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어 문법 교수 지식의 개념과 성격
1.1. 한국어 문법 교수 지식의 개념
교수 지식에 대한 논의로 슐만(Shulman, 1986)에서는 교사의 지식 기반 요소 로 교과 내용 지식, 교육과정 지식, PCK(Pedagogical Content knowledge)가 있 음을 제시하고 있다. 교과 내용 지식(Subject matter content knowledge)은 교 과의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조직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관한 지식과 참이나 거짓, 타당성이나 비타당성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 등 말 그대로 교과의 내용과 관련된 지식이다. 교육과정 지식(Curricular Knowledge)은 특정 수준의 특정 교 과와 주제를 가르치기 위해 개발한 다양한 유형의 프로그램, 교수·학습 자료에 대 한 지식이다. PCK는 교과 내용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지식으로 교과 내용 지 식과 교수법 지식의 특별한 결합체이다. 이러한 요소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수 지식 논의는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 그리고 이를 연결시키는 지점으로서 교과 내 용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지식(PCK)으로 그 흐름을 나눌 수 있다12).
이들 세 부류의 지식에서 초점은 교수 내용, 교수 방법, 그리고 이들의 결합으 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바는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을 다양한 교 수 환경 요인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는 교사가 수업을 위해 갖추어야 할 교수 지식을 마련하기 위한 전제가 된다. 본 고는 이러한 전제를 공유하되,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을 연결시켜 바라본 PCK에 주목한다.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을 따로 논의하지 않고 교수 내용에 중심을 두고 교수 방법 논의에서도 그 내용을 교수할 때의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이다.
PCK에 대한 연구의 하나로 마크스(Marks, 1990)는 PCK의 요소를 첫째, 특정 교과의 내용 지식을 수업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는 지식, 둘째, 특정 상황의 특정 교과 내용 교수에 알맞게 교수법을 변환시키는 지식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첫
12) 슐만(Shulman, 1986)의 이 연구는 후에 박태호(2011), 양윤정 외(2007) 등의 교과별 PCK 연구 를 위한 기초 연구로 꾸준히 활용되었다.
째, 내용 지식을 수업 상황에 맞게 변화시킨다는 말에는 ‘수업 상황’이 최종적으 로 학습자에게 전달되는 교수 내용을 결정하는 변인이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둘째, 교수 내용에 맞게 교수법을 변환시킨다는 말에는 교수 방법의 선택은 ‘교수 내용’의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리고 교수 내용의 변화와 마찬가지 로 교수법의 변환에도 ‘수업 상황’이 변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크스(Marks, 1990)의 이 틀이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수행해야 하는 기능을 도식화 한 틀이고 그 기능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목록화하지 않은 데 반해, 한국 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센터의 틀은 이를 목록화하고 있다(이화진 외, 2005). 그리고 이 연구에서는 발전한 곽영순(2008)에서는 이 요인에 대해 ‘교과 내용, 학생/평가, 교수환경/전략, 자원 및 관계’라는 틀을 두고 있다. 여기서 ‘교과 내용’은 교과 지식,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하며, 마크스(Marks, 1990)에서 언 급한 ‘특정 교과의 내용 지식’과 연관해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세 영역 인 ‘학생/평가, 교수환경/전략, 자원 및 관계’에 대한 지식은 학생에 대한 이해, 교 수 환경에 대한 이해, 수업 자원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의미하며 마크스(Marks, 1990)의 ‘수업 상황’에 맞게 ‘교수 내용’과 ‘교수법’을 변환시키는 측면과 연관하 여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이상의 연구 외에도 PCK의 지식 요소를 수업 단계별로 각각 구체화한 연구들13)도 있다.
