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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의 이론적 비교 152)

제6장

3.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의 이론적 비교 152)

이론적으로 탄소세는 유상할당 100%를 반영한 배출권거래제와 그 효과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나 일부 측면에서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Stavins(2019.11)은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의 유사성과 차이점, 그리고 장・단점을 기존 관련 문헌사례를 종합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먼저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1) 배출량 감소 2) 저감비용(abatement costs) 3) 재원(세수)확대 수단 4) 규제대상 기업에 대한 비용 부과 5) 분배효과(distributional impacts) 6) 경쟁력 효과(competitiveness effects) 등에서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 제도의 불확실성이 없다는 전제, 즉 탄소세율 또는 배출허용량에 대한 시간 경 로를 설정한다면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발생 한다(배출량 감소).

경쟁시장에서 탄소세 혹은 배출권거래제는 정책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에게 비용 최소화를 위한 강력한 유인을 제공하여, 결과적으로 이 두 수단 모두 각 배출원의 한계 저감비용이 세율 또는 배출권거래가격과 동일한 지점까지 배출량을 줄이는 유 인을 제공한다는 점도 유사하다(저감비용).

두 제도 모두 정부의 재원확충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재원확충 수단으 로는 과세가 일반적이지만, 배출권거래제 역시 유상할당분에 대한 경매를 통해 재원 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두 제도는 규제대상 기업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가 기업의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징수된 재원을 어떻게 활용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단, 무상할당이 포함된 배출권거래제는 규제대상 기업의 수익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러한 경우 탄소세보다는 경제적 효율 성이 낮아질 수 있다. 물론 설정된 수준 미만의 배출량에 비과세, 세금 환급 등의 방법을 통해 탄소세는 배출권거래제의 무상할당과 유사한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분배효과 역시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상할당이 제 공되는 배출권거래제인 경우에도 일정 이하의 배출량에 대해서는 탄소세 세금을 면 제한다면 두 제도는 거의 동일한 분배효과를 보인다.

152) 자료: Stavins, Robert. 2019. 11, Carbon Taxes vs Cap and Trade: Theory and Practice, Discussion Paper ES 2019-9.

Cambridge, Mass.: Harvard Project on Climate Agreements 의 내용을 요약・정리함.

마지막으로 경쟁력 효과 측면에서도 두 제도는 유사하다. 탄소가격 부과 체계는 일반적으로 탄소 집약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비용을 인상시켜, 탄소가격 체계를 도입하지 않은 다른 국가와의 대외무역에서 가격 경쟁력을 저해하고, 탄소누출을 야 기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에 모두 해당된다. 이러한 수출 경쟁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세의 경우 국경조정메커니즘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배출권 거래제의 경우 동일 상품에 대해 수출 허용량 조건을 적용하거나, 산출량 기반으로 수입품에 대해 배출량 할당요건을 강화할 수 있다.

다음으로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1) 편익과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 이 두 수단의 성과 2) 가격 변동성 3) 보완정책간의 상호작용 4) 잠재적 시장 조작 5) 거래비용 6) 거시경제 영향 7) 다른 관할권의 정책과의 연결 용이성 8) 복 잡성 및 관리 9) 정치적 수용성 등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그러나 두 제도에 대한 정 도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의 효율성은 온실가스 배출의 한계비용함수와 한계편 익함수의 기울기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Newell and Pizer(2003)153)는 기후변화가

‘저량 외부효과(stock externality)’이라면 한계피해함수(누적 기간 동안)는 상대적 으로 기울기가 완만하여 한계편익함수(해당기간 동안의 배출량 감소)의 기울기도 비 교적 완만할 것이지만, 한계감축비용은 해당 기간에 시행된 정책의 함수임을 의미한 다. 따라서 현 시점의 한계편익은 현 시점의 한계비용보다 기울기(절댓값)가 더 적고, 이 경우 가격통제수단인 탄소세가 수량통제수단인 배출권거래제보다 더 효율적인 수단이다. 반면 Karp and Traeger(2018)154)는 최소한 효율성 측면에서는 배출권 거래제가 탄소세보다는 대체로 더 우월한 제도이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 배 출권거래제가 탄소세보다 더 효율적인 수단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가격 변동성 측면에서도 두 제도는 차이가 발생한다. 탄소가격의 단기 변동성만을 고려하면 탄소세가 배출권거래제보다 유용하다. 배출권거래제의 가격 변동성은 비용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이는 저탄소 신기술 및 R&D에 대한 투자유인을 낮출 수 있다.

다만, 배출권거래제의 가격 변동성은 배출권에 대한 이월과 차입 등의 설계 조정으로

153) Newell, Richard G., and William A. Pizer, 2003, "Regulating Stock Externalities Under Uncertainty", Journal of Environmental Economics and Management 45: 416432.

