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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2. 위기의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나라 경기에 미친 영향은 <그림 2>와 <그림 3>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07년까지 약 5%대의 성장률은 고용보호 완화와 기업의 투자변 화 그 후 2년간 0∼2%로 크게 하락하였으며, 2009년에는 투자, 수출입 등의 지출 활동 지표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그림 2> 경제성장률

(단위: %)

자료: 한국은행

<그림 3> 지출항목별 증감률

(단위: %)

자료: 한국은행

<그림 4>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2000. 1∼2010. 1)

주: 2000. 8∼2001. 7, 2002. 12∼2005. 4는 각각 통계청의 공식 수축국면, 2008. 1 이후는 글로벌 위기로 인해 수축국면으로 예상하는 구간으로 음영 처리

위기가 경기순환에 미친 영향은 <그림 4>의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나타나 있다. 2008년 9월∼2009년 2월까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 후 경기가 급락하는 모습과 2009년 2월 이후 최근까지 경기가 급등하는 모습을 육

안으로 보기에는 V자형 회복이다. 그렇지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라는 개념은 추세로부터의 괴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위기로 인하여 추세가 얼마나 낮아졌는지는 순환변동치만 보아서는 알 수 없다. 추세하락을 파악하려면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 다.

본 절에서는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예상되는 가상적인 국내 총생산과 실제의 국내총생산과의 차이를 시산한 후, 이것을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손실 규모라고 간주하였다. 가상적 총생산은 단순추세 연장 방식을 활용하여 생성하 였다. 추세 산정을 위한 기간이 지나치게 길면 추세 변화를 간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2000년부터 2008년 3분기까지만 추세 산정 기간으로 고려하였다. 주어진 자 료를 활용하여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4분기까지 5분기 동안의 GDP 손실 규모 를 계산하면 <표 1>과 같고 실제치 및 추세치는 <그림 5>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5분기 동안의 평균 손실률은 6.3%로 추정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의 한 손실규모를 외환위기와 비교하기 위해 동일한 방식으로 외환위기의 손실률을 계 산하였다. 그 결과 외환위기 발생 직후 2년간의 평균 손실률은 11.8%로 추정되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률의 약 2배로 나타났다(<표 2> <그림 6> 참조).

<표 1>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GDP 손실 규모

기간 2008:4 2009:1 2009:2 2009:3 2009:4 5분기 평균 손실률(-, %)

손실액/추세치 -7.0 -7.9 -6.6 -4.6 -5.5 -6.3

<표 2> 외환위기로 인한 GDP 손실 규모

기간 1998:1 1998:2 1998:3 1998:4 1999:1 1999:2 1999:3 1999:4 2년 평균 손실률(-, %)

손실액/추세치 -11.1 -13.6 -14.0 -13.5 -12.5 -10.6 -10.1 -8.8 -11.8

<그림 5> 글로벌 금융위기에 의한 손실규모

(단위: 10억 원, 불변가격)

<그림 6> 외환위기에 의한 손실규모

(10억 원, 불변가격)

두 위기 기간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해 보아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성장률 하 락폭은 외환위기로 인한 성장률 하락폭보다는 작으며 회복세도 빠른 편이다(<그림 7> 참조).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분기 째인 2009년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0.2%까지 크게 후퇴하여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 번의 위기 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경기순환상의 회복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가능하지만 위

기로 인한 충격은 생산수준의 항구적 감소를 초래한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경제가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을 항상 점검하여 위험 요인을 줄여 나가야 하며, 위기가 발생 하더라도 철저한 대응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위기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림 7>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를 전후한 경제성장률

(단위: 전기비, %)

<그림 8>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를 전후한 취업자 증가율

(전년동기비, %)

주: 외환위기 발생시점은 1997년 4분기, 글로벌 위기 발생시점은 2008년 3분기로 간주하여 시점 0에 위치

경제위기가 고용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림 8>의 취업자 증가율을 살 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는 외환위기에 비해 위기 기간 중 취업자 감소폭이 상당히 작았음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때는 취업자 수가 위기 발생 바로 다음 분기부터 5 분기 연속 2.9∼7.0% 감소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위기 발생 2분기와 3분기 후에 각각 0.6%씩의 감소에 그쳤고 경기회복 과정에서의 취업자 증가율도 거의 나 타나지 않고 있다.

