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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궤적을 반영한 복지국가 모델 분석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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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핑 앤더슨으로 대표되는 복지 국가 레짐 유형화 혹은 복지국가 모델 분석에 대한 비판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복지레짐의 개수, 젠더 와 관련된 이론적 측면, 방법론적인 측면, 지표의 구성, 그리고 변화를 반영한 유형화라는 다섯 가지 차원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다섯 가지의 차원 중 변화를 반영한 유형화와 이와 관련된 방법론적 측 면의 논의3)를 보완하고 발전시키고자 한다(Powell and Barrientos, 2015). 복지국가 황금기의 경우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완전고용을 바탕으 로 충분한 복지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위험에 대해 비 교적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서술하 듯이 점진적이지만 중대한 제도변화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1980년대 이후 사회·경제·인구학적 환경의 변화가 제도의 안정적인 재생산을 힘들게 하 고 제도를 둘러싼 행위자들의 갈등이 심화되며 새로운 행위자들이 등장 하면서 사소하지만 장기적인 변화가 점증적으로 일어날 때 제도는 상당 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Thelen, 2004; Streeck and Thelen, 2005; Mahoney and Thelen, 2010).

실제로 <그림 2-1>에서 알 수 있듯이 주요 사회보험의 장기적인 변 화추세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 상승하다 이후부터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코르피와 팔메 (Korpi and Palme, 2010)가 1955년부터 2005년까지 OECD 18개국을 대 3) 복지국가 유형화에 대한 경험적 분석의 연구흐름을 살펴보려면 <부록 4>를 참조하시오.

<그림 2-1> OECD 18개 국가의 지표 별 평균 순대체율(net replacement rate), 1955-2005

참고: 평균 생산직 노동자(Average Production Worker)의 순 소득대체율을 연금보험 의 경우 독신과 커플의 평균값으로 계산하였고 실업보험, 질병보험, 상해보험의 경우 독신, 4인 가족, 단기(1주일), 장기(26주)라는 네 가지 변수의 평균값으로 계산하였다.

평균 생산직 노동자란 제조업(혹은 금속공업)에서 10년 동안 근무 한 30세 노동자로 현재 직장에서 5년 이상 근무했으며 지난 2년 동안 실업상태가 아닌 노동자를 지칭 한다. 평균값은 왼쪽 축, 변동계수(COV)는 오른쪽 축에 해당된다.

출처: Social Citizenship Indicator Program(Korpi and Palme, 2010)

상으로 5년 단위로 연금, 실업, 질병, 상해보험의 순 소득대체율을 측정 한 Social Citizenship Indicator Program(SCIP)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증가의 추세가 정체되고 이후부터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국가별로 사회보험 프로그램의 순 소득대체율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 혹은 수렴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그림 2-2> OECD 32개 국가의 지표 별 관대성지수, 1971-2010

참고: 관대성 지수는 연금보험, 실업보험, 연금보험에 대한 대체율(replacement rates), 적용률(eligibility criteria), 그리고 수급기간(duration of benefit payment)을 바탕으로 계산되었다. 수급대상은 제조업에서 20년 근무한 40세 평균 생산 노동자를 기준으로 계산되었다. 평균값은 왼쪽 축, 변동계수(COV)는 오른쪽 축에 해당된다.

출처: Comparative Welfare Entitlement Dataset 2(Scruggs et al., 2014)

를 측정한 결과 대체적으로 197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국가 간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최근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과연 일반화시킬 수 있는 지 검증하기 위해 스크럭스 와 동료들(Scruggs et al., 2014)이 만든 Comparative Welfare Entitlement Dataset 2(CWED2)를 활용하여 주요 사회프로그램의 장기 적인 변화의 추세를 살펴보았다. 이 데이터셋은 에스핑 앤더슨 (Esping-Andersen, 1990)이 탈상품화 지수를 구축하는 데 이용한 변수 를 바탕으로 관대성지수(generosity index)라 불리는 기존의 탈상품화 지 수를 보완한 지수를 포함하고 있으며 기간도 1971년부터 2010년까지 제 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복지제도 분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림