154) Karp, Larry, and Christian Traeger, 2018, "Prices versus Quantities Reassessed", CESifo Working Paper 7331.

Munich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Economic Research.

개선이 가능하며, 반대로 배출 감소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탄소세는 목표로 설정된 배출량에 대해 자동적으로 세율을 조정하는 조정 메커니즘을 통해 관련 불 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

이 두 제도는 탄소 저감을 위한 다른 정책수단과의 상호작용 용이성에서도 차이 가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주인-대리인 문제’, ‘R&D 등 순수 공공재’ 등의 시장실패 요인이 존재하는 경우는 탄소가격을 반영하는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기후대응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고, 이들 시장기반 규제 외에 다른 규제정책들이 보완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시장실패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탄 소세와 배출권거래제의 차이는 없다.

부패 및 시장조작 측면에서도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기업들이의 시장조작 등 다양한 형태의 부패에 대응하기 위해서 EU-ETS는 규제 감 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체코에서 배출권 할당계정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다른 국가에서도 이러한 해킹시도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탄소세는 해킹위험은 없으나, 탈세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장조작 혹은 부패 측면에서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 중 어떤 수단이 더 유리한가에 대해 명확히 주장 하기는 힘들다(Metcalf, 2019)155).

다음으로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거래비용이 다를 수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할 당량을 거래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러한 거래비용은 할당기업의 총 순응비 용(compliance costs)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Schmalensee and Stavins (2017)156)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모든 형태의 거래비용은 시스템이 구현된 이후에 해당 거래비용이 전체 시스템 비용에서 차치하는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 었다. 예를 들어 1995년 미국에서 시행된 ‘아황산가스 배출권거래제(sulfur dioxide (SO2) allowance trading system)’ 사례를 보면 제도 시행으로 발생하는 거래비용 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이 두 제도는 다르다. 우선 배출권거래제는 국가 성장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할당량이 고정되어 경제가 성장하면 할당량의 수요는 증가하고, 이는 배출권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그 반대의 경우는 할당량은 고정

155) Metcalf, Gilbert E, 2019, “Paying for Pollution: Why a Carbon Tax is Good for Americ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9.

156) Schmalensee, Richard, and Robert N. Stavins, 2017, “Lessons Learned from Three Decades of Experience with Cap and Trade”, Review of Environmental Economics and Policy, Volume 11, Number 1, Summer, pp.59~79.

되어 있지만 배출권가격은 하락한다. 반면 탄소세는 경제성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음으로 물가상승 측면에서 보면 물가상승에 관계없이 배출권에 대한 실질가격은 영향이 없으나, ‘$/tCO2’의 탄소세율은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세율은 하락하고, 이는 배출량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외부 기술변화(기술진보)는 탄소세와 배출권거래 제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출권거래제의 경우 기술진보는 한계저감비용을 낮추어 배출량은 변함이 없으면서 배출권가격은 하락시킨다. 반면, 탄소세는 기술진 보로 통제할 수 있는 배출량 수준이 증가하게 되므로, 이는 결과적으로 총배출량을 감소시킨다.

타 지역과의 연계의 용이성 측면에서도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차이가 발생한 다. 특히 배출권거래제는 다른 지역 혹은 국가와의 표준화된 교환단위(할당량)를 생 성하기 때문에 지역 간 혹은 국가 간 연계가 매우 용이하며, 만일 다른 지역 혹은 국가가 배출권거래제를 도입・시행하는 경우에는 더욱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탄소 세 역시 타국의 유사한 정책수단들과 연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Mehling, Metcalf, and Stavins 2018).157)

배출권거래제는 탄소세 설계보다 더 복잡한 특징을 지니고 있으나, 이 두 수단 간 의 상대적 복잡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계요소의 복잡성이 커질수록 시스템 구현 에 대한 관리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출권거래제는 탄 소세보다 행정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Goulder and Schein, 2013).158) 그러나 탄소세 혹은 배출권거래제 모두 입법단계를 거치면서 설계가 복잡해지고, 이는 두 제도 모두 행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저항과 지지 측면에서도 이 두 제도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탄소세와 배출 권거래제 모두 징수된 재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혹은 설계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 라 정치적, 국민적 수용성이 달라질 것이다. 이 두 제도의 장점과 단점을 적절하게 조정하여 설계된다면, 두 제도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차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Goulder, 2019)159).

157) Mehling, Michael A., Metcalf, Gilbert E., and Stavins, Robert N, 2018. “Linking Climate Policies to Advance Global Mitigation”, Science 359 (6379), March 2, pp. 997~998.

158) Goulder, Lawrence H., and Schein, Andrew R., 2013, “Carbon Taxes versus Cap and Trade: A Critical Review”, Climate Change Economics 4(3).

159) Goulder, Lawrence H. 2019, “Addressing the Urgency of Climate-Change Policy”, Working paper, Stanford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