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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성장모형으로서 네트워크 경제의 도입

1990년대 도시체계연구가 재조명 받은 이유는 새로운 공간구조와 도시 간 관계가 현 실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등장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개념과 결부된 유연적, 수평적, 협력적인 측면이 도시성장과 발전가능성을 제공해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지역스케일에서 네트워크 도시나 다핵도시지역에 관한 논의는 대부분 지역성장논리와 긴밀하게 맞닿아있다. Batten(1995)은 네덜란드 란트슈타트(Randstad) 지역과 일본의 간사이 지역을 예로 들면서 지역 내 도시 간 기능적, 입지적 관계가 구축될 경우 같은 규모의 단핵도시에 비해 더 높은 경쟁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같 은 규모의 단핵도시구조에 비해 지역 내 도시 간 네트워크의 형성이 더 큰 규모의 다양 성과 창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정체, 지가상승과 같은 집적불경제 효과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Capello(2000)는 이를 좀 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기술한다. 중 소도시의 경우 대도시와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누리거나 유사한 수준의 경쟁우위를 지 니기에 충분한 임계규모(critical mass)를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며, 이는 도시와 배후지 간의 연계뿐만 아니라 유사한 규모의 도시 간 관계, 즉 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네트워크 모델에서 도 시 간 관계는 중심지이론과 같이 영역적 논리에 입각하여 교통비용과 규모의 경제에 의 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논리에 입각해서 수직적 혹은 수평적 통합의 경제 와 ‘클럽재(club goods)’와 유사한 네트워크 외부성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Batten(1995)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집적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은 최소화하는 대신 참여도시 간의 연계를 통해 충분한 수준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도시 네트워크의 형성은 유사한 규모의 단핵도시가 누리는 집적경제효과를 대체하면서 집적불경제효과는 상쇄하는 결과를 낳아 최종적으로 단핵도시와 유사하거나 혹은 그보 다 더 높은 수준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며, 이를 네트워크경제라 는 집적경제의 대체적, 보완적 경제효과로 설명한다(Cabus and Vanhaverbeke, 2006;

Burger, 2011; Thierstein and Lüthi, 2013).

이론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부족한 중소도시의 규모 자체를 늘리는 대신 인접한 유사규 모의 도시들 간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집적경제와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은 정책적 측면에서 매력적인 주장이다. 실제로 1980년대 후반부터 유럽연 합 위원회(EU Commission)는 유럽연합 내에서 도시 간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하는 정 책목표를 설정하였으며(Leitner and Sheppard, 2002), 1999년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공간개발전략을 추진할 것을 목표로 하는 유럽공간개발전략(European Spatial Development Perspective, ESDP) 보고서에서 명시적으로 다중심적인 네트워크 관계 의 도시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시하였다(Hoyler et al., 2008). 유럽연합 차원에서 유럽 의 영토계획과 균형적인 유럽공간의 개발을 담보하는 방법으로 다중심성과 도시 네트워 크를 제시하는 것18)과 동시에 INTERREG IIIB 연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POLYNET 연 구집단에서는 Taylor(2004)의 Interlocking network model을 사용하여 유럽의 도시지 역별 다중심성을 분석하여 지역 내 다중심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처럼 도시성장모형으로서 네트워크 도시와 다핵도시지역을 해석하는 관점은 각 개 념의 정의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Capello(2000: 1927)에 따르면 도시 네트워크(city network)는 네트워크 요소, 네트워크 외부성, 상호협력의 3가지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 다. 각각을 살펴보면 우선 네트워크 요소는 중심지이론에서와 같이 영역에 기반한 계층 적인 관계가 아니라, “유사한 규모를 지니면서 각자의 기능에 특화한 도시들 간에 형성 되는 원거리의 비영역적인 관계(Capello, 2000: 1927)”를 의미한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중심지이론과 같이 교통비용 최소화와 시장영역의 극대화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complementary) 관계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거나 네트워크의 참여와 협력적 행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것(Capello, 2000: 1927)”을 관계형성의 주된 이 점으로 보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상호협력 요소는 “도시 간의 관계가 국지화경제나 투 입-산출관계를 통한 중심지 간의 계층이나 경쟁을 통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 적 관계(co-operative relationships)를 통해서 협력적인 방식으로 규모의 도시화 경제 를 추구하는 것(Capello, 2000: 1928)”을 의미한다. 즉 도시 네트워크는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 간 상호보완적이고 협력적인 관계형성’으로서 기존의 중심지 모형이 지닌 한계 를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모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도시체계의 관점에서 도

