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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와 경제성장 2)

제도란 사회에 적용되는 ‘게임의 법칙(the rules of game)’이다. 제도와 목적을 가진 조직(및 기업가)과의 상호작용이 경제의 장기적 성과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도틀이 지식과 기술획득의 방향을 형성하고, 그 방향이 사회의 장기적 발전 의 결정적 요인이다. 제도 속에 내재된 인센티브가 바로 그 방향성을 결정한다. 이

1) 여기서 제도는 사회에 적용되는 게임의 법칙이고, 인간이 고안한 제약으로 인간 사이의 상호작 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제도는 일상생활에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게 된다.

불활실성의 감소는 바로 정태적 및 동태적 효율성을 증가시키게 되어, 주어진 투입요소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만든다.

2) 여기서 논의는 North(1990)의 제9장~제11장에 기반을 두고 있음.

를테면, 인센티브가 소득의 재분배냐 생산성 증대냐에 따라 지식과 기술의 발전 방 향이 달라질 것이다.

기술과 지식에의 체계적 투자와 경제에 대한 그 기술과 지식의 적용은 특정한 집 합의 제도적 특성이 수반되는 경제의 동태적 발전의 방향을 결정한다.3) 파레토 최 적과 같은 정태적 효율과 달리 동태적 효율을 강조하게 되면, 적응적 효율(adaptive efficiency)이 어떤 경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양식을 형성하는 규칙의 종류와 관련 되게 된다. 적응적 효율은 지식과 학습을 얻고, 혁신을 유도하고, 모든 종류의 위험 과 창조적 활동을 감수하려는 사회의 의사와도 관련되고, 사회의 여러 문제와 애로 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의 의사와도 연관된다.

적응적 효율을 촉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지 못하지만, 사회와 경제가 적응적 으로 효율적이라 특징지을 수 있을 정도로 시행, 실험 및 혁신을 장려하는 데에는 전반적인 제도적 구조가 분명히 핵심적 역할을 한다. 제도 틀에 내재된 인센티브는 경험학습의 과정과 암묵적 지식의 발전방향을 결정하고, 마침내 개개인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처음의 체계와는 다른 체계로 서서히 발전해 가도록 이끌어 갈 것이다.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누구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정답을 알지 못하며, 누 구도 실질적으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행을 최대한 허락하 는 사회가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하이에크, 1960). 그러므로 적응효율성은 분권적 의사결정 과정의 발전을 권장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러 한 분권적 의사결정은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방법을 탐구하려는 노 력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실패에서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따라서 변화 는 조직적 시행의 발생과 조직 실패의 제거로 구성되게 된다.

확실한 경쟁, 분권화된 의사결정, 재산권의 잘 규정된 계약 및 잘 규정된 파산법 은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들이다. 실패한 경제조직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실패한 정치조직도 제거하는 규칙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효율적인 규칙조직은 성공을 보상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구조 중 부적합한 부분의 잔존을 거 부한다.

3) North(1990)의 9장의 IV절 참조.

우리는 아직도 적응적으로 효율적인 경제에 도달하는 방법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 고 있다. 왜냐하면 배분효율성과 적응효율성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와 연관된 두 가지 근본적인 질문은 경제성장에서 제 도변화의 경로를 결정하는 요인을 찾는 데 중요하다.4) 첫째, 무엇이 시간이 가면서 사회, 정치조직, 또는 경제의 상이한 발전을 결정하는가? 둘째, 지속적으로 빈약한 성과의 경제가 오랫동안 존속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North(1990)는 제도변화의 경로를 형성하는 두 가지 힘—수확체증과 거래비용으 로 인한 불완전시장—이 존재한다. Arthur(1988), David(1985)는 첫 번째 요인을 다 루었다. 이를테면, 두 기술의 수확체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두 기술이 같은 비 율로 성장할 수 없다. Arthur는 두 기술의 발전의 차이를 네 가지 자기강화 메커니 즘(self-fulfilling mechanism)으로 설명하였다. 첫째, 산출이 증가함에 따라 단위비용 저 하의 이점을 주는 거액의 고정비용이다. 둘째, 생산물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생산물 의 비용을 인하하거나 생산물을 개선하는 학습효과이다. 셋째, 유사한 활동을 행하 는 다른 경제 대리인과의 협력이 이점을 발생시키는 조정효과이다. 넷째, 시장에서 판매증대로 향후 더 많이 판매될 것이라는 신념을 고조시키는 적응적 기대이다.

