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에 우리 나라는 강력한 국가주도적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자격제도 역시 국가주도적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한강의 기적 을 창출한 1960년대 경제개발 시기에 정부의 인력개발 사업의 초점은 우수한 산업인력 의 양성과 공급이었으며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을 적시에 공 급한다는 것은 국가 경제의 사활과 직결된 문제였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는 1973년에 국가기술자격제도 를 탄생시켰다. 당시의 기술자격은 관계 부 처나 개별 법령상의 특수 목적에 따라 설정되고 운영되어서 자격 기준간에 불균형이 존재하여 공신력을 얻지 못하였고, 중복 및 유사 자격의 난립으로 인한 제도 운영의 낭비와 응시자의 노력 낭비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또 한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양질의 기술인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데 기여하 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국가기술자격제도의 도입은 이들 을 통합하여 일관된 자격제도를 구축하고 자격 소지자를 우대하여 경제 발 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한편 1950년대 후반부터는 민간 부문에서 사무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자격이 태동되었다. 이 시기에 주산, 부기, 타자 등의 사무관리 분야에서 민 간전문 동호인들이 주축이 되어 검정제도가 운영되었다. 그 한 예로 1964년 11월에 대한실업교육진흥회가 문교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검정을 시행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70년대에는 한국행정기능개발협회( 71. 4)가 총무처로부 터, 국제실업기능검정본부( 72. 8), 한국행정진흥공사( 73. 10), 한국사무기능 능률협회( 76. 7)가 문교부로부터 허가를 얻어 모두 6개의 검정단체가 정부 기관의 보호 아래 법인을 구성하여 주산, 부기, 타자 등의 검정을 시행하여
왔다. 그러나 단체의 건전한 운영과 검정의 공신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감독체제 일원화 방침에 의해 1977년부터는 노동청에서 일괄 관장하게 되었 다. 이에 따라 1977년 11월 사단법인 한국사무능력개발원을 발족시켜 노동 청의 감독 하에 직업훈련법 에 의해 노동청에서 시행해 오던 사무능력검정 과 기존의 6개 단체가 시행하던 사무능력검정을 모두 이관시켜 검정을 시행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로써 민간단체에서 시행하던 사무관리검정은 일원화되었으나 이외에 상 공부 산하의 대한상공회의소와 문교부 산하의 시도교육위원회가 실시하는 사무관리검정도 존재하고 있어 사실상 사무관리 분야의 검정은 삼원화 체체 로 유지 운영되었다. 이후 1981년 12월 31일 국가기술자격법 의 개정(법률 제3510호) 및 1982년 4월 29일에 동법 시행령의 개정(대통령령 제10802호)으 로 사무관리 분야의 검정이 국가기술자격법 에 의한 기술자격으로 흡수되 었다. 그 이후에는 1982년에 설립된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에 의해 기술계, 기능계의 자격검정과 함께 일괄 시행되어오다 1984년 1월에 다시 대한상공 회의소에서 검정을 시행하게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김택득, 1998: 38). 한 편 기술 분야와 사무관리 분야 이외에 법률, 의료, 회계 분야1)에서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는 국가자격이 운영되어 왔다.
지금까지 개략적으로 살펴본 과거 우리 나라의 자격제도는 우리 나라의 고유한 상황 하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에 크게 공헌하였다. 특 히 국가기술자격제도는 학교 직업교육 못지 않게 우리 나라 경제발전에 공 헌한 바가 지대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학교교육이 나아갈 바를 선 도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직업세계에서 요구하는 자격에 대한 양적 질적 수요가 급격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자격제도는 다음과 같은 도전에 부딪치고 있다(정태화 외, 1997: 119- 238).
첫째, 자격이 노동시장에서 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인적 자산 (hum an
1) 정우현 외(1998)는 한국의 전문직 시험제도 라는 저서를 통해 이 분야의 자격제도 발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capit al)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는 지표로써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요 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격의 실효성과 통용성을 증진시 켜야 하며, 그 대안으로써 지속적인 산업계의 요구와 관련 직무를 반영하여 야 한다(김태기 외, 1996: 125- 34; 정태화 외, 1997: 246).