18) Vandermotten et al.,(2008)은 유럽의 도시계획에서 다중심성이 하나의 규범(norm)처럼 인 식되는 이유에 관해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들에 따르면 다중심성과 경제적 효율성, 다중심성 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실질적인 증거는 미약하며, 유렵연합이 이를 하나의 규범으로서 주장하는 이유는 유럽연합 내의 통합과 유럽적인 계획의 추진 및 참여를 위한 하나의 정치적 수단으로서 다중심성이 매우 효과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주의의 몰락 과 함께 동구권 국가들이 유럽연합 내로 포함되면서 이에 따른 국가 간 경제력 차이는 유럽 연합 내의 통합에 장애물이 된 것이 사실이고, 이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편으로서 다중심주의 라는 개념은 유용하다. Leitner and Sheppard(2002) 또한 유럽공간개발정책의 일환으로 도 시네트워크를 강조한 것이 신자유주의적 공간전략을 표면적으로 회피하는 결과로만 작용하였 지, 실제 현실에 나타난 결과는 신자유주의 공간전략을 강화하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지적하 면서 다중심성과 도시 네크워크를 강조하는 공간정책이 매우 정치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 간 관계의 형성과 구조적 차원을 넘어 이를 통한 긍정적인 경제효과를 개념의 중심 축으로 끌어들인다. Batten(1995) 또한 네트워크 도시를 중심지 모형에서 제시하는 도 시와 달리 이질적인 상품과 서비스에 특화하고 인접한 도시들 간 수평적이고 유연하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규모에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도시 로 설명한다(Batten, 1995: 318-320).

한편 다핵도시지역(PUR)에 대한 Kloosterman and Lambregts(2001: 718-719)의 정의에 따르면 다핵도시지역은 (1) 역사적으로 서로 구별되지만 인접한 거리에 위치하 면서 인프라로 잘 연결된 다수의 도시들로 구성될 것, (2)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측면 에서 분명한 선도도시(leading city)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규모나 경제적 중요성의 차원 에서 큰 차이가 없는 다수의 도시들로 구성될 것, (3) 도시들은 공간적, 행정적, 정치적 으로 독립적인 개체(entities)여야 한다. 특히 Burger(2011)는 여기에 기능적 다중심성 을 덧붙여 (4) 도시 간 충분한 수준의 상호작용이 있을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즉 다핵도시지역은 “보다 넓은 지역을 구성하는 역사적, 공간적으로 분리된 대도시지역 간 의 도시 네트워크”이며 그 자체로 네트워크 도시라 할 수 있다(van Oort et al., 2010:

729). Meijers(2005)는 특히 다핵도시지역에는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19)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시너지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네트워크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Meijers, 2005: 767)”을 의미하는데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협력 (co-operation), 상호보완성(complementarity), 외부성(externalities)을 통해 나타난 다. 네트워크를 클럽형(club-type) 네트워크와 웹형(web-type) 네트워크20)로 구분할 때 각각의 네트워크 유형은 협력과 상호보완성을 통해 외부효과를 창출한다. 클럽형은 동 일한 목적이나 재화, 서비스를 공유함으로써 나타나는 네트워크로서 도시들이 같은 종

19) Capello(2009)는 집적경제를 설명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는 비분할성(indivisibility)과 구분하여 시너지(synergy)를 제시한다. 이때 시너지는 사회-문화적, 인지적 차원에서 신뢰, 공유된 규범, 문화, 소속감, 동질성 등을 통해 경제행위자들 간에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나 타난다. 반면 여기서 Meijers(2005)가 제시하는 시너지는 동일하게 네트워크를 통해 나타나 지만 미시적인 행위자의 사회-문화적 측면을 바탕으로 한 효과뿐만 아니라 비분할성이 존재 할 때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 또한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20) 이는 Capello(2000)가 네트워크 외부성을 소비네트워크외부성과 생산네트워크외부성으로 구 분하고 전자의 경우 소비에 따른 참여자의 효용증대를 의미하며 클럽재의 성격을 지닌다고 말하는 것과, 후자의 경우 네트워크 참여가 투입요소의 가격하락이나 산출물의 증가를 유발 하여 참여자의 이윤증가를 유발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즉 유사한 기능을 가진 도시들 간 연계는 투입-산출관계에 엮여있다기보다 참여자 수의 증가에 따른 효용증대효과를 누리는 것과 동일한 반면, 서로 다른 기능에 특화된 도시들 간의 연계는 투입-산출관계를 통 해 생산함수의 직접적인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