이러한 자기강화 메커니즘의 결과는 Arthur의 용어를 사용할 때, 다음 네 가지 특 성5)—복수균형, 비효율성의 가능성, 감금효과(lock-in),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 에 의해 그 해가 한번 퍼지면 어떤 특정한 경로로 향하게 만든다.

North(1990)는 Arthur와 David가 간과한 두 번째 요인인 거래비용 문제를 분석하 였다. Arthur에서는 대리인들이 극대화에 반응하는 경쟁시장에서 조직 내에서 의사 결정과정에 이루어지는 기술변화의 수확체증 논리를 North는 기술변화 대신 거래 비용의 중요한 결정요인인 제도변화로 확장하였다. 시장이 불완전하고 정보의 피드 백이 단편적이고 거래비용이 크다면, 매우 불완전한 피드백과 이데올로기로 수정되 는 행위자의 주관적인 모델이 경로를 결정한다. 이로 인해, 다양한 경로 및 지속적

4) North(1990), Chapter 11

5) 다수의 해가 가능하여 확정적인 해가 없는 복수균형, 본질적으로 더 좋은 기술이지만 운이 나 빠 하위 다른 기술에 선점을 빼기는 비효율성, 일단 해에 도달하면 그로부터 탈출이 어려운 감 금효과, 작은 사건이나 우연한 상황의 결과가 해를 결정할 수 있는 경로의존성이다.

으로 빈약한 성과가 퍼지게 되고, 역사적으로 유도되는 행위자들의 지각이 자신들의 선택을 결정하게 된다. 제도적 틀에 의해 수확체증이 발생되는 동태적인 세계에서는 행위자들의 불완전하고 서툰 노력으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구조물—아이디 어, 이론, 이데올로기—로는 복잡한 환경을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6)

제도적 변화의 틀에 수확제증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도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 지므로 공식적 및 비공식적 제약 변화 그리고 실행 변화도 점진적인 진화로 이루어 지게 된다.

점진적 제도변화의 경로의존성은 장기 성장 또는 쇠퇴 패턴의 지속성과 통합된다.

일단 발전경로가 특정경로로 설정되면, 네트워크 외부성, 조직의 학습과정 및 쟁점 에 대해 역사적으로 유래된 주관적인 모델화가 그 코스를 강화한다. 경제성장에서는 적응적 효율경로를 통해 불확실성하에서 최적선택, 사업활동의 다양한 시도, 상대적 으로 비효율적인 선택을 식별해 제거하는 효율적인 피드백 메커니즘이 가능하게 된 다.

제도변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비생산적인 경로, 즉 부정적 영향의 수확체증도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활동의 디스인센티브(disincentive)가 되는 초기 제도들 의 수확체증의 특징으로 인해, 현존하는 제약조건과 이해관계를 갖는 조직이나 이익 집단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정치조직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은 정치와 경제의 군사독재, 종교적 광신, 단순한 재분배조 직을 조장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되지만, 경제적으로 유용한 지식의 축적과 전파 에서 누릴 수 있는 보상을 전혀 제공해 주지 못한다.

모든 경제가 생산적 기회와 비생산적 기회를 모두 만들어 내는 제도적 틀을 가지 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제의 역사도 혼합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도적 기반의 수확체증의 성질이 경제성과를 전체적으로 결정하는 상호의존적인 규칙과 비공식적 제약의 복합체로 구성된다. 즉,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제약에서 개별적인 특정한 변 화가 역사를 바꿀 수 있지만, 그 방향을 역전시키지 못한다.

6) North(1990)에 따르면, 대부분의 역사에서 대리인의 경험과 행위자의 이데올로기는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결합되지 않는다.

경제사에서 거래비용을 인하하고 거래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는 시장 확장에 성공한 사례는 적지 않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제도적 혁신 사례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의 대부분은 신고전학파 모형의 효율적 시장에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정치조직은 경제적 시장의 재산권을 규정하고 집행 하며, 정치시장의 특성이 시장의 불완전성을 이해하는 데 본질적인 열쇠이다(North, p.108). 제도의 창조자로서 국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의회의 최근 사례를 보자.

2010년 3월 21일 밤 미국 하원에서는 100년 만에 미국 건강보험제도를 바꾸는 법안 이 통과되었다.7) 이 법안의 통과를 주도한 낸시 펠로우 하원의장이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마지막 연설을 하였는데, 다음 구절은 제도가 미국 역사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되찾고, 역사를 만들고, 진보를 이뤄내는 데 동참하기를 촉구합 니다. 한 표를 행사해 주십시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