이 연구들은 수업 단계를 중심축으로 두고 각 단계에서 필요한 PCK를 기술한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에서 제시한 수업 단계 요인과 이화진 외(2005)의 한국교 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제시한 보고서의 PCK 개발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 이를 활용한 교과별 PCK 개발 모형으로 곽영순(2008) 등에서 제시한 예를 복합적으로 이해하면, 예컨대 아래와 같은 PCK 구조가 생성될 수 있다. 즉, 수업 전 단계에서 필요한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 학생에 대한 이해, 교수 환경에 대한 이해, 수업 자원에 대한 이해가 있을 수 있고, 수업 중, 수업 후 단계에서 필요한 이들 각각의 지식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이다.
13) 원효현(2010:236)에서 이를 잘 정리하고 있다.
PCK 결정 요인 수업 단계 수업 전 수업 중 수업 후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
학생에 대한 이해 교수 환경에 대한 이해 수업 자원에 대한 이해
<표 Ⅱ-1> 교수 지식으로서 PCK의 구조
이와 같은 틀은 한국어 문법 교육을 위해 교사가 갖추어야 할 지식을 목록화하 는 체계적인 틀이 될 수 있다. 가로축에서 ‘수업 단계’에 따른 교수 지식을 보여 주기에 유리하고 세로축에서 교사가 수업 절차를 진행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들 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실제로 교사가 수업 단계를 진행할 때에는 위 틀의 예컨대, 학생, 교수 환경, 수업 자원의 요인들이 각각 단선적으로 각각의 의사 결정을 하게 한다기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의사 결정을 하게 한다. 이러한 면에서 위 틀의 단선적인 도식은 수업에 실질적으 로 필요한 의사 결정을 돕는 PCK 도식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게다가 수업 절차 가 위 틀의 수업 전, 수업 중, 수업 후로 도식화될 수는 있으나 각 단계의 PCK가 명료하게 상호 배타적으로 구분되지 않고 각 단계에 중복되어 존재하는 PCK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업 단계별 교사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대표 기능을 위한 PCK를 정리하고 하위의 세부 PCK를 목록화하는 것이 교사 교육을 위한 내 용 마련을 위해 적절한 작업이 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 수업을 진행하는 단계와 같은 단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수행하는 ‘기능’을 단계화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였다. 마크스(Marks, 1990)의 논의를 한국어 문법 교육에 적용하여 ‘한국어 문법의 내용 지식을 수업 상황에 맞게 변환, 결정 하는 기능, 한국어 문법의 내용 교수에 알맞게 교수법을 변환, 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지식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PCK 이론에서 전통적으로 다루어 온
‘변환’이라는 용어를 본고에서는 ‘결정’이라는 용어로 사용할 것이다. 이는 본고에 서 변환에 관여하는 요인과 변환의 교수 영역과 항목을 제시하고, 이 주어진 영역 과 항목에서 변환 관여 요인에 따라 최종적으로 선택 가능한 교수적 결정을 이끌
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문법 내용 지식의 결정을 위해서는
‘한국어 문법 내용’에 대한 지식과 지식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한 국어 교재, 학습자, 교사, 기타 수업 환경’에 대한 지식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교수법의 결정을 위해서는 ‘한국어 문법 교수 방법’에 대한 지식과 지식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내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동일하게 ‘한국어 교 재, 학습자, 교사, 기타 수업 환경’에 대한 지식을 제시하였다. 정리하면, 본고는 한국어 문법 교수 지식을 교사의 한국어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 결정의 기능 수 행을 위한 지식으로 보고 그 지식 구조를 아래 <그림 Ⅱ-1>과 같이 설정한 것이 다.
<그림 Ⅱ-1> 한국어 문법 교수 기능과 교수 지식의 구조
한국어 문법 교수 기능
수업 상황에 맞게 문법의 교수 내용을
결정하는 기능
문법 내용 지식에 알맞은 교수 방법을
결정하는 기능
⇑
문법 교수 지식 교수 결정 영역
교수 내용 교수 방법
결정 관여 요인
교재 학습자 교사 기타 수업 환경
그렇다면 위의 틀에 따라 교수 내용 지식과 방법 지식이 어떤 성격의 내용과 형식으로 제공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한국어 문법 교 수 지식의 성격을 제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