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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자국의 행위가 GATT 상의 의무에 위반됨을 인정하였지 만 위반 조치를 철회하는 내용의 입법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몇몇 체약국들은 GATT 제23조를 문제 삼았고 네덜란드는 심지어 보복 권한을 얻어 내는데 성공하였다.73)

한편 Mavroidis는 DSU 제19.1조의 권고 의무가 굉장히 일반적인 용어(general term)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같은 표현 은 권고를 받은 국가에게 어느 정도의 구속력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는 것이다.74) 하지만 권고라는 것은 위반 사실을 공공 연하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반드시 어떤 행위가 ‘행 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WTO 협정의 기초자 들이 일반국제법상 배상의 한 종류로 인정되어 온 만족의 독자적인 역할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75)

조치가 유책국의 불법 행위를 국제의무에 합치시키도록 하기 위한 절차적 결과의 구성요소라는 관점에서 WTO적 의미의 대항조치라 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한다.77) 한편 WTO 체제상의 보복조치나 ARSIWA상의 대응조치 모두 사실은 불법인 행위를 보복조치 또는 대응조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시켜주는 조치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즉 WTO상의 보복조치와 ARSIWA 상의 대항조치 모두 선행하는 불법행위가 존재할 때 비로소 정당한 조치로 기능할 수 있다.78) WTO의 보복조치 역시 무효화 또는 침해된 이익의 정도에 상응하 는 정도로 취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비례성(proportionality) 원칙을 요건으로 하며,79) 협정 위반국이 해당 조치를 철회하거나 위반국과 피해국 사이에 만족할만한 해결을 모색하게 되면 적용을 중지해야 하는 잠정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80)도 대항조치와 유사하다.

그러나 WTO의 보복조치가 일반국제법상의 대항조치를 완전히 동일하게 구현한 것은 아니다. 사실 양허 또는 의무의 정지를 내용 으로 하는 WTO의 보복조치는 국가책임법상의 대항조치 보다는 1969년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이하 ‘VCLT’) 제60조81)와 더 닮 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82) 그러나 DSU 제3.7조 및 제22.1조에서 확

76) supra note 46.

77) Mavroidis, “Remedies in the WTO Legal System”, supra note 8, p.800.

78) 다만 WTO의 보복조치는 비위반 조치에 대해서도 취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 가 있다.

79) DSU 제22.4조. 다만 여기서 요구하는 비례성 원칙이 ARSIWA 제51조의 비례성 원칙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를 요한다.

80) DSU 제22.8조

양허 또는 그 밖의 의무의 정지는 잠정적이며, 대상협정 위반 판정을 받은 조치 가 철폐되거나 권고 또는 판정을 이행하여야 하는 회원국이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상호 만족할 만한 해결에 도달하는 등의 시점까 지만 적용된다. (이하 생략).

81) VCLT 제60조 (조약 위반의 결과로서의 조약의 종료 또는 시행정지)

1. 양자조약의 일방당사국에 의한 중대한 위반은 그 조약의 종료 또는 시행의 전 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위한 사유로서 그 위반을 원용하는 권리를 타방당사국에 부여한다. (이하생략)

82) Petersmann, The GATT/WTO Dispute Settlement System, op cit., p.82;

Pauwelyn, Conflict of Norms, op cit., p.228; Simma and Pulkowski, “Of Planets and the Universe”, supra note 5, p.521.

인할 수 있듯 보상과 보복은 위반 조치를 협정에 합치시킴으로써 분쟁을 해결한다는 DSU의 근본적인 목적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시 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의무 이행의 유도(to induce compliance)’를 목적으로 하는 대항조치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83)

한편 일방적 속성을 지닌 ARSIWA의 대항조치와 달리 WTO의 보복조치는 DSU 제22.6조 및 제23.2조 (C)에서 다자적 권한 및 대 항조치에 대한 감시 등을 요건으로 규정함으로써 일방적 속성을 배 제하였다. 또한 대항조치의 목적이 유책국으로 하여금 의무를 이행 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에 반해 보복조치의 목적은 그러한 목적 외 에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분쟁 당사국들 사 이에 존재하던 이익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목적84) 및 일시적인 보상 을 얻기 위한 목적85)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대항조치 와 달리 보복조치의 목적은 한 가지 이상이 존재하며 따라서 양자 의 목적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항조치가 위반된 의무에 상응하거나 그와 관련된 의무를 정지하는 것에 국한 되지 않는 것86)과 달리 보복조치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은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가 나타난 분야에서 보복조치를 추구하는 것이며 그것이 비현실적이거나 비효과적이고 상황이 충분히 심각하다고 간 주되는 경우에야 교차보복이 허용된다.87) 그 외에 일반국제법상의

83) Pauwelyn, Ibid., p.230; ‘양허 또는 그 밖의 의무의 정지’가 GATT 체제에서 균 형 회복(rebalance)을 목적으로 했던 것과 달리 WTO 체제에 들어서면서 의무 이 행을 유도하기 위한 보복조치로 기능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해서는 Charnovitz, supra note 7, pp.802-808 참조.

84) WTO Arbitration Decision, United States – Anti-Dumping Act of 1916, Original Complaint by the European Communities – Recourse to Arbitration by the United States under Article 22.6 of the DSU (US – 1916 Act (EC) (Article 22.6 – US)), circulated on 24 February 2004 (WT/DS136/AB/R), para.5.3.

85) WTO Arbitration Decision, United States – Continued Dumping and Subsidy Offset Act of 2000, Original Complaint by Brazil – Recourse to Arbitration by the United States under Article 22.6 of the DSU (US – Offset Act (Byrd Amendment) (Brazil) (Article 22.6 – US)), circulated on 31 August 2004 (WT/DS217/ARB/BRA), para.6.3.

86) ARSIWA, Commentary to Chapter Ⅱ, para.5.

대항조치가 불법행위로 인해 과거에 입은 손해 뿐 아니라 향후 유 책국이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입게 될 침해를 모두 계산에 넣는 것 과 달리 보복조치는 합리적 이행 기간 종료 이후만을 문제 삼는다 는 점도 차이가 있다.

결국 WTO상의 보복조치는 일반국제법상의 대항조치와 동일한 것이 아니며 그에 대한 특별법 체계를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 다. 이러한 특별법적 요소로는 합리적 이행 기간 이후의 침해만을 고려요소로 삼는다는 시간적 요소(timing), 다자적 속성을 부가하여 일방조치를 배제한다는 점, 보복조치가 추구하는 목적상의 차이 등 이 있겠다.88) 그렇다면 WTO의 보복조치 관련 규정에서 협정이 침 묵하고 있는 부분 가령 무효화 또는 침해된 이익의 수준을 산정하 는 시점과 관련해 일반국제법상의 원칙을 원용해 소급적 구제를 인 정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외에 보복조치의 영향이 제3국에 대해서도 미칠 것인지, DSU 제22.4조의 ‘상응하는(equivalent) 수준’이 일반국제법 에서 말하는 비례성 원칙(proportionality)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인지 등의 문제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