둘째, 급변하는 직업세계는 직무를 변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개인이 갖추어 야 하는 능력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자격의 검정 기준을 계속 개정하는 과제가 요청되고 있다.
셋째, 자격제도와 교육제도에 참여하는 학습자는 양 제도를 최대한 자유 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개인의 학습 결 과는 두 제도 내에서 공정하게 평가 인정되어야 한다(OE CD, 1988, 25- 6).
따라서 개인의 학습 결과를 중심으로 하는 자격제도와 교육제도간의 연계 강화가 요청되고 있다(교육개혁위원회, 1996: 29).
넷째, 각국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격제도의 운영과 관련하여 국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이 요청되고 있다. 즉,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이나 사회적 질서를 해칠 염려가 있는 자격 이외에는 민간에서 관련 자 격을 신설 운영하여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격기본법 제16조). 이 와 관련하여 산업계의 참여와 역할 증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각종 전문 직 단체, 직종별 협회, 산업체 등 민간의 적극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
다섯째, 검증(평가) 방식에 대한 다양한 적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지필 검사만으로 자격시험의 통과를 측정해서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개 인의 능력을 준비시켜 줄 수 없다. 이를 위해 자격검정 수준, 검정과목, 평 가방법의 현장 지향성이 강화되어야 하며, 실기(실무) 능력의 측정도 강조되 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 (com put er sim ulation ), 인터 넷 (intern et ) 등을 통한 평가 방식, 다양한 현장 경력을 인정해 주는 포트폴 리오 (portfolio) 등의 기법을 동원하여 다양한 능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 해 줄 것을 요청받고 있다.
여섯째, 소비자 즉 자격 응시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주는 시책의 필 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장소에서 언제든지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시설 및 장비의 구축이 요청되고 합격자 발표 기간도 최대 한 단축되도록 요청되고 있다(Br ow ning et al., 1996: 285- 6).
일곱째, 직업교육훈련에서의 강조 추세에 발맞추어 자격관리기관에 대해 서 책무성 (acountability )의 강조를 통해 상호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자격제도의 질 관리 (qu ality as surance)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 고 있다(정태화 외, 1997: 262; 정태화, 1998: 40).
이상에서 설명한 자격제도의 응전 과제는 국가주도적 운영 형태로는 해결 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제 자격제도에 민간의 참여가 적극 권장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산업체의 역할 수행이 더욱 요청된다. 아울러 기존의 자격제도 도 시대적 요구 사항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김태기 외(1996: 12- 4)는 우리 나라의 상황에서 자격제도의 개편 방향을 설 정하기 위해서는 자격제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민간자 격의 도입 필요성에 관해 다음의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 기업 등 인적 자산의 소비자가 자격제도에 적극 참여하여 그들의 요구를 신호화하여 자격의 내용에 반영하여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학 력이 학교 등 교육공급자가 주도적으로 만드는 신호 기제라면, 자격은 기업 등 인적 자산의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만드는 신호 기제라고 할 수 있다. 따 라서 기업 등의 민간 부분이 자격제도 운영에 참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다. 둘째, 우리 사회 내에서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적 자산의 가치가 사회적 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호 기제가 존재함으로써 기업체는 인력 의 채용 과정이나 보유 인력의 능력 개발을 위한 훈련 투자 과정시 부담해 야 하는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자격제도의 운영에 적극 참여하 여 개인의 인적 자산을 정확하고 풍부하게 유통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직 간접적으로 민간자격의 운영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 는 근로자의 직업능력을 정확하게 인정하여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대우를 제공해 주는 데도 기여한다. 셋째, 국가자격도 마찬가지이지만 민간자격은 교육과 노동시장을 연계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 는 무엇보다도 현장 적합성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자격제도의 설계가 기
업 등 인적 자산을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주체들에 의해서 주도되어야 한다. (pr ofes sionalist , specialis t )
노동 공급 (em ploy ability )
・학교교육 사회교육을 포함한
직업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