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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 효과

제3장

4. 위기대응 효과

재정정책의 경우 정부지출 확대는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며, 감세는 경제 안정과 같은 장기적 목표 달성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즉, 정부지출의 확대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보다는 단기적인 부양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지 출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약하게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민간투자나 민간소비 를 구축하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미치는 여력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지출을 소비지출 과 투자지출로 구분한다면, 정부소비지출은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 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와 같은 정부투자지출은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한편 감세는 노동공급과 투자의욕을 고취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총 공급을 확대하는 효과를 보인다. 따라서 위기 시에는 정부지출확대의 단기적 기능과 감세의 장기적 기능을 조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지출의 규모와 감세 규모는 2008년 명목 GDP 대비 각각 4.2%와 1.54%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규모의 정부지출과 감세가 생산에 얼마 나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재정승수의 크기에 달려 있다. 백웅기(2009)는 현진권(2009)의 정부지출승수 0.56과 조세승수 0.3을 활용하여 위기 극복을 위한 정 부지출과 감세가 GDP를 각각 2.35% 및 0.46%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 정하였다.

통화정책의 경우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생산과 고용이 확대되지만, 물가를 상승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시경제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분석에서는 기준금 리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생산을 확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인상으로 대부분의 효과가 나타난다.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의 효과는 어떤 모형을 이용하는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한국은행이 2007년에 개발한 동태적 최적화모형 (BOKDSGE)23)은 가격경직성을 가정한 뉴케인지언 모형으로 통화주의적 결과를 도 출했던 과거의 한은 모형과는 차이를 보인다.24) 예를 들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23) 강희돈․박양수(2007) 참조.

24) BOKDSGE는 소규모 개방경제 뉴케인지언의 이론 틀 내에서 동태확률일반균형모형으로 작 성되었다. 모형의 현실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모수는 캘리브레이션과 구조적 추정법을 동시

경우 1차연도에는 생산이 0.18% 증가하며 물가는 0.1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25) <표 7>의 반응 계수를 이용하면,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 리를 325bp(5.25%→2%로) 인하한 것은 당해연도 GDP를 2.34%, 물가를 1.43% 상승 시키며 3년 평균으로는 GDP를 1.04%, 물가를 0.91%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표 7> 25bp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반응

(단위: %)

구 분 1차연도 2차연도 3차연도 평균

생산 금리 물가 고용

0.18 -0.25 0.05 0.11

0.04 -0.20 -0.01 0.05

0.01 -0.08 0.00 0.03

0.08 -0.18 0.01 0.07 자료: 강희돈․박양수(2007)

위기 대응을 위해 시행한 통화 및 재정정책 조합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 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함께 고려한 거 시경제모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백웅기ㆍ서은숙(2010)의 연구결과를 인 용하여 재정 및 통화정책의 산출효과를 알아보기로 한다.26)

백웅기ㆍ서은숙(2010)은 글로벌 위기기간을 포함한 1994∼2009년까지 재정정책 의 산출효과를 분석하고 재정정책에 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동 연구는 우선 정 부지출의 확대는 생산을 확대시키며, 증세는 생산을 위축시키는 통상적인 가설을 그 대로 지지하는 것으로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포함하지 않

에 이용하였다. 이 모형도 다른 DSGE 모형처럼 경제주체의 최적화 행위와 가격경직성 등을 반영한다.

25) 이것은 강희돈․박양수(2007)의 금리인상 충격을 금리인하 충격에 적용한 것으로 부호만 바 꾸었다.

26) 위기 대응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분석모형, 분석기간, 고려하는 정책 등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미시효과는 사용하는 자료와 제어변수 등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거시효과보다 더 많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은 분석의 경우, 재정지출 충격의 유의성이 낮게 나타났지만 충격반응의 방향은 ‘+’

로 나타났다. 이것은 재정정책의 산출효과가 유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효성도 없고, 정부지출 확대가 오히려 생산 위축을 초래한다는 기존의 결과와는 차이를 보 인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동 연구는 GDP 증가율에 대한 기여율은 재정지출보다 감세가 더 큼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포함할 때도 동일하 였다. 셋째로 동 연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동안 정부지출이 조세보다는 더 긴 산출효과의 유지기간을 보였는데, 이는 정부지출의 확대가 단기 부양에 적합하다는 통설을 지지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화정책 변수를 고려했을 경 우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의 포함 유무와 상관없이 감세와 지출확대 등 재정정책의 산출효과가 모두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빠른 경기 회복이 전적으로 재정활동에 기인했다기보다는 확장적 통화정책에 기여한 부분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정부지출의 경기조절 기능을 과대평가하여 경기 후퇴기에 정부지출을 지나치게 확대하면 경기부양보다는 재정건 전성이 위협받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실물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27)

정부가 시행한 위기대응 정책이 가계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림 20>∼<그림 21>에서 글로벌 위기를 전후하여 가계와 기업의 건 전성 지표 변화를 보면 큰 흐름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2009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낮아지고 있다. 사실 글로벌 위기 기간 중에도 가계부 채는 계속 증가하였지만 가계부문의 연체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월별지표를 보 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55∼0.67% 범위에서 움직였고, 2009년 12월 말에는 0.42%

까지 하락하였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이보다 낮은 0.33%까지 하락하 였다. 한편 기업대출 연체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009년 1분기에 2.4%까지 상승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낮아졌 던 반면에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2008년에 비하여 2009년에 오히려 상승하였다. 그

27) 재정 및 통화정책이 위기 기간 중 어떠한 효과를 보였는지에 관해서는 백웅기ㆍ서은숙(2010) 참조.

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12월 말 현재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63%로 점차 하락추 세에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림 20> 대출채권 연체율1 <그림 21> 대출채권 연체율2

(단위: %) (단위: %)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