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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팡이의 발견은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이다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54-160)

푸른곰팡이의 발견은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이다

ReSEAT 전문연구위원 민태익

결핵(폐병)은 결핵균이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1960 년대까지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식량 사정이 어려워 잘 먹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병에 걸리는 환자의 수가 가장 많았고 이 병으로 죽는 사람도 많았다. 따라서 그 당시 폐결핵은 한번 걸 리면 살아남기 어렵고 죽게 되는 무서운 난치병으로 취급되었고 지금의 암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었다.

항결핵제 항생물질 리팜피신의 합성 원료인 3-포밀-리파마이신 SV는 이 연구를 시작할 70년대 당시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였고 매우 고가(당시 US$ 783/kg)였기 때문에 리팜피신을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합성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또한, 3-포밀-리파마이신

자외선을 처리해서 변이균주를 분리하고, 그 변이균주의 리파마이신 B

본 연구에서도 리파마이신 B의 생산량이 500mg/L 이하일 때는 분리정제가 어려웠으나, 생산량이 2g/L 이상에서는 쉽게 분리정제 할 수 있다. 따라서 리파마이신 B의 생산성이 낮은 균주로부터 리파마이신 B를 분리, 정제해서 3-포밀-리파마이신 SV를 합성하는 것은 경제성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리파마이신 B로부터 3-포밀-리파마이신 SV를 합성하기 위해 시약 회사로부터 리파마이신 B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연구를 포기한 연구 팀도 있었다. 이것은 리파마이신 B에서 리파마이신 O, S, SV, 3-포밀-리파마이신 SV 등 유도체를 만들 수 있는 실력자가 있다고 하여도 저렴한 리파마이신 B를 대량 확보할 수 없다면 리팜피신의 대량생산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얘기한다.

우리는 생산균주(N. mediterranei ATCC 21789)에 자외선 처리를 하고 리파마이신 B의 생산성이 우수한 변이균주를 확보했다. 이 변이 균주의 최적 배지 조성 및 발효 조건을 확립하면서 리파마이신 B 생산성을 약 10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었다.

1981년도에 개량균주를 이용한 리파마이신 B의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고, 동시에 리파마이신 B의 국내 생산을 위해 새로운 회사의 창립을 시도했다. 마침내 연구를 시작한 지 7년 째 되던 해, 유한양행은 3-포밀-리파마이신 SV와 정밀 화학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KIST의 자회사인 한국기술진흥주식회사와 합작으로 총 20억 원을

투자하여 유한화학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연 간 20톤 규모의 생산

이 효소생산 균주를 ATCC에 기탁하고 미국과 일본의 국제특허를 획득했다. 이것이 우리가 발견한 균주를 국제 균주 기탁 기관에 기탁 하고 특허를 얻은 첫 사례다. 새로운 미생물 균주는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버리는 페트리 디시에도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1928년에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생산하는 푸른곰팡이를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행운, 준비된 행운, 세렌디피티의 원조라고 생각된다.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54-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