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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녹슨 자동차를 탈 것인가?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00-106)

아직도 녹슨 자동차를 탈 것인가?

ReSEAT 전문연구위원 김유상

월 공단 T사의 기술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자동차부품 볼 트⋅너트의 녹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금 업체를 대 상으로 연구에 몰두한 경험이 있다. 동분서주 하며 겪었던 현장 근무를 통해, 자동차 부품의 도금에 관한 다양한 실무와 이론을 터득할 수 있었다. 여기에 도금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눈 물 어린 추억과 애환이 담긴 실패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어느 날이었다. 현장에서 자동차에 녹이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완성된 자동차가 출고되기 직전, 임시 번호판부터 안테나, 와이퍼, 엔진 부품, 배기머플러까지 여러 부품에 붉은 녹이 발생하고 있었다.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재단에서 금속 도금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 국내 최초로 전국의 자동차 부품 도금 업체 82개 사를 방문하여 품질 기술 봉사를 실시했다. 주요 대상 품목은 금속, 엔진, 안전벨트 고리, 체결용 스크루 볼트를 비롯 하여 각종 로고, 휠의 허브 너트였다.

당시 H사는 포니 자동차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었는데 태평양을 건너 1개월 항해한 후, 북미 알래스카에 수출 차량을 하역할 당시 브레이크, 볼트 너트, 허브 부품에 녹이 발생했다. 바다를 건너오는 과정에서 붉은 녹이 발생한 것이다. 적정 발생 한계 수치를 바닷물 농도와 동일한 3.5% 염화나트륨을 분무할 시 녹이 발생하는 시간을 1000시간으로 정한 뒤, 한도 견본 관리를 적용했다. 자동차 표면의 녹은 고객에게 치명적이다. 자동차 부품은 20,000여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SQ인증을 보유한 업체만이 H자동차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

SQ마크란 오래 전부터 H사에서 시행하기 시작한 공급자 품질 인증 제도다. SQ인증 획득 자격은 금속 도금, 플라스틱 도금, 사출, 열처리, 주 단조, 절삭가공, 프레스, 용접, 도장, 전기 전자, 고무 부품을 생산 하는 전국 109개 도금 업체를 대상으로 인증 심사를 실시한 결과, 75점을 획득한 81개사가 SQ마크를 수여했다. 당시 도금 전문가를 활용한 현장의 품질 기술 봉사가 실시되었는데, H사 J회장의 지시로 전국 자동차부품 금속 도금 현장의 품질 봉사가 실시되었다.

먼저 나는 H자동차 파주 연수원에서 일주일간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금속도금 품질 기술봉사를 시작했다. 구정이 지난 무렵,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H자동차 서비스센터 5층에 휴일에도 출근해서 전국의 금속 도금

수소취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후처리 공정에 반드시 열처리가 필요

나는 배정받은 전국의 금속 도금 업체를 봉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후 포승 공단의 Y를 방문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임시 번호판의 스크루 볼트를 도금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 내식성 합금 도금 기술과 함께 녹슬지 않는 합금 도금 후처리 기술을 전수했다. 아연 도금을 하면 표면에서 수소취성에 의한 균열이 생기는데, 이를 어닐링 해서 수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볼트나 너트는 표면의 기포에 의해 서로 맞붙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접시머리의 도금 불량이 발생하게 된다.

나는 여기에 표면 장력이 작은 계면활성제를 첨가해서 접시머리 불량을 해결했다. 이렇게 자동차용 볼트 부품의 품질 문제점을 업체마다 동시에 전개해서 공유하고 개선해서 문제를 말끔히 해결한 결과, 10년 10만 마일의 내식성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 피눈물 나는 노력과 맞춤형 정보 제공으로 내식성을 3배 향상 시킬 수 있었고, 마침내 국산 H사 자동차 내식성을 세계 5위 수준급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자동차 부품의 도금 내식성 향상은 향후 자동차 개발에 더욱더 중요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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