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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효과로 인한 교육시장의 실패와 자원배분의 왜곡

문서에서 : 경쟁사간 수평적 제휴를 중심으로 (페이지 133-137)

교육의 사회적 가치는 교육을 받은 개인에게 직접 돌아가는 혜택, 즉 시장가치와 사회에 돌아가는 혜택인 외부효과의 크기를 더한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치만으로 교육을 저울질한다면7) 외부효과가 큰 일반교양교육의 가치가 직업교육의

7)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신지식인론’은 부가가치의 창출에 대한 강조를 인력양성뿐 아니라 대학의 지식 창출 기능에까지 확대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지식인론의 핵심은 지식의 가치를 그 지식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크기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자원의 배분 또한 그에 비례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초학문에서 창출되는 지식은 외부효과가 강하여 사회적 가치에 비 해 시장가치가 크게 낮은 경향이 있다. 반면 응용학문에서 창출되는 지식은 상대적으로 외부효과가

작아서 사회적 가치와 시장가치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지식의 속성의 차이를 무시하는 신지식인론은 기초학문에서 창출한 지식은 가치 없는 것이고, 응용학문에서 창출 된 지식은 가치 있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인슈 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담은 학술논문의 경제적 가치는 영에 가깝다. 그렇다고 하여 상대성이론이 쓸 모없는 지식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대성이론이 갖는 사회적 가치는 원자력발전소 수백 개를 합쳐놓은 것만 못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지식시장 또한 교육시장에 못지 않게 외부효 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 실패하는 시장이므로 함부로 시장가치를 잣대로 자원배분을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 1> 외부효과에 의한 교육시장의 왜곡

0 0

SB SA

교 육 투 자 교 육 투 자

기 초 학 문 관 련 전 공 의 시 장 실 패 응 용 학 문 관 련 전 공 의 시 장 실 패

기 초 학 문 관 련 전 공 은 외 부 효 과 가 크 기 때 문 에 시 장 에 만 맡 겨 놓 을 경 우 자 원 배 분 의 왜 곡 의 크 기 가 응 용 학 문 관 련 전 공 의 자 원 배 분 의 왜 곡 보 다 크 다 .

*

EB ESB EE*AAS

)

(ESB E*B (ESA E*A)

P

DB S

DB

P

DA S

DA S

PB

*

PB

*

PA S

PA

기초학문관련 전공은 외부효과가 크기 때문에 시장에만 맡겨놓을 경우 자원배분의 왜곡

(

ESB- EB

)

의 크기가 응용학문관련 전공의 자원배분의 왜곡

(

ESA- EA

)

보다 크다.

가치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에 비해 자원의 배분이 너무 작 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일반교양교육시장과 직업교육시장으로 나뉘 어 <그림 1>에 표시되어 있다. 여기서, SB는 일반교양교육의 공급곡선이고 DPB는 교 육을 받은 당사자가 받는 혜택의 가치만을 고려한 일반교양교육에 대한 수요곡선이며

DSB는 개인적 혜택뿐 아니라 외부효과까지를 고려한 사회적 혜택의 가치에 기초한 일반교양교육에 대한 수요이다. 자원의 배분을 시장에만 맡겨 놓는다면 일반교양교육 에 대한 투자는EB만큼만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외부효과의 가치까지 감안한 사회 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투자는 EA이다. 따라서 시장에만 맡겨 놓는다면 일반교양교 육에 대해 ESB- EB만큼 과소투자되는 자원배분의 왜곡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자 원배분의 왜곡현상은 직업교육시장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그림 1>에 표시 되어 있는 바와 같이 직업교육의 외부효과는 일반교양교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직업교육의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의 괴리 역시 상대적으로 작고 따라서 시장에서 이루어진 자원배분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자원배분의 크기에서 이탈되는

SB SA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다. 즉 ESA- EA의 크기가 ESB- EB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다.

그런데 학문의 성격상 일반교양교육은 대부분 기초학문관련 전공에 의해 이루어지 고 직업교육은 많은 경우 응용학문관련 전공에 의해 이루어진다. 기초학문이란 자연 과학에 속하는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인문과학에 속하는 철학, 역사학, 심리학, 문학, 사회과학에 속하는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등을 꼽을 수 있다. 응용학문이란 자 연과학에 속하는 의학, 공학, 인문 사회과학에 속하는 경영학, 법학, 행정학, 교육학, 사회사업학, 신문방송학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일반교양교육과 직업교육의 구분 이 모호하며 기초학문관련 전공과 응용학문관련 전공이 구별없이 개설되어 있는 한국 의 4년제 종합대학구조하에서 학생의 전공선택권이 확대되면 학생들의 선택은 당연 히 교육의 수혜자가 향유하는 시장가치가 높은 응용학문 쪽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구조하에서 시행되고 있는 한국의 학부제는 시장의 범주를 잘못 규정하여 상호보완성을 유지하여야 할 학문들을 상호경쟁적인 관계로 변질시키고 이에 따라 외 부효과가 큰 기초학문의 지나친 위축, 그리고 기초가 부실한 채 응용지식만을 채득한 대학졸업자들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대학의 공과대학끼리의 경쟁, 경영학과끼리의 경쟁, 혹은 철학과끼리의 경쟁은 마땅히 고무 되고 장려되어야 하지만, 같은 대학 내에서의 수학 또는 물리학과와 전자전산학과와 의 경쟁은 시장의 실패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음절에 소개된 특정대학의 학부제 운영사례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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