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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그림 2>에 표시된 내용은 각 전공별로 학부제도입 이 후 학생수가 1996년에 비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경법대학의 경우 1998년에 입학정원이 300명에서 450명으로 50% 증원되었 기 때문에 1996년 대비 재적생수의 전공별 편중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996년의 기 준 재적생수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입학정원 50% 증원이 재적생수에 미치는 영향은 증원 후 첫해에는 12.5%, 두 번째 해에는 25%, 세 번째 해에는 37.5%, 네 번째 해에는 50%의 증가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입학정원 증가효과를 통제하고 계산한 1996년 대비 재적생수가 1보다 크면 그 해의 2, 3, 4학년 재적생수가 1996년에 비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이며, 1보다 작으면 그 해의 재적생수가 1996년에 비해 더 작아졌 다는 것을 뜻한다.

네 개 학부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패턴은 학부제도입 이후 처음 2년 동안은 전공별 재적생수의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 전공을 선택하는 2학년 진급생들의 인기전공에 대한 강한 편중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학과단위 입학생들의 비 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그 효과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학부제도입 이후 3년째부터는 입대휴학한 기존재학생들의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하고 따라서 학생들의 편중된 인기전공 선택현상이 전공별 재적생수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문학 전공(국어국문학, 영어영문학)과 인문학전공(사학, 철학)이 같이 포함되어 있는 인문과학부의 경우 어문학전공 쪽으로의 편중현상이 뚜렷하며 특히 영어영문학 으로의 편중현상이 매우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사학과 철학 전공이 크게 위축되 고 있다. 자연과학부의 경우 응용학문의 성격이 짙은 전산학전공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으며 수학, 물리학, 통계학 등의 기초학문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생물자원공학 역시 위축되고 있는데 이는 생명과학전공과의 강한 대체성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사회 과학계통의 전공들로 구성된 경법학부의 경우 경영정보학전공과 법학전공이 급격히 팽창하였으며 유일한 기초학문인 경제학전공의 재적생수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 다. 행정학전공은 응용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법학전공 과의 강한 대체성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보건과학부의 경우 모두 응용학문으로 구 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매우 제한된 범주 내에서의 학부제를 실시하고 있어 의용공학

<그림 2> 학부제도입 이후 A대학교의 전공별 재적생수의 변화추이

인 문 과 학 부 전 공 별 재 적 생 수

0.00 0.50 1.00 1.50 2.00 2.50

96 97 98 99 2000 2001

년 도

96년

국 어 국 문 학 영 어 영 문 학 사 학 철 학

자 연 과 학 부 전 공 별 재 적 생 수

0 .0 0 0 .5 0 1 .0 0 1 .5 0 2 .0 0 2 .5 0 3 .0 0

9 6 9 7 9 8 9 9 2 0 00 2 0 01 년 도

96대비 재적 수 학

물 리 학 화 학 생 명 과 학 전 산 학 통 계 학 생 자 공

경 법 학 부 전 공 별 재 적 생 수

0 .0 0 0 .5 0 1 .0 0 1 .5 0 2 .0 0 2 .5 0

9 6 9 7 9 8 9 9 2 00 0 2 00 1 년 도

96대비 경 제 학

경 영 학

경 영 정 보 행 정 학

법 학 국 제 관 계

보 건 과 학 부 (보 건 ,환 경 , 의 공 학 부 ) 전 공 별 재 적 생 수

0 .0 0 0 .5 0 1 .0 0 1 .5 0 2 .0 0 2 .5 0 3 .0 0 3 .5 0

9 6 9 7 9 8 9 9 2 0 00 2 0 01 년 도

96대비 재적 보 건 행 정

임 상 병 리 재 활 학 의 공 학 환 경 공 학

보 건과학부 (보 건, 환경, 의 공학부) 전공별 재적 생수

과를 제외하고는 각 전공의 재적생수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림 2>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학부제의 도입 이후 기초학문관련 전공 의 재적생수가 현저하게 줄고 있으며 일부 응용학문관련 인기전공에 학생들의 편중현 상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인기전공 편중현상의 배후에는 학생들의 특성화된 응용학문에 대한 선호 와 학부모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00학년도에 이 대학 경법학부에 입학한 1학년학생들이 전공선택을 끝낸 직후인 12월초에 설문조사를 시 행하였다. 450명 중 341명이 응답하였는데, 그 결과 중의 일부가 <그림 3>과 <그림 4>에 표시되어 있다. <그림 3>은 전공지식의 유형에 대한 선호를 요약한 것으로서 응답자의 약 26%만이 일반적인 사회과학지식을 가르치는 전공을 선호한다고 하였으 며, 대부분이 특성화된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전공을 선호한다고 대답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더하여 학생들이 일부 응용학문에 집중되는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전공선택과정에서 작용하는 학부모의 영향력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에서는 대학교육의 비용을 대부분 학부모가 부담하기 때문에8) 학생들의 전공선택과 정에 학부모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약 38%만이 각 전공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였음에 반해 약 25%