<그림 9>와 <그림 10>의 실업률과 고용률을 비교해 보면, 글로벌 위기 중 고용률 의 둔화는 현저하지만 실업률의 상승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것은 경기가 불황 에 빠지게 되면 경쟁력이 취약한 근로자들이 먼저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여 비경제활 동인구로 편입되어 고용률이 실업률보다 지표상 먼저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 하여 <그림 11>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07∼2009년의 위기 기간 중에는 빠르게 낮 아졌으며 고용률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그림 9> 실업률 <그림 10> 고용률

<그림 11> 경제활동참가율 <그림 12> 원/달러 환율

2007년 12월∼2009년 3월까지 상승하기 시작한 대미 달러 환율은 2010년 2월 현 재 1,150원대로 2004년 6월 수준이다(<그림 12> 참조). 환율의 상승은 국민소득의 대 외구매력을 약화시키므로 손실로 귀착되기 마련이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 력의 강화는 간접적으로 소득의 증가를 수반한다. <그림 13>에 나타난 가장 큰 특 징은 2008년과 2009년의 국제수지 변수들의 반전이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등의 국제수지 관련 변수는 환율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08년에는 고유 가18) 및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로 인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었으며, 외국자본 이탈로 인한 자본수지의 적자 규모도 상당히 컸다. 그러나 2009년에는 원 유가 안정 및 상품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수출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4 백억 달러를 넘었으며, 외국자본의 재유입에 따라 자본수지도 흑자로 반전되었다.

<그림 13> 경상수지 및 자본수지 <그림 14> 소비자물가 상승률

(단위: 백만 달러) (단위: %)

2008년에는 균형에서 크게 벗어난 거시경제지표들이 경제성장과 국제수지를 중 심으로 2009년에는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내 균형을 보여주는 물가상승 률 역시 이러한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림 14>를 보면 고유가와 환율 상승폭이 컸던 2008년에는 인플레이션율이 4.5%를 넘었으나 원유가와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찾아가기 시작한 2009년에는 인플레이션율이 3% 이하로 낮아져 2007∼

2009년의 평균 물가상승률이 3.3%를 기록함으로써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

3.5%)를 충족하게 되었다. 한편 위기 이후 주택매매가격과 아파트매매가격은 큰 변 18) <그림 15>의 원유가 변동률 참조.

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에 2009년 초부터 주식가격은 외국인의 주식시장 회귀 의 영향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매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그림 16> 참조).

<그림 15> WTI 현물유가

(단위: %)

<그림 16> 주택(아파트)가격, KOSPI

(단위: %)

경기 둔화나 침체기에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더 심한 타격을 받기 때문에 소득불균형 정도가 심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 절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인 2007∼2009년을 전후하여 소득불균형 정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지니

계수, 소득 5분위배율19) 및 상대적 빈곤율20)을 조사해 보았다. <그림 17>∼<그림 19>는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계산한 세 가지 분배지표의 그래프이다. 여 기에서 시장소득이란 근로소득에 사업소득과 사적 이전소득을 합한 것으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감안하지 않은 소득인 반면에, 가처분소득은 시장소득을 정부가 조세와 이전소득에 의해 조정한 소득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두 가지 소득 기준에 의한 차이는 재분배정책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7> 소득분배지표 <그림 18> 소득5분위배율

<그림 19> 상대적 빈곤율

세 가지 소득분배지표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간 소득분배가 지속적 악화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장소득이나 가처분소득 어

19)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을 소득 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20)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느 기준으로 보나 동일하다. 2008∼2009년에는 지표 간에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시장소득을 중심으로 할 경우 지니계수와 소득5분위배율은 2008년에 악화되었지만 상대적 빈곤율은 약간 줄어들었다. 한편, 2009년에는 지니계수와 소득5분위배율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상대적 빈곤율은 2007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 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2008∼2009년의 지니계수와 5분위배율은 조금 개선되었으며 상대적 빈곤율은 약간 악화되었다. 이로써 글로벌 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2008∼2009년의 소득분배구조는 그 이전 4년간에 비해 악화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으며, 소득재분배 정책에 의해 소득불균형 정도는 미약하나마 개선되 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