2-2>에서처럼 총 관대성지수와 연금, 실업, 질병과 관련된 관대성지수를 살펴본 결과 앞서 SCIP 데이터와 유사하게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증가의 추세가 정체되고 이후부터 일정한 수준을 유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 간 수렴의 경향성을 알아보기 위해 변동 계수를 측정한 결과 1970년대 후반이후부터 변동계수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관련 관대성은 1990년대 후반이후 수렴의 경향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총 관대성지수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 1970년 대 후반이후 국가간 변동계수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다 1990년대 후반 에 약간의 수렴의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통해 복지제도의 변화가 국가 별로 상이해지거나 수렴하기 보다는 이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림 2-3>에서와 같이 에스핑 앤더슨이 분류 한 세 가지 복지레짐 별4)로 관대성 지수가 1971년부터 2010년까지 어떤 양상으로 변화했는지를 살펴봤을 때도 비록 1990년대 후반 이후 사민주 의 레짐 국가들의 관대성 수준이 감소5)하고 보수주의 레짐 국가들의 관 대성 수준이 점증적으로 증가하면서 수렴의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세 복지레짐별로 관대성 지수의 수준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교복지국가 연구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제도변화를 측정한 대표적 인 두 가지의 데이터셋(dataset)을 바탕으로 주요 사회보험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추세를 살펴본 결과 공통적으로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 반 사이에 사회보험 프로그램의 증가세가 완화되고 이후부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Pierson, 2011; Obinger and Starke, 2015). 또한 레짐 간의 뚜렷한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1980년대 이후의 복지제도 변화를 분석하는 데 있어 점진적인 변화의 양

4) 세 복지레짐에 속한 국가는 사민주의 레짐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 이 이고 보수주의 레짐은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이며 자유주의 레짐은 미국, 영국, 캐나다, 아일 랜드, 호주, 뉴질랜드다.

5) 이러한 감소는 실업보험과 질병보험과 관련된 소득대체율의 감소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림 2-3> 복지레짐별 관대성지수의 변화, 1971-2010

출처: Comparative Welfare Entitlement Dataset 2(Scruggs et al., 2014)

상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 1970년대 중반에 발생 한 두 번의 오일쇼크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산업구조의 재편, 여 성의 노동시장 참여의 증가, 경제적 세계화로 인한 재정적 압박의 증가 등은 1980년대 이전까지 가능했던 복지제도의 지속적인 팽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경제·사회·인구학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신사회위 험의 등장에 따라 복지제도를 둘러싸고 새로운 집단들이 복지혜택을 요 구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경제로 이행하는 과 정에서 기술 고갈에 따라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저숙련 기술 자, 노동시장의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일-가족 양립의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 정규직 혹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층이 여기에 해당한다(Bonoli, 2007). 이에 따라 정규직 남성 노동자 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던 기존의 주요 사회보험 프로그램들은 1980년대 이후 이전의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 며 신사회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이 도입되면서 복지재원을 둘러 싼 행위자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륙유럽국가들에서 연금개혁 과 정을 연구한 호이져만(Häusermann, 2010)도 연금개혁이 단순히 연금개 혁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제도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집단들

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미세하고 점진 적인 정책적 재조정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80년대 이후의 복지제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 는 복지국가 황금기 시기의 복지제도에 대한 분석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 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1980년대 이전까지의 복지제도의 지속적인 팽창 의 양상이 아닌 점진적인 제도변화의 과정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진적인 제도변화에 대한 경험적인 포착의 필 요성은 자연스럽게 복지모델에 대한 다섯 가지 비판 중 변화에 대한 측 정을 둘러싼 방법론적 논의와 연결된다. 5장에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듯 이 복지국가 유형화에 대한 기존의 분석방법들은 점진적이지만 중대한 제도변화를 효과적으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군집분석의 경우 특정한 시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지국가를 유형화하기 때문에 국가 간의 차 이를 극대화하며 변화의 과정이나 궤적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최근 에 복지국가 변화 연구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퍼지셋 분석의 경우 이 념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퍼지셋 소속점수의 측정방식 때문에 미묘한 차이가 큰 차이가 나는 것처럼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국가간 변화과정 의 차이를 최소화함으로써 사소한 차이로 인한 왜곡을 최소화하는 동시 에 점증적이고 누적적인 제도변화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쟁점과 기존의 복지 모델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과의 연관 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변화를 반영한 유형 화는 역사적 제도주의에서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제도변화 논쟁과도 밀 접한 관련이 있다.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듯이 역사적 제도주 의에서는 제도를 정치경제 혹은 정치의 조직 구조 내에 배태된 공식적이 거나 비공식적인 규범, 절차, 관습이라고 정의하고(Hall and Taylor, 1996), 이러한 제도가 사회적 집단 사이에 권력을 불균형하게 배분한다 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도 자체가 개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보다 는 일부 집단에게 편향적인 정책결정의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어떻 게 정치적 결과의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는 지에 대해 주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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