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부모의 의견에 따라 전공선택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학부모들 은 흔히 사회적으로 소위 “인기전공”으로 인식되는 전공을 자녀들에게 권장하는 경향 이 있고 그 인기전공이란 대부분 응용학문관련 전공임을 고려할 때 학부모의 영향력 행사는 기초학문의 도태와 일부 인기전공으로의 학생편중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같은 특정전공에의 학생 편중현상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제한된 교수진과 교육기자재로 갑자기 많아진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8) 미국과 유럽의 경우 대학교육비를 부모가 부담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일반적으로 학생자신이 부담하거나 정부가 부담하는 형식이 보편적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대학교육의 공익성을 인정하여 학비를 정부가 부담한다. 미국의 경우 주립대학에는 막대한 주정부 와 연방정부 보조금이 투입되어 학비가 상대적으로 싸다. 사립대학의 경우 학생이 부담하여야 하는 등록금이 상당히 비싸지만, 대학생에 대한 장기저리융자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 대학생들이 학업 을 마치고 취업한 후에 서서히 갚을 수 있다.

<그림 3> 전공지식의 유형에 대한 선호도

9 0

2 3 2

0 5 0 1 00 1 50 2 00 2 50

일 반 적 인 지 식 특 성 화 된 지 식

<그림 4> 전공선택에 영향을 준 요인

45

86 26

21 14

103 10

11 25

0 20 40 60 80 100 120

선배 부모님 교수님 친구 과설명회 전공탐색과목 팜플렛(홍보지) 전공별특강

기타

제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이들 인기전공들은 학생들을 유치하 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교과과정이나 교육내용을 학생들의 필 요와 사회의 요구에 맞게 개선하려는 인센티브가 오히려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대부 분의 인기전공이 응용학문관련 분야이고, 응용학문의 교육내용은 오랜 역사를 통해 교육과정이 상당부분 정형화된 기초학문에 비해 수시로 바뀌어야 하는 특성이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학생의 인기전공 편중현상은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저하의 한 요 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A대학의 경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림

<그림 5> A대학의 2000학년도 각 대학 전공별 현황

2000학년도 문리대학 전공별 현황

0.00 0.50 1.00 1.50 2.00 2.50

국어국문학 영어영문학 사학 철학 수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전산학 통계학 생자공

96대비 재적생수 상대적 취업률 상대적 강의평가

2000학년도 경법대학 전공별 현황

0.00 0.50 1.00 1.50 2.00 2.50 3.00

경제학 경영학 경영정보학 행정학 법학 국제관계학

96대비 재적생수 상대적 취업률 상대적 강의평가

2000학년도 보건과학대학 전공별 현황

0.00 0.50 1.00 1.50 2.00 2.50 3.00

보건행정 임상병리 재활학 의공학 환경공학

96대비 재적생수 상대적 취업률 상대적 강의평가

5>에는 1996년 대비 2000년도 전공별 재적생수, 2000년도 졸업생들의 전공별 상대적 취업률, 2000년도 2학기 전공별 상대적 강의평가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 전공별 상대 적 취업률은 각 전공 졸업생의 취업률을 그 전공이 속해 있는 대학졸업생의 평균취업 률로 나눈 것이다. 상대적 강의평가 역시 전공별 강의평가의 평균치를 그 전공이 속해 있는 대학의 강의평가 평균치로 나눈 것이다. 따라서 이 숫자들이 1보다 크면 대학 평균에 비해 그 전공이 더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거나 또는 더 높은 강의평점을 받았다 는 의미이다.

문리대학에는 인문과학부와 자연과학부가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 인문과학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어영문학전공의 취업률이 가장 저조하여 대학평균의 35%에 도 미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사학과 철학전공의 취업 률이 어문학 전공의 취업률을 앞서고 있으며 강의평점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자연과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인 전산학의 취업률 또한 가장 저조한 것으 로 드러났다. 가장 심한 위축을 경험하고 있는 수학과 물리학전공의 취업률과 강의평 점이 오히려 평균을 웃도는 수준임을 볼 수 있다. 자연과학부 내에 속해 있는 전공들 간의 취업률 및 강의평점 편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법대학에서는 경영정보학과 법학전공이 가장 가파르게 팽창하였다. 경영정보학 전공은 취업률과 강의평점에서 모두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법학전공의 경우 취업률이 극히 저조하여 대학 평균의 3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강의평점에 있어서도 경법대학에서 상대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경영학과 법학전공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 가장 심하게 위축되고 있는 경제학전공의 취업률과 강의평 점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것도 앞의 인문과학부나 자연과학부의 경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모든 전공이 응용학문으로 분류되는 특성이 있는 보건과학대학의 경우에는 특정 전공으로의 지나친 편중현상이나 특정전공의 지나친 위축현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여기서 특기할 것은 임상병리학전공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임상병리사의 취업시점이 졸업시점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 상이며 사실상 임상병리학전공 학생들의 취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공학전공의 경우 취업률과 강의평점에 있어서 모두 평균수준을 웃돌고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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