‘존재하는 것’을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자 학습의 속성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이상은, 2018: 48). 개인의 존재성과 고유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적 노력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생각을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협력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기회는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시민적 인성역량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간상이자 시민의 구체적인 모습을 고민하게 한다.

린트(G. Lind)는 사회 전반에 증가하는 도덕적 문제와 갈등을 대처할 능력이 결여되는 경우 폭력, 속임수, 강압과 같은 저속한 형태가 등장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해결책이 부재하거나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히 높은 도덕적 역량을 갖춘 구성원이 부족하다면, 강력한 권력을 가진 독재 국가를 찬성하고 민주주의 폐지라는 결과를 낳는다고 본다. 따라서 사회의 민주화는 시민들의 도덕적 역량에 크게 달려 있고, 이러한 역량을 발전시키는 교육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역량의 발달은 도덕적 가치를 주입하기보다 복잡한 도덕적 문제들을 숙고와 토론을 통해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학습 기회를 충분히 갖는 가운데 형성된다(Lind, 박균열・정창우 역, 2017: 77-82).

결국, 사회 변화에 맞게 시민이 갖춰야 할 도덕적 역량을 재탐색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동선 및 민주적 가치들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미래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인간다움을 상실한다면, 새로운 기술 개발은 오히려 디스토피아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위기와 변화에서 엄청나게 증가하는 윤리적 문제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적 노력을 모색해야 한다. 그 가운데 ‘역량’6)은 중요한 교육의

6) 교육 담론으로써 역량이라는 개념은 이미 학교 현장에서 일반화되었다. 2015 개 정 교육과정은 1990년대 중반 OECD의 DeSeCo프로젝트부터 시작된 역량의 개념 을 교육과정 설계에 반영해 실질적인 역량 함양을 시도하였다. 다시 말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competency-based curriculum)으로 기존의 지식 이해 및 수용 중심의 학력관을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신(新)학력관’을 반영한 결과이다. 사실상 신학력관은 지식과 기능의 습득 외에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요구에서 비롯되었다.

교육계에서 논의되는 핵심역량은 대개 행하고(doing), 알고(knowing), 존재하는 (being) 구조와 새로운 학력관을 반영한다(김유리김성식: 2019: 151). 이처럼 교 육 담론에서의 핵심역량은 새롭게 등장한 학력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후 역 량이라는 용어는 교육현장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천호성, 2016: 123).

지향점이자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절에서는 새로운 미래 사회의 전환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의 다양한 가치의 민주적 공존을 위해 시민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 사회는 4차 산업 혁명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복잡한 갈등과 윤리적 문제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 혐오와 차별, 가짜뉴스가 난무함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디지털 시민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예전보다 시민 참여의식이 향상되어 온・오프라인 정치적 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론장에서 참여하는 시민들은 협력적 의사소통이 부재하거나, 공적 이성을 통해 심의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사회적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를 해결하고자 지혜와 통찰이 있는 집단지성을 발현하기보다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빠르게 합의하려는 집단사고 현상에 빠진다.

이러한 문제들을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을 갖춘 구성원이 부족하다면, 견고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정리하자면 디지털 공간을 포함해 우리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공론장에서 숙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시민역량이 요청된다.

우선 디지털 및 미디어 공간에서 생산되는 정보에 적절히 접근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가짜 정보를 선별해 올바른 방향으로 지식을 활용하는 데 메타인지와 같은 고차적 사고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복잡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사고로서 성찰력은 메타인지를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한다. 그다음으로, 우리는 많은 시간을 디지털 공간에서 보낼수록 의사소통 역량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점차 자신의 생각을 담아 디지털 공간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공유함에 따라 전달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도덕 문제를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을 가진 주체들이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일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프트 스킬로써 의사소통 역량이 부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미래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인지 부조화로 인한 확증 편향, 불안과 두려움으로 혐오와 차별이 더욱 뿌리 깊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메타인지, 의사소통 역량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의 본질인 휴머니티를 강화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인간다움을 헤치는 자극이나 변화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휴머니티 감성 역량이 이 시대를 살아남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