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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환경을 활용하는 이야기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83-88)

주위환경을 활용하는 이야기

ReSEAT 전문연구위원 황용길

년 초봄 벚꽃이 한창 흩날릴 무렵, 일본 Tohoku university 의 한 연구실에 손님이 찾아와 “무폭음 폭약이라는 물 건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였다. 처음 듣는 용어였기 때문 에, 어디에 쓰는 물건이냐고 되물었더니 땅굴을 파는데 발파소리가 안 나는 폭약을 사용한다는 정보가 있어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대 답했다.

1983년 일본 나가노에 있는 석회석 채석 및 소성 공장을 견학한 적이 있다. 이 석회석 소성 공장은 생석회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석회를 이용한 건축용 팽창재료 개발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었다. 석회석 팽창 재료라는 말이 생석회가 소석회로 될 때 발열하면서 부피가 팽창하는

원리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자료조사를 해보았다. 그 결과 칼슘알루미늄

팽창재료나 무폭음 폭파용 발파재료는 거의 같은 조성이다. 팽창 재료의 화학식은 3CaO⋅Al2O3⋅3CaSO4이고 자연계에서는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합성하여 제조해야한다. 가장 간단한 제조방법은 소석회와 알루미늄황산염을 합성하는 방법이지만, 알루미늄황산염은 수입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수입대체 재료는 앞서 말한 부산의 한 알루미늄 용해 공장에서 폐기하는 알루미늄 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소석회는 아세틸렌 가스 제조공장에서 배출되는 슬러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기초실험으로 학생들과 같이 생석회를 물과 반응할 때 반응열을 측정하였다. 물과 생석회의 혼합비에 따라서 발열양이 차이가 있지만 150℃ 이상 오르는 것을 보고 연구 중인 한 학생이 ‘추운 겨울에 보온제로 사용하면 참 좋겠지요?’ 라고 한다. 새로운 용도에 대한 생각을 하길래, 웃으며 그 아이디어를 격려해 준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알루미늄 용해공장 폐기물을 황산으로 침출할 때 수소가스가 발생하면서 매큼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냄새 제거, 수소 배출 등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수소가스를 알칼리용액에 통과시켜서 외부로 방출 하고 냄새도 중화시키는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생성된 황산알루미늄은 팽창재료 제조 원료로 사용하고 수소는 에너지자원 개발 시대에 수소를 부산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익한 방법 이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나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사용량이 증가 하면서 수소연료소비가 증가 추세인 시대이다. 수소가 부산물로 생산 될 수 있다는 것은 이 팽창재 사업 전망을 더욱 밝게 보여주고 있었다.

합성한 수산화물은 1,000℃ 이상에서 하소하여 팽창재료를 제조해

또는 콘크리트 구조물 파괴용 무폭음 폭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폭음 폭약이 있다는 말을 들은 후, 언 27년 지나서 무폭음 폭약, 팽창재료 제조실험을 했고, 40여년 지난 오늘 과거를 회상하면서 하나의 생산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또 다시 느끼게 되었다.

반세기 이상을 생산 현장과 연구실 및 교단생활을 하면서 연구개발 하고 싶은 일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모든 연구여건이 맞지 않아서 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 공업 기술은 고등학교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 분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살펴보는 직관력 훈련과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싶은 생각으로 노력하는 자세이다. 그럼 언젠가 좋은 과제를 발견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한다. 과거 우리나라와 같은 후진국일수록 연구개발 과제는 다 그림의 떡이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각 공과대학이나 국가 산하 연구소, 각 기업체의 연구소 등에는 최신 시험장치 및 분석 기기 등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준비되어 있으니 무엇이든 연구할 마음 만 있다면 어떤 과제든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 한다.

젊은 엔지니어나 학생들은 이렇게 좋은 과학기술 개발 환경을 적절히 활용하여 개인의 발전과 국가에 좋은 선물을 제공할 길로 매진해주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1960

생산공장에서 